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인간동물님들! : 고단한 동료 생명체를 위한 변호

안녕하세요, 비인간동물님들! : 고단한 동료 생명체를 위한 변호

$16.35
Description
어쩌다 운 좋으면 다정한 인간의 집.
그렇지 않으면 비좁은 축사, 번식장, 공장, 실험실, 동물원…
“같은 생명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동물에 대한 인간의 태도는 모순적이다. 어떤 동물은 가족처럼 애지중지하는 반면, 어떤 동물은 한낱 고기, 상품, 오락거리, 병원체로 취급한다. 같은 생명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지극히 이중적인 이 두 가치관의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이 같은 도덕적 딜레마의 장막을 걷어 내기 위해 우선 동물들의 분열된 위치를 제대로 응시하자고 이야기한다.

동물권을 다루는 최근의 책들은 동물의 고통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의 선한 마음을 일깨우는 것만으로 동물권에 대해 다 이야기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책은 진화생물학, 동물행동학, 신경과학, 역사학, 인류학, 철학, 심리학, 법학 등을 횡단하며 동물권 논의를 입체적으로 보여 준다. 코로나19라는 인수공통감염병 사태를 계기로 보이지 않는 곳에 은폐되어 있던 동물들의 실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되돌아볼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 저자는 인간의 목적에 따라 달리 통치되는 동물 통치 체제의 속성 및 그 실상을 촘촘히 보여 주며, 인류세 시대에 인간과 동물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 묻는다.

저자

남종영

환경논픽션작가.2001년부터한겨레신문사에있다.캐나다처칠에서북극곰을보고환경기자가되었다.기후변화로북극,적도,남극에서고통받는사람과동물을그린지구종단3부작과서울대공원남방큰돌고래‘제돌이’를고향바다로돌려보낸계기가된기사가인생최고의보람이었다.영국브리스틀대학교에서인간-동물관계를공부했고,인간의동물통치체제,생명정치에관심이많다.『잘있어,생선은고마웠어:남방큰돌고래제돌이야생방사프로젝트』,『고래의노래』,『북극곰은걷고싶다』,『지구가뿔났다』등을썼다.

목차

1부동물은왜불행해졌을까?

1.야생에서처음만나다_동물과인간,그교감의오랜역사
[동물×역사]‘사육’의역사로본인간과동물의관계
2.동물지배의기원_가축화사건
3.모든동물은평등할까_동물통치체제의윤리적딜레마

2부비인간동물님들,정말안녕하신가요?

4.불쌍한닭들의행성_인류세와공장식축산
5.인간들의가짜영웅_우주동물라이카와동물실험
[동물×역사]100년전영국을강타한‘갈색개사건’
6.불도그는죄가없어!_순종견집착에관한불편한진실
7.진돗개의불운한일생_유기견으로전락한우리나라토종개
8.돌아갈곳없는오랑우탄들_대멸종시대와위기의야생동물
[동물×생물학]배경멸종과대멸종,어떻게다를까
9.남방큰돌고래제돌이는왜특별한가_동물원의이면

3부우리안의종차별주의

10.너는고릴라를보았니?_생명의위계에대한다윈의대답
[동물×생물학]기린의목,진화론은어떻게설명할까
11.우리가동물을혐오하는이유_두려움과배제의메커니즘
[동물×진화심리학]인간도동물처럼진화의산물일뿐
12.데카르트를이긴과학_동물도고통을느끼는가
[동물×생물학]산호와바이러스는동물일까
13.동물그리고여성_혐오의사슬

4부동물해방을위한철학수업

14.도덕공동체로당신을초대합니다_동물의도덕적지위
15.동물에게도권리가있을까?_동물권철학의탄생
[동물×철학]칸트가말한동물의‘간접적지위론’
16.침팬지의인신보호를신청하다_비인간인격체운동
[동물×법]동물이‘물건’인가?
17.공감한다,고로존재한다_거울뉴런과동물권

5부동물권에도뉴노멀이필요하다

18.인간들만의‘사회적거리두기’_팬데믹과공장식축산
[동물×이슈]신종플루대유행의원인은공장식축산?
19.인류-일시정지버튼을누를때_코로나19사태와야생동물
20.세상모든사람이채식을한다면?_육식의비용

출판사 서평

‘인간’과‘동물’이아니고‘인간동물’과‘비인간동물’이라고?
인간중심적인사고에서벗어나자!

우리는흔히‘인간과동물’이라는표현을쓴다.여기에는인간의상대어가동물이라는인식이암암리에숨어있다.인간이동물과구별되는특별한존재라고생각하는것이다.근대이후인간-동물의이분법은자연스러운사고의틀로굳어졌다.인간은이성과합리를상징했고,동물은본능과야성을뜻했다.인간과동물은근본부터다른존재이기때문에뛰어난인간이열등한동물을지배하는것은당연한일이었다.

하지만생물학적으로보면인간도동물이다.인간은‘인간동물’이고,동물은‘인간이아닌동물’,즉‘비인간(非人間)동물’일뿐이다.어떤존재를명명하는방식은그존재와관계맺는방식에대해많은것을말해준다.이책의제목에등장하는‘비인간동물’은‘동물’을대신한단어로,인간중심적이고종차별적인사고방식에서벗어나기위해서사용하는의식적인용어이다.저자는맥락에따라‘비인간동물’이라는단어를사용하면서인간과동물의차이점보다유사성을찾는데주력한다.동물또한우리와마찬가지로즐거워하고,슬퍼하고,성취감을느끼고,생존을위해살아가는‘동류(同類)의존재’라는것이다.

인간이동물을다알고있다는오만과착각을걷어내면많은것들이새롭게보인다.‘동물이고통을느끼지않는다’는주장은오랜편견이며,수많은동물종이인간과마찬가지로저마다의욕구와목표,선호에따라‘삶의주체’(subjectoflife)로서살아가고있다.그렇다면우리는동물과어떻게관계맺어야할까?좁은사육공간에서항생제든사료를먹으며분뇨가섞인땅을뒹구는농장의닭과돼지,실험실에서짧은생을마치는쥐를그대로두어도될까?이책은우리주변‘동료생명체’의고단한삶을낱낱이전하며생명을대하는인간의태도에관해묵직한질문을던진다.

농장동물,실험동물,반려동물,야생동물…
인간의목적에따라달리통치되는‘동물통치체제’의민낯

책을여는것은“동물은왜불행해졌을까?”라는질문이다.저자는1부에서인간과동물이맺은관계의역사를되짚는다.수렵시대,사육시대그리고후기사육시대를차례로거치면서동물들의삶이어떻게변화했는지복원해나간다.250만년이넘는긴역사속에서조망하면동물들이지금처럼불행한삶을살게된것은불과100~200년밖에되지않았다.동물들의불행이당연하지않다는뜻이다.

지금은바야흐로후기사육시대.최소한의비용으로,최대한작은공간에,최대한많은동물을몰아넣어키우는‘공장식축산’이등장해동물의대량생산과체계적인착취가본격화됐다.이시대동물들은인간의목적에따라각각농장동물(산업동물),실험동물,반려동물,야생동물로분할통치된다.똑같은생명이지만“어떤동물은천국에살고,어떤동물은지옥에서허우적거리는모순”이여기에서비롯된다.

2부에서는20세기공장식축산등장이후나타난병리적현상을네개의동물군을통해이야기한다.공장식축산의대표종인닭과돼지가일회용품처럼쓰고버려지는실태(농장동물),스푸트니크호를타고우주로떠난동물영웅라이카의죽음(실험동물),19세기육종열풍과순종견집착의불편한진실(반려동물)등을짚어보며동물통치체제의치부를깊이드러낸다.환경문제,동물등을10년넘게취재해온저자는보르네오섬에서멸종의벼랑으로내몰리고있는오랑우탄을직접만나만신창이가된야생동물의처지를전하는가하면,바다로돌아간돌고래제돌이를취재했던경험을풀어놓으며수족관과동물쇼,나아가동물원의의미를묻기도한다.

우리안의종차별주의에숨어있는윤리적딜레마,
어떻게극복할수있을까?

이책의중요한관점은‘생명을위계적으로보지않는것’이다.이를위해동물에대한차별과혐오가출발하는지점을철저히해부한다.사실인간의동물혐오에는여러요인이얽혀있다.유전자에각인된다른생명체에대한공포,생명에서열을매기는인간의습성,인간종의이익을우선시하는경제적인욕구등이중첩되면서동물에대한태도가형성됐기때문이다.

3부에서는우리안에숨어있는종차별주의의기원을진화과학을비롯해역사적·문화적요인을곁들여분석한다.또한페미니즘의시각을녹여동물혐오가여성,장애인,동성애자,가난한자등소수자와약자,그리고인종에대한혐오와어떻게엮여있는지밝혀낸다.뒤이어4부에서는인간중심주의적사고에반기를든‘동물해방론’,‘동물권리론’등동물의삶에대한철학적논의를살펴본다.동물권철학의최신논의인비인간인격체운동도덧붙였다.마지막으로5부에서는인간과동물이어떻게공존할수있을지문명사적관점에서이야기한다.

작고약하고만만한것들을위한동물권이야기
“앞으로올생명은어떻게대해야할까?”

코로나19는자본주의개막이후정신없이내달려온세상을잠시멈춰세웠다.봉쇄조치로도시에인적이끊기자야생동물이출몰하기시작했고,수십년만에미세먼지가걷힌파란하늘을자주볼수있게됐다.인간활동이급격히줄어든‘인류일시-정지’사태는인간과공생관계인생태계에크고작은변화를가져왔고,이는인간과비인간동물의문화를어떻게바꾸어나가야할지방향을설정하고기준을잡는데소중한교훈을준다.

지난세기공장식축산의출현이후“왜소한형태의상품관계”로환원되었던인간-동물의관계는또다른전환점을맞고있다.저자는앞날을희망적으로바라본다.인간은자기중심적임에도,다른존재에대해공감할줄알기때문이다.인간에게는생명대생명으로고통을감지하고공감하려는본능이있다.하지만살아숨쉬는동물은인간의일상과시야에서사라졌고,어느덧우리는동물을이용하는것을아무렇지도않게생각하게되었다.저자는인간이작고약하고만만한존재로만여겼던동물들의고유한특성을전하는가하면,동물과인간이교감해온역사를짚어가며생명에대한거룩함과경외의시선을되살려낸다.앞으로올생명과어떻게공존해야할지고민하는이들에게이책은작은나침반이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