내 친구 라게 (양장본 Hardcover)

내 친구 라게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문학상 수상 작가
에바 린드스트룀이 전하는,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것에 대하여
자연 다큐멘터리에 출연하던 올빼미 라게는 지금은 계산대에서 일한다. 비행학교도 열었지만 곧 닫았다. 친구와 멀어졌다가도 다시 마주치고, 귤을 까먹으며 얘기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을 보낸다. 실패 같지만 그렇지 않고, 끝난 것 같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삶. 에바 린드스트룀은 서두르지 않고 단정하지 않는 시선으로, 무언가가 되지 않아도 이어질 수 있는 관계와 시간을 그린다. 《내 친구 라게》는 어떤 성취나 전개 없이도 감정과 삶이 계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놀라울 정도로 담담한 태도로 보여준다.
저자

에바린드스트룀

저자:에바린드스트룀EvaLindstrom
1952년에스웨덴베스테로스에서태어났습니다.어린시절에는고고학자를꿈꿨습니다.스웨덴예술공예디자인대학에서그림을공부했습니다.종종잃어버린물건이나사람,우정,그리움과같은주제로그림책을만듭니다.주로종이에수채물감과구아슈,연필로작업을합니다.스웨덴에서사랑받는그림책작가로전세계많은작가들에게영감을주었습니다.지금은스웨덴남부시골에서살면서그림을그립니다.스웨덴도서관협회가최고의그림책에수여하는엘사베스코브상,올해의스웨덴그림책에수여하는스뇌볼렌상,스웨덴의대표문학상인아우구스트상등여러상을수상했습니다.2022년에는세계최고의아동문학상인아스트리드린드그렌추모문학상을수상했습니다.

역자:이유진
호호아줌마의시골집과굴뚝청소부의코펜하겐,무민골짜기와마디켄의유니바켄이야기를읽으며자랐고,지금은고양이와같이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의문학작품을우리말로옮기고있습니다.《모두가버리고》《돌아와,라일라》《우리를사냥하지마》를비롯해토베얀손의‘무민클래식시리즈’등을옮겼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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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지금이야말로구멍뚫는일을그만두기딱좋은때였어요.”
:실패도,성공도아닌어떤삶이있다는것

텔레비전다큐멘터리에출연했던올빼미가있었다.이름은라게.지금은슈퍼마켓계산원이다.한때벽에구멍도뚫었고,비행학교도열었지만,이제는그런일은하지않는다.너무깊게구멍을파서그만두었고,비행학교는날수있는사람이거의없어서문을닫았다.그래도라게는자주말한다.“이보다더좋을수는없어요.”이책은그런이야기다.아주큰일은없고,꼭무언가가되지도않고,그렇다고아무일도일어나지않은건아닌,그저그렇게옆에있는누군가의이야기.에바린드스트룀은우리가자주잊고사는“날지못한하루들”을이책에서보여준다.실패는실패가아닐수있고,관계는설명되지않아도계속될수있다는것.라게는자기삶에특별한의미를부여하지않는다.대신그날그날의선택을받아들이며,오히려실패가멈춤의기회를제공했다고느낀다.그런태도는단순한체념이아니라,스스로의속도로살아가는존재가보여줄수있는회복력이다.

“정말재미있는수업이었어요.비행을배우지못했지만요.”
:완성되지않아도괜찮은삶,어린이다운존재의감각

《내친구라게》의인물들은모두미완의상태로머무른다.라게는해고되고,학교는닫히고,계획은무산된다.하지만그는어떤실패도비극으로받아들이지않는다.언제나'지금이야말로그만둘좋은때'라말하며,다음으로넘어간다.이는삶을결과로판단하지않고,관계와경험자체로살아가는태도를보여준다.감정을해석하지않고,관계를규정하지않으며,좋아하면그냥옆에있고,멀어지면가만히멀어진다.라게는누군가를구원하지도,구원받지도않는다.이책에등장하는주인공들의관계는완성을지향하는상태가아니라,머무름과변화,그자체로충분한존재의상태다.린드스트룀은성장서사와반대지점에서,어쩌면‘변하지않아도괜찮은존재성’에대해이야기한다.라게는그저그렇게살아간다.그리고그‘그저그렇게’의감각은,유년기의감정구조를가장정확히닮아있다.

“지금은그저귤을까먹으며돌아다닐뿐이지만요.”
:이름붙이지않아도계속되는관계,서사가아닌감정의잔류

이야기의중심은라게와‘나’의관계다.친구이지만감정을확인하지않고,말없이멀어지고,다시말없이만난다.서사적으로설명되지않는시간들,연락없이지나간계절,정리되지않은감정.하지만그모든것들이이관계를약하게만들지않는다.린드스트룀은감정의지속을설명이아닌‘존재의잔류’로표현한다.장면은느슨하게연결되지만,그속에깃든감정은분명하다.말하지않아도유효한관계,끝나지않아도완결된감정,이것은어른의언어보다어린이의감각에가까운세계다.이책은관계가어떻게형성되고,어떻게지속되며,어떻게느껴지는지를이야기하지않는다.다만그런관계가존재할수있다는것을,아주작고단단한장면들로보여줄뿐이다.서사적사건없이감정이남는그림책.그것이《내친구라게》가지닌독특한정서의리듬이다.

“우리는누구이고,어디로가는가?”
:에바린드스트룀이라는세계

에바린드스트룀은1952년스웨덴에서태어나지금까지40여권의그림책을펴낸작가이자화가다.그녀의작업은언제나한방향을향하지않는다.삶의중심을말하지않고,설명하지않으며,종종빗겨가고머물러있는것들을오래바라본다.그녀의그림책에는사건이일어나지않지만정서가흐르고,주인공은변화하지않지만감정은움직인다.린드스트룀의세계는언제나미완의세계다.그녀는그림책에서인물의완성보다상황의지속을,서사의극적전개보다일상의감각을택한다.특히《내친구라게》는그런작가의세계가가장조용하고깊게도달한책이다.라게는말이적고,상황은크지않고,결말은미뤄진다.하지만바로그느슨한구조가이책을오래남게만든다.린드스트룀은어른의언어로설명되지않는삶의결들을,아이와닮은존재를통해보여준다.그세계에선귤을까먹는장면이하루의전부가될수있고,날지못해도괜찮은것이된다.그러므로린드스트룀의세계는,결코작지않다.

2022아스트리드린드그렌추모문학상
수상작가,에바린드스트룀

에바린드스트룀은2022년,세계적인아동문학상인‘아스트리드린드그렌추모문학상’(ALMA)을수상했다.수상위원회는그녀의작품세계를“끊임없이변화하는수수께끼같은그림책세계”로묘사하며,“경쾌한붓터치,단번에읽히지않는문장,어린이와어른,동물의경계를넘나드는존재들”을언급했다.그녀의책은“우리는누구인가,어디로가는가”라는질문을직설적으로묻기보다는,그질문이잠긴세계안에머무는방식으로이야기를구성한다.
아스트리드린드그렌추모문학상은2002년스웨덴정부가제정한국제아동청소년문학상으로,매년작가의전작과창작태도를함께평가하여선정한다.단일작품이아닌오랜작업의축적을기준으로하며,상상력,인간성,문학적실험성등을주요가치로삼는다.린드스트룀은수십년에걸쳐독자적인방식으로어린이성과삶의감각을탐색해왔고,이상은그작업을하나의방식으로정리해보여준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