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가집어삼킨우리사회의모습
『지금,또혐오하셨네요』는혐오가일상이되어버린우리사회를날카로운시선으로진단한다.모든이슈를빨아들여‘혐오’로귀결시켜버리는지금의세태를비판하며,우리사회구성원들이현실을객관적으로판단하고이를통해인식의변화가일어나기를바라고있다.저자는우리사회혐오의양상을그대상에따라‘세대’,‘이웃’,‘타자’,‘이념’의네가지로나누어,우리사회에서어떤식으로혐오가작용하고있는지낱낱이파헤친다.
저자는약육강식,승자독식이판을치는시대에자신보다약한사람을차별하며스트레스를풀고,상대적우월감을느끼는현실을폭로한다.일반적으로사람들은차별의대상이라고하면여성이나장애인,성소수자,이주노동자등을떠올린다.하지만현재우리사회에서는어린이부터노인까지,모든세대,모든사람이차별과편견의대상이되고있다.신자유주의라는이데올로기에지배받는우리사회에서약자를향하는혐오의칼날을피하기란쉬운일이아니다.“제1장‘세대’를혐오하다”에서는이렇듯모든세대가혐오당하는우리사회의안타까운상황을이야기한다.
“제2장‘이웃’을혐오하다”에서는전통적으로차별과배제를당해온여성,장애인,동성애자와함께,세월호피해자들의혐오에대해논하고있다.여성혐오나장애인혐오,성소수자혐오는너무흔해서,우리는무엇이잘못됐는지조차깨닫지못할정도다.미디어는‘여성의몸매품평’,‘장애인비하’등아무렇지도않게차별적인언사를내뱉고,이를통해내면화된혐오는공기처럼익숙해져우리주변을떠돈다.더심각한문제는세월호참사피해자들까지혐오의대상으로삼아,그‘진실’을덮어버리는데일조하고있다는점이다.이로인해세월호참사가폭로한근원적인문제들,즉불의와부패,불평등문제들이아직도해결되지못한채남아있다는점은안타까운일이아닐수없다.
“제3장‘타자’를혐오하다”에서는우리사회에서차별받는대표적인존재인이주노동자와조선족,난민,탈북민에대해서이야기한다.우리사회는특히나낯선존재를받아들이는데인색한편이다.그이유로는여러가지가있겠지만,가장대표적인것을꼽으라면‘한국이너무심한경쟁사회’이기때문이다.이와관련해저자는“이런사회에사는사람들은자신의우월함을확인하기위해차별코드에쉽게동조”한다고말한다.그리고계급적·인종적우월감이다분히깃든우리의태도를냉정히비판한다.
“제4장‘이념’을혐오하다”에서는일본에서만연한혐한과우리사회의정치혐오,이슬람혐오,빨갱이혐오에대해다루고있다.2005년무렵일본사회에서널리퍼지기시작한혐한은이제절정으로치닫는분위기다.제국주의침략의역사를제대로청산하지못한일본은식민지지배에대해서도깊이성찰한바가없다.지금도여전히군국주의부활을꿈꾸는일부일본인들이혐한을외치는것은어쩌면당연한일인지도모른다.이어서저자는우리사회에서널리퍼지고있는정치혐오와이슬람혐오,빨갱이혐오에대해서도심도있게파헤치고있다.각종가짜뉴스와미디어,정치권의조장으로,우리국민은정치나이념등에점점더무관심해지고있다.이에대한피해는고스란히우리국민에게다시돌아올수밖에없는게현실이다.
차별과혐오가일상이된시대,
우리안에서해답을찾다
“혐오정서는거대한스펀지같다.우리사회의모든이슈를빨아들인다.모든이슈는‘혐오’로귀결된다.”차별과배제가일상이된사회에서는모든사회문제가‘혐오’라는프레임안에갇혀버린다.2020년전세계를공포로몰아넣은코로나19가대표적이다.우리사회의혐오는‘중국인,중국동포’를시작으로,성소수자등을거쳐결국우리모두에게로귀결되었다.
우리사회에서혐오가일상화되었다는것은어찌보면그만큼민중의고통과불안이크다는의미다.『지금,또혐오하셨네요』는이같은우리의현실을냉정하게비판하고,그실질적인해결책에대해이야기하는책이다.사실우리는그해결책에대한모범답안을이미알고있다.‘지금까지내가경계짓고배제하던이들,나와다른사람이라고생각하던이들의입장에서나를다시돌아보고,이해와배려,존중으로그들을대해야한다.세상모든사람은평등하다!’
하지만이역시말처럼쉬운일이아님을우리는또알고있다.아무리열심히직장을다니면서돈을벌어도부동산상승률을쫓아갈수없고,아무리노력해도계층상승을꿈꾸기힘든사회에서우리는자기도모르는사이에혐오의피해자이자가해자가되곤한다.
이책은우리에게지금우리현실을직시하라고이야기한다.우리사회에혐오바이러스가만연한이유는무엇인지,정치사회적으로어떤역할을하고,어떤논리적맥락속에있는지깨달아야한다고말한다.사실을알아야객관적판단이가능하고,우리의인식도바뀔수있다.우리사회에서일어나고있는거의모든혐오를다루고있는이책은,혐오에대한객관적판단과인식의변화에큰도움을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