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도 처벌하지 않았다 (혐오와 처벌, 정의와 기억의 관점에서 다시 쓴 블랙리스트의 역사)

우리는 누구도 처벌하지 않았다 (혐오와 처벌, 정의와 기억의 관점에서 다시 쓴 블랙리스트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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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역사학자의 눈으로 다시 바라본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
그 악惡의 역사를 매듭 짓는 유일한 방법에 관한 보고서
2016년 대한민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박근혜 정권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에 관한 2년여의 진상조사위 결과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사회에서 감시와 검열은 어떠한 결말을 맞는지, 우리의 처벌은 정당했으며 역사는 오늘의 우리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를 2차 세계대전의 전범 도조 히데키와 김기춘의 비교로부터 고찰하는 블랙리스트의 현재사.
저자

심용환

2015년한국사교과서국정화파동당시빠르게퍼지고있던악의적인‘찌라시’를조목조목따진‘카톡유언비어반박문’이화제가되어세상에나왔다.그한번의선택으로이름난한국사강사라는평탄한길에서이탈해,왜곡과날조가판치는‘역사전쟁’의선두에서게된다.
2017년,우연하지만필연적인결과로‘문화예술계블랙리스트진상조사및제도개선위원회’의백서편찬소위원회편집위원이되어박근혜정권의문화예술계블랙리스트사태를면밀하게들여다볼기회를얻게된다.이를통해블랙리스트사태가이미끝나버린과거의역사가아닌지금도새롭게기술되고있는‘현재사’임을,여전히정의와기억의관점에서우리는누구도처벌하지않은채블랙리스트의역사를망각해버렸음을깨닫는다.이책은역사학자로서학문적양심을걸고집필해낸정당한처벌에관한문제제기이자,후대에당당한역사를물려주고자노력하는건강한시민으로서의행동이다.
성균관대학교역사교육과를졸업했으며,오랜기간대학생인문학공동체‘깊은계단’을이끌었다.역사N교육연구소소장이자성공회대학교외래교수이며KBS<역사저널그날>,MBC라디오<굿모닝FM김제동입니다>를통해서도대중과만나고있다.저서로는《단박에한국사-근대편》,《단박에한국사-현대편》,《단박에조선사》,《역사전쟁》,《헌법의상상력》,《심용환의역사토크》가있으며변상욱대기자와함께팟캐스트<심용환의역공>을진행하고있다.

목차

추천사
서문블랙리스트의역사는응전을요구한다

1장악의탄생:블랙리스트는어떻게만들어졌는가
변명:도조히데키의자기합리화
블랙리스트라는칼춤:김기춘
[철학의어깨위에서]잔혹성,위선,속물근성,배신,인간혐오에관하여:주디스슈클라의《일상의악덕》

2장맹종하는공무원:관료는왜권력에순응하는가?
히틀러의블랙리스트사업그리고슈페어
장관김종덕과조윤선:문화예술계라는진상품
[철학의어깨위에서]타당하지않은신념유지하기:레온페스팅거《인지부조화이론》

3장정의로운처벌에관하여:진실이밝혀진이후에필요한것들
19세기프랑스의실패:드레퓌스사건
혼란:부역자는어떻게처리할것인가
[철학의어깨위에서]잘못을반드시처벌해야하는이유:토머스홉스의《리바이어던》

4장기억의가치:블랙리스트,어떻게곱씹어야할까?
스페인내전:어떻게기억할것인가?
기억이현실이되는법:문화예술인들스스로이야기를만들다
[철학의어깨위에서]‘단위’를만드는법:비어트리스웹,시드니웹의《산업민주주의》

결론의지의집합이동력이되어
참고도서,보고서및논문

출판사 서평

“역사는언제나망각이아닌기억의편에서정의를구현한다!”
‘집행유예’와‘혐의없음’으로종식되려는블랙리스트사태를 고찰한
한역사학자의집요하고꼼꼼한역사적투쟁의기록

2016년겨울,최순실이라는이름이화마처럼대한민국을휩쓸었을때,우리는그비상식의그늘밑에서김기춘과조윤선의이름을발견할수있었다.민주공화국의꼭대기에누구도알지못한자격미달의통치자가있었다는일도경악할일이었지만,그하수인의목록에김기춘과조윤선의이름이오른것은너무나기묘했다.유신헌법의설계자이자이사회최고권력층의자리에서단한번도위치를달리한적이없는인물김기춘과숱한1호타이틀의주인공이자'실세장관'조윤선이그저대통령의지인에게그토록철저하게맹종했다는것은분명쉽게이해할수없는일이었다.이후드러난9,473명문화예술계블랙리스트의명단은과연그정권의민낯이얼마나뻔뻔하고과감했는지보여줬다.'우리는이렇게까지할수있다'자랑하는듯한광범위하고무분별한검열은지원금배제등의형태로치졸하게자행됐고이로인해많은문화예술인들이지난한생존의싸움을벌여야했다. 투쟁은 광장의촛불로이어졌고결국은합리적인시민의힘이승리한듯보였으나거기서 끝이었다.김기춘과조윤선이받은형벌은각각3년형과집행유예였을뿐지만(1심) 왜 이들의 형량이 이토록 가벼운지를 궁금해하는 이들은 없다.왜매번우리의투쟁은모여서분노하는데그치는것일까.왜우리는그들이정당한처벌을받는데에까지관심을두지않는것일까.
《우리는누구도처벌하지않았다》(위즈덤하우스,2019)는지나칠정도로현실과무관한역사학의논의에서벗어나오늘의문제를해결하는도구로서의역사를고민하는한역사학자의치열한노력의결과이다.저자심용환은오늘의현실은과거의대한민국사를압도할만큼새로우며,그렇기때문에오늘의역사가는'현대사'가아닌'현재사'로서블랙리스트사태에응전해야한다고말한다.몇개기사의헤드라인을훑는것만으로는이해할수도해결할수도없는문제의해답이진지하고냉철한복기안에숨어있다고믿기때문이다.책은문화예술계블랙리스트사태의주범인김기춘을'현재사의인물'로서기술하기위해2차세계대전의전범도조히데키를비교분석의대상으로소환한다.또한조윤선과김종덕전문화체육부장관의맹종을이해하기위한대상으로히틀러시대의철저한문화예술계추종자인알베르트슈페어를비교한다.흡사데칼코마니와도같은이들의양태는같은선택을할때역사는반복될수밖에없다는것을증명하며,동시에 정당한처벌없이진보하는사회는없다는것을 보여준다.
 
행위의결과에따라처벌은달라야한다
드레퓌스사건과스페인내전을통해바라본정당한처벌과기억의문제

책은드레퓌스라는유대인병사를간첩으로몰아세웠던19세기프랑스사회의광기와자성의모습을통해진실이밝혀진이후에필요한것은무엇인지를질문한다.'유대인은간첩'이라는집단최면에빠진당시프랑스사회의모습은블랙리스트사태직전대한민국의모습과유사하다.언론은선동적으로가짜뉴스를양산하고국민다수가이들선동에무비판적으로휘말려이성적판단을배제한채혐오와증오의대상을선택한다.진실이밝혀진후에도피해자가입은고통에대해선함구하며무엇보다가해자처벌의문제는철저하게외면한것이다.피해자의삶은철저하게망가졌지만어떠한처벌도없으므로누구도가해자가되지않는현실은,1890년대드레퓌스가겪었던일인동시에2018년의대한민국문화예술계가겪은일이기도하다.
책은블랙리스트사태에적극적으로든소극적으로든가담했던이들의처벌에관해문제제기한다.김기춘과조윤선은정당한처벌을받았는가?상부의지시를받아하부에블랙리스트작성과실행을명령한고위공무원들의처벌은어느정도가적당한가?그저말단에있었기때문에시키는대로할수밖에없었던이들은처벌의문제에서자유로운가?저자는과거친일을해도독재를해도범법을저질러도면죄부를줬던우리역사의과오를되짚으며,처벌이없는역사의진보는존재하지않는다는것을보여준다.아울러스페인내전당시양진영이저지른끔찍한범죄를서로'망각'하기로합의한뒤발생한거대한사회적혼란을거론하며,갈등을감내하더라도끊임없이기억하고문제제기하는사회만이평화를누릴수있음을역설한다.

철학의어깨위에서조망한관점이있는역사
대안을제시하는네비게이터로서의네가지철학이론

책은모든장의말미에각장의주제를좀더깊이있게해석할수있는철학적근거를제공한다.블랙리스트의탄생과인간심리를추적한1장에서는주디스슈클라의《일상의악덕》을,권력에맹종하는관료사회를꼬집은2장에서는레온페스팅거의《인지부조화이론》을,부역자처리에관한처벌문제를제기한3장에서는토머스홉스의《리바이어던》을,기억의문제를거론한4장에서는비어트리스웹과시드니웹의《산업민주주의》의이론을들어각장에서주장하는문제가현실적으로안고있는한계지점을돌파하고자했다.이를통해자칫대안 없는비판으로그칠수있는책의논지가탄탄하게보완되었으며,책을읽는독자들에게도단순한보고서에서는느낄수없는,정제된인문서를읽는즐거움을선사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