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불평등 기원론 - b판고전 20

인간 불평등 기원론 - b판고전 20

$16.34
Description
장 자크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인간은 자연 상태에서는 불평등이 없었는데 사회를 이루면서 불평등이 확립된 것이라고 웅변한다. 그래서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 1부에서 독자들을 가공의 자연 상태에 흠뻑 취하게 만든 뒤, 2부에서 자연 상태를 벗어난 인간의 ‘파국’을 그려낸다. 그러면서 루소는 자연 상태와 사회의 설립을 다룬 1부와 2부를 이어주는 전환점으로 ‘소유권’을 제시한다. 소유권이 확립되면서 자연 상태의 강자와 약자의 경쟁을 사회의 부자의 빈자에 대한 억압으로 변화되었다는 것이 〈인간 불평등 기원론〉의 요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연 상태의 인간은 동물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만일 인간을 신체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본다면 인간은 보통 동물들보다 훨씬 못한 존재일 수도 있다. 그런데 루소는 인간과 동물을 가르는 유일한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완전가능성(la perfectibilit?)에 있다고 본다. 완전가능성이란, 인간은 동물의 신체적 능력은 물론 예민한 본능도 갖추지 못했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여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하나하나 발전시켜나갈 능력이다. 그러므로 루소가 말하는 자연 상태의 인간은 이 잠재적인 무한한 능력이 개화되기 이전의 존재라는 점을 환기한다면 독서의 재미는 배가될 것이다.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디종의 아카데미가 1753년에 제시한 새로운 현상논문에 지원하여 수상한 작품이다. 주제는 “인간들 간의 불평등의 기원은 무엇이며, 자연법은 불평등을 허용하는가?”였다. 1749년 루소가 같은 아카데미 현상공모에 지원하여 수상한 뒤 출판한 〈학문예술론Discours sur les sciences et les arts〉에 이은 두 번째 도전이었다.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현재 한국어 번역으로 10여 종 이상이 출간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서출판 b에서 한 권을 덧보태는 데는 학술적으로 보다 충실한 번역본을 펴내보고자 하는 이유에서이다. 루소의 시대인 18세기 프랑스문학과 사상을 전공한 이충훈 교수의 해박하고도 꼼꼼한 해제와 주석을 통해 〈인간 불평등 기원론〉의 진가를 섭렵해보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 책은 장 자크 루소의 Discours sur l’origine et les fondements de l’in?galit? parmi les hommes(인간들 간의 불평등의 기원과 토대에 관한 논고)를 완역한 것이다. 번역의 대본으로는 베르나르 가뉴뱅과 마르셀 레몽이 편집한 플레이아드 판 〈전집Œuvres compl?tes〉 3권을 사용했다. 〈전집〉 3권에 실린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장 스타로뱅스키가 편집하고 주석을 붙인 뒤 서문을 쓴 것으로, 본 번역에서는 스타로뱅스키의 풍부한 주석을 가급적 옮겨 이 저작이 가진 깊은 내용과 대담한 의미를 부각시켜보고자 했다. 기존의 번역서들은 스타로뱅스키의 주석 중 일부만 취했는데, 임의적인 데가 많았다. 본 번역의 미주는 대부분 스타로뱅스키의 것이지만, 필요에 따라 내용을 줄이거나 추가한 곳도 여럿이다. 스타로뱅스키가 붙인 미주와 역자가 붙인 미주는 구분하지 않고 함께 실었다.

부록으로 본 저작의 출간 이후 볼테르와 루소가 나눈 편지와, 루소의 동향인 샤를 보네가 필로폴리스라는 이름으로 잡지에 실은 본 저작에 대한 공개 반박 편지와 이에 대한 루소의 답변, 그리고 샤를 조르주 드 루아의 것으로 알려진 편지에 대한 루소의 답장을 같이 실었다.
저자

장자크루소

저자:장자크루소(JeanJacquesRousseau)
18세기프랑스의정치사상가이자철학자,소설가,교육이론가,음악가,극작가이다.태어난지9일만에어머니를잃고열살에아버지와헤어진그는열여섯살때부터고향인제네바를떠나유럽을떠도는생활을했다.그방랑의길에서만난바랑부인은연인이자후원자로서루소의지적성장을도왔고,이후그의사상에도큰영향을미쳤다.
정식교육을거의받지못한루소는파리에정착해《백과전서》집필에참여하면서본격적인저술활동을시작한다.1750년계몽주의의한계를넘어서는《학문예술론》으로명성을얻은후문명과사회및사유재산제도에대한통렬한비판을담은《인간불평등기원론》,근대교육론의기원으로평가받는《에밀》,‘인민주권’을창안해프랑스혁명의사상적지주가되는《사회계약론》등을발표하면서새로운인간과세계의모형을제시한다.1761년에는낭만적인연애소설《신엘로이즈》를출간해큰성공을거두며독자들과교감한다.
인간존재의근원적선에대한믿음을바탕으로자연으로의회귀를설파한루소는이성과지성을중시한계몽철학자들과대립하게됨으로써혹독한비난과핍박을받는다.또절대왕정과기독교를위협하는급진적사상으로인해저작들이판매금지되고프랑스에서추방당했으며,사생활과관련해서는자식들을고아원에맡긴것에대한비난이그를따라다녔다.망명생활이이어지며불안과박해망상에시달리던루소는말년에식물의세계에서안식을찾고《고백》,《루소,장자크를심판하다?대화》,《고독한산책자의몽상》등자신을성찰하는집필활동을계속하다1778년생을마감했다.

역자:이충훈
서강대학교불어불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학교대학원에서불문학을공부했다.프랑스파리제4대학에서《단순성과구성:루소와디드로의언어와음악론연구》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한양대학교프랑스학과부교수이다.디드로의《미의기원과본성》《백과사전》《듣고말하는사람들을위한농아에대한편지》,장스타로뱅스키의《장자크루소.투명성과장애물》《자유의발명1700-1789/1789이성의상징》,사드의《규방철학》,모페르튀의《자연의비너스》등을번역했고,《우리시대의레미제라블읽기》《18세기도시》를공동으로펴냈다.

목차

ㅣ일러두기ㅣ4

제네바공화국에바치는서문9

서문29
인간들간의불평등의기원과토대에대한논고41
제1부47
제2부101
주석157

ㅣ부록ㅣ
볼테르가루소에게보낸편지225
루소가볼테르에게보낸편지231
필로폴리스의공개편지239
루소가필로폴리스에게보낸편지247
어느자연사가에게보내는답변261

ㅣ옮긴이해제ㅣ263
ㅣ옮긴이미주ㅣ285

출판사 서평

옮긴이의말

루소는<인간불평등기원론>을1부로끝낼수도있었다.자연상태에는불평등이없었으며,불평등을확립한것은바로사회임을웅변하면서말이다.그렇지만루소는1부에서독자들을가공의자연상태에흠뻑취하게만든뒤,2부에서자연상태를벗어난인간의‘파국’을그려낸다.그러면서루소는<인간불평등기원론>에서각각자연상태와사회의설립을다룬1부와2부를이어주는전환점으로‘소유권’을제시한다.소유권이확립되면서자연상태의강자와약자의경쟁을사회의부자의빈자에대한억압으로변화시킨다.루소는자연상태의인간이신체적인불평등을가질수있다는점을부정하지않았다.태어나면서부터힘이센사람이있고,키가큰사람이있고,빨리달릴수있는사람이있을수있다.그러나루소가일관적으로부정하는것은사회를강자와약자들의경쟁에서최강자가승리를거두고약자들이그에게복종하게된결과로보는입장이다.설령약자들이강자와의경쟁에서밀려났대도,그들은강자에게복종하며살아가느니차라리그의영향력이미치지않는다른곳에거처를마련하면그만이다.그뒤에그들은평생다시볼일이없을것이다.최강자의힘이대단히커서약자들을통제하고감시하면서자신의이익을위해노예처럼부릴지라도약자들은차라리배를곯을진대그의손아귀에서벗어나고자하지않겠는가.그러므로최강자의지배를‘역사적사실들’로부터취한사회이론이오류인것은사회성립을끊임없이지연시키는원인을사회구성의실질적토대로간주했다는데있다.

그러나소유권이확립되었을때결정적으로강자와약자의대립은부자와빈자의대립으로바뀐다.자연상태에서약자는강자를피하면그만이었지만사회상태에서빈자는부자에종속되지않을수없다.자연상태에서는약자라도자연이제공한풍부한양식을어디서나누릴수있지만,사회에서빈자는더많은노동을강요받으면서더적은보상만을누리며평생을살아가야할처지가된다.루소는이제자유와자족의상태가어떻게예속과종속의상태로타락하는지,그리고그파국적인결과는무엇인지극적으로그려낸다.루소가1부에서자연상태를인간이사회를구성하기직전이아니라,인류의기원을향해,역사이전의공간으로멀리올려보냈던이유가여기있다.이두상태가멀수록그만큼독자가느끼는파국과전락의충격은더욱커질테니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