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연심 (바람은 마음을 부러워한다)

풍연심 (바람은 마음을 부러워한다)

$18.00
Description
‘무’의 흐름 위에 인간은 왜 그토록 의미를 새기려 하는가.
한 권의 시집을 읽는 일로 세계를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적어도 세계에 닿는 방식을 바꿀 수는 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사막과 해변, 병실과 우주, 거울과 바람 등 수많은 공간과 사물을 마주하게 된다. 대상이 달라지고 풍경이 달라져도 시인의 질문은 한결같다. 보이지 않아도 있는 것은 무엇인가, 왔다가 가는 ‘무’의 흐름 위에 인간은 왜 그토록 의미를 새기려 하는가.
저자

선정민

시인
수필가
사진작가
담양문인협회회원
광주선내과원장
『열린시학』제20회한국예술작가상수상
『에세이스트』신인상수상

목차

1부내가마를마주하던날
014내가나를마주하던날
017가야할길
018마음예보
020가시는길
022당신께
024할아버지선물
026그리움
028사모곡(思某曲)-윤선도를기리며
030생각나는사람
031칠성사이다
032희망
033쉼표
034작은나
036마음은낙하산과같다
038얼굴
039하늘



2부바람은마음을부러워한다
042풍연심(風憐心)
043멈춤
044안개
045안개Ⅱ
046노천탕에서
048그런사람
050그림자
051달달한달
052생과사
054무,유(無,有)
055사랑가
056겨울밤의그리움
057하루살이
058사랑이란
060갈비뼈


3부
062시간여행자
064사진1
066사진2
067사진3
068사진4
070사진5
071시선
074파도
077떠나라
078해운대파도소리
080해운대에가거든
083계림(鷄林)
084경주에서
086제주도
089눈물
090조지아를생각하며



4부
094기억의한켠에서
096전원생활
099세한도
100세한도2
101조우
102매화Ⅰ
103매화Ⅱ
104작약을바라보며
106또다른모란이되기까지는
108장미
109치자꽃
111치자꽃2
113백합의고백
115포도
117포도2

5부
120가을강가에서
122가을의시작
124고드름
126귀뚜라미
127와인처럼
128빈자리의재즈
129시낭송
130차한잔에
132보이차-침묵의맛
134자사호에우리는보이차한잔
136침향을마시다
138침향을마시다2







6부
140너자신을아프게하지말라
142맥반석찜질방
144노환
145뜨거운침묵
146맥박
148암
150삶
152청진기
155예방접종
156치매
158안개의강
160쥐와의전쟁
163미리써본유서

선정민시평
167조정은/산뜻한시-가볍게투명하게

출판사 서평

수동의숨결

「청진기」-인간소외의물질문명시대에대한문제제기
「청진기」는시인의자전적고백이며한의사가문명속에서주체의위치상실을시로형상화한작품이다.청진기는의사와동반자적관계로예전엔이것한대를선물받는것이의사로서대단한영광이며기쁨이었다.하지만지금은AI와컴퓨터가환자의소리를먼저듣는다.의사의귀와손끝은이제구시대의유물이되어버렸다.그러나화자는끝내청진기를놓지않는다.그진동판너머에는여전히가장인간적인체온을간직한사람의숨결이흐르고있으며,숫자와그래프의건조한데이터가결코대신할수없는‘생의원초적떨림’이살아있기때문이다..
의사에게청진기는단순한도구를넘어감각적주체성의상징이지만기술문명은이감각을“장식물”로전락시켜버렸다.이는의사로서한개인의상실이아니라거대한사회적상실이다.이미돌아갈수없는길로접어든인간소외의물질문명시대에대한회한(悔恨)이며문제제기다.

하지만문명은/수동의숨결을지워간다/시대에뒤처진마음은/점점적응이버겁다

“수동의숨결”이라는한마디가기묘한울림으로다가온다.감각적·육체적접촉에기초한구시대적진단행위는문명에의해추방당하고있지만,시인은그사라져가는숨결속에서어떤“순결(純潔)”함을읽어낸다.그것은기계적진단이침범할수없는,인간과인간이만나는지극히원초적이고시원적인의미로서의순결이다.
단지낡은세계에머물려는고집으로보아선안된다.인간의감각과체온을지켜내려는마지막용기라고할까.“미세한떨림하나놓치지않으려”는인간적다짐이라해도좋겠다.어쩜이것은니체식‘아이의정신’에가깝다.즉,모든것을잃어가는상황속에서도,새로운시작을향한순진성과의지가조용하지만뜨겁다.
이시는“퇴장의자리에서다시듣기”이며,생명의원초적인선율,율려를향한향수의소나타다.문명은의사의귀를빼앗아가지만,그는여전히듣는다.그듣기는‘나’와다르지않은타자로건너가기이며,타자의고통을감지하고응답하려는윤리의실천이다.또한이시는기술시대에인간감각의의미를다시캐묻는문학적증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