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골, 그 집 (최성수 시집)

물골, 그 집 (최성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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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최성수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물골, 그 집]이 도서출판 b의 ‘b판시선’으로 출간되었다. 총 4부로 구성되어 61편의 시가 실려 있다. 이번 시집 [물골, 그 집]은 시간과 공간이 교차하는 입체적 감각과 구성을 통하여, 시인은 시선을 멀리 둔 채 낮은 호흡으로 시적 대상들을 찾아가 작지만 깊은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시간적으로는 유년 시절의 성북동 추억에서부터 세월호 사건의 현장성이 담긴 현재까지의 삶을 돌아본다. [성북동 산 3번지 그 집], [영순씨네 집 매화나무], [수학여행], [양지꽃] 등의 아름다운 시편들로 드러난다. 공간적으로는 강원도 횡성에서부터 여러 나라들의 가난하지만 가난한 삶 속에서 행복을 건져 올리는 삶들을 둘러본다. 주로 베트남, 라오스, 중국의 변방, 몽골 등에서 길어 올리는 시편들, [시판돈 작은 섬으로 가겠네], [달랏역], [비어 라오] 등이 그것이다. 시공간을 가로지르며 분주한 듯 보이는 시적 동선을 따라 가다보면 따뜻한 햇살이 만져지기도 하다 또 애잔한 한 줄기 바람이 느껴지기도 한다.
한편, 시집 속에는 시인이 아픈 몸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선하게 드러나고 있어서 안타까움도 함께 준다. ‘시인의 말’에서 “몸이 아프고 나서 짐을 꾸리는 대신 꽃을 키”운다는 말이나 “삶의 속도에 등 떠밀려 상처 나고 아픈 마음이 거기에서 느릿느릿 아물게 될”([북정, 흐르다]) 것이라는 시구가 그러하다. 또 시인 신현수의 발문에서도 “여러 가지 병을 조금씩 앓고 있지만 그 중 당뇨가 가장 심하다. 당뇨는 다 아는 것처럼 후유증이 무서운데, 최성수는 그 후유증이 눈과 신장으로 왔다”고 말하며 “그의 병은 해직과 함께 왔다. 그것도 해직교사들을 복직시켜 달라는 운동에 앞장섰다가 해직됐다. 그러므로 최성수의 병은 개인의 잘못에서 온 게 아니다. 사회적인 병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추천사에서 동료 교사이자 시인인 김경윤은 “최성수의 시는 “비탈과 골목과 이웃이 어울려 빚어내는 낡은 것의 아름다움”과 생生의 쓴맛을 달게 받아들이며 ‘세속의 짐’ 다 버리고 “천천히, 느릿느릿” 걸어온 선사(禪師)의 눈빛을 닮았다”고 하고, 베트남 달랏대학교 한국학과 교수인 김진호는 “그의 시는 지나온 시대의 암담한 순간들을 지켜보면서도 “고맙고 또 고마운” 것을 읽어낼 줄 아는 힘이 있다”고 적었다.
최성수 시인은 오랫동안 교사 생활을 하다 은퇴하고 현재 강원도에 귀농하여 건강을 추스르며 살고 있다. 그는 교사 생활을 하다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을 당하기도 하고, 청소년 출판기획을 하기도 했으며, 오래 살았던 서울 성북동에서는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이야기’라는 마을 잡지를 만들기도 하는 등 다방면으로 재능과 열정을 보여준 시인이다. 또 저서로서 시집은 물론이고 소설과 산문 등 왕성한 창작력을 보여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