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식의 고전 유람 : 이상한 고전, 더 이상한 과학의 혹하는 만남

곽재식의 고전 유람 : 이상한 고전, 더 이상한 과학의 혹하는 만남

$17.50
Description
호기심이 체질, SF 소설가 곽재식의
이상하게 빠져드는 고전 읽기
이토록 신기하고 흥미로운 고전의 세계
설화, 전설, 민담, 실록… 옛이야기의 기상천외한 반전!

이만큼 엉뚱하고, 독창적이다 못해 괴이한 고전 읽기가 있을까? 소설가 곽재식은 조선 시대 야담집을 펼쳐 들고 중생대로 떠나는가 하면, 이상야릇한 생명체와 신선 이야기를 오가다가 대뜸 네안데르탈인의 후예가 한반도 어딘가에 살아남아 있는 건 아닌지 근거 없는 상상에 빠져들기도 한다. 조선 후기 이야기책에 등장하는 동굴 전설과 쥘 베른의 SF 소설을 겹쳐 보다가, 갑자기 정약용의 「칠실관화설」을 꺼내 들고 자못 진지하게 지하 세계의 물리학을 설명하는 기괴한 흐름은 그야말로 종횡무진이다. 도대체 『금오신화』에서 현대 과학의 원리는 어떤 식으로 연결되고, 『삼국사기』에서 어떻게 토성의 외계인 이야기가 튀어나올 수 있을까?

그저 상상에 불과한 이야기라고 할지언정, 근거가 아예 없는 허무맹랑한 소리는 아니다. 익숙한 고전에 호기심 가득한 소설가의 풍성한 과학적 상상력을 덧붙여 놓고 보면 옛 문학작품도, 먼지 쌓인 사료도, 처음 읽을 때와는 사뭇 그 느낌이 달라질 것이다.

저자

곽재식

공학박사이자작가로,숭실사이버대학교환경안전공학과교수로학생들을가르치고있다.2006년단편소설「토끼의아리아」가MBC<베스트극장>에서영상화된이후작가로활동하기시작했다.과학적상상력과방대한과학지식을바탕으로『곽재식과힘의용사들』,『곽재식의유령잡는화학자』,『그래서우리는달에간다』,『지구는괜찮아,우리가문제지』,『곽재식의아파트생물학』,『곽재식의세균박람회』등...

목차

1부괴이한생명체
_미지의대상은괴물이되고

이야기하나。
집채만한이무기가남긴거대한뼈_『천예록』과공룡
외딴섬에서마주친기이한괴물/괴물뱀모험담의옛날버전/커다란괴물의정체는?/옛사람들이공룡발자국을봤다면

이야기둘。
사람이오,신선이오?_『순오지』와네안데르탈인
한반도에원숭이가살았다?/동굴에서발견된원숭이뼈/설인,빅풋,목객…그리고네안데르탈인/네안데르탈인은왜호모사피엔스에게밀렸을까/네안데르탈인의후예가살아남았다면

이야기셋。
요망한여우가사람곁에산다_『잠곡유고』와생물의적응
환영으로사람을홀리는여우를조심할것/여우전설의여우가상징하는것/남태령여우고개에얽힌변신가면이야기/사람주변알짱거리던여우의묘연한행방

이야기넷。
혼백에씐사람과천억개의뇌세포_「설공찬전」과뇌과학
조선판엑소시스트/혼백이들어왔다나간다?/괴이한불온서적으로낙인찍히다

2부기묘한현상
_과학이잠든시절의신비로운세계

이야기다섯。
하늘이내린신비로운이슬이전하는가르침_『동국이상국집』과공생
영생불멸을얻는약이있다?/달콤한이슬에대한기이한목격담/하찮은미물의달달한공생

이야기여섯。
멸망앞둔백제에서벌어진해괴한일_『삼국사기』와적조현상
물고기사체부터괴이한울음소리까지,잇따른망조/“백제는보름달과같고신라는초승달과같다”/끊임없이일어난기이한자연재해/공포의적조현상이백제말기에발생했다면/기후변화로본백제의멸망

이야기일곱。
카메라오브스쿠라에비친신비로운지하세계_『학산한언』과광학장치
조선의이야기책에그리스신화와비슷한사연이?/거꾸로다니는지하세계사람들/캄캄한방,카메라오브스쿠라에서일어나는일/동굴벽작은구멍이렌즈역할을했다면

이야기여덟。
뜨겁고무섭지만그럭저럭살만한저승세계_『금오신화』와하나의세계
남염부주지,우리가사는현실세계에대한안내서/저승이라고해서이승과다르지않다/뜨겁디뜨거운지구외핵과WASP-76b/김시습의삶처럼얽히고설킨이야기

3부이상한믿음
_악귀와혼령이깃든기이한세상물정

이야기아홉。
발해인이광현의불로불사비법_『해객론』과중금속중독
중국도교경전에남은발해인의흔적/영생을누리는신비한방법을찾아나서다/신선이되게해준다는약의비밀/수은으로만든묘약과발해의멸망

이야기열。
조선궁중에사랑의묘약이있었을까_『조선왕조실록』과발표편향
세번결혼한왕,문종/세자문종과휘빈김씨의순탄치못한결혼생활/궁중을떠들썩하게만든기묘한술법/미신이퍼지는과정은발표편향과닮았다

이야기열하나。
병고치고목숨빼앗는신묘한주문_『신라법사방』과질병
천연두귀신을두려워한사람들/질병치료에효험이있다는신묘한주문/왕도궁금해한‘살인주문’사건/10년간옥에갇혀고문받다

이야기열둘。
유령을사냥하는조선의총잡이_『사가집』과불꽃놀이
불꽃놀이를유달리좋아한성종/대나무를터뜨려액운을쫓다/화포를쏘아귀신을쫓아낸다고?/조선의에어쇼였던불꽃놀이

4부신성한우주론
_하늘은모든것을알고있나니

이야기열셋。
운수를관장하는별에깃든서거정의마음_『사가집』과태양계
직성이풀릴때까지술을마셔보리라/운나쁜해,이유는불길한직성때문?/수성은왜운수나쁜별이되었을까/술마시며지낼수밖에없다는농담

이야기열넷。
금성에서내려온외계생명체와이성계의승승장구_『약천집』과금성
별자리를그린옛사람들/금성을숭배한이성계와그후손/왜하필금성일까

이야기열다섯。
토성이전해준반짝이는거울_『삼국사기』와토성
옛문헌의수수께끼같은말들/거울에적힌신비한예언/한반도통일을예언하는토성의신령/토성의위성엔켈라두스에외계생명체가?

이야기열여섯。
박지원이상상한달의얼음나무_『열하일기』와달
『열하일기』에는특별한무언가가있다/청나라학자와글로나눈시시콜콜한대화/지구에서보는달,달에서보는지구/얼음식물이자라는달풍경

출판사 서평

옛날옛적이야기,다시들려드립니다!
과학을사랑하는이야기꾼곽재식의괴이한고전읽기

공학박사라는이력때문에곽재식에게는‘SF소설가’라는수식어가종종따라붙지만,사실그는역사소설또한꾸준히썼으며평소우리옛문헌속에서잘알려지지않은신기한이야기를발굴해수집해오고있다.2007년부터무려10년이넘는기간동안한국의토종괴물이야기를모아서자신의블로그에조목조목공개한것도,옛이야기나사료,민담등에서착안해『역적전』,『모살기』등의소설을쓴것도고전에대한곽재식작가의관심을분명히보여준다.

『곽재식의고전유람』은곽재식이우리고전속에서찾아낸새롭고참신한이야기를맛깔나게들려주는책이다.소설가인저자는무수한이야기의보물창고이자영감의원천인한국고전에서이무기,신선,여우,귀신,망조현상,지하세계,저승등에관한기이한소재를포착해특유의입담으로수다스럽게펼쳐놓는다.『천예록』,『순오지』,『학산한언』,『어우야담』같은이야기책부터,『조선왕조실록』,『삼국사기』,『삼국유사』같은역사기록,그리고『금오신화』나「설공찬전」같은고전소설까지,장르를가리지않고옛문헌속에서발견한이상하고신기한이야깃거리를박학다식한소양을뽐내며솜씨좋게엮어서보여준다.

저자는고전에대한전문적인연구자는아니지만,세상만사에대한왕성한호기심을바탕으로옛사람들의생각과그시대의역사를입체적으로살펴보는가하면,자신의전문분야인과학까지곁들여기상천외한방식으로이야기를엮어나간다.아름다운경치구경을하며유유자적팔도강산을유람하듯,오로지옛이야기하나로1,000년이넘는세월을자유자재로오가는곽재식표환상여행이다.

이무기의뼈,구미호의변신,거꾸로된지하세계에는
다그럴만한사연이있다!

한국고전문학을소개하는책은수없이많다.고전이라고하면대개는고리타분한이야기쯤으로여기기때문에보통사람들이가벼운마음으로읽고즐길엄두를못내는게사실이다.한자투성이에,등장인물은판에박힌듯하고,이야기는뻔할것이라는선입견때문이다.곽재식은이책에서그런고정관념을시원하게날려버리며과학이라는도구를활용해독특한방법으로옛이야기에살을붙여나간다.저자는“특히내용이짤막하고전후를알수없는기록일수록과학의눈으로추측하고상상해보면이야기가풍부해진다”고강조한다.구체적인면이부족한옛문헌일수록기록한자한자를샅샅이들여다본다고한들많은의미를알아내는데에는한계가있는데,이때과학을활용하면재미난이야기가된다는것이다.

이책에서고전은박제된옛이야기에그치지않고,소설가의상상력을자극하는소재가된다.역사학자들과고전문학연구가들이수없이읽어왔던하고많은문헌속에서기이한점을포착해새로운이야기로연결해내는참신한시선이단연돋보인다.『천예록』의이무기모험담은공룡화석이야기로이어지는가하면,『잠곡유고』의여우전설은여우와인류의관계사에대한고찰로나아가며,『삼국사기』에실린백제말기의기이한자연재해는적조현상를비롯한기후변화이야기와엮이고,『학산한언』의거꾸로된지하세계전설은카메라오브스쿠라(cameraobscura)라는광학장치에대한탐구로연결되는흐름이독특하다.이책의가장큰매력이바로이‘종잡을수없음’이다.흔하디흔한원전해설에얽매이지않기때문에어디로튈지모르는예측불가능한이야기가이어지고,이것이흥미를유발한다.

“괜히또상상에빠져본다”
끝모르는상상력,아찔한이야기의힘!

이책을읽다보면한국의옛이야기중에도이렇게신기하고이상한내용이많이있다는사실을알게될것이다.조선궁중에서암암리에퍼진사랑의묘약,화포를쏘아유령을쫓아내는총잡이,괴이한불온서적으로낙인찍힌조선판〈엑소시스트〉등현대인의궁금증을유발하는기묘한내용이끝없이이어진다.과연사랑의묘약의효능은믿을만했을까?조선궁중에서총과대포를이용해쫓아내고자한악령의정체는무엇일까?귀신들림을소재로삼은이야기가왜불온서적이되었을까?짤막한옛이야기속에서주변정황을따져가며등장인물의정체를파고들고,숨은뜻을추측하며,새로운가능성을떠올리는저자의능청스러운입담을따라가다보면,마치추리소설속탐정이된듯한기분을느낄수있다.

대담한과학적유머가더해지며설화와전설,민담의소재가반전에반전을거듭하는흐름에서,언뜻MBC〈심야괴담회〉의‘괴심파괴자’로활약하던저자의모습이겹쳐보이기도한다.〈심야괴담회〉에서저자는심령이니유령이니하는것에몽땅과학적근거를갖다붙이며괴담에초를치는코믹한감초역할을맡아왔다.“다된괴담에과학을뿌리는”그역할을두고,신비한이야기를신비한채로남겨두지않고너무세밀하게따지고분석하는것은옳지않다고볼멘소리를하는이들도더러있었다.저자는그말도어떤면에서는일리가있지만,그럼에도과학이야기를함께엮어보면내용이더풍부해지고알수있는사실도훨씬많아진다며이야기에매력을더하는과학의미덕을굳게믿는다.“그자체로는분명한역사적사실이라할수도없고명확한과학이라할수도없는내용이지만,역사와과학이동시에나타나기마련인옛문학에서상상력을통해이야기가연결되는모습은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