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더욱깊이이해하고더욱널리이용되고
후대에남아야할시의언어공부
시어들중에는일상에서는별로쓰지않는어휘들도있지만,그중에서우리가소중히생각하고잘갈고닦아사용해야할만한단어들이많다.저자는“특정시에쓰이는특별한단어로국어공부를하는것도의미있는일이다.무엇보다이단어들의의미를잘설명해서시를더욱깊이이해할수있도록도우고자했다.이어휘들이더욱널리이용되고후대에길이남기를바라는마음또한크다.”라고말한다.김영랑의<오매,단풍들겄네>에나오는‘정광에골붉은감잎날아와/누이는놀란듯이치어다보며’에서‘골붉다’라는어휘에대한이야기다.
[골붉다]
단풍이드는나무의여러잎중에서다른잎은아직색이그대로인데먼저변하여붉다.9월즈음에먼저붉은색으로일찍변하는나뭇잎을묘사할때쓰는말이다.
‘붉다’를사용한복합어
검붉다:검은빛을띠면서붉다.
새붉다:새뜻하게붉다.
연붉다:=엷북다.
엷붉다:엷게붉다.
짙붉다:짙게붉다.
회붉다:흰빛이돌면서붉다.
이병기의<매화>에나오는‘손에이아치고바람으로시달리다/곧고급한성결그애를못삭이고/맺었던봉오리하나피도못한그매화’에서‘이아치다’라는어휘를한번보자.
[이아치다]
자연의힘이나사람의방해로해를입다.또는그런힘으로해를입히다.
이시에서‘이아치다’는‘시달리다’와호응한다.사람의손을타는것을‘이아치다’로표현한것에주목할필요가있다.사람들은매화봉오리가왜이리벌어지지않는지이리저리만지고때로는똑따는만행(?)까지저지르면서매화를괴롭힐지모른다.‘이아치다’는이런시달림을받는상황을나타내는말이다.
특수한의미를나타내는어구
조사와어미를함께사용하는관용구
관용구의사전적의미는‘두개이상의단어로이루어져있으면그단어들의의미만으로는전체의의미를알수없는,특수한의미를나타내는어구(語句)’이다.예를들어,‘발이넓다’는‘사교적이어서아는사람이많다.’라는뜻이고,‘손이크다’는‘씀씀이가후하고크다.’를뜻한다.하지만이책에서는시를더욱잘표현해주는관용구로,주로조사와어미를함께사용하는관용구에주목했다.
한국어는조사와어미를문법요소로사용하기때문에조사와어미를사용한관용구를익혀둘필요가있다.그런점에서조사와어미를활용한관용구를표현의소재로서다루었다.‘ㄹ수밖에없다’는분명관용구이지만,국어사전에는이를관용구로설명해놓지않아따로배울기회가거의없다.그런만큼이번기회에공부해볼것을추천한다.‘로해서’‘만하다’도익혀두면좋은관용구이다.김수영<사랑>의‘어둠속에서도불빛속에서도변치않는/사랑을배웠다너로해서’라는시구에서‘로해서’에대한설명이다.
[로해서]
‘해서’는‘하여서’가줄어든말인데,‘어떤장소를거쳐서’또는‘어떤사실로말미암아’의뜻으로쓰인다.
군산으로해서목포까지가기로했다.
그일로해서결국사달이나고말았다.
이시는역설적이게도사랑이란변하기쉬운것임을드러낸다.그래서변화의순간에사랑을지키기위해서노력하는힘도사랑에서나옴을말하고있는것같다.‘너로해서’는‘너로말미암아’의뜻을나타내지만‘말미암아’를쓴것보다‘해서’를쓴것이훨씬더부드럽고자연스럽다.원인을따지지않은것같으면서원인을밝히는방법으로이표현이안성맞춤이다.
평범한문장이시가되게해주는,
시를예술로만들어주는중요한수단의하나인수사법
수사법은시를예술로만들어주는아주중요한수단의하나이다.그것은마치인간의일상적인몸짓이상징성을갖출때춤이라는예술로변하는것과같은이치이다.평범한문장이시가되어가는과정에는반드시수사법이관여한다.이책에서는시를더욱두드러지게하는비유법과강조법,변화법에대해공부한다.사물을묘사할때그사물의모양이나특성을자세히설명해야하는데이런설명을하지않고한마디로그사물의특성을이해시키는비법이바로비유법이다.조병화의<벗>이라는시속에들어있는비유법의기법중에하나인은유법에대한이야기이다.
벗
조병화
벗은존재의숙소이다
그등불이다
그휴식이다
그리고
보이지않는먼내일에의여행
그저린뜨거운눈물이다
그손짓이다
오늘이아타미해변
태양의화석처럼
우리들모여
어제를이야기하며오늘을나눈다.
그리고,또
내일뜬다
이시는은유의향연이라고할만하다.‘벗’은‘존재의숙소’,‘등불’,‘휴식’,‘여행’,‘눈물’,‘손짓’으로은유되고있다.이것들의어떤속성이서로통하는지독자들이유추하고감상해야할것이다.시에적힌아타미는일본시즈오카현이즈반도에있는유명한온천관광도시이다.이곳해변에벗들이모여서이야기를나누고있다.그런벗들이아마은유의대상이되었을것이다.이들은유에어떤의미가포함되어있을까.저자가들려주는시속의어휘와표현들에집중하다보면시와국어공부가더욱편안하게다가오고,더욱유려한문장을잘표현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