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연못

토마토 연못

$12.00
Description
달빛 아래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기
“시인의 집은 달빛이 쏟아지는 밤 언덕 위에 있다.” 2021년 강원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박차숙 시인의 첫 동시집. 해설을 맡아 준 이화주 시인의 말대로 언덕 위 바로 그곳이 시인의 공간이며, 시인의 동시가 태어난 공간이다.
시인은 자기소개에 “꿈이 없어 걱정이었지만 작가를 동경하였”다고 한다. 이제 그 꿈의 달나라에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디딘 셈이다. 달빛 쏟아지는 언덕 위에 앉아 독자가 되어 줄 어린이들의 고모이자 이모로 아이들을 뜨겁게 껴안는다. 고모나 이모는 아이들에게 어쩌면 조금 만만한 대상인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때론 쾌활하게 때론 진지하게 세상을 읽듯 따스한 시를 보여준다.
특히 표지 날개에 있는 큐알코드를 통해 동시집에 실린 작품 낭송(엄채윤)을 직접 들어볼 수 있어서 동시 읽는 즐거움은 배로 커진다.
저자

박차숙

홍천에서태어나자랐어요.꿈이없어걱정이었지만작가를동경하였습니다.2021년강원문학신인상을받으며등단하였어요.지금은춘천에살면서도서관과초등학교등에서책과함께아이들을만나고있습니다.2022년춘천시립도서관동시동인들과함께『동동동동시안녕』을펴냈고,2024년춘천문화재단전문예술지원사업을받아『토마토연못』을세상에내놓습니다.

목차

시인의말_도란도란이야기나누어요

1부바바바할머니

바바바할머니/환선굴/외않되?
빈집/왜/달콤한꼬임
미어캣가족/거미와시인/책속에푹빠진
하마가사는마을/가을알/얼씨구나,열시구나
자작나무숲/라면을먹을때노래가나오는이유

2부내가책상밑에있는이유

얼룩말세로/한숨때문에/제자리달리기
내가책상밑에있는이유/기역자알아도낫은모른다
아장아장/야~호~온날래?/예방접종
개자랑/졸음은무거워/목감기
괜찮다고?/슬픔을꾹꾹

3부갖고싶은게무어니

엄마어디계시니?/갖고싶은게무어니?
꼬리로인사해요/방구석먼지
밥상머리에서만난가족/거미줄에잡힌나방앞에서
맨드라미꽃이피었습니다/어느꼴찌와의인터뷰
꿈나라에서는/토마토연못/작별의시간
나의달님/오른손과왼손/우리가떠들게요

4부나만의안경

눈곱/안경/위로/벽
달을닮은친구/돌나물/은하문구
보석함/까마귀/2월의진창/풀죽지않았다
벚꽃마중/아빠의잠바/해님,안녕

해설_마음연못속그림자를불러내이름과목소리를주는시인_이화주

출판사 서평

박차숙시인의동시여행에서돌아와조약돌처럼만지작거리는언어가있다.‘아름다움’,‘사랑’,‘재미와웃음’그리고‘희망의연대’다.시인은마음에오래오래품고살던그림자같은생각과느낌을불러내형체와이름과목소리를불어넣었다.아름다운동시로태어났다.시공간을뛰어넘어우리가찾아야할가치.내일을모르는급변하는사물인터넷시대에도여전히유효한것들이다.
시인의시는어떤시인의시보다단순하고간결하다.쉽다.정확하고치밀하다.바람처럼살랑다가와가슴속종을울리는박차숙시인의동시집으로들어가보자.박차숙시인은무엇을먹고사는지,무거움을어떻게가볍게건네주는지,우리말의재미와웃음을,희망의연대를어떻게노래하는지.

아름다움을먹고사는‘거미시인’

거미시인은
헐렁헐렁하게거미줄을쳤습니다
다음날,어슬렁어슬렁나와보니
개망초꽃씨만달랑하나걸렸습니다

배고픈거미시인은함박웃음을짓습니다

-「거미와시인」전문

이간결한5행의시는우리에게묻는다.‘우리는무엇으로사는가?’나는거미시인처럼함박웃는다.내일을모르는불투명한세상이다.너도나도물질만이답이라고말한다.그런데도박차숙시인은헐렁헐렁거미줄을치는것도괜찮다고독자들을위로한다.헐렁헐렁거미줄을치고어슬렁어슬렁나와보니거미시인의거미줄에먹을것이없다.개망초꽃씨만달랑하나걸렸다.배고픈시인은함박웃음을짓는다.왜일까?꽃씨는바로박차숙시인에게한편의동시다.꽃씨한알이수백수천개의꽃으로피어난다.꽃씨같은‘한편의시’를쓰는일은시인에겐함박웃음지을일이다.‘헐렁헐렁’‘느릿느릿’은시인에겐게으름이아닐것이다.이말들이품고있는보이지않는의미는시인거미가거미줄을치는의도적인방법인지도모른다.배고프지않을정도의먹잇감이걸리기를바라는시인의마음.배려이며,섬세함이며아름다움이다.거미시인의말없는말처럼박차숙시인은,그리고시인들은오늘도시를쓴다.한발짝더아름다운세상으로‘마음이동’을꿈꾸며.

-「마음연못속그림자를불러내이름과목소리를주는시인」이화주시인해설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