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실험 수필의 지평을 열다
연습 중 그는 빠져나올 수 없는 구속력을 느꼈다. 어쩔 수 없는 부자유의 시간이다. 이제 끝났으니 자유다. 그러나 다음 작품에도 자기를 끼워주길 바라며 극단을 기웃거린다. 배역이 주어지는 순간 구속된다는 걸 잘 알면서도 그는 구속영장이 떨어지길 고대한다. ‘홀로 누리는 자유’보단 ‘함께하는 구속’을 지향하는 인간의 무의식적 욕망을 그는 연극이란 소재로 구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글 전체가 윤유와 상징으로 점철되어 실험 수필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작가에게 연극은 낯선 정글이다. 길도 없고 이정표도 없고 다만 동지들이 있는 그곳에서 그는 자신을 향한 탐색을 시도한다. 정글에도 정글의 법칙이 있다.
일단 시작하고 보니 포기하고 도망갈 수가 없었다. 나 하나 빠지면 그 피해는 함께하는 모든 동료들이 고스란히 받게 되니까. 나로 인해 자칫 무대에 올리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동료들이 흘린 땀이 훤히 보이는데 이를 가벼이 볼 수는 없었다. (「어쩌다 배우」)
자연은 자연대로 질서가 있듯이 아무리 경제성과 무관한 일이라도 시스템은 존재한다. 그는 톱니바퀴처럼 촘촘히 돌아가는 시스템을 알아버렸기에 차마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이건 감성이 아닌 이성의 영역이다. 정리해 보자. 연극에 대해 문외한인 그는 어쩌다 배우가 되었다. 이력이라곤 중학 시절 칠판 앞으로 불려 나가 왕 역할 5분 정도 해본 경험이 전부다. 스스로 진단하기에 배우가 갖춰야 할 자격 조건은 미흡하기만 하다. 연습은 시작되었고 동료 배우들에게 폐를 끼칠까를 염려하여 열심히 연습에 몰입, 이윽고 무대에 올려졌다. 실수 없이 마쳤을 때 객석에서 박수가 터졌고 무대 뒤로 빠져나간 배우들은 하아파이프를 하면서 기뻐했다. 감성으로 접근하여 이성으로 견디다가 무의식적 몰입으로 역할을 소화하여 찬란한 감성의 꽃을 피워냈다.
연극은 끝났다. 며칠 지나니 연극하면서 겪은 노고와 괴로움은 멀어지고 조명과 음악 소리가 담긴 무대의 화려함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첫아기를 낳기까지의 그 힘든 순간을 알면서도 둘째아이를 가진 엄마가 아기의 태동을 기대하고 기다리듯이 벌써 ‘다음 작품은 언제 하려나, 나도 끼워주겠지’하며 기웃거린다. 나에게 구속영장이 떨어지는 순간을 고대하고 있다. (「어쩌다 배우」)
연습 중 그는 빠져나올 수 없는 구속력을 느꼈다. 어쩔 수 없는 부자유의 시간이다. 이제 끝났으니 자유다. 그러나 다음 작품에도 자기를 끼워주길 바라며 극단을 기웃거린다. 배역이 주어지는 순간 구속된다는 걸 잘 알면서도 그는 구속영장이 떨어지길 고대한다. ‘홀로 누리는 자유’보단 ‘함께하는 구속’을 지향하는 인간의 무의식적 욕망을 연극이란 소재를 통해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면서 실험 수필의 새 장을 열었다.
작가에게 연극은 낯선 정글이다. 길도 없고 이정표도 없고 다만 동지들이 있는 그곳에서 그는 자신을 향한 탐색을 시도한다. 정글에도 정글의 법칙이 있다.
일단 시작하고 보니 포기하고 도망갈 수가 없었다. 나 하나 빠지면 그 피해는 함께하는 모든 동료들이 고스란히 받게 되니까. 나로 인해 자칫 무대에 올리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동료들이 흘린 땀이 훤히 보이는데 이를 가벼이 볼 수는 없었다. (「어쩌다 배우」)
자연은 자연대로 질서가 있듯이 아무리 경제성과 무관한 일이라도 시스템은 존재한다. 그는 톱니바퀴처럼 촘촘히 돌아가는 시스템을 알아버렸기에 차마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이건 감성이 아닌 이성의 영역이다. 정리해 보자. 연극에 대해 문외한인 그는 어쩌다 배우가 되었다. 이력이라곤 중학 시절 칠판 앞으로 불려 나가 왕 역할 5분 정도 해본 경험이 전부다. 스스로 진단하기에 배우가 갖춰야 할 자격 조건은 미흡하기만 하다. 연습은 시작되었고 동료 배우들에게 폐를 끼칠까를 염려하여 열심히 연습에 몰입, 이윽고 무대에 올려졌다. 실수 없이 마쳤을 때 객석에서 박수가 터졌고 무대 뒤로 빠져나간 배우들은 하아파이프를 하면서 기뻐했다. 감성으로 접근하여 이성으로 견디다가 무의식적 몰입으로 역할을 소화하여 찬란한 감성의 꽃을 피워냈다.
연극은 끝났다. 며칠 지나니 연극하면서 겪은 노고와 괴로움은 멀어지고 조명과 음악 소리가 담긴 무대의 화려함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첫아기를 낳기까지의 그 힘든 순간을 알면서도 둘째아이를 가진 엄마가 아기의 태동을 기대하고 기다리듯이 벌써 ‘다음 작품은 언제 하려나, 나도 끼워주겠지’하며 기웃거린다. 나에게 구속영장이 떨어지는 순간을 고대하고 있다. (「어쩌다 배우」)
연습 중 그는 빠져나올 수 없는 구속력을 느꼈다. 어쩔 수 없는 부자유의 시간이다. 이제 끝났으니 자유다. 그러나 다음 작품에도 자기를 끼워주길 바라며 극단을 기웃거린다. 배역이 주어지는 순간 구속된다는 걸 잘 알면서도 그는 구속영장이 떨어지길 고대한다. ‘홀로 누리는 자유’보단 ‘함께하는 구속’을 지향하는 인간의 무의식적 욕망을 연극이란 소재를 통해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면서 실험 수필의 새 장을 열었다.
어쩌다 배우 (문철 수필집)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