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효용성을따지던시절이있었다.어쩌면지금도‘시’의용도는다했다고느끼는이들도있을것이다.그렇지만‘시’는늘우리곁에있었고지금도함께하고있다.다양한종류의노래들이불리고,영상은또얼마나시적인가?
‘시집’이서점에서사라졌던날들도있었지만밤새시어를찾아잠을못이룬이들이있었다.
홍성근시인도그렇게시어를찾아왔을것이다.시인은시집서문에서이렇게말한다.
“문학이라는도구로인종,세대와시간을초월하는삶의문제에천착하는글쓰기는언제나나를다시일으키는충전지였습니다.글쓰는일은즐거웠고힘든순간을견디게하는위로를주었으니,특히시쓰기는가장좋은친구였습니다.”
그렇게있는그대로의속내를사랑하게되었고마침내한권의시집을묶어낼수있었다.
그의시한편을소개해본다.
섬에사는여자
뭍으로나와나를만나네
함께자장면먹고영화도보고
걸으며거리의얘기를나누네
가끔은
햄버거도먹어봐야한다네
섬사람이별거다안다고생각하네
(중략)
수평선마저침몰한바다에서
섬에서도려낸그녀의그림자가
떠오른그날
서성거리던선착장무너지고말았네
-「선착장무너지다」전문
시인함종렬의축사한구절이눈에들어온다.
“시집『선착장무너지다』에서우리는삶의다양한결을만나게됩니다.인간관계가삶의원동력이되는반짝이는순간이그려지는가하면,소중한인연의상실로인한상처가절제된언어로다시태어나고,도시를떠나시골에서발견한단란한행복과평온함이우리에게가슴벅찬선물이되기도합니다.또한현대인들의고독과갈망이그의서정성과철학적사유와어우러져깊은여운을남깁니다.시인의의지는때론만추의나무가되어사랑과이별,그리고남겨진시간이얼마나아름다운지그따뜻한품을그대로보여줍니다.그래서이시집은위로가되고,질문이되고,새로운영감이되어우리의감정의뿌리를더깊게하고시선의높이를더키울수있게할것입니다.”
이시집은1부살아가는힘,2부시인,3부가을단풍,4부상상연가로구성되어있다.시인은시를쓰면서살아가는힘을얻었을것이다.그렇게시인을꿈꾸었고가을단풍을보면서중년을보내고마침내상상연가를쓰게되었을것이다.
바람이바람을데려오고
노래가노래를만드는가요
상상이끄집어내는그대표정을만날때마다
점점여물어가는내안의씨앗
다시그씨가자라서부르는노래
-「상상연가(想像戀歌)」중에서
시인홍성근의삶을가장잘표현한시가아닐까싶다.상상이끄집어내는그대표정을만나점점여물어가는씨앗,그씨앗이자라부르는노래!그는계속그렇게여물어가는씨앗을노래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