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의 선비그림, 유화

조선 후기의 선비그림, 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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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8세기 조선에서 선비그림, 유화(儒畵)가 발전하는 과정을 조명한 책이다. 저자는 당시의 대표 화가 3인―공재 윤두서, 겸재 정선, 표암 강세황의 삶과 작품을 분석하면서 지식인 계층인 유학자 선비에 의해 만들어진 회화 세계를 탐구하고, 중국의 문인화와 차별화되는 한국적 유화의 특징을 밝혀낸다. 유화는 당시 선비들이 예술과 회화의 변혁을 통해 사회와 국가의 변화와 발전에 기여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산물이라는 것이다.
저자

박은순

덕성여자대학교미술사학과교수.이화여자대학교에서영문학을전공하고,홍익대학교대학원미술사학과에서한국미술사전공으로석사및박사학위를받았다.뉴욕주립대연구원및강사,일본세이조대학교초빙교수,도쿄대학교동양문화연구소외국인연구원등을역임했다.문화재청문화재위원회위원,교육과학기술부인문사회학술연구사업추진위원회위원,문화재청및문화재연구소평가위원,한국미술사학회총무이사및역사학회이사,사단법인온지학회회장,한국고지도연구학회회장,덕성여자대학교박물관장을역임하였고,현재서울시문화재위원회위원,우현학술상운영위원회위원등을맡고있다.
저서로『금강산도연구』,『공재윤두서』,『이렇게아름다운우리그림』,『금강산일만이천봉』,『진경산수화를완성한화가정선』등과공저로서『조선후반기미술의대외교섭』,『그림에게물은사대부의생활과풍류』,『한국지도학발달사』,『표암강세황』,『왜관으로돌아온겸재정선화첩』등이있고,이외에다수의논문을저술하였다.

목차

머리말5
들어가며11

I.유화(儒畵):용어의유래와함의
1.중국의문인화와일본의남화(南畵):용어의유래와함의21
1)중국의문인화25
2)일본의남화28
2.조선후기에사용된선비그림,유화라는용어31
1)조선의선비와선비그림31
2)조선후기에사용된선비그림,유화라는용어와의미35
3.근현대한국회화사중문인화라는용어:비판적고찰42

II.화학(畵學)을창시한공재윤두서
1.선비화가윤두서의생애와서화53
1)유복한남인집안의종손58
2)학문과사상으로변화를꿈꾸다78
3)윤두서서화예술의성취와미술사적의의89
4)자신의삶을정리하고기록하다106
2.윤두서의화학(畵學)과유화121
1)학예일치(學藝一致)의추구:고학(古學)·박학(博學)·화학(畵學)124
2)사의:시서화삼절,남종화,시의도(詩意圖)135
3)사실:영정,풍속화,진경산수화,서양화법144
4)서화수장과화론157

III.화업(畵業)에전념한겸재정선
1.선비화가정선의사의산수화179
1)조선후기시의도의유행과정선의시의도182
2)정선시의도의제재와목록189
3)분본화(粉本化)된시:정선시의도의특징과제작양상196
2.정선의진경산수화와서양화법231
1)천문학겸교수와서학의경험237
2)정선이구사한서양화법의제양상250

IV.화도(畵道)를구현한표암강세황
1.선비화가강세황의사의산수화283
1)강세황의화학(畵學)과《표옹선생서화첩》286
2)강세황사의산수화의특징294
2.강세황의진경산수화?《풍악장유첩》을중심으로331
1)《풍악장유첩》에관하여332
2)강세황진경산수화의특징344

참고문헌365
도판목록375
찾아보기383

출판사 서평

윤두서,전통적인회화관에도전하다

조선시대에회화는유학적본말론(本末論)의영향탓에천한기예(技藝)로여겨졌다.선비들은회화를즐기거나그림을그리는행위는완물상지(玩物喪志),즉물상(物象)을좋아하여뜻을해친다고하여꺼려했다.중국의문인화,남종화가유입되어일부재능있는지식인계층에의해그려지고향유되었지만,일반적으로그림은취미를위한여기(餘技)로받아들여졌다.
18세기에이르러화단에새로운경향과화풍이일어나는데,그주역이바로선비화가인윤두서,정선,강세황이다.이들은교조적인성리학과전통적인회화관에도전하면서새로운세계관과가치관을회화분야에서실천하는진취적인인물들이었다.저자는이들의활발한회화작업과화론을통해조선의선비그림이중국의문인화와차별화되는독자적인경지에이르렀다고주장한다.
윤두서(1668-1715)는당쟁의와중에과거를접고초야에묻혀살았다.회화는그에게유학자로서의자기수양을위한도구이자자신의학문과사상을실천하는하나의방편이었다.그는17세기까지의선비화가들과달리완물상지론에도전하고기예를중시하는실학적인사상을제시하면서회화를사상적,사회적,문화적변화를실현하는도구로활용했다.그는중국에서들여온새로운정보와각종화보등을활용해회화의방법론을모색했으며,회화를화학(畵學)과화도(畵道)의차원으로격상시키는등직업화가뿐만아니라이전의선비화가들과도뚜렷이구분되는선비화가의새로운정체성을제시했다.하지만여기화가로서의면모는버리지않았다.
이처럼윤두서는사상과이념을담은회화라는관념적인측면뿐만아니라구체적인기법과구성,표현의변화를통해서그런이념을회화적으로구현하는작업도병행했다.나아가작품의수장과감평,화론등으로회화예술의영역을넓혀가면서그림의학문인화학(畵學)을구축했고선비그림의궁극적경지인학예일치를구현하려했다고저자는평한다.

전문화가정선의등장

정선(1676-1759)은지체가낮은집안출신으로타고난그림솜씨때문에벼슬길에올라평생하급관료로봉직하면서활발한작품활동을통해권력가와저명인들과교류했다.그는실경산수화를넘어진경산수화의정형을수립한인물로널리알려졌으나사의산수화,남종화풍,고사인물도등여러분야를개척한화가이기도하다.나아가원근법과투시도법같은서양화법을적극수용하여전통기법과잘융합한독특한화풍을구축한뛰어난화가였다.
그는당시선비와관료로서는드물게화업(畵業)에몰두한전문화가로서직업화가못지않게수많은작품을제작하고제자를양성하였다.주문제작뿐만아니라중개인역할을한친구를통해그림판매에도나섰다는최근연구결과도나오고있다.심지어사신을통해중국에도그림을판매했다고한다.그림을하나의업으로삼은정선의이같은활약을통해서이후선비화가들이회화에더욱적극적으로다가서는기반이형성되었다며,저자는그를18세기화단의변모와발전을촉진한새로운유형의선비화가로평가한다.

화도(畵道)를구현한강세황

강세황(1713-1791)은과거를포기하고살아가던중년기까지회화를자신의사상과의식을담아내는도구로활용했고사회와주변인사들과소통하는수단으로이용했다.노년기에고위관료가되어서는왕의후원을받으면서회화를통해정치적,사회적업적을이룩하기도했다.그는깊은식견과넓은시야를가진선비로서독자적인사상과미학을바탕으로그림을화학의차원에서실천했다.
그가추구한사의산수화의궁극적인이상은곧선비의식을담은선비그림,유화였다.그는서화의수장과품평,서예,인장과고동등회화의다방면에걸쳐활약하였다.새로운세계관을가지고중국,서양,일본에대한관심을가졌으며,정선에이어서양화법을적극수용하였다.사의산수화분야에서는시서화(詩書畵)삼절의이상을담아내는시의도(詩意圖)를선호하였고,현실과일상정경을담은진경산수화를즐겨제작하였다.저자는윤두서가개창한화학이강세황에이르러진정한의미의화도(畵道)로완성되었다고말한다.

회화의변혁을통해사회의변화에기여

이들세화가의등장과활약에힘입어18세기에많은선비화가들이완물상지와여기라는관념을넘어서회화를통해전례없는성취를이루었다.선비화가들이이룬예술적성취는여기를즐기는아마추어리즘에입각한개인적취미를넘어서는것이었다.이들은당시조선이직면한새로운현실과변화하는세계를직시하고사회의발전을주도하는유학자선비로서,예술과회화의변혁을통해사회와국가의변화에기여하고자하였다.이러한태도는동시대의중국이나일본의문인화가들에게서는발견하기어려운조선적인선비화가의특징으로볼수있다고저자는주장한다.조선후기선비그림을가리키는용어로선비‘유(儒)’자를포함한유화(儒畵)라는용어가사용된것도이러한시대적배경과관련이있다는것이다.저자는조선시대회화예술속에스며든지식인선비의소명과역할에대한의식과실천에주목한다.바로그지점이조선의선비그림이중국의문인화나일본의문인화와달라진출발점이라고보았기때문이다.

일제강점기에‘문인화’로부르기시작

조선시대선비들의그림은당시‘유화’라고불렸으며,이말은때로는선비화가를지칭하기도했다고저자는말한다.『조선왕조실록』이나『승정원일기』같은관찬서뿐만아니라선비들의문집들에서도확인된다는것이다.
그런데저자는조선시대의선비화가와선비그림을일반적으로문인화가와문인화또는남종문인화(南宗文人畵)로부르는데,중국의지식계층인문인들에의해서만들어진회화인문인화라는용어를조선시대의지식인계층인유학자선비에의해만들어진회화를가리키는데사용하는것은적합하지않다고주장한다.우선조선시대에지식인계층을가리키는말로선비,유자,유학자,사인,사림같은고유한용어와개념이사용되었고,문인이라는용어는문학적인논의와관련된경우에제한적으로사용되거나유학자선비보다능력이떨어지는문사(文士)를가리키는용어로,문인화라는말은조선시대에는거의사용되지않았다는것이다.에도시대중기이후에중국의남종화와문인화를수용하기시작한일본의경우에도근대이후에는이러한회화들을일본문인화또는남화(南畵)라고부르면서그차이점을의식적으로강조했다고한다.
저자는문인화라는용어는일제강점기부터사용되기시작했다며,다시옛말을되살릴수는없다하더라도조선시대에유화라는개념과용어가존재하였음을아는것은선비그림의정체성과전통문화의특성을이해하는데에도의미가있다고말한다.

화정미술사강연시리즈세번째책

이책은화정미술사강연시리즈세번째권이다.1권『청출어람의한국미술』과2권『왕의눈물』에이은후속작이다.화정박물관은매년한국및동양미술사분야에서학문적으로큰업적을쌓은연구자를선정하여강연회를개최하고그결과를책으로간행해,미술사학이대중들과폭넓게소통하는장을마련해오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