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과학 (근현대 아동문학과 과학문화사)

이상한 나라의 과학 (근현대 아동문학과 과학문화사)

$20.00
Description
“기술(奇術)과 기술(技術) 사이에서,
과학으로 성장하는 어린이 문화 탐구”
조선에 근대 과학이 이입된 이후, 그리고 과학주의가 국가 이데올로기로 표명되던 1960~70년대에도 “우리들 주위에서는 아직도 현대과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라는 미디어의 선전포고가 계속 이어졌다. 우주 시대를 선언하며 급진적인 과학의 발전을 목격하고 있는 시점에서도 미디어는 유령과 UFO, 대괴수와 괴사건을 다룬 미스터리물들의 끊임없는 생명력을 보여주었다. 문학평론가 한민주의 〈이상한 나라의 과학〉은 근현대 과학 담론이 초자연적이고 기괴한 것들을 다루는 미스터리 담론이나 요술, 마술의 대척점에 위치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와 길항하는 가운데 형성되었으며, 이것이 당대 사회의 정치, 사회, 문화, 문학, 각 장에서 합리성이라는 실천적 권력으로 자리 잡았음을 드러내 주고 있다.
특히 저자는 전근대적인 마술의 세계를 탈마법화하는 동시에 과학의 세계를 재마법화하는 문화적 현상이 자주 발견되는 아동문학과 과학문화에 주목한다. 그리고 아동문화의 세계에서 과학은 신화와 전설, 미신의 위대한 파괴자이지만 또 유령이나 마술을 위한 장치들을 고안해 내며 초현실적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사실을 독자에게 보여주려 한다. 따라서 이 저서는 신기하고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대중과 어린이들의 열광, 불가사의한 사건에 대한 호기심에 집중하여, 마술 및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아이들의 경이적 반응과 사고를 탐구하고 있다.
한국 근대 아동 과학문화는 매체의 발전과 더불어 대중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어 나가고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디어는 민족과 계급 같은 특정 집단의 미래 담지자로 상정된 ‘아동’과 진보/발전을 상징했던 ‘과학’의 필연적인 연합관계를 적극적으로 선전하며 과학적 교양을 아동 주체 형성의 필수 덕목으로 만들었다. 지금껏 아동에게 실시된 과학 교육은 대상을 관찰 조사하며 경험을 쌓는 방식을 강조하였으며 학생들이 과학지식에 흥미를 갖게 하려고 여러 영역의 내용을 연결해 왔다. 따라서 오래전부터 과학 교육 및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아동문학을 이용해 온 것은 특별한 사실이 아니다. 이처럼 과학 교육에 통합된 아동문학은 자연에 대한 경이감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과학 지식을 개발할 매개가 되어 온 셈이다. 그러므로 과학 교육과 아동문학의 이러한 상관관계를 토대로 삼아 근대 과학과 아동문학의 특수성을 해명하려는 시도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게다가 아동 잡지나 문학 속에는 합리적인 설명을 선호하는 탐정소설에서부터 심령과학에 기반을 둔 유령 소설, 초자연 혹은 미스터리하고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에 관한 문화가 적극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1920년대 식민지 시기부터 해방 후 60·70년대 냉전체제기까지 아동 잡지와 신문의 어린이란, 문학, 문화에 나타나는 과학 서사와 유희, 지식을 조사 분석하는 이 저서는 합리적 추리로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소설에서부터 아동 잡지에 실린 야담, 신화, 전래동화, 불용성의 초자연적인 공포 미스터리물, 공상과학을 다룬 SF에 이르기까지 연구 대상을 광범위하게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아동 문학 장르들은 당대 과학 담론과의 연관 속에 살펴지고 분석되면서, 전통 미스터리물과 과학 서사, 문화에 대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해석이 시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22 우수 출판 콘텐츠 선정작
저자

한민주

서강대학교국어국문학과에서파시즘과문학에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박사학위이후근대문학과문화,과학기술의상관성에관한여러연구프로젝트를수행하였고,현재는문학평론가로활동하며건양대학교에서강의하고있다.저서로는〈낭만의테러:파시스트문학과유토피아적충동〉,〈명랑한멜랑콜리〉,〈권력의도상학:식민지시기파시즘과시각문화〉,〈불량소녀들─‘스펙터클경성’에서모던걸은왜못된걸이되었나〉,〈해부대위의여자들:근대여성과과학문화사〉가있고,공저로〈문학과과학〉I·II·III등이있다.

목차

ㅣ프롤로그ㅣ백년후의상상 9

제1부진화론과상호부조론의공존

제1장어린혁명가들을위한과학
1.아동출판의모더니티와정치성 21
2.객관성의칼날,근대과학의신화창조와프롤레타리아아동의탄생 28
3.진화론을넘어,사랑의과학으로:「신소년」의진화론 37
4.다른세상을꿈꾸는변혁의과학,유토피아의과학 43
5.프롤레타리아의밤,불일치를생산하는문학과과학 48

제2장공감의과학,스펙터클한마술의정치,1920~30년대「어린이」
1.조선민족과어린이의탄생 53
2.‘어린이나라’,민족주의와계급주의사이,과학자위인전기 58
3.이과요술과구경꾼,세속화된실험주체 64
4.곡마단과소년탐정소설의의미 80
5.인류애의과학:만물은서로돕는다 90

제3장근대과학수사와탐정소설의정치학
1.‘형사이화학실’의등장 95
2.지문:개인의감별과사회적범죄의지도화 103
3.인권과프라이버시의발명 111
4.진실-기계로서의과학적장치,그리고탐정에대한식민지적환상 118

제2부전시체제기동원과학

제1장이상한나라의과학적글쓰기,불량소년·소녀길들이기,그리고마법사의책
1.용은있다:괴물의시대,지질학과상상력 127
2.동화같은과학,요술조끼를입은용의아이들과시간여행 134
3.꾀동이의변장술,‘백가면도상’과‘마술코드’의의미 143
4.불량소년ㆍ소녀담론과모범생의정치학,명랑한‘군국소년’의나아갈길 155

제2장불온한등록자들⎯근대통계학,사회위생학,그리고문학의정치성
1.수자화한조선,경복궁에서통계전람회를개최하다 163
2.헤게모니투쟁의장,국가들여다보기 170
3.「수자조선연구」,조선사정바로알기 176
4.인구관리시스템,‘유령인구’,국민등록제 184
5.정상성과비정상성,아편중독자,사회위생학 189
6.양귀비의문학,통계의일탈을그리다 196

제3부해방이후냉전체제기의풍경

제1장해방기아동의과학교양과발명의정치학
1.자주독립국가의아동상 205
2.과학자전기의공적이미지창조와발명의의미 212
3.민족영웅·과학영웅이순신,애국적과학주의신화만들기 222
4.해방기의국부론 228

제2장냉전의과학과아동의미스터리문화
1.왜근대인들은이상한것을믿었는가 237
2.공포와초자연의도상들 240
2.1.괴사건,불확정의세계 241
2.2.유령,애도그리고심령과학 246
2.3.괴수,문명속의불만 252
2.4.UFO,공산주의의침공 256
3.재난의상상,안보과학의소국민만들기프로젝트 261
4.명탐정이될수있다 266

ㅣ에필로그ㅣ마법의문턱 271

ㅣ발표지면ㅣ 287

출판사 서평

이저서의1부에서는미래의희망인아동에게‘과학적교양’의중요성을부각하며투영된민족과계급이데올로기의의미를탐색했다.그리고‘기술(奇術)’과‘기술(技術)’사이의경계가모호하게설정한채,아동의과학적사고와태도를촉발하기위한수단으로제공된과학유희마술/요술이근대아동에게수용되는과정과그의미를고찰하고있다.
2부는근대시기과학으로대표되는새로운지식이출현하고정착하는과정에서모색된과학적글쓰기와‘과학동원정책’을표명하던전시체제기아동의정체성형성문제를다룬다.역사적으로,각시기대중적인과학교육실천이념과미디어가어떠한동원논리로아동들을포섭하고배제하는데관여했는가를파악할수있는부분이다.
3부에서는해방기의국부론적민족과학의의미,그리고냉전체제기과학주의와미스터리담의유행에주목하였다.여기에서는근대연구사에있어서조명받지못했던미스터리문학뿐만아니라귀신이나유령,괴물,외계인,UFO등신비하고불가사의한것들을보는대중의경험을둘러싼미스터리문화와과학의상관관계를검토하고있다.
이밖에,근대과학수사의발전과식민지탐정소설의상관성을논의한부분,그리고‘유령인구’현상같이국민과비국민을나누고관리하는통계학과인구정책의문화적기능및문학적재현을다룬부분들도흥미롭게살필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