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방 (우울의 심연에서 쓰다)

내면의 방 (우울의 심연에서 쓰다)

$16.50
Description
“나는 내게 일어난 일들을 이해하고 싶었다”
절망, 자기혐오, 죽고 싶은 충동…
상처의 진폭에 몸을 실어 써 내려간 우울증 환자의 기록
“슬픔을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로 바꿔 놓고 싶었다”
우울증의 심연에 대한 견고하고 서늘한 통찰

이제 막 삶의 출발점에 선 젊은 여성에게 우울증이 찾아왔다. 곤두박질치는 마음, 무력한 분노, 허무함. 철저히 고립된 경험 속에서 다급한 질문이 쏟아졌다. 우울증이란 정확히 무엇인가? 언젠가는 이 병을 완전히 떨쳐 버릴 수 있을까?

저자 메리 크리건은 자신의 삶에 틈입한 질병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냉정한 호기심으로 우울증에 관한 글을 찾아 읽기 시작한다. 방대한 정신의학 논문을 비롯해 임상 연구서, 프로이트의 에세이, 릴케의 시 등 우울증과 자살, 죽음에 관한 것이라면 닥치는 대로 읽고 썼다. 이 책은 당사자의 시각으로 우울증, 죽음, 자살, 회복, 애도에 대한 통찰을 담아낸 치유의 에세이이다. 메리 크리건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당혹스러운 시간을 버텨 냈다. 그녀는 살기 위해 글을 썼고, 글을 쓰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저자

메리크리건

MaryCergan
뉴욕바너드대학의영문학강사이다.학부를미들베리대학에서마치고,컬럼비아대학에서영문학및비교문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1983년스물일곱살때첫아이애나가태어난지이틀만에세상을떠나자극심한우울증이찾아온다.딸의죽음이후사랑,결혼생활,일모든것의토대가허물어졌고,두번의자살시도끝에‘멜랑콜리아를동반한주요우울증에피소드’진단을받는다.

다시는떠올리고싶지않았던그때의경험을50대가되어서야돌이켜볼용기가생겨이책을썼다.메리크리건은재앙과같은사건의조각을맞춰나가며우울증의고통과그로인한낙인을솔직하게살펴본다.과거멜랑콜리아라고불리던이병의오랜역사와자신의개인사를한데엮어냄으로써,우울증이라는질병을두가지측면에서바라본다.한여성의지극히개인적인우울증투병기이자,질병에관한포괄적이고인간적인진실이세밀한문체로촘촘히담겨있는책이다.

목차

1.문제의시작
2.그뒤에일어난일
3.생명을구하는법
4.정신병원중의낙원
5.죽으면어디로가나?
6.우울하지않은파란색
7.프로작의약속
8.감정은반드시변한다

출판사 서평

“우울증은어떻게자아에스며들어고장을내는가”
냉정한호기심으로써내려간우울증생존자의기록

이책의원제는theScar,즉‘흉터’이다.저자메리크리건의왼쪽목에남아있는울퉁불퉁한흉터는30여년전자살시도의흔적으로,그녀가우울증생존자임을말해준다.스물여덟살때갓태어난딸애나를선천적인심장기형으로잃은뒤찾아온우울증은삶의의지를꺾는치명타가되어그녀의목숨을빼앗을뻔했다.오랜세월침묵속에서우울증과씨름하던저자는50대가되어서비로소흉터에얽힌이야기를글로풀어놓는다.1983년첫우울증진단을받은이후의병원치료와끈질긴재발,그리고끝내그것이새로운현실임을인정하고마음의평화를회복하기까지30여년,그고통과치유의시간을생생하면서도절제된필치로그려냈다.

이책을이끄는원동력은우울증이라는당혹스러운질병에대한냉정한호기심이다.첫아이를잃은뒤‘멜랑콜리를동반한주요우울증에피소드’진단을받았을때만해도,저자메리크리건은이병이장기적인영향을미칠것이라는생각자체를못했다.우울증에관한진실은안개속에있었다.자신이우울증에앓게된것이정확히무엇때문인지속시원하게설명해주는의사도없었고,25년동안항우울제를먹고있는게정말괜찮은건지확실히안심시켜주는사람도없었다.

차도를보이는가하다가도자꾸재발하는우울증앞에서좌절하던저자는자신의병을더많이이해하게되면좌절감과무력감이줄어들지도모른다는희망을안고다양한자료를읽기시작했다.때로는자신의진료기록과정신의학학술지,임상연구서를나란히놓고겹쳐보기도했고,시집을들춰보며문학이죽음과상실을어떻게형상화하고있는지찾아보기도했다.『내면의방』은지극히사적이고내밀한고통을회고하면서도,여기에풍성한문화적질감과역사를입히는한편,우울증에관한과학적이고전문적인지식또한놓치지않는독특한회고록이다.저자는우울증환자라는시각에서내면의고통을섬세하게관찰하고,켜켜이쌓여있는우울의지층을한겹씩들여다보며자신의질병을언어로표현해나간다.그녀는글을통해자신의병을들여다보면서,동시에그병에서빠져나왔다.

“우울증은정확히어떤질병일까?”
발병원인과진행과정,영향,치료법까지
환자의시각에서낱낱이조명하다

『내면의방』에는크게두가지줄기의이야기가흐른다.첫번째는우울증이‘진행’되기까지의과정을회고하는부분이다(1~2장).첫딸의죽음이후강력한상실감에휘말린여성이어떻게자살을시도하고죽음의문턱까지이끌려가게됐는지,아픈과거를반추하고재구성하는흐름으로전개된다.병적인우울증을향해서서히나아가고있는한인간의내면,신체와정신을압도하는불안감이고통스러울정도로생생히묘사되어있다.저자는수면장애,절망감,죄책감,자살충동등병의증상을낱낱이보여주며단순히슬픔에빠진것과우울증을앓는것에는분명한차이가있음을강조한다.

두번째줄기는우울증‘치료’에초점을맞춘이야기이다(3~7장).저자는전기충격치료(ETC),정신병원의역사,항우울제개발,심리치료,애도작업등과관련된경험을돌아보며지난30년동안이어지고있는우울증에피소드와의고투를낱낱이조명한다.여기에정신의학이시행착오를거듭하며휘청휘청걸어온역사도빼곡히기록했다.우울증의원인을해석하는정신역동모델과생물학적모델의시각차에서부터,과거멜랑콜리아라고불리던병이‘주요우울증’이라는진단명을갖게된과정,우울증의하위유형,반(反)정신의학운동의흐름,주요항우울제의개발과정과효과까지,우울증에대한전문적인지식과발전과정을차근차근재구성해본다.

단순히개인적인이야기에그치지않고우울증의발병원인과진행과정,영향,치료법을섭렵해환자의시각에서서술한점이이책의큰매력이다.막연한혼란을쏟아놓으며감상에빠지기보다,질병에대한정신의학의대응을직시하며우울증환자로산다는것이무엇인지냉철하게기록한글에서감성과이성을조심스럽게넘나드는저자의균형감각이돋보인다.

25년이넘는항우울제복용,되풀이되는우울증에피소드…
만성우울증환자의애환을솔직하게담다

『내면의방』에는정신과의사와동행하는삶이어떠한지,마음의평형을회복하기위해끊임없이노력해야하는삶이무엇인지등만성우울증환자로서의애환이솔직히담겨있다.저자의우울증은매우복합적인양상을보였으며,두가지를병행하는치료가시도되었다.그녀는25년이넘도록항우울제를복용해왔고,병원에서퇴원한이후에도지속적으로심리치료를받았다.각각의치료법은효과도있었지만한계도존재했다.

약을먹으면심계항진,나른함등의부작용이있었지만,무엇보다감정이무덤덤해져모든감정을느껴보고싶다는생각이들었다.이때문에때때로약을끊고싶다는유혹에넘어가곤했지만,곧다시우울해져약을먹어야하는생활을시작해야했다.이와달리심리치료는심리적지원과통찰력을제공해주는반면,저변에깔린생리학적장애를해결해주지는못했다.두가지치료법사이에서줄타기를하며오랜세월을보낸저자는“매번나라는바위를산꼭대기로밀어올릴때마다그바위가다시굴러내려갈것이라는사실을도저히받아들이지못했다”고절망한다.

우울증에대해더잘알게된저자는‘정상’으로돌아가기위해필사적으로노력해왔던지난날이자신에게큰짐이되었음을깨닫는다.현재로서는우울증의신경생물학적과정에대한이해가완벽하기않기때문에,겉으로드러난증상을정확히겨냥한치료는불가능하다.그러니병을완전히극복해서‘정상’으로돌아가려하면할수록좌절감만깊어지고,자신은실패자가될뿐이다.저자는그제야현실을담담히인정한다.“우리는병을관리할수있을뿐이지치유할수는없다.”

평생함께해야할우울증에의연한태도를갖게되기까지,메리크리건은꼬박30여년의세월이걸렸다.그녀는인생에서가장힘든시기를털어놓으며자신의상황을명확히볼수있게되었다.그속깊은이야기에서우울증이어떤무게로한사람의인생에그림자를드리우는지,정신질환의그림자에서벗어나기위한노력이얼마나치열한지를파노라마처럼펼쳐보인다.아픈마음을안고사는이들,그가족들,그리고그마음을치유하는의사들모두에게추천하는책이다.

문학과예술작품,신화속에담긴우울의사유를날카롭게포착하며
상실과죽음,애도,회복의의미의찾는에세이

“나는두어문장을쓴뒤더이상나아갈수없었다.…그러나에밀리디킨슨은이런것을말로표현할수있었다.”

『내면의방』에서만날수있는풍부한문헌중절반은문학작품이다.영문학강사인저자는입밖으로표현할수없었던우울증의고통과상실의슬픔을평소자신이접해왔던각종문학과예술작품의언어를빌려날카롭게포착해낸다.에밀리디킨슨이말한“납덩이같은시간”에접속하고,수전손택이머무른“병자나라”의시민이되는가하면,윌리엄스타이런이표현한“절망을넘어선절망”을감내하는것이무엇인지촘촘히그려낸다.걸출한문인들이남긴표현속에서우울에대한통찰을이끌어냄으로써,복잡하고도고통스러운내면을섬세한언어로사유할수있도록이끈다.

첫딸애나의애도과정에서도문학은중요한열쇠가된다.저자에게도움이된것은대체물을찾아상처를회복하라는프로이트의정신분석학적시각보다,죽은사람들이어떤식으로든우리곁에남아있다고여기는『두이노의비가』에담긴릴케의확신이었다.흔적도없이사라지는여린존재를문학적인재현을통해끌어안고,그의미를되새기는것이저자에게는치유의방편이된것이다.그녀는머나먼시절신화속이야기까지범위를확장해,죽은아내에우리디케를살려달라고빌기위해직접하계로가는오르페우스,망자들의세계에서딸페르세포네를데려오려고애쓰는여신데메테르에게서자신의모습을발견하고깊은공감을표현한다.

애나의묘비에새겨진엘리엇시「마리나」의한대목에서애도는절정에달한다.“깨어났다,벌어진입술,희망,새로운배.”죽은줄알았는데살아돌아온딸을부르는아버지페리클레스의외침을표지석에새기고나서야,그녀는애나를떠나보낼수있었다.풍부한문학과예술작품,신화이야기로나아가며메리크리건은우울과자살충동을뛰어넘어다시삶으로건너오기까지의파란만장한이력을활자로기록해나간다.아프지만아픔에서멈추지않고끝내앞으로나아간저자의이야기는상실과죽음,애도,회복의의미를찾는독자들에게훌륭한동행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