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13.00
저자

임이랑

사람보다동물과식물을더좋아한다.밴드‘디어클라우드’에서노래를짓고연주한다.도망치듯식물의세계로들어왔다.어쩌다삶에화분하나를허락하고나니하나가둘이되고둘이열이되고…이제집에있는화분개수를정확히알지못하는가드너가되어시시때때로식물을데려오고가꾸고다듬고어루만지는삶을살고있다.이런변화가가끔은놀랍다.

벌과씨앗을좋아하는사람,식물키우기가삶을이어가...

목차

PROLOGUE5
조금괴로운당신에게식물을추천합니다11
우리집에수박이산다17
내겐너무나사랑스러운괴물23
식물을그만죽이고싶은당신을위한안내서31
다산의여왕필레아38
견디는겨울44
서울가드너50
취향고문56
열대식물관찰기64
그럼에도,장미170
존중해주세요76
각자의속도82
도시식물산책89
무서운가을95
드디어서울에도식물원이생겼다!100
끝의시작106
겨울의꽃이춤을춥니다114
유칼립투스는곤란합니다120
시부야의아주작은식물센터127
작은선인장마을의봄133
그럼에도,장미2139
밀라노의수직정원145
대나무숲에외치고싶은이야기151
맑은날의식물원을좋아합니다158
첼시의작은약초원163
아마존이존재하는세상170
매일의소소한남천174
EPILOGUE180

출판사 서평

디어클라우드이랑에서식물이랑으로……
식물이데려다준봄을기다리는삶으로

“불행으로부터힘껏도망갈수있기위해최선을다해식물들과충만한시간을나누고,일찍일어나커튼을걷습니다.”
-‘Epilogue’에서(본문182쪽)

밴드디어클라우드에서베이스를연주하고,노래를지으며,십수년째뮤지션으로살아온임이랑.몇해전그는불안한시기를겪던중,식물키우기에집중하며무너진마음을일으키는법을배우면서자연히식물러(식물덕후)가된다.무언가를이토록오래좋아해본것은“음악이후처음”이라고말하면서도이편애가언제까지지속될까의심했던그는여전히식물과함께하고있다.
식물과함께한삶은그에게많은변화를가져다주었다.5년에가까운시간동안식물을키우면서매거진《빅이슈》에서‘식물이랑’을연재했고,《아무튼,식물》을출간하면서식물에세이스트로자리를잡았으며,현재EBS라디오〈임이랑의식물수다〉를진행하고있다.그동안음악만을업으로삼아살아오면서다른삶의형태를생각해본적없던그였다.취미이자도피처인식물키우기가새로운인생의길을열어줄줄은꿈에도몰랐던일.
식물을키우기전그는춥고,음습하고,고요한겨울을좋아하던사람이었다.몸과마음의문을걸어잠그고살아도괜찮던겨울에듣는음악을특히좋아했고,며칠씩집안에서숨죽이며시간을보냈다.그러나이제그는겨울이심심하다.대신매해끔찍하게싫어하던봄을애타게기다린다.식물이생동하는계절을기다리며,그의삶도봄으로나아가고있다.

조금괴로운당신에게건네는식물추천리스트
식물을그만죽이고싶은당신을위한작은조언

이책의제목이자첫번째글인‘조금괴로운당신에게식물을추천합니다’는임이랑이식물에세이스트로서처음쓴글이다.초보가드너였던그의식물에대한풋풋한애정과고마움이느껴지는이글에는부담없는추천식물리스트가담겨있다.각자의집이가진생장환경을고려해구하기쉬운식물을초보의눈높이에맞춰권한목록이다.그의리스트에따르면,해가덜드는집에사는사람에게는고사리류,밝은집에사는부지런한사람에게는동백이나율마,귀찮은건질색이지만그래도식물을들이고싶은사람에겐스투키를권한다.이밖에도자신의편애를기준삼아사랑스러운괴물몬스테라,다산의여왕필레아페페로미오이데스,겨울에춤을추는튤립과백합을추천한다.
그는중요한가드닝조언으로“열심히죽이라”는의외의말을건네기도한다.“열심히키우고열심히죽여봐야더잘키울수있다”며식물키우기를시도하려는이들에게지속가능한용기를북돋는다.그는식물과의생활은‘관심을기울이는일’이라며,식물을죽이는이유로섣부른짐작과성마른조치를지적한다.식물에게는저마다의삶의방식이있고,관심이부족해이를정확히알지못하면함께살아갈수없다고말한다.예를들어,“일주일에두번물주기”따위의무신경한매뉴얼이곧식물을무차별하게죽일수있다는것이다.

식물이심어준‘존엄’이라는삶의씨앗
“가꾸면가꿀수록풍성하게자라는식물들에기대어살아보겠습니다”

“숨거나도망갈수없어서독을품게되는삶.모든것을겸허히받아들이는자세로,비와흙과바람에생명을맡기는삶.식물들의삶이좀더숭고하게아름다운이유겠지요.”
-‘첼시의작은약초원’에서(본문168쪽)

임이랑은식물의삶에감탄한다.자신을보호하기위해스스로독을지니고사는식물의삶을,어려운조건속에서도기어이90장의꽃잎과황홀한향을피우는식물들의삶을바라보며,비대해진삶의상처를줄이며마음의평온을찾는다.
“반려식물에기대어사는삶.”자신의삶을이와같이규정하는임이랑은집에서함께사는식물뿐아니라길가에서,여행지에서만나는식물들을기록하고기억한다.따듯한나라에서마음껏키를키우는열대식물들을보며식물의생장에대한이해를높이고,식물을어떻게심고관리하는지,식물을위한공간과인간의휴식이어떻게맞닿을수있는지관찰한다.자연혹은타인에게맡겨진존재들을살피는과정으로부터,자신이이들에게어떤보탬이될수있는지깊이고민한다.
이과정은“매우개인적이고보편적인불행”을겪고나약해진그에게“식물의존엄을해치지않고싶다”는의지를심는다.나아가“다른생명혹은타인의존엄을지킬줄알아야스스로의존엄을지킬수있는존재가될수있다”고생각하는사람으로성장시킨다.
그는이책을통해지켜내고싶은다짐하나를건넨다.쉽게취하고버리는삶의방식으로부터벗어나바라봐야할것들을피하지않고,지켜야하는일에목소리를내는사람이되고싶다고.그러기위해식물들과충만한시간을나누고,일찍일어나커튼을걷겠다고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