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잊어야 할까 (기억보다 중요한 망각의 재발견)

우리는 왜 잊어야 할까 (기억보다 중요한 망각의 재발견)

$17.62
Description
세계적인 노화 및 치매 연구 거장이
인지과학의 최전선에서 들려주는 ‘망각의 과학’ 이야기

‘잊어야 행복하다’라는 잠언에 숨은
최첨단 뇌과학의 놀라운 반전
‘기억의 과학’에 가려져 있던 ‘망각의 과학’을 조명하는 책이다. 흔히 ‘잊어야 행복하다’라고 하지만, 이는 그저 오래 산 사람들의 지혜가 담긴 잠언으로 취급될 뿐, 뇌과학의 역할은 ‘어떻게 하면 잘 기억할 수 있고, 그 기억력을 죽을 때까지 유지할 수 있는지’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왔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신경학 및 정신의학 교수로서 자타공인 ‘기억 전문가’인 저자는 우리가 걱정하는 증상 중 대다수가 병적 망각, 즉 알츠하이머병이 아니라 ‘정상적 망각’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최첨단 뇌과학의 연구 결과에 지금껏 만나 온 여러 환자와 주변인의 사례를 녹여내며 ‘망각의 과학’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늘 기억에 대한 강박과 망각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현대인은 이 책을 통해 망각이 자연스러운 것일 뿐 아니라 뇌의 가장 유익한 기능으로서 우리 정신이 잘 작동하는 데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망각은 그저 기억의 반대 항으로서 기억 체계의 결함이자 우리 뇌의 한계처럼 여겨져 왔다. 그렇기에 ‘망각’이라는 단어 앞에 ‘정상’을 붙이는 것 자체가 낯설게 느껴질지 모른다. 그러나 최첨단 과학은 이미 이러한 정상적 망각의 원리와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밝혀낸 상태다. 기억을 잘하던 뇌에 갑자기 ‘문제’가 생겨서 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뇌에 ‘기억하기 위한’ 도구가 내장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망각하기 위한’ 도구 역시 애초에 들어 있으며,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때에도 끊임없이 기능하고 있다. 이는 망각이 수동적 과정이 아니라 적극적 과정이라는 증거다. 이러한 과학적 증명을 바탕으로, 이 책은 망각이 정상 과정일 뿐 아니라 나아가 우리의 인지 능력과 창의력, 그리고 정서적 행복과 사회적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저자

스콧A.스몰

ScottA.Small
노화와치매를전문으로다루는의사이자컬럼비아대학의신경학및정신의학교수로,알츠하이머병연구센터센터장을맡고있다.이스라엘에서자랐으며현재뉴욕시에살고있다.지난20년에걸쳐미국국립보건원의기금을받아실험실을운영했으며기억기능및기능장애에관한140편이상
의연구를발표했다.특히노화와질병에가장크게영향받는해마부분을정확히찾아낼수있는고해상도fMRI기술의개발및적용을개척해온공로를인정받았다.미국노화연맹의노화연구비슨학자상(BeesonScholarAwardinAgingResearchAward),맥나이트뇌장애신경과학상(McKnightNeuroscienceofBrainDisordersAward),미국신경학회의데릭데니-브라운젊은신경학자상(DerekDenny-BrownYoungNeurologicalScholarAward)등을수상했다.저자의탁월한연구성과들은《뉴욕타임스》,《뉴요커》,《타임》등저명한매체에서기사로다루어졌다.

목차

프롤로그:고화질사진같은기억력을원하는당신에게

Chapter1정상적망각
기억과망각은‘어디’에서시작되는가
‘얼굴’을보고‘이름’이떠오르기까지
엄격한기억교사,해마
알츠하이머병vs정상노화
망각은‘결함’이아니라‘선물’

Chapter2자폐증
새로운길을배우려면‘잊어야’한다
서번트는정말천재일까?
얼굴인식을가능하게하는일반화인지능력
조각조각쨍그랑거리는세계에서

Chapter3외상후스트레스장애
참전경험과PTSD
“코드레드!”편도체의경고
똑같은일을겪었는데왜나만이럴까?
사람들과어울리고삶에유머를더하라

Chapter4분노와공포
당신의뇌는침팬지인가,보노보인가
경직,도피,또는투쟁
공포와분노는감정의쌍둥이
엑스터시보다옥시토신

Chapter5창의성
알츠하이머병에걸린추상주의화가
내가걸리면총으로날쏴
우리는잊기위해잠을잔다
기억의밧줄에서풀려날때

Chapter6편견
내뇌가그렇게생겼어요
뇌의‘중앙집행본부’
내기억에대한기억,메타기억
인지휴리스틱,내정신의‘바나나껍질’
암묵기억의위험성
‘겸손한기억’은가능한가

Chapter7알츠하이머병과향수병
알츠하이머병은유전될까?
엄마가어떻게내이름을잊을수있죠?
기억의윤리vs망각의윤리
‘향수병’은실재하는가
애국주의로불타는뇌

에필로그:그래서치료법이뭡니까?
감사의말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이거치매아닌가요?”
‘기억강박’에서벗어나유익한망각의세계로
우리는익숙한단어나오랫동안외우고있던비밀번호와계좌번호등이‘툭튀어오르듯’생각나지않을때,섣불리‘치매’를염려하곤한다.이때의‘치매’란실제적질병이라기보다는현대인의‘기억강박’이불러온일종의환상통에가깝다.저자는“나는기억전문가이지만내가듣는이야기는모두망각에관한것”이라며이야기를시작한다.문제는그러한고통을호소하는이들의대부분이병적망각이아니라정상적망각에관해불평한다는점이다.
지금까지망각은그저기억의반대항으로서기억체계의결함이자우리뇌의한계처럼여겨져왔다.그렇기에‘망각’이라는단어앞에‘정상’을붙이는것자체가낯설게느껴질지모른다.그러나최첨단과학은이미이러한정상적망각의원리와가능성을상당부분밝혀낸상태다.기억을잘하던뇌에갑자기‘문제’가생겨서망각을하게되는것이아니다.우리뇌에‘기억하기위한’도구가내장되어있는것과마찬가지로‘망각하기위한’도구역시애초에들어있으며,우리가의식하지못할때에도끊임없이기능하고있다.이는망각이수동적과정이아니라적극적과정이라는증거다.이러한과학적증명을바탕으로,이책은망각이정상과정일뿐아니라나아가우리의인지능력과창의력,그리고정서적행복과사회적건강에이롭다는사실을설득력있게보여준다.

공포와분노,불안과강박,편견,외상후스트레스장애…
끝없이고통받는뇌에허락된단하나의선물,‘잊기’
어찌됐거나‘망각은우리에게이롭다’라는말은사람들의반발을사기십상이다.이책의프롤로그제목처럼“고화질사진같은기억력을원하”지않는사람이누가있겠는가?바꿔말하면,영화속슈퍼히어로나갖고있을법한이러한비현실적인능력에가려져,실제로우리뇌가우리를‘살리기위해서’매일발휘하고있는망각의인지능력은뒷전이되어온셈이다.
이책은일반인들에게뿌리내린‘기억강박-망각공포’를직시하고완전히뒤집어보자고제안한다.그러기위해저자가과학자로서택한최선의방식은,망각의이점을나열하는것이아니라(잠깐은신기한얘기일수있지만과학적으로설득력을갖기는어렵다),인간이망각하는능력을잃어버렸을때어떤일을겪게되는지를거꾸로보여주는것이다.
대표적인예로자폐스펙트럼장애(자폐증)를들수있다.자폐증환자들은때때로‘서번트증후군’이라는뛰어난기계적암기능력을보이기도하지만,세부사항을하나하나기억하고잊어버리지않는바로그능력탓에일상적인어려움을겪는다.우리를둘러싼환경은눈에보이든안보이든끊임없이변화하게마련인데,자폐증환자,특히아이들은그변화를너무도고통스럽게느끼고늘기억그대로의세상에머물고싶어하기때문이다.이목구비를하나하나따로인식할뿐얼굴전체로통합하지못하는안면인식장애역시,세부사항을잊고일반화하는능력이없기때문에생기는증상이다.저자는기억의딜레마와망각의필요성에대한은유로호르헤루이스보르헤스의단편소설「기억의천재푸네스」를자주인용하는데,이작품속화자는다음과같이표현한다.“생각한다는것은차이점을잊는것이다.일반화하고추상화하는것이다.”
이밖에도저자는우리고유의망각능력이손실되었을때겪을수있는여러증상들을탐구한다.저자자신과전우들의참전경험에서출발해망각과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의관계,그것을피해갈수있었던이유를밝힌다.그리고전세계적으로사회적갈등을조장하는심각한문제인분노와공포,편견또한망각과아주큰관련이있음을과학적으로증명해보인다.또한이른바‘기억의윤리’와대비를이루는‘망각의윤리’를새롭게제시하며애국주의의함정을재조명한다.

“내뇌가이렇게생겼는걸요.”
자신의타고난기억력과노화를받아들이고삶을긍정하는법
책은과학적분석에그치지않고,기억과망각을만들어가는생경한이름의뇌속도구들이실제한인간의삶에어떤영향을미치는지에주목한다.저자는과학자인동시에무엇보다환자를오랫동안치료해온의사로서,사람들이인지노화또는알츠하이머병으로인해고통받으면서도희망을놓지않고살아가는모습을지켜봐왔기때문이다.
저자의첫환자‘칼’은자신의‘강철덫’처럼튼튼한기억력에이상을느끼고혼비백산하여저자를찾아온다.‘치매가아니고서야이럴리가없다’고생각한것이다.그는형사소송변호사라는직업에걸맞게,자신의뇌에서벌어지는일들의원인과결과를아주명백하게듣고싶어하는데,이는노화로인한정상적망각에필요이상당황하고즉각적인해결책을찾고자하는우리대다수의모습과닮아있다.저자는이에대해전문가로서이야기해줄수있는가장최신이자최선의답들을책에담아냈으며,“계속지켜봐달라”라는애정어린요구로끝을맺는다.
이와달리정상적망각이아닌병적망각,즉알츠하이머병환자‘조앤’과그의보호자인딸‘바버라’의이야기도만날수있다.“알츠하이머병으로인한가장잔인한일중하나는가족이환자를점점더많이보살펴야할때환자는가족에대해더는관심을두지않는모습을더욱많이보인다는점”으로,이에대해현실적으로고민해보게된다.그러나저자는“내가치매에걸리면차라리나를총으로쏴!”라는미국식농담을예로들면서,‘치매’를뭉뚱그려서그저끔찍한것으로치부하지만실제로는여러단계가있고,초기단계의인지감퇴를그렇게까지두려워할필요는없음을강조한다.“환자와가족이겪는고통을과소평가하려는것은아니지만조짐기나심지어치매초기국면에서내환자중어느누구도죽기를원하지않았”으며,“인지능력의많은부분을잃고도여전히다른사람과관계를맺고삶을즐길수있다는것이밝혀졌”기때문이다.
또한책에는선천적으로해마기반의기억능력이떨어지는데도훌륭한진단을내리는의사‘닥터X’의사례또한담겼다.자신의타고난기억력을겸허히받아들이고오히려그것을장점으로승화하여,편견이나잘못된판단을경계하게된경우라고할수있다.그는저자에게상담을받으면서,자신은세월이흐르면서기억력이나빠진게아니라원래“내뇌가그렇게생겼어요”라고말한다.
닥터X처럼우리모두는저마다‘이렇게생긴뇌’를가지고태어나며,나이가들어가면서자연히조금씩기억을잃어간다.과학은지금이순간에도맹렬히발전하고있고,언젠가는기억감퇴의치료약이개발될지도모르지만그럼에도선천성과노화라는두가지요인만은변하지않을것이다.이책은그사실을자연스럽게받아들이면서건강한생활을영위할때우리가더행복하게살아갈수있다고이야기한다.

기억과망각회로를따라가는뇌속탐험
이책은기억과망각에관여하는뇌영역과부위가기능하는방식을상세히설명한다.이때저자가가장즐겨사용하는비유는개인용컴퓨터에관한것이다.“실은비유그이상이어서,알고보면개인용컴퓨터의작동방식은우리뇌가기억을보관하고저장하고인출하는방식을탁월하게닮았”기때문이다.컴퓨터와마찬가지로우리뇌도엄청난양의정보를잘다루기위해(1)기억을어디에보관할지(2)어떻게저장할지(3)어떻게열어인출할지하는문제를해결해야한다.우선기억을저장하는곳은우리뇌뒷부분인후두영역인데,뇌측두엽깊숙이파묻힌해마는마치‘교사’처럼이기억들이적절히저장되도록가르치고,이마바로안쪽의전전두영역은마치‘사서’처럼이미저장된기억을열어인출하도록돕는다.
더자세히들여다보자면,우리뇌의뉴런(신경세포)에는마치나뭇가지처럼여러갈래로뻗은가지돌기가있고그끝에는가지돌기가시가촘촘히나있다.여기에시냅스라는접합점이있어서뉴런이다른뉴런과연결되어정보를주고받을수있게한다.뉴런과그에인접한다른뉴런이동시에충분히활성화되면가지돌기가시가늘어나고뉴런간연결이강화되는데,이것이바로새로운기억이형성되는과정이다.
반대로뉴런이인접뉴런과동시에활성화되지않으면가지돌기가시는도로줄어드는데,이것이망각과정이라고할수있다.이전에는이현상을단지가지돌기가시의성장도구가수동적으로‘녹슨’것으로보았던반면,새로이떠오른‘망각의과학’에서는정상적망각에적극적으로관여하는별개의도구가있다는사실에주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