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에서 북어를 낚다

무진에서 북어를 낚다

$18.00
저자

오유미

저자:오유미
수필가.부산에서태어나국문학을전공했다.
국어를가르치며조용히수필을쓴다.
2007년격월간『에세이스트』로등단해
이제야첫책『무진에서북어를낚다』를펴냈다.
2025년『에세이스트』올해의작품상을받았다.

목차


006책머리에

1부무진에서북어를낚다
016무진에서북어를낚다
021자화상,쓰다
024살리에리가쓰는아리아
029강깊은마을
034나의내비게이터
037식물은다른존재를해치지않는다
041메밀꽃핀무렵에
045하얀상처

2부거울속의낙타
050거울속의낙타
054봄,제1악장알레그로
059음지의꽃과태양의꽃
064등뒤를조심해
068나그네들
072철모르는것들에대하여
079버드나무여자
084오란비

3부넘어지는법
088그녀들
092넘어지는법
096초충단상(草蟲斷想)
100최초의기억
103이별은연습이없다
107모카포트와자판기
111슬픔을샀다
114내귀에매미

4부새벽에전화벨이울리고,나는기차를탔다
120새벽에전화벨이울리고,나는기차를탔다
125엄마가없는부엌에서
129아버지의밥상
132절집에서
135조심해서가요
138헛꽃을피웠다
141형용사와동사
144우산

5부질투는진짜나의힘
148질투는진짜나의힘
152하마터면사과장수의딸이될뻔했다
156여름과까치밥
162누군가내게유산을남겼다
165은행을볶다
169이름에관한소고
173중독
178도시의산책자
182에필로그

오유미론
186조정은아물지않는내상(內傷),그지독한사랑의문법

출판사 서평

세상의모든'살리에리'들을향한따뜻한격려

『무진에서북어를낚다』는안개같은생의허무를문장이라는낚싯대로건져올린정직한기록이다.작가는스스로를재능없는‘살리에리’로규정하면서도,대가들이남긴‘북어’라는박제된지혜를씹으며내면의살을찌우는성실한패배자의길을기꺼이걸어왔다.이책의가장큰미덕은지독할정도의정직함에있다.사촌동생의성공에배아파하는옹졸함이나죽어가는아버지에게행한선의의거짓말같은비겁한민낯을가감없이드러냄으로써,독자에게‘나만그런게아니었구나’라는공감을일으키게한다.그리움이라는추상을커피향이나버터비빔밥같은구체적인감각으로복원해내며상실된존재들을현재의식탁으로불러오는솜씨가아주탁월하다.결핍을불행으로치부하지않고세상을깊이관찰하는내면의GPS로활용하며,평범한일상을기적으로바꾸는가장인간다운보행자의뒷모습을보여주는수필집이다.

저자의말

소설을써야했다.아니시를써야했나?소설과시를우습게보는게아니라소설은서술자뒤에,시는화자뒤에숨을공간이있기때문에이런생각이드는것이다.꽤오랜시간수필을써왔지만,수필은머리카락한올만큼도숨을공간이없다.숨기고싶은이야기들도글을쓰다보면술술자백하게되어,읽는사람은어떨지모르겠지만쓰는사람은곤혹스러움을느낄때가많다.이책을쓸때도그랬다.

수필은교과서에정의해놓은것처럼,누구나붓가는대로쓰는비전문적인글이맞을지모른다.내게국어를배우는한녀석이,‘선생님글도교과서에나올수있겠네요’한다.요즘유행하는말로뼈아팠다.분명수필을써보지않은누군가가모르고쓴말이거나,붓만들면일필휘지로써내려가는잘난분이내린정의임이분명하다.수필을써본사람만은웃으며그정의를마음껏조롱할수있다.누가수필을붓가는대로,마음가는대로쉽게쓴단말인가.멋모르고혈기로시작했다가,성찰과부끄러움만남기는것이수필이라는생각이든다.내글이삶의사족이되지않도록늘경계해야겠다고다짐한다.

수필가(隨筆家).어느것에능숙한사람이라는의미로접미사‘가(家)’를쓴다.저무거운접미사를언제쯤이면양심의가책없이붙일수있을까생각했다.이한권의책을내는뻔뻔함으로,나는앞으로‘수필가’라는명함을내밀까한다.받아주시라.

책을엮기로마음먹은것이,이땅에왔다가고작딸둘남기고가신부모님때문이었다.일찍세상을떠난그들을위해,흔적하나남겨드리고싶었다.그들이이부박한세상에서잠시살았다는것을,증언하고그리워하고있다는것을보여준것만으로이책은충분한효용을갖는다.당신들께서없어서나는이렇게살고있고,당신들께서없어도나는이렇게살고있다는소식,영전에올린다.하늘에서도자그락자그락하고있을어느부부가잠깐이라도마주보며웃음살펼수있었으면좋겠다.부모의이름을현현케할딸이되지못한죄송함을이렇게때운다.

옛날어르신들께서당신의이야기를글로쓴다면열두권은될거라는우스개를많이하셨었다.열두권은과장일테고,이수필집은누구나평생한권은쓸수있는그런이야기이다.세상에완벽한이야기는존재하지않고그러므로완벽한문장도존재하지않는다는것에위안받는다.

수필의첫걸음을인도해주신박양근교수님,『에세이스트』발행인김종완선생님,미욱한원고를한권의책이되도록애써주신출판국장조정은선생님께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늘나의글쓰기를격려해주시는평산책방책방지기님께감사한마음을전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