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한 떨기 들꽃의 지극히 짧은 순간의 환대로도 한 생의 보람을 찾는다는 시인.
옭 굵은 삼베 같은 투박한 입술에서 흘어나오는 노래는 우리를 생의 근원적 슬픔 앞에 마주하게 한다. 한평생 과수원에서 꽃과 열매를 길러내며 작은 수첩에 뭉툭한 연필로 적어낸 깊은 적막의 시. 감히 말하건대 노르웨이에 울라브 하우게가 있다면 한반도에는 이문길이 있다.”
-장옥관 시인
이문길 시인의 열일곱 번째 시집. 열일곱 번째라고는 말하지만 순서를 매기는 일도 시인의 표현대로라면 우습다. 1부 그쪽, 2부 이쪽, 3부 저쪽으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과거ㆍ현재ㆍ미래를 이야기하지만 어쩌면 이러한 시간의 구분 조차 의미 없을지도 모른다. 과거는 이미 빛을 잃었고 현재 또한 빛깔이 희미해져 가는 중이다. 또한 미래라고는 하지만 색채가 소거된 아직 도래하지 않은 오늘들이고 과거이기 때문이다. 미래는 이미 지나간 과거와 오늘의 또다른 현현이기도 하니까.
“나는 사람이 있기 전에 있었던 곳/ 내 생명이 없었던 곳/ 그곳에 가서 살고 싶었다”(「살 수 있는 길」). 시인의 끊길 듯 이어지는 흔적은 어디에나 깃들고, 어디에도 있지 않은 것 같다.
이쪽에서 그쪽을 돌아보고 그쪽에서 다시 훌쩍 이쪽을 넘어 저쪽에 앉아 있기도 하다. 신출귀몰과는 다른 스밈으로의 자리 이동. 느리다고만 할 수 없는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고집이 만져진다.
어쩌면 이렇게 다 들어내고 빼버릴 수 있을까.
하나님이 없어서 “하나님이 있는 줄 어떻게 아노?”라는 말로 하나님을 믿게 되고, 추기경이 가장 잘 하시는 외국어가 거짓말이라는 말에 신심 깊은 신자가 되는 시인.
“한 번만 눈 감았다 뜨면/ 흔적 없어질 사람의 모습”(「소」)을 견지한 시인이 고개를 돌려 먼 산을 쳐다본다.
어어이 어어이………
옭 굵은 삼베 같은 투박한 입술에서 흘어나오는 노래는 우리를 생의 근원적 슬픔 앞에 마주하게 한다. 한평생 과수원에서 꽃과 열매를 길러내며 작은 수첩에 뭉툭한 연필로 적어낸 깊은 적막의 시. 감히 말하건대 노르웨이에 울라브 하우게가 있다면 한반도에는 이문길이 있다.”
-장옥관 시인
이문길 시인의 열일곱 번째 시집. 열일곱 번째라고는 말하지만 순서를 매기는 일도 시인의 표현대로라면 우습다. 1부 그쪽, 2부 이쪽, 3부 저쪽으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과거ㆍ현재ㆍ미래를 이야기하지만 어쩌면 이러한 시간의 구분 조차 의미 없을지도 모른다. 과거는 이미 빛을 잃었고 현재 또한 빛깔이 희미해져 가는 중이다. 또한 미래라고는 하지만 색채가 소거된 아직 도래하지 않은 오늘들이고 과거이기 때문이다. 미래는 이미 지나간 과거와 오늘의 또다른 현현이기도 하니까.
“나는 사람이 있기 전에 있었던 곳/ 내 생명이 없었던 곳/ 그곳에 가서 살고 싶었다”(「살 수 있는 길」). 시인의 끊길 듯 이어지는 흔적은 어디에나 깃들고, 어디에도 있지 않은 것 같다.
이쪽에서 그쪽을 돌아보고 그쪽에서 다시 훌쩍 이쪽을 넘어 저쪽에 앉아 있기도 하다. 신출귀몰과는 다른 스밈으로의 자리 이동. 느리다고만 할 수 없는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고집이 만져진다.
어쩌면 이렇게 다 들어내고 빼버릴 수 있을까.
하나님이 없어서 “하나님이 있는 줄 어떻게 아노?”라는 말로 하나님을 믿게 되고, 추기경이 가장 잘 하시는 외국어가 거짓말이라는 말에 신심 깊은 신자가 되는 시인.
“한 번만 눈 감았다 뜨면/ 흔적 없어질 사람의 모습”(「소」)을 견지한 시인이 고개를 돌려 먼 산을 쳐다본다.
어어이 어어이………
초가삼간 오막살이 - 브로콜리숲 시집 2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