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예술가들의 직업 세계

조선 예술가들의 직업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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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조선의 예술가들은 어떻게 생계를 유지했을까?
예술이라는 이름의 정직한 노동, 그 뒤안길을 복원하다
역사 작가 박영규가 이번에는 조선의 ‘예술’을 ‘직업’의 렌즈로 들여다본다. 신간 《조선 예술가들의 직업세계》는 조선 시대를 지탱한 예술가들을 고고한 예인이 아닌, 매일의 생존을 위해 분투했던 ‘직업인’으로 정의한다. 새벽 4시에 출근해 왕의 얼굴을 그리던 도화서 화원부터, 배고픔을 잊기 위해 작두 위에서 춤추던 광대, 이름 없이 사라진 무명의 도공까지. 이 책은 붓과 소리와 손끝을 무기 삼아 고단한 밥벌이를 견뎌낸 12가지 예술가 집단의 생생한 삶의 현장을 복원해냈다.
저자

박영규

‘역사대중화의기수’,‘실록전도사’라는별칭을가진대한민국최고의역사저술가.200만부넘게팔린《한권으로읽는조선왕조실록》을시작으로고려,고구려,백제,신라등‘한권으로읽는’왕조실록시리즈를집필하며역사대중화의새지평을열었다.방대한사료를바탕으로한탄탄한서사와대중적인문체로시대를복원해내는데탁월한능력을갖추고있다.이번신작에서는예술을'감상'의영역에서'역사적노동'의영역으로끌어내어조선사회의이면을새롭게해석하는인문학적확장을시도했다.

목차

프롤로그_모든예술은시대의산물이자노동의결정체다

제1부붓으로먹고사는사람들

01왕의얼굴을그리는국가공무원,도화서화원
출퇴근하는화가들,도화서라는직장
도화서의‘환쟁이’들
새벽출근,빡빡한하루일과
화원들은어떻게생계를유지했나?
왕의얼굴‘어진’을그리다
도화서가배출한조선의스타화가들
왜18세기이전화가들은이름조차남지않았을까?
‘취명거사’장승업의그림값

02선비의교양과자존,문인화가
문인화의뿌리,중국송·원대의전통
그림은조선선비들의필수‘스펙’이었다
인품과학문수양의도구
그들이진정으로그리고싶었던것
선비의내면을담은또하나의언어
조선화단을빛낸문인화가들과명작들
고귀한유희인가,생존을위한노동인가?
조선화가들의현실적인그림값
종이값도없는가난속에서핀예술
조선서화사의절정,추사김정희

03욕망과금기의화가들,민화와춘화작가
장터에서유통되던민중의그림,민화
민화를그린화가들은누구였는가?
에로틱아트‘춘화’의탄생과은밀한유혹
욕망의거래,춘화는어떻게제작되고유통되었나?
춘화의기능과의미
조선춘화의독특한양식과미학
춘화속사람들의속마음

04부처를그리는수행자들,화승
불화의세계,붓으로도를닦다
화승,그들은누구인가?
한폭의불화가완성되기까지의치열한과정
그들은무엇을,왜그렸나?
불화제작과후원네트워크
전란뒤에찾아온불화의호황과절정기
조선예술사에이름을남긴위대한화승들

제2부소리와몸짓으로먹고사는사람들

05궁중음악을맡은프로연주자,장악원의악공
장악원이라는직장,국가의례를책임지다
악공은어떤존재인가?그들의신분과위상
궁중음악의화려한레퍼토리
공무원악공의일과와현실적인고뇌
차별과한계를넘어서려는자존심
악공집단의독특한문화와결속력
맹인악공집단,관현맹
악공들의실질적인생계전략
사라진직업,남겨진위대한유산
조선역사를빛낸악공들

06장터의흙먼지를뚫고나온스타,판소리소리꾼
판소리의기원,어디서시작되었나
이야기를파는사람들,전기수와소리꾼
장터와사랑방을누비며생계를이어가다
궁궐로들어간판,마침내인정받은소리의힘
판소리의양대산맥,동편제와서편제
명창의탄생,소리꾼의시초를찾아서
명창의계보와강력한후원자신재효
신재효가정리한판소리여섯마당
유네스코가인정한오늘의판소리

07조선의공연예술가들,광대와재담꾼
조선의웃음예술과광대의탄생
공연예술가들의집단,사당패
흥행의경제학,사당패조직운영과수익배분
탈춤-풍자와해학으로사회를비판하다
줄타기와곡예-몸의기술로빚어낸웃음
동물재주를다루는광대들의세계
풍물패와걸립광대-음악·춤·익살의종합판
재담꾼-해학과변주의귀재
말의예술,재담과판소리가만나는지점
광대의유산과현대적계승

08노래와춤으로시대를풍미한예인,기생
기생의탄생과제도화,그들은어떻게만들어졌나?
기생의여러계층
그들은어떻게교육되고훈련되었는가
예술의주체였던그들,시문과풍류의중심에서다
지역별특색을간직한기생들의전통
시대를초월한선각,명월황진이
황진이와쌍벽을이룬여류시인,매창
역사의빛과그림자가된기생들의두얼굴
한국근대예술의요람이된‘권번’

제3부손끝기술로먹고사는사람들

09흙과불로삶을빚는사람들,도자기장인
흙과불,도자기의기원
청자의나라,고려가남긴위대한유산
조선건국과함께태어난새로운미감
분청사기의탄생과매력
백자의등장과왕실의까다로운선택
분청과백자가공존했던시대
백자의전성기,17세기의확산과대중화
고단한노동속에서빚어낸장인정신
임진왜란과도공들이겪어야했던비극
오늘의도자기와전통의아름다운계승

10생활속에예술을심는사람들,공예장인
옻칠의세계,흙과나무를지키는수액의힘
옻칠장인의사회적신분
옻칠공예품의백미,나전칠기의화려한부활
기다림의미학,빛과어둠이만나는나전칠기
바늘끝의예술,자수의세계
조선여성의손끝에서피어난생활예술
가장현실적인생활예술품,금속공예
왕실금속장인들이보유한최고의기술
죽초공예와일상을채운장인들
집단장인의세계,고리백정
신발장인갖바치의긍지
한지공예와종이장인들
지승과지호,종이로빚은놀라운공예기술
공예장인의정신,오늘을잇는힘

11신앙을새기는손길,조각승과범종장인
불상조각의의미와탄생비화
조각승의삶과수행의결정체,불상
불상의제작과정과기법
조선을대표하는불상과조각승들
범종의종교적의미와울림
범종장인의고도화된기술과조직
에밀레종의전통을잇는한국범종의독창성
장인들의사회적위상과삶의애환
임진왜란·병자호란과불사(佛事)의변화
오늘날불상·범종제작의의미와계승

12조선건축을세운거인들,대목장과목공
목수의나라,나무와함께지은집
대목장의위상과그들을따르는목수조직
궁궐건축에담긴장엄한미학
조선5대궁궐과종묘를만든이름없는주인공들
사찰건축의장엄미를완성하다
유교건축의정수,서원과향교의절제미
서원건축의백미,병산서원만대루
양반가와서민가옥의건축
조선양반가옥을대표하는종택들
이름없는거인들,건축장인들의뜨거운삶
대목장제도와전통목공기술의현대적의미

에필로그_그들의땀방울이K-컬처의뿌리가되다

출판사 서평

한‘천재적영감’의산물로비치곤한다.그러나역사서술가박영규는신작《조선예술가들의직업세계》를통해이우아한감상법에도발적인질문을던진다.“과연그위대한미학은어디에서왔는가?”저자의답은명쾌하고도묵직하다.그것은바로‘먹고사는문제’앞에정직했던이름없는직업인들의‘치열한노동’이었다.
이책은조선예술가들을고고한예인이아니라,매일아침일터로향하며생계를고민하던‘직업인’의관점에서조명한다.저자는방대한사료를바탕으로12가지예술직종의생태계를복원해냈다.성리학적명분론이지배하던조선사회에서기술을파는행위는‘말업(末業)’으로치부되었지만,역설적으로조선의찬란한문화유산은그천시받던손길들이견뎌낸밥벌이의무게위에서피어났다.

[조선예술가들의12가지직업생태계]

분류예술가(직종)현대적직장&직무매칭직업적페르소나
붓도화서화원청와대전속사진사&기록관새벽4시출근,왕의일거수일투족을붓으로기록하는국가직공무원
문인화가학자이자프리랜서독립작가인품이곧스펙,취미가직업이된조선의고위직화이트칼라
민화/춘화화가상업일러스트레이터&웹툰작가장터가나의마감현장,대중의욕망과기복을그리는트렌드세터
화승(畵僧)종교시설전속미디어아티스트수행이곧업무,절간의벽면을신앙의언어로채우는아티스트
소리장악원악공국립국악원소속수석연주자국가의례의배경음악을책임지는9급기술직공무원
판소리명창1인기획사대표이자국민가수폭포아래서독공(獨功)으로득음한장터의빌보드차트점령자
광대/재담꾼이벤트기획사소속스탠딩코미디언외줄위가나의오피스,웃음과해학을팔아세상을풍자하는엔터테이너
기생(예기)종합예술아카데미소속아티스트문학과가무의엘리트코스를밟은당대최고의셀러브리티
손끝도자기장인명품브랜드수석디자이너흙과불의화력을견디며왕실전용식기를빚는장인정신의결정체
공예장인럭셔리라이프스타일굿즈제작자나전과옻칠로일상의품격을높이는섬세한손끝의연금술사
조각승/범종장인공공조형물및금속공예전문가수천도의쇳물과씨름하며평화의소리를빚는대형조각가
대목장/목공국가기간시설설계자&건축가나무의성질을읽어궁궐의뼈대를세우는조선의헤드엔지니어




제1부:붓으로먹고사는사람들
“환쟁이라불려도왕의얼굴을그린다”

책은크게세개의축으로조선예술가들의삶을파고든다.
제1부‘붓으로먹고사는사람들’은조선의시각매체를전담했던화가들의세계를다룬다.특히‘도화서화원’을다룬대목은흥미롭다.그들은오늘날의전문직공무원과같았다.새벽4시에출근해안광을쏟으며왕의얼굴(어진)과국가행사를기록했지만,사회적대우는‘환쟁이’라는비칭에머물렀다.저자는화원들의구체적인일과와녹봉(월급),그리고장승업과같은스타화가의그림값등을상세히제시하며그들의경제적실체를파헤친다.여기에선비들의자존이었던문인화,장터에서엽전몇닢에팔리던민화,그리고금기시된인간의욕망을담은춘화까지아우르며조선의화단이어떻게거대한‘직업시장’이었는지를증명한다.


제2부:소리와몸짓으로먹고사는사람들-
“장터의흙먼지속에서피어난소리”

제2부‘소리와몸짓으로먹고사는사람들’은장터와사랑방을흔들었던공연예술가들의이야기다.천역의신분임에도국가의례를지켰던장악원악공들,단한번의통곡같은소리를내기위해폭포아래서피를토했던판소리명창들의‘득음투쟁’이생생하게펼쳐진다.특히광대와재담꾼을다룬장에서는그들의‘흥행경제학’을분석한다.줄타기와땅재주로대중을매료시켰던사당패가어떻게조직을운영하고수익을배분했는지,판소리가어떻게후원자신재효를만나근대적예술로격상되었는지를지적인시선으로조망한다.또한예술의주체이자대상이었던기생들의삶을통해그들이어떻게한국근대예술의요람인권번으로이어졌는지그계보를추적한다.


제3부:손끝기술로먹고사는사람들
“이름은지워졌으나작품은남았다”

제3부‘손끝기술로먹고사는사람들’은조선미학의실질적토대인장인들의역사다.백자를빚기위해평생뜨거운가마불과씨름한도공,옻칠과나전으로찰나의빛을영원으로박제한공예가,나무의성질을읽어궁궐과사찰을세운대목장들.이들은대부분기록에서이름조차사라진‘무명의존재’들이었다.저자는이들을‘이름없는거인들’이라명명하며,임진왜란과같은국난속에서그들이겪어야했던비극적수난과이를극복해낸장인정신의고귀함을복원한다.


왜지금‘조선예술가의밥벌이’인가?
K-컬처의뿌리,신분적멸시를견디고피워낸‘직업적자존’

박영규작가가이토록예술가들의‘밥벌이’에집착한이유는무엇일까?그것은오늘날전세계가예찬하는한국문화의근본적인에너지가바로이들의‘직업적자존감’에닿아있기때문이다.신분제의억압과가난이라는극한의조건속에서도그들은붓과소리와손끝을놓지않았다.그들에게예술은단순히고귀한취미가아니라,세상의멸시를견뎌내는유일한수단이자삶을일궈내는가장정직한투쟁이었다.
“예술가이기전에직업인이었던그들의생존기가오늘날각자의일터에서밥벌이의고단함을견뎌내는현대인들에게위로와영감이되길바란다”는저자의말은인문학적깊이를넘어삶에대한뜨거운응원으로다가온다.
《조선예술가들의직업세계》는단순한역사지식의전달을넘어,삶을지탱하는가장정직한수단으로서의‘노동’이어떻게‘예술’이라는정점으로승화되는지를보여준다.이책은조선이라는시대를읽는가장입체적이고도생생한미시사이자,이름없는거장들에게바치는가장다정한헌사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