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시학 (감응하는 시와 예술 | 최진석 평론집 | 반양장)

사건의 시학 (감응하는 시와 예술 | 최진석 평론집 | 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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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새롭게 출현하는 시에 대한 예리한 비평적 포커스”
문학평론가이자 문화연구자인 최진석의 신간 「사건의 시학」은 최근 한국 현대시의 경향과 현상, 전망을 타진하는 문학평론집이다. 시인이나 시작품의 성격이나 구조 등을 논의하는 기존 평론의 관성을 벗어나, 2015년 이후 한국 사회를 움직였던 각종 사건들과 사태들에 예의주시하며 새로운 시적 동향을 찾아보고 그 미래적 경로를 모색하려는 저자의 관점이 돋보이는 책이다. 총 5개 부로 이루어져 있고, 시비평과 예술비평을 포함하여 총 23편의 평론을 수록함으로써 우리 시대 문학예술의 현재성을 알아가기 위한 탐침을 제공하고 있다.
저자

최진석

문학평론가,문화연구자,수유너머104연구원.2015년계간〈문학동네〉평론부문에당선된후한국현대문학과문화에대한비평활동을이어가고있다.계간〈뉴래디컬리뷰〉편집인이고,〈청색종이〉및〈문화/과학〉의편집위원으로활동중이다.「불가능성의인문학.휴머니즘이후의문화와정치」(2020),「감응의정치학.코뮨주의와혁명」(2019),「민중과그로테스크의문화정치학.미하일바흐친과생성의사유」(2017)등을썼고,「다시,마르크스를읽는다」(2019),「누가들뢰즈와가타리를두려워하는가?」(2013),「해체와파괴」(2009)등을옮겼다.

목차

책머리에 7

제1부사건의시와시적사건

사건이후의사건 17
-촛불이열어놓은시적경로들
팬데믹이후,세계의저편 47
-인류세와지구생태적위기의시적감응들
다시,시적인것의가능성을위하여 83
-루카치와바흐친을넘어서

제2부시학의성좌들

여-성,미-래,사-물 101
-지나간것과도래할것,그사이의시학
주름의시학 121
-나희덕사유의접힘과펼쳐짐
가능주의자,불가능한미-래의시학 153
-나희덕문학의지금과여기
문장과사건 185
-김언시학의언어학과유물론
F라는고유한시의성좌 217
-김선향의두번째시집에대하여
아나키의시학과윤리학 235
-신동엽과크로포트킨


제3부감응하는시와미-래

시간을지각하는시작-기계(들) 275
-2016년의가을의시편들
주소없는편지 299
-2018년신인들의시적감응에대하여
시는언제나미-래의시제다 317
-역사의시간과시의시간
머뭇거리는이봄의착란들 329
-시적감각의특이성에대하여
시작,비인간의노고 341
-(불)가능한시의성좌들

제4부클리나멘의시적욕망

시,혹은나라는타자를향한욕망 355
-민구의시편들
사건의예감,클리나멘의시학 369
-안태운의신작시
뒤늦게도착한출발의예감 379
-정영효의근작시에부쳐
존재하지않는요일의무늬 389
-권정일의「어디에화요일을끼워넣지」
초록의서곡,기다림의시간 397
-윤지양의신작시
시학의저편 409
-김건영의「파이」가열어놓은시간

제5부탈주선위의예술

예술을넘어선예술,아방가르드의욕망과불안 421
-피터게이의모더니즘론
획과탈주선 437
-고윤숙개인전에부쳐
배신의미스터리와그희열 449
-금보성의‘한글회화’에담긴해석의비밀

발표지면 467

출판사 서평

▶제1부사건의시와시적사건
새로운시의출현을‘사건’이라명명하는저자는최근한국사회에서시가놓인자리와문화예술적지위,그리고문명사적지평을1부에서다룬다.촛불혁명이일으킨강렬한사회적감응이젊은시인들의문학적감각에끼친영향을돌아봄으로써예술과사회가결코분리된별개의영역이아님을강조하고있다.아울러코로나19라는범세계적유행병(팬데믹)이초래한시적감수성의변동에대해서도탐문하는데,인간이후에도래할새로운존재자를향한물음은우리시대의시학이가장예민하게촉각을곤두세우는주제이다.또한,문학의종언이라는낡은테제가곧장시의종말이라는암울한전망으로이어지는요즈음,‘시적인것’은여전히작동중인사건의한현상이며,그것이우리시대를지탱하고다음시대를관조하는중요한감수성의하나임을보여주고자한다.

▶제2부시학의성좌들
총여섯편의평론들로구성된2부는여-성,미-래,사-물이라는주제어를통해최근몇년간변화된문학장의경향과그내용을짚어보는글로시작한다.주어진성향너머의성향(餘-性),시간의인과바깥의시간(未-來),이야기를갖는사물(史-物).이렇게낯선개념으로이루어진경향은도래할시대를향한예술적조감이라할수있다.이어서나희덕의시세계를과정적으로톺아보는글과,가장최근의시집에대한평론을통해시의가능성과불가능성이역설적으로결합하는지점을타진한다.김언의시학에서언어학과유물론이어떻게새로운감각적파열현상을낳는지고민해보고,우리시대의문학어가성립가능한지대를탐색해본다.페미니스트이자페미니스트를넘어서는시적경향을보여주는김선향에대한평론은이시대의여성과시가어떤관계속에서어떻게구축되는지흥미롭게보여주는글이다.마지막으로실천적시문학의선구자인신동엽과러시아의아나키스트표트르크로포트킨의관계를비교문학적으로분석하는글을통해시적인것이자아내는성좌의모습을구체적으로그려내고있다.

▶제3부감응하는시와미-래
전체5편의평론으로이루어진3부는2016년이래한국사회와시문학의관계를조감하는글들을모은것이다.촛불혁명과그것의공고화과정에서나타나는다양한현상들을돌아본후,이삶의무대에서솟아나는여러가지물음들에대해답하려한다.예컨대,역사와시에대한전통적인질문에서비전통적인응답을이끌어내는가하면,시적인감각의특이성이여타예술장르들의감각과어떻게구별되는가를묻고답하며,최근시단뿐만아니라문화예술계전반을사로잡는‘비인간’이라는주제가어떻게시창작속으로이입되고있는지살펴본다.‘미-래’는통상적인시간시제인‘미래’와구별되는저자의용어법으로서,예기치않게돌발하는사건적시간성을가리키는데,우리시대의시적경향을간추리는중요한개념에해당된다.

▶제4부클리나멘의시적욕망
클리나멘은고대원자론철학자데모크리투스의용어로서대개편위(偏位)로번역된다.칼마르크스는세계를움직이는힘은기존의관념적이고추상적인세계관이벌이는직선운동을이탈하는새로운운동이생겨날때나타난다고말했는데,그것이클리나멘이다.저자는이세계의현재상태에만족하지않고그로부터벗어나는생각과감각을발휘하는것이시인의예술활동이라주장한다.민구,안태운,정영효,권정일,윤지양,김건영시인들의작품세계로부터지금-여기의현재성을벗어나는탈주적감각을발견하고,그것을비평적언어로옮겨놓는작업은저자가오래전부터관심을기울여왔던‘생성’이라는주제와연결된다.저자는젊은시인들의클리나멘적욕망이야말로시대의사건에반응하고새로운것을생성시키며,그로써미-래를여는원동력이라단언하고있다.

▶제5부탈주선위의예술
여기실린세편의글은예술비평에해당된다.피터게이의모더니즘에대한논의를확대시켜,아방가르드의예술적욕망이란무엇보다도자신의예술성이진짜인지아닌지불안해하는데서성립한다는것이그렇다.사실주의나그이후의예술경향을비예술적이라비판하며성립했던모더니즘의예술론은‘진짜는없다’라고선언된시대에어떻게‘진짜예술’이가능한지를자문하는역설의토대에있다.흥미롭게도,이같은질문은비단모더니즘만이아니라우리시대의모든예술이직면한물음이라할수있다.고윤숙작가의서예전에대한평론은문자가문자를벗어나는지점들,그리하여문자가그림이되고추상적관념으로변형되는지점을찾아냄으로써예술이흐름의연속적생성에있는활동임을보여준다.같은맥락에서금보성작가의‘한글회화’도조감될수있다.금작가는한글이라는문자가언어와도상,관념을넘어서그것자체로서생동하는사물이되는지점들을드러내기때문이다.결국책전체에서저자가제기하는예술론은시의예술론과맞닿아있고,사건에서생성으로,생성에서미-래로연결되는창조적사유의흐름을표현하는지점에서완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