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 (만들어지고, 유행하고, 사라질 말들의 이야기)

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 (만들어지고, 유행하고, 사라질 말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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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말 많은 세상에 태어난 새로운 말,
‘신조어’의 쓸모를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의 최신 트렌드와 이슈를 엿볼 수 있는 ‘말[言]’은 무엇일까?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신조어’가 아닐까 한다. 서평가이자 작가인 금정연은 최신 트렌드와 이슈는 물론, 이 시대의 진짜 모습과 우리의 감춰진 욕망을 알아내기 위해 신조어를 탐색한다.

저자는 끊임없이 생기고 없어지는 수많은 신조어 가운데 우리 사회를 대표할 만한 단어 24개를 골라, 날카로우면서도 유머러스한 시선과 문체로 살펴본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하나의 경향을 포착해 낸다. 험난한 취업 길에 지쳐 가고(취준생), 주식과 가상화폐에 투자해 ‘존버’와 ‘손절’을 반복하며, 빈익빈 부익부는 점차 심해지고(금수저, 흙수저), 세대 간 격차(틀딱)는 더욱 벌어지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신조어라고 하면 먼저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이 많지만, 신조어가 우리 사회의 욕망을 투명하게 드러내 준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저자의 생각을 따라 읽다 보면, 우리 사회의 이슈는 물론 숨겨진 내면까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금정연

인터넷서점알라딘에서인문분야MD로일했다.서평가로불리지만서평아닌글을더많이쓴다.요즘가장열심히쓰는건일기다.아기와함께생활한후로더나은일상과세계를만드는법을진지하게고민하고있다.『서서비행』,『난폭한독서』,『실패를모르는멋진문장들』,『아무튼,택시』,『담배와영화』를쓰고『문학의기쁨』등을함께썼다.

목차

들어가며‘미래사어사전’이뭐지?

1장자본주의시대,아픔을주는

존버-지푸라기라도잡는심정으로
금수저,흙수저-이토록서늘한현실
플렉스-멋있고폼나긴하는데
취준생-자,이제너를증명해봐
홧김비용-상처받은자들이여,욕하라!
가성비와가심비-효율이먼저라니까!

2장새로운시대,새로운기준이되는

비혼-결혼은멋진발명품이지만
국룰-선택의자유로고통받을운명이라니
뉴트로-우리를둘러싼과거가너무많아서
스불재-누구도구원해주지않는다
밈-밈은정말로힘이세다
워라밸-앞으로도이렇게살면어떡하지?

3장만날사람은없지만,혼자이고싶지도않은

인싸와아싸-다만조금피곤할뿐
사회적거리두기-딱히만날사람은없지만
손절-불확실한세상에대처하는확실한방법
많관부-관심이곧돈이되는세상이라니
가짜뉴스-좋은뉴스?나쁜뉴스?이상한뉴스!
뇌피셜-이게바로내기준이라고!

4장우리가만든,우리를만든

틀딱-예전에도버릇없었고,지금도버릇없다
맘충-이렇게슬픈단어라니
노키즈존-한국인은멸종할지도몰라
휴거,엘사,빌거-지금당장‘헬조선’을구원할지어다
민식이법놀이-아이들은안전하게살아남을권리가있다
한남-내가견딜수없는건‘사람들’이야!

출판사 서평

신조어를썼던우리와,
우리가살았던사회에대한이야기

신조어의유행에대해서는여전히찬반논란이계속되고있다.신조어사용을반대하는쪽에서는인터넷포털의댓글이나SNS에서무분별하게쓰이는신조어는한글파괴의주범이며,주로10~20대의젊은층을중심으로만들어지고사용되다보니세대간의사소통을어렵게한다고지적한다.반면에찬성하는쪽에서는복잡한설명없이손쉽게의사소통을할수있고,소통의재미와즐거움을느낄수있다고말한다.

모든찬반논란을떠나서,신조어에그시대를살았던사람들,곧“그단어들을탄생하게한사람들의마음과,그단어들이사람들의마음에남긴흔적”이담겨있다는사실만은분명하다.아무의미없이재미로만들어진신조어도,한시대를살아내는힘겨움과의미가담긴신조어도이는마찬가지다.그러니결국이책에담긴글들은신조어에대한이야기이기도하지만,동시에“그말들을썼던우리와우리가살았던사회에대한이야기”라할수있다.

신조어는예전부터있었고,미래에도존재할것이다

시대가변하면서새로운언어가등장하는것은자연스러운현상이다.신조어가최근에갑자기생긴말이라고생각하는사람도많지만,100년전에도비슷한현상은존재했다.국립한글박물관에전시된1920년대사전을보면,‘모던보이’,‘모던걸’을줄인‘모보’,‘모걸’이라는표현이그당시에도쓰였음을알수있다.지금은인터넷사용이보편화되면서시각적이면서도창의적인표현이돋보이는신조어가많이늘었다.이책에서금정연작가는우리가많이사용하는신조어를특유의위트넘치는문체로소개하고있다.

‘자본주의시대,아픔을주는’에서는‘돈’에얽힌신조어와더불어,이와관련된우리사회의모습을여실히보여준다.우리사회는누가정하는지도모르는수저계급론으로지독한불평등이정당화되고있는와중에(금수저,흙수저),한쪽에서는자신의부(富)를‘플렉스’하고,한쪽에서는주식이나암호화폐에투자한뒤지푸라기잡듯이‘존버’하는일이벌어지고있다.젊은청년들은‘취준생’으로살면서끊임없이자신을증명하기위해애쓰고,직장인들은업무스트레스에시달리다‘홧김비용(시발비용)’을남발한다.한편‘가성비와가심비’라는신조어는효율을우선시하는요즘세태를잘대변한다.

‘새로운시대,새로운기준이되는’에서는‘문화’와관련된신조어를다룬다.‘비혼’이라는오래된신조어가이제야빛을보는이유와더불어,매일같이유튜브(로대표되는인터넷)를통해과거를파먹으면서이를신상품처럼새롭게즐기고(뉴트로),‘국룰’이유행할정도로선택이데올로기에시달리는우리의모습을묘사한다.이어서프로야구LG트윈스의팬으로서느끼는감정을‘스불재’와연결시켜설명하고,슬픈개구리페페를등장시켜‘밈’을소개한다.‘워라밸’에서는일과삶중우리에게중요한게무엇인지를이야기한다.

‘만날사람은없지만,혼자이고싶지도않은’에서는‘소통’에대해이야기한다.얼마전까지만해도반항적인색채를지녔던아웃사이더라는단어는‘아싸’가되면서사회의부적응자를가리키는말처럼되었고,코로나로인해강제로신조어가된‘사회적거리두기’는역설적이게도우리가얼마나사회적으로가까웠는지를알게해주었다.그와중에도한쪽에선손해가되는인간관계는무자르듯깨끗하게잘라내는‘손절’을외치고,다른한쪽에선‘많관부’를부탁한다.한편우리는‘가짜뉴스’와‘뇌피셜’이진실을가리는탈진실시대를살아가고있다.탈진실시대에사람들은과연다른이의말을,심지어우리자신의말을얼마나,어떻게믿어야할지혼란을겪고있다.

‘우리가만든,우리를만든’에서는‘사회갈등’과관련된신조어를살펴본다.기성세대와여성을향한공격과도다름없는말‘틀딱’과‘맘충’은우리마음을한없이내려앉게한다.또다른의미에서‘한남’이라는신조어역시우리를서글프게한다.저출산과인구절벽이가속화하고있는상황과는반대되는‘노키즈존’,“우리사회가어린이를비롯한약자들을향해거침없이쏟아내는거대한혐오”나다름없는‘민식이법놀이’에이르면마음이아픈것을넘어무력감을느끼게된다.‘휴거,엘사,빌거’처럼경제적형편을잣대로아이들에게혐오와차별을가하는상황도섬뜩하다.

우리는지금,다른선택을해야한다

저자는말한다.“우리대부분은언어가우리에게미치는영향을경험적으로알고있다”고.아마도“많은사람이‘가성비’가유행하기시작한후로전보다더꼼꼼하게‘가격대성능비’를따지고,‘손절’이라는단어가널리쓰이게된후로누군가와의‘손절’(절교와는다르다)을진지하게고민”해봤을것이다.우리가어떤단어를말하기시작하면,의식적이든무의식적이든그것에영향받게마련이라는의미다.저자는이렇게덧붙인다.

무엇보다나는‘맘충’이나‘노키즈존’이라는단어가들불처럼번진이후의우리사회는그전과결코같을수없다고생각한다.우리사회에여성이나아동을향한혐오가그전에는없었다고말하는게아니다.하지만그것을특정한단어들을통해공공연하게드러내는건또다른문제라는의미다.
-‘들어가며’에서

하지만저자는여기서주저앉지않는다.이모든것이우리를슬프게하지만,“세상이더나쁜곳을향해가기전에,우리에겐다른선택을할기회가있”으며,그기회를놓쳐선안된다고이야기한다.그러기위해선어떤선택을하고,어떤삶을살아가든간에,“동료시민들을존중하며더불어살아가야한다”고말한다.그것이이시대를살아가는우리의의무이자,미래세대를위해반드시지켜야할의무다.

우리는너무도쉽게남이야기를하고,남을비난한다.나자신이다른사람의혀위에서놀아나는건참을수없을만큼화가나는일이지만,누구의이름을입에올리며순식간에웃음거리로만드는건솜털만큼가볍고도쉬운일이다.이런행동이잘못임을깨닫고,진심어린마음으로이웃들을향해한발짝이라도다가가기시작한다면,그것만으로도『그래서...이런말이생겼습니다』는읽을가치가충분한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