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 지니

진이, 지니

$14.15
Description
새롭고, 경쾌하고, 자유로운 이야기로 돌아온 정유정이 펼쳐낸 또 다른 세계!
「악의 3부작」이라고도 불리는 《7년의 밤》, 《28》, 《종의 기원》을 통해 인간 내면의 어두운 숲을 탐색하는 고도의 긴장감과 극한의 드라마를 그려온 정유정이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장편소설 『진이, 지니』. 인간과 가장 흡사한 DNA를 가진 영장류 보노보와 영장류연구센터 사육사가 주고받는 교감을 깊이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처음으로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판타지 장르를 차용하여 이제껏 선보여온 것과는 확연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며 한 편의 감동 서사를 만들어냈다.

유인원 책임사육사로서 마지막 출근을 한 진이는 예상치 못한 침팬지 구조 요청을 받고 스승 장 교수와 함께 인동호 주변에 있는 한 별장으로 향한다. 구조 작업 중 나무 꼭대기에 매달린 짐승이 침팬지가 아니라 보노보임을 알게 되고, 진이는 마취 총을 맞고 의식을 잃은 보노보를 품에 안은 채 장 교수가 운전하는 차에 오른다. 장 교수는 아이에게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 어떠냐며 ‘지니’라는 이름을 제안한다. 평소 같지 않은 말에 그녀는 다소 뜨악해하지만, 입속말로 지니의 이름을 가만히 읊조린다. 진이, 지니…….

그때, 갑자기 도로로 튀어나온 고라니를 피하려다 사고가 나고, 그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직후 진이와 보노보 ‘지니’가 하나가 되어버린 것이다. 두 개의 영혼이 교차하는 혼돈과 혼란 속에서 진이는 진짜 자신에게로 돌아가기 위한 지난한 여정을 시작한다. 지니의 무의식을 통해 그녀는 마치 영상을 보듯 지니의 과거를 들여다보게 되고, 지니의 몸을 더 이상 통제할 수 없게 된다.

마비된 이성과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진이는 서른 살 청년 백수 민주를 우연히 만나 도움을 청한다. 믿음직스럽지는 않지만 본래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선 반드시 그가 필요하다. 허락된 시간은 단 사흘. 과연 진이는 진짜 자신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지니에게 온전한 삶을 되돌려줄 수 있을까?
미완의 인간인 진이와 민주를 긴밀하게 연결하고,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하고, 그들을 좀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통로가 되어주는 보노보 지니.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비인간, 삶과 죽음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인간다움이, 인간의 자유의지가 어떻게 죽음의 두려움을 삶의 희망으로 치환하는지를 따뜻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낸 이 책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발현되는 소통임을 깨닫게 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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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유정

소설가.1966년전남함평출생이다.대학시절에는국문과친구들의소설숙제를대신써주면서창작에대한갈증을달랬고,직장에다닐때는‘감각’을잃지않기위해홀로무수히쓰고버리는고독한시절을보내기도하였다.소설을쓰는동안아이의세계에발을딛고어른의창턱에손을뻗는중학교1학년인아들의성장모습과,스스로지나온십대의기억속에서그또래아이들의에너지와변덕스러움,한순간...

목차

프롤로그

1부무곡1장민주
2장진이
3장민주
4장진이,지니

2부램프5장민주
6장진이,지니
7장민주
8장진이,지니
9장민주

3부인동호10장진이,지니
11장민주
12장진이,지니

에필로그

작품해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운명의소용돌이속에던져진두개의영혼
삶과죽음의경계를넘어따스하게공명하다

갑작스러운교통사고직후보노보‘지니’와하나가되어버린사육사진이는찰나의인연으로다시만나게된청년백수민주와거래를하고,상황을다시원점으로돌려놓기위해고군분투한다.이야기는가장절박한상황앞에서성장하는인간의모습을통해진정한삶의의미를묻고,진이(지니)와민주의시점을넘나들며시공간을면밀하게장악한다.빈틈없는자료조사로판타지마저현실성있게그려낸촘촘한플롯,독자를단박에사로잡는흡인력과속도감넘치는스토리까지정유정고유의스타일은건재하다.

인간을인간답게만드는것은타인의고통에공감하고타자와의관계속에서발현되는소통이다.소설속진이와민주가보여주는선택은그러한소통과공감이가져온선택이자,정유정이그려내고자했던가장섬세한방식의‘자유의지’이다.소설은인간과비인간,삶과죽음의경계를자유롭게넘나들며인간다움이,인간의자유의지가어떻게죽음의두려움을삶의희망으로치환하는지를따뜻하고섬세한시선으로담아낸다.성장소설과스릴러를거쳐판타지까지.책을펼치는순간보이는모든문장하나하나가독자의시선을단단히붙들어맨다.

“나를사지로밀어뜨리고당신만살아남은스승에게묻고싶었다.내게왜그랬느냐고.이런선택을강요하는운명에게묻고싶었다.내게왜이러느냐고.(……)운명은우리둘사이에서도공평하지않았다.지니에겐선택조차허락되지않았다.(……)나는지니의삶에쳐들어온침입자였다.지니에게인간의말을할수있는입이있다면나와똑같은질문을던졌을것이다.너는내게왜이러느냐고.”_본문에서

유인원책임사육사로서마지막출근을했던날,진이는예상치못한침팬지구조요청을받고스승장교수와함께인동호주변에있는한별장으로향한다.구조작업에착수하려던찰나,진이는겁에질린채나무꼭대기에매달린짐승이침팬지가아니라보노보임을알아챈다.잊으려애썼던반년전의기억이불현듯떠올라아찔해지지만이내정신을가다듬고구조작업에집중한다.하지만그과정에서보노보는마취총에맞고,진이는의식을잃은보노보를품에안은채장교수가운전하는차의조수석에탄다.장교수는보노보에게이름을붙여주는것이어떠냐며‘지니’라는이름을제안한다.평소같지않은말에그녀는다소뜨악해하지만,입속말로지니의이름을가만히읊조린다.진이,지니…….그때,갑자기도로로튀어나온고라니를피하려다차량이미끄러지고,가드레일을사정없이들이받는사고가난다.그순간믿을수없는일이벌어진다.

두개의영혼이교차하는혼돈과혼란속에서진이는진짜자신에게로돌아가기위한지난한여정을시작한다.지니의무의식을통해그녀는마치영상을보듯지니의과거를들여다보게되고,지니의몸을더이상통제할수없게된다.현실에서무슨일이벌어지는지도전혀알수없다.마비된이성과통제불가능한상황의연속.진이는그틈바구니에서서른살청년백수민주를우연히만나도움을청한다.믿음직스럽지는않지만본래의모습을되찾기위해선반드시그가필요하다.허락된시간은단사흘.과연진이는진짜자신의모습을되찾을수있을까.그리고지니에게온전한삶을되돌려줄수있을까.

“나는내게돌아가야했다.다음교차가오기전에,내몸이엔진을완전히멈추기전에,지니에게지니의삶을돌려줘야했다.”_본문에서

숨이멎을듯한진진함
두세계의경계가아름답게부서지는순간을그리다

정유정은처음으로여성을주인공으로내세우고판타지장르를차용하여이제껏그녀가선보여온것과는확연히다른방식으로소설을풀어낸다.“어떤장르든가리지않고이야기에적합한방식이라면가져다쓴다”는정유정의말처럼,그녀는처음시도해보는장르임에도불구하고거침없고과감하게,하지만그누구보다정교하고부드럽게상황과인물을매만진다.이야기는진이와민주의입을통해전해지지만,두사람을이어주는매개체역할을하는것은보노보지니이다.미완의인간인진이와민주를긴밀하게연결하고,서로에게마음을열게하고,그들을좀더나은인간으로만들어주는통로가되어준다.진이와민주가가지고있는트라우마를어루만지고성장의동력으로작동하여스스로그트라우마를극복하게하는것.치열했던삶의끝자락에서진이와민주가한선택은,지니만을위한선택이아닌그들자신을위한선택이기도하다.그렇게진이와지니,민주를둘러싼관계들에서번져나오는빛이단비처럼쏟아져들어오며따뜻하고섬세한작품이탄생했다.모두가기다려온이야기꾼의귀환이자,아름답고힘있는서사의완성이다.

“나는‘꿈속’으로줄달음하는내상상을좀처럼멈출수가없었다.그래서미련없이책을덮었다.내친김에새노트를꺼내이렇게썼다.‘생의가장치열했던사흘에대한이야기’.줄거리와개요를전력질주하듯썼다.(……)이야기의특성상판타지의옷을입는게맞겠다고판단했다.주인공의육체적존재가될‘누군가’는인간이어서도,인간과너무다른존재여서도안되었다.”_‘작가의말’에서

생의가장치열했던사흘
눈부시게다시시작되는삶의이야기

단사흘간벌어지는사건을원고지1,500매분량의장편으로길게풀어냈음에도지루할틈없이빠른속도로전개된다.숨이막힐듯치열한마지막순간을담아내고있지만,작품전반에깔려있는분위기는오히려경쾌하고따뜻하다.공동의목표를향해전력질주하는진이(지니)와민주.그리고그들이각각찾아헤매는‘죽음의의미’와‘삶의의미’.둘은언뜻서로다른선상에놓여있는것처럼보이지만,사실은‘삶’과‘죽음’이라는두개의굵직한선이교차하는하나의점위에놓여있다.삶과죽음은맞닿을수없는평행선상에놓인것이아닌,종국에는겹치고맞닿을수밖에없는필연적이자운명적인것이기때문이다.

판타지라는장르적재미를덧입고있으면서도현실에단단히발붙이고선탄탄한얼개와,이야기를이끌어나가는입체적이고매력적인인물들.《진이,지니》는빠른호흡과리듬감,놀라운흡인력으로치밀하게구축된정유정의또다른세계이다.그세계의중심에서있는보노보‘지니’와사육사‘진이’,그들을통해성장하는‘민주’.정유정의이러한변화는어쩌면이미예견된일이었을지도모른다.감동적이고,뭉클하다.

“그녀는내게삶이죽음의반대말이아님을보여주었다.삶은유예된죽음이라는진실을일깨웠다.내게허락된잠깐의시간이지나면,내가존재하지않는영원의시간이온다는걸가르쳤다.그때가오기전까지나는살아야할것이다.그것이삶을가진자에게내려진운명의명령이었다.”_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