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집이여 (이문길 자선 시 선집)

그리운 집이여 (이문길 자선 시 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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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문길 시인의 자선 시 선집. 시인의 말에서 시인은 “무슨 말을 자꾸 하랴. 나를 사랑한 분들에게 좋은 시 못 쓴 것이 미안할 뿐”이라고 읊조린다. 편집자와의 통화에서도 시인은 시인 특유의 유머를 시전한다. “내가 독자가 한 스무 명쯤 되는데, 그 중에 한두 명이 내 시를 읽고 울었다고 해요. 그러이 내가 시집을 안 낼 수가 없어.” 편집자가 알기로 이문길 시를 읽고나서 눈물 지었던 사람이 한둘이 아니거늘. 시인은 그 동안 낸 열 일곱 권의 시집에서 시를 골라 보여주면서야 자신이 시인인줄 알았다는 슬픔의 말을 이어간다. 또한 시를 쓰지 않았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임을 알아냈다고 밝히고 있다. 시인의 텅 빈 무심함 앞에 옷깃을 여미게 된다.

“그리운 집이여,
기쁨에 넘쳐
가슴 설레며 돌아가누나

때가 되어 70년 전부터 쓰기 시작한 시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베르디의 교향곡 ‘그리운 집의 노래’가
나도 모르게 가슴 속에서 흘러나왔다.

사실 나는 그동안 시집을 내면서도
한 번도 다 읽어본 적이 없다.
시쓰는 내가 시인인 줄 몰랐다.
그러나 이번에 알았다.
내가 시를 쓰지 않았다면 나는 살 수 없었다는 것을.

무슨 말을 자꾸 하랴.
나를 사랑한 분들에게 좋은 시 못 쓴 것이 미안할 뿐이다.”


시인의 역사歷史는 『그리운 집이여』에서 그대로 부 나눔이 되었다. 1981 허생의 살구나무 6편, 1983 내 잠이 아무리 깊기로서니 15편, 1988 불 끄는 산 12편, 1990 보리 곡식 걷을 때의 슬픔 6편, 1992 주인 없는 산 3편, 1997 무당벌레 8편, 2000 헌다리 13편, 2010 오목눈이 고향 10편, 2011 꿈도 꾸지 마라 6편, 2013 눈물선 8편, 2015 하늘과 허수아비 9편, 2018 떠리미 13편, 2021 헛간 5편, 2023 석남사 도토리(시 산문집) 8편, 2024 초가삼간 오막살이 28편 모두 150편이다.
저자

이문길

1939년대구출생
1959년서라벌예술대학문예창작과수료
1981년『허생의살구나무』를냄
1983년대구문학상수상
1998년《현대문학》등단
『초가삼간오막살이』『떠리미』『날은저물고』『헛간』『보리곡식을걷을때의슬픔』『복개천』등17권의시집과시산문집『석남사도토리』,동시선집『눈물많은동화』를냈다.

목차

시인의말

1981허생의살구나무

근친014달015가을016
꽃바구니018빈촌019밤술한잔020

1983내잠이아무리깊기로서니

산024어둡구나026우물027
나의가을028그림030말뫼못031
4월032검둥이의눈034겨울036
가을037사월038달밤040이사042
할머니장례043밤눈044

1988불끄는산

산048산에가면050해지기전에052
가을054가을비구름056입이야기058
입추060우리집쥐062하늘에있는별세상064
무덤066시골068고인돌069

1990보리곡식걷을때의슬픔

밤드는것072부적074기러기075
진아076허천078식충080

1992주인없는산

저참새084그믐086가을088

1997무당벌레

짚불092겨울밤094여름096새떼098
바람소리추운날100성묘102가을104
방천길106

2000헌다리

인생110보리밭112여승114꽃고무신116
가을1182월120새해122봄124
하늘소126까치128적막130할머니132
잠134

2010오목눈이고향

옛길138눈물139구름140오늘아침은142
섬144오목눈이고향146바위148별150
별151도깨비152

2011꿈도꾸지마라

장마156돌158장날160부처님162
시집살이164연인산165

2013눈물선

없다168눈169귀향170똥바가지171
낯선음성172걷기싫다174중176눈178

2015하늘과허수아비

개울182단추184홍엽185말186
망초꽃밭188무덤190집쪽을192
먼길194착한딸195

2018떠리미

산198겨울199아버지200개구리201
봄202하늘203건널목204엄마205
그때206울고불고208뻐꾸기209하늘210
저녁무렵212

2021헛간

말없는산216봄218바람219
해울음220내하늘221

2023석남사도토리

어224별225우포늪226시의본질227
비228섬230바다232백록담233

2024초가삼간오막살이

대청마루236행각승238폭포240
새한마리242방문243사람244
길245서쪽길246산불24712월말에248
겨울249낙엽250쐐기풀251벙거지노인252
그늘254풀꽃256바다258해260
돌262죄264천상265문닫힌집266
구름267저승268강270안경272
구름274오늘275

출판사 서평

“시쓰는내가시인인줄몰랐”다는이문길시인의자선시선집.지금껏열일곱권의시집을낸바있는시인의진솔한자선이다.이어시인은“내가시를쓰지않았다면나는살수없었다는것을”시를골라내면서“이번에알았다”고고백한다.

편집자에게전화기너머반농담반진담으로전한말“내시독자가한스무명쯤되는것같아.그사람들가운데두어명이내시를읽고울었다는데내가시를안쓸수있어야지”

시인의시집에는어떤장식도하지못하게하는시인의엄결함이있다.그냥그대로일것.그냥두어서눈물에잠길것.아주깊지는않게,하지만얕게는아니게가라앉아머물되허우적거리지는않을것.그대로시인듯시아닌듯스밀것.나아가사람도아닌듯.그저슬픔인듯.이게아마시인이품고자하는마음일듯하다.보통의시선집이라면시인의연보쯤은들어갈터인데시인은이마저거부하고있다.

시린새벽옹달샘의샘물을떠내면서미동의물결도내보이기를꺼려하는마음이단단하게풀어져있다.골라낸시의제목들도어쩜모두하나같이“돌,강,사람,폭포,개구리,엄마,하늘,산,겨울,뻐꾸기,바람,장마,별,바다,달밤,도깨비”같은것들이다.이토록도저한미니멀리즘이있을까.

시인의시「시의본질」에지극하게새겨놓은적막함.이문길시인은삶도시도적막하다.그의시를읽는우리는스스로몸과마음을자꾸낮추어바닥에닿고만싶어지고자주부끄러워진다.울고울다울다보면적막에가닿을까.시집을갈무리하는마음또한적막하기이를데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