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름 : 또하나의생활문화지도 - 우리말글문화 총서 2

땅이름 : 또하나의생활문화지도 - 우리말글문화 총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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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말글문화의 길, 그 두 번째

땅이름 대가의 토박이말 땅이름 연구를
총집대성해서 쉽게 풀어쓴 땅이름 개론서
‘나무가 자라는 것은 하늘이 하는 일이요, 그 나무를 가꾸는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한힌샘 주시경 선생님이 하신 말이다. 여기, 그 하늘의 나무를 가꾸는 한 사람이 있다. 평생 우리말 토박이말 땅이름을 연구해 온 이 책의 저자 배우리다. 그의 나이 20대 후반, 아동 신문사 《주간조선》의 편집장으로 근무하면서 ‘사라져 가는 우리말’을 연재한 게 계기가 되었다. 그때 이후 배우리는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며 토박이말 땅이름을 연구했다. 그에게 땅이름이란 무엇일까?

_땅이름은 ‘그 옛날’이 묻혀 있는 ‘우리말의 화석’이다.
_우리 토박이말 땅이름은 조상들의 노력을 빌려 자라 온 하늘의 ‘나무’이다.

우리말글문화의 원형을 찾아 정리하는 우리말글문화의 길, 그 두 번째는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에 화석처럼 묻혀 있는 토박이말 땅이름을 찾아서 떠나는 길이다. 토박이말 땅이름 속에는 많은 것이 들어 있다. 땅의 기운, 우리말의 원형, 역사, 전설, 민담, 그 지역민의 애환과 역사 등이 담긴 또 하나의 생활문화 지도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땅이름 대가인 배우리가 팔십 평생 연구한 땅이름에 대한 방대한 이야기를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로 쉽게 풀어쓴 땅이름 개론서이다. 땅이름은 단순한 지명 연구가 아니다. 인간과 자연,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은 인문학적인 고찰과 지식이 없으면 알 수가 없다. 땅이름 연구가로 인문학자 못지않은 해박한 지식을 지닌 저자와 함께 ‘땅이름’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함께 걸어보자.
저자

배우리

한글학자이자지명학자이다.50여년전처음우리말과땅이름에관심을가진이래지금까지한결같이아름다운우리토박이말과땅이름을연구해온이분야의권위자이다.고서와옛지도는물론우리나라각지역을직접돌아다니며자료를수집하고연구했다.청와대사랑채,광주빛가람신도시,하나은행등주옥같은우리말이름을남겼고,땅이름관련강의와기고활동도많이하고있다.

2009년부터한국땅이름학회회장을맡았으며,지방자치단체도로명제정작업에서중심적인역할을했다.서울시교통연수원교수와국토지리정보원중앙지명위원을역임했고,국토교통부국가지명위원회위원을맡아우리국토의지명제정과개정등의일도했다.한글이름이더욱많이쓰이길바라는마음에서한글이름펴기모임인‘이름사랑’을만들어한글이름보급운동을펼쳤다.현재한국땅이름학회명예회장,서울시교육청교명제정위원,이름사랑대표를역임하고있다.

또한신문,TV,라디오등에서도활약하고있다.《월간산》,《소년영웅》,《서대문사람들》등에글을썼고,현재는《서울경기행정신문》에서‘배우리의땅이름기행’을연재중이다.MBC[아주특별한아침],KBS[배우리의땅이름순례],KBS라디오[통일로가는길]등에도출연했다.저서로는《우리땅이름의뿌리를찾아서》,《우리말고운말고운이름한글이름》,《배우리의땅이름기행》,《한국지명유래집》,《우리아이좋은이름》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첫째마당가재울과미르사이
가재울,벌의가장자리
청계천의옛이름‘개천’
달안,‘달’이‘들’의뜻으로
바위섬독섬,독도
너의섬,너나가질섬,너벌섬여의도
거룩함,높음,어짊의뜻인‘용’을품은용산

둘째마당돌모루와치악산사이
《춘향전》과돌모루,물이돌아들다
돌고돌다,도라산
군사요충지둔지산,산이나언덕의‘둔’
물의마을,물가의마을,문막
‘으뜸’의뜻인‘마리’로불러달라,마리산
선바위,갓바위,애기빌이붙임바위,바위들
들이길게뻗어‘벋을’,‘버들’,버드내
‘가도가도끝없다’는곧베루,꽃벼루
가운데들과넓은들,삽다리와판교
치악산에수많은지명을남긴태종

셋째마당곰달내와아우라지사이
‘큰들판의내’,검달래가곰달내로
추풍령,‘서늘함’과‘떠남’을떠올리게하는‘추풍’
한탄강,얼마나많은이들이한탄했을까?
어원상으로통하는하늘의달,지상의달
노루목은왜그토록많을까?
전국방방곡곡많고많은‘새재’들
솔고개,‘솔’은소나무가아니다
둘을아우르다,아우내와아우름

부록1.서울의토박이말땅이름
부록2.새로생겨난우리말지명이야기

출판사 서평

땅이름을아는열쇠
우리말의원형을보존하고있는땅이름

땅이름에는무엇이많다고해서‘~골’,‘~울’,‘~말’등이붙은것이많다.돌이많다고돌골,모래가많다고모랫골,갈나무가많다고갈골,밤나무가많다고밤골,뱀이많다고뱀골…….그러나그와는전혀관계없는곳도무척많다.땅이름에서의‘가재’는보통‘가장자리’의사투리인‘가새’나‘가쟁이’를뜻한다.‘가장자리’란뜻의옛말은원래‘ㄱㆍㅅ(ㄱㆍㅿ)’이었다.‘ㄱㆍㅅ’은오늘날‘물가’,‘냇가’와같은복합어에서거의접미사로만쓰인다.오늘날우리가표준말로쓰고있는‘가장자리’란말도‘ㄱㆍㅿ’과‘자리’가합쳐진복합어형태의말이다.

_ㄱㆍㅿ과‘자리’가합쳐진과정
ㄱㆍㅿ+자리=ㄱㆍㅿㅇㆍ자리(ㄱㆍㅿ의자리)
ㄱㆍㅿㅇㆍ자리〉ㄱㆍㅿㆍ자리〉가사자리〉가상자리〉가장자리

땅이름은각지방마다다른발음으로나타나기도하는데노루목이대표적이다.‘노루’는‘넓다’라는우리말과관련이있다.‘넓다’는말을전라도지방에서는‘너룹다’,‘널룹다’,충청도지방에서는‘느릅다’,경상도나강원도지방에서는‘널따’라고한다.땅이름에서도‘넓다’는뜻이지방에따라조금씩다른형태로나타난다.특히한자로옮기는과정에서‘넓다’는뜻과는전혀관계가없는쪽으로옮겨간것이많다.이것을지방별로크게나누어보면‘어’모음발음권인경상도지방에서는‘너러목’,‘널목’으로불리는경우가많고,‘오·이’모음방언권인전라도지방에서는‘노리목’,‘놀목’으로,‘으’모음방언권인충청도지방에서는‘느르목’,‘늘목’으로불리는경우가많다.이처럼이책은땅이름연구자인저자가땅이름으로들어가는관문의열쇠를군데군데제시하고있다.

땅속에묻힌우리말의역사,우리삶과문화의역사
발로쓴땅이름연구가의
또하나의역사생활문화지도

땅이름으로보는역사도재미있다.태종이원천석을찾아왔던치악산일대에는태종에얽힌땅이름이무척많다.치악산동쪽골짜기인지금의강원도횡성군강림면강림리의‘태종대’는태종이스승을찾다가지쳐쉬었다는일화에서나온이름이다.태종이여기서쉬며바위밑웅덩이에서빨래하는노파를보고원천석의행방을물었다.그러나미리원천석의부탁을받은노파가엉뚱한곳을가리켜태종이헛수고를했다.그옆의‘할미소’는그할머니가빠져죽었다는곳이다.엉뚱한길을알려줘태종이헛수고를하고돌아오자,할머니는여인의몸으로임금을속인죄는죽어마땅하다며웅덩이에몸을던졌다는이야기가전해온다.또임금앞에서딴곳을가리켰다하여‘횡가리치재’라는이름이나왔는데,지금의횡성군강림면가마골의횡지암이그곳이다.

우리나라의가장동쪽에있는섬인독도는토박이말로부르던이름이따로있었다.바로‘바위섬’이라는뜻의‘독섬’이었다.‘독도’라는이름은‘독섬’에바탕을둔것이다.지금도울릉도일부주민들은이섬을‘독섬’이라고부른다.삼면이바다로둘러싸인우리나라에는‘바위섬’이라는뜻을가진‘독섬’이30여개가있다.이섬들은대개농사를지을수없는척박한땅이어서주민들이항상거주하는것은아니다.그러나바다에서고기를잡는어부들이비바람을만나면이곳에배를정박시키고잠시위험을피해가곤했다.평소에는척박하기만한쓸모없는섬이지만,풍랑을만난이들에게말없이품을내어주는곳이었다.어부들은이런바위섬을대개‘독섬’이라고불러왔다.지금도울릉도주민을비롯한동해안지방의어부들은이섬을‘독섬’이라고부르고있다.바로이사실에서도우리땅임을잘알수있다.

강화도마니산에대한이야기는마음이찡하다.‘마리산’이‘마니산’으로불리게된데는일제의계략도한몫했다.일제는이산이‘으뜸산’의뜻인‘마리산’으로불리는것이못마땅했던지‘두산頭山’,‘종산宗山’,‘마리산摩利山’,‘마니산摩尼山’등으로표기된여러이름중‘마니산摩尼山’을택해일본어로‘마리상’이라고적고는,이이름으로정착시켰다.광복후에우리는‘마리산’이란이름을지우고‘마니산’이라고불렀으며,이를잘알지못하는교육자들에게계속그렇게배워왔다.

그‘어떤곳’에해당하는것이바로땅이름
제본래모습을지키고있는또하나의역사,생활문화지도

사람들이어느곳에자리잡고살면자리잡은때와거의동시에그일대에땅이름이생겨난다.사람들이모여사는곳이‘어떤곳’인지나타내는이름이생기는것이다.그‘어떤곳’에해당하는것이바로‘땅이름’이라고할수있다.이것이입에서입으로전해지고훗날여러사람의입에서굳어지면,여간해서는다시바뀌지않는불변성을지닌다.다만,세월의흐름에따라편한발음으로바뀌어갈수는있다.따라서땅이름을조사하다보면그본디꼴(원형)인옛말을많이발견하게된다.이미한자로바뀌어버린것도많지만,한자식땅이름도잘캐보면그속에서조상들이쓰던말이그대로배어나오는경우가있다.

용산의‘용’자를한번보자.우리의낱말중에도‘거룩함’,‘높음’,‘어짊’의뜻으로‘용’이라는글자를취한것이많다.특히하늘의뜻을받아하늘을대신해천하를다스리는천자天子에관한용어에‘용’이많이쓰인다.예를들어임금의얼굴을‘용안’,임금의눈물을‘용루’,임금이앉는평상을‘용상’,임금의덕을‘용덕’,그지위를‘용위’,임금의은혜나덕을‘용광’이라고한다.‘용’을뜻하는순우리말이‘미르’이다.그래서용이사는냇물이라는뜻의‘용천龍川’을‘미리내(은하수)’라고한다.그렇다면대통령실을용산으로옮긴것은우연이아닌가?

물의마을인문막은어떤뜻을지니고있을까?물말이나물골은한자로대개‘수촌水村’이나‘수곡水谷’이되었다.‘무수막’,‘무시막’,‘무쇠막’,‘뭇막’등의이름은‘물’의옛말인‘뭇’이바탕이된이름이다.그러므로원주의문막은원래‘뭇막’,‘무수막(뭇으막)’으로불리다가지금의이름이되었다.이것은‘물의마을’,‘물가의마을’이란뜻을갖고있다.

_‘뭇’에서‘무수막’으로변화
뭇(물)+(의)+막(마을)〉뭇으막〉무스막〉무수막(뭇막,문막)

오랜세월동안제본래모습을지녀온것이땅이름이다.군현과같은행정단위는많다고할수없다.그래도그아랫길의동네,마을,뜸,산,내같은이름은시골벽촌,서울등의문화중심지에도옛날모습그대로지니고있는것이많다.특히작은땅이름은그고장사람들의일상생활과밀접하게관련되어있다.그래서땅이름은그‘옛날’이묻혀있는‘우리말의화석’이다.토박이말땅이름에는그지역의모든것이담겨있다.역사,생활,문화,사람,전설등참으로많은것이나온다.우리의본류에서우리는지금얼마나많이비켜왔는가?그리고지금우리가놓치고있는것은무엇인지토박이말땅이름을통해공부해보는것도의미있는작업이될것이다.

추천사

평생땅이름연구에매달려온배우리회장님의땅이름이야기가우리말글문화총서로새롭게독자들을만난다고하니무척기쁘다.땅은모든생명을품은우리어머니의품과같은곳이며,땅이름은이땅에서살아가는사람들의역사와문화가고스란히담겨있다.배우리회장님의땅이름이야기는단순한어원연구가아니다.그야말로땅이름에담긴온갖이야기가살아있는인문지리책과같다.
-김슬옹(세종국어문화원원장)

배우리선생님이오랜세월연구하고쌓아온보물,우리땅이름이야기를이렇게멋진책으로만나니마음이설렌다.동화를들려주듯조곤조곤,맛깔스러운땅이름이야기속재미에쏙빠져든다.땅이름에담긴다양한삶의무늬와거대한역사가눈앞에우뚝서기도한다.많은사람이이책을읽고우리토박이말땅이름의소중한가치와지혜를알고,그향기에흠뻑빠졌으면한다.
-강순예(동시작가)

배우리스승님의땅이름이야기는이땅에서살아오신우리네할아버지,할머니의삶과얼이오롯이깃든토박이말을바탕으로삼고있다.토박이말에는우리겨레의오랜삶의발자취와슬기가고스란히담겨있다.
-이창수(토박이말바라기맡음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