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 레트로 라이프 (빈티지 애호가, 취향을 팝니다)

디스 레트로 라이프 (빈티지 애호가, 취향을 팝니다)

$13.50
Description
이미 존재했던 것, 가장 친숙한 것에서 나오는 역설과 도시의 씁쓸하고 달콤한 감각!
쓸모없고 아름다운 것들의 애호가 남승민이 들려주는 마음의 안식을 주는 과거의 사물과 사람들 이야기 『디스 레트로 라이프』. 저자는 빈티지와 레트로를 구분한다. 빈티지는 할아버지-아버지-아들로 세대를 거치면서 스토리가 쌓이고 라이프스타일이 담기는 반면, 디자인이 좀 촌스럽고 과시적인 경향이 강한 레트로는 대안 생산과 키치를 염두에 둔 측면이 짙다. 레트로는 미적 범주에서 소외된 주변적인 것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옛것에 대한 추억을 미의 영역으로 승화시키려는 발상의 전환이다.

저자가 가장 잘하는 것은 바로 옛 물건의 역사를 읊으며 사물에 광채를 부여하는 일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진품, 희소성, 개성, 수작업 등 긍정적인 측면을 알려주며, 소외된 인간성 회복을 모색하는 레트로 라이프를 대안 라이프스타일로 제시한다. 1부 ‘레트로와 그 사물들’은 바로 이러한 심폐 소생의 순간을 담았다. 곧 사라질지도 모르는 희귀한 물건의 탄생 배경과, 그 사물이 사용되었던 순간과 문화를 소유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저자의 입담이 진귀하고 흥미롭다.

2부, ‘레트로 블루스’는 주인장이 오랜 시간 황학동과 종로 일대를 누비며(일명, ‘나까마’를 하며) 만난 오래된 물건과 사람들에 연루된 추억담을 담았다. 3부 ‘어반 레트로 피버’의 필름 사진과 짝을 지은 글들은 보들레르의 산문시집 《파리의 우울》을 떠올리게 한다. 화려한 파리의 뒷골목, 오물과 가난을 목도한 산책자 보들레르의 시선처럼 우리가 평소 보지 못하는 종로와 이태원의 뒷골목 풍경을 기록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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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남승민

빈티지사물판매요원.
학창시절엔헌책을모으던문학청년이었다.
시계로나까마이력을시작했으며,오프라인숍을두번말아먹고,지금은서촌에서창고겸작업실을운영한다.
맛있는커피로하루를시작할때와처음만난카메라로사진을찍을때행복에가까운기분을느낀다.

목차

Ⅰ.레트로와그사물들
Ⅱ.레트로블루스
Ⅲ.어반레트로피버

출판사 서평

아름답고쓸모없는것들의애호가가들려주는

교양인의사물,마성의빈티지
이토록레트로한생활!

죽은것도살려내는취향의시대,성공한애호가들이주목받는이시대에레트로라이프에대한남다른애착과시선을담은에세이《디스레트로라이프》가출간되었다.책제목과동명의상호를걸고빈티지물건을사모아파는남승민씨가쓴이책은흔하지않은빈티지제품에대한소개글과,멸종위기에처한직종인도매업자,일명‘나까마’의다각적인정의,레트로숍을운영하면서만나는이태원우사단로이웃들과의유쾌한일상,그리고사라져가는풍경에대한포착을담았다.짧게완결된농후한글과그가빈티지필름카메라로직접찍은사진들로이뤄져있어아무페이지나펼쳐읽어도좋다.문학전공자답게위트있고지적인문장스타일이빛이난다.다소자조섞인외침처럼들리는‘이토록레트로한삶!(ThisRetroLife!)’은십년넘게나까마일을해온저자의존재론적자기확인이자확신가득한사랑고백이다.책을끝까지읽어낸이라면분명레트로라이프에동참하게될것이다.

은행나무출판사에서선보이는애호생활에세이브랜드‘Lik-it라이킷’은“내가좋아하는일이내가사는법”이란컨셉이보여주듯좋아하는일을통해삶을풍요롭게가꾸는새로운라이프스타일트렌드를제시한다.첫책,소설가조영주의본격덕질탐구에세이《좋아하는게너무많아도좋아》를필두로,삶의가치를깨우는죽음을다룬,종양내과의사김선영의《잃었지만잊지않은것들》에이어세번째로레트로숍주인장이자나까마남승민의빈티지생활에세이《디스레트로라이프》를소개한다.

20세기교양인의양품점
디스레트로라이프

‘마성의빈티지,교양인의손목시계’.저자남승민이운영하는가게에들어서면,호방한선언문이붙어있다.헌책,아날로그시계,레코드판과카세트테이프,필름카메라,빈티지안경테,목걸이와귀걸이등의액세서리들과각종희귀한잡화등이구석구석쌓여있는‘작은벼룩시장’이다.신기하고재미난물건들을구경하다가,쓸데없는물건을하나구입하노라면나만의즐거움을향유하는교양인이된듯한자신감에휩싸이게된다.
‘retrospect(회상)’의줄임말인레트로는과거를회상하거나추억하기위한매개체라는뜻을담고있다.레트로는획일화된현대사회에서타인들과차별된개성을옛것으로재구성해익숙함과편안함을느끼게하는정서적컨셉이다.하지만옛것을체험하지못한밀레니얼세대들에게레트로는익숙한편안함이아니라과거의새로운재발견이다.그래서그들에게레트로는‘뉴트로(힙트로)’다.어쨌거나레트로덕에구세대와신세대가정서적으로‘통’하는진기한현상이생겼다.
《디스레트로라이프》가소개하는레트로사물은일반적으로떠올리는명품빈티지는아니다.할아버지가일본유학시절사용하시던손목시계라던가,어머니가프랑스에여행을가셨다가구입하신명품백같은것은없다.저자는빈티지와레트로를구분한다.빈티지는할아버지-아버지-아들로세대를거치면서스토리가쌓이고라이프스타일이담기는반면디자인이좀촌스럽고과시적인경향이강한레트로는대안생산과키치를염두에둔측면이짙다는것.레트로는미적범주에서소외된주변적인것에새로운가치를부여하고옛것에대한추억을미의영역으로승화시키려는발상의전환이다.
원래‘포도를수확하고와인을만든해’를의미하는빈티지(vintage)는와인의품질을예측하고마시기적절한시기등을판단하는데참고가된다.레트로사물역시생산된해를알면사용자와사용처를판단하는데도움이된다.저자남승민이가장잘하는것이바로옛물건의역사를읊으며사물에광채를부여하는일이다.진품,희소성,개성,수작업등긍정적인측면을알려주며,소외된인간성회복을모색하는레트로라이프를대안라이프스타일로제시한다.
《디스레트로라이프》의1부‘레트로와그사물들’은바로이러한심폐소생의순간을담았다.새로운아이템이끊임없이넘쳐나고무한대로변화하는시대에아이러니하게도레트로가더욱관심을끄는이유는‘스토리를지닌역사적유물’로느껴지기때문일것이다.값비싼물건은아닌지만곧사라질지도모르는이희귀한물건의탄생배경과,그사물이사용되었던순간과문화를소유한듯한기분을느낄수있게해주는저자의입담이진귀하고흥미롭다.영화〈에일리언〉〈지옥의묵시록〉,제임스설터와하루키의소설에등장한시계를가져와한바탕풀어놓는이야기는마치격의없는문화비평같다.


사라질가치에대한기록
빈티지시계의욕망과이면

어쩌면그의물건들은오래된가치(oldies-but-goodies)보다는곧사라질가치에기대고있는지도모른다.옛물건에얽힌좋은발견을했는데,이이야기를들려줄손님이없어홀로노트에써내려간글들이라남다른애환도느껴진다.

“국내에서제조한초기기계식시계,그것도80년대산업역군을뒷바라지하느라손에물기마를날이없던그시절젊었던우리엄마들을위한여성용모델이다.투박하고과감한디자인과색상의배치는70년대모든실험이끝나고뒤치다꺼리를하다얻어걸린듯하고,요상한브랜드네임과공장에서찍어낸듯한바늘들이침울한인상을주지만,여보세요,이건멋쟁이들을위한시계였음을제발기억해주길.”_83쪽

레트로신드롬의이면에는성장동력을상실하고‘이생망’(이번생은망했다),‘N포세대’등이유행어로자리한현대사회에서겪어보지못한,풍요로운옛번성기의영광을재현하고싶은욕구가담겨있다.부모의세대보다더가난한첫세대인밀레니얼세대는부모세대의자수성가를동경해야하는숨겨진거품세대다.하지만급격한경제성장의이면에는성장주의가치아래인권과자유,민주주의는묵살되는노동자와시민들의지난한싸움이있다.저자는남발되는‘레트로풍’의낭만뒤에숨지않는다.레트로의눈부신영광의명암도직시한다.

“시계라는걸차고싶어했던우리네이웃들의허영심과중산층의자부심을대변했던,철학이부재했던그시절의물질적풍요.가혹했고숨죽였던,마침내성취된듯보였던민주화의열망과짓밟힘같은,그젊음의시간을기록하고모두가다시증언하기위해눈뜨고일어났더니이미너무도많이만들어져버린오리엔트.너의전성기는그때도지금도아니다.아직도착하지않은것이다.”_63쪽

옛날사물은생산당시의문화와정서,습관과유행을적절하게품고있다고저자는말한다.즉그것이활발하게팔리던어떤장소와주된고객들을적절하게상상할수있는제품이곧빈티지이다.특히80년대월급쟁이기본급의두배정도로판매되었던기계식시계는그런시계를선택하는사람의욕망과태도를들려준다고한다.그래서이책에는시계이야기가유독많이등장한다.

“갑자기상상력을들먹이는이유는이옛날시계들은자기혼자서는결코존재할수없기때문이다.과거의일상을잠시복원시키는힘,그것이빈티지사물의기본적인전제이고이는옛물건에임하는마음의준비를당연히요한다.그렇기에시계는각시절의특징을고스란히담고있으며,지금시계를고르고있는누군가에게그에걸맞은열정과패션과마음가짐을상상하게만든다.”_23쪽


비이성적일탈로점철된
수집과애호의일상

2부,‘레트로블루스’는주인장이오랜시간황학동과종로일대를누비며(일명,'나까마'를하며)만난오래된물건과사람들에연루된추억담을담았다.낡아보이거나어설퍼보이는옛추억의이미지도찾을수있지만,오랜전통과고집으로지켜온고전적장면도있다.남들이알아주지않더라도자신의숙련된기술로명맥을이어온장인들도여럿등장한다.나까마와시계수리상들이바로그러하다.저자는다큐멘터리기법으로이들의하루를묘사하며직업과윤리에대해조명한다.

“시계업계에서나까마는이가게에서저가게로물건을옮겨주는사람을뜻하다.개인에게서개인으로시계를옮겨주는가장일차원적인노드(node).시계모델의재고가많다면나까마는그재고를도매가격으로받아필요한다른가계에제공하고얼마간의거간비(수수료)를받는다.
나까마는수수료가아니라신용을먹고사는업자다.이를테면이가게에서산시계로이문이많이남을경우에다음거래를통해그이윤을보상한다.하자가있어판매가여의치않은물건을받더라도저번에많이남겼다면그것을품어주는것,그렇게또다음거래를내다보는것,나까마는그런역할을한다.시계상인들이나까마에게많은부분기대는이유는이런동료의식때문이다.나까마에게부탁해애들등록금이나경조사비용을그때그때조달하곤했던것이다._90~91쪽


혁신을위함참조
레트로라이프

3부‘어반레트로피버’의필름사진과짝을지은글들은보들레르의산문시집《파리의우울》을떠올리게한다.화려한파리의뒷골목,오물과가난을목도한산책자보들레르의시선처럼우리가평소보지못하는종로와이태원의뒷골목풍경을기록했다.대중을선도하는가장최신의것은어쩌면가장오래된것일지도모른다.이미존재했던것,가장친숙한것에서나오는역설과도시의씁쓸하고달콤한감각이이미지와글로오롯이전해진다.

미래는과거의얼굴을하고있다.이시대는‘자기관여성’의결핍을느끼고있다고한다.‘자기관여성’은어떤일에관여하고있다는실체감에서얻어지는만족도를말하는것으로,‘자기관여성’이점차사라지면서이에대한욕구가커지고있다고한다.한번의클릭이나음성지시로어지간한시스템이돌아가는때,엘피로음악을듣고,손으로감아쓰는수동시계를차고,필름카메라로사진을찍는다는것은어떤의미일까?저자는엘피를재킷에서꺼내턴테이블에올리고조심히바늘을내리는그행위자체가“내가주체적으로음악을감상한다는즐거움을선사할것”이라고말한다.

“우리는영향받은것에굉장히민감해하며짐짓너스레를떨지만,정작촉수를곤두세우는것은언제나자신이주변에어떤쥐똥만큼의영향이라도미쳤는가하는것이다.(…)라디오를듣는것은,시디를꺼내레이저눈금이가장바깥쪽으로이동하는것을천천히기다리는것보다쉽고,시디는층층이쌓인무더기에서테이프를꺼내A면,B면을택해플레이어에꽂아넣고플레이버튼을누르는것보다쉽고,테이프는얇은도우뒤집듯조심스레엘피를올려놓고바늘을옮기는것보다역시쉽다.”_200쪽

영원한발전을꿈꾸며앞으로전진하는분위기속에선돌아볼수없었던과거를돌아볼때가도래했다.이는불투명한미래전망에서비롯된복고열풍도아니요,일시적트렌드도아니다.변덕스럽고불확실한현재에내재한미래에대한두려움이과거를유토피아로인식하며레트로라이프를열망하게한다.하지만노스탤지어는유토피아를대신할수없다.저자가책을통해궁극적으로말하고싶은것은과거에대한노스탤지어가아닌희망적인미래가아닐까.과거의호황을겪어보지못한우리세대가찾고있는이질적인향수속에어쩌면그단서가있을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