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의 눈물 (권지예 소설 | 양장본 Hardcover)

베로니카의 눈물 (권지예 소설 | 양장본 Hardcover)

$14.00
Description
우리가 외면해왔던 수많은 삶의 이면을 엿보다!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수상 작가 권지예가 10년 만에 펴낸 소설집 『베로니카의 눈물』. 쿠바 아바나, 프랑스 파리, 미국 플로리다 등 다양한 도시를 배경으로 한 한 편의 중편소설과 다섯 편의 단편소설로 묶인 소설집으로, 이국과 낯선 장소라는 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인물과 인물 사이에 느껴지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와 관계의 뒤틀림 등을 선명하게 그려내고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은 대부분 이방인으로서 해외를 여행 중이거나 단기 체류 중인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야기의 전개와 함께 서서히 드러나는 관계의 진면이다. 주로 낯선 공간에 여행이란 명목으로 던져진 사람들 사이의 관계, 그리고 소설이라는 수면 위로 떠오른 그들의 진심을 통해 지나치게 일상적이라 오히려 보지 못하고 있는 것들을 유심히 들여다보게 한다.
저자

권지예

1997년《라쁠륨》으로등단했다.소설집《퍼즐》《꽃게무덤》《폭소》《꿈꾸는마리오네뜨》,장편소설《사임당의붉은비단보》《유혹》(전5권)《4월의물고기》《아름다운지옥1,2》,그림소설집《사랑하거나미치거나》《서른일곱에별이된남자》,산문집《권지예의빠리,빠리,빠리》《해피홀릭》등이있다.2002년이상문학상,2005년동인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베로니카의눈물·7
낭만적삶은박물관에나·109
파라다이스빔을만나는시간·143
플로리다프로젝트·187
카이로스의머리카락·231
내가누구인지묻지마·275
해설·314
작가의말·330

출판사 서평

“일상의시간을잡아늘이는여행의시간”
이상문학상동인문학상수상작가
권지예10년만의소설집출간


1997년단편소설〈꿈꾸는마리오네뜨〉로문예지《라쁠륨》신인상을받으며등단한뒤이상문학상,동인문학상을연달아석권한권지예가10년만에소설집《베로니카의눈물》을출간했다(은행나무刊).한편의중편소설과다섯편의단편소설로묶인이소설집은‘이국’과‘낯선장소’라는장치를적극적으로활용해인물과인물사이에느껴지는미묘한감정의변화와관계의뒤틀림등을선명하게그려내고있다.

단조롭고무료한삶을벗어나이국의공간에함께던져진미완(未完)의사람들.여행은사람을좀더가깝고애틋하게만들어주지만,오히려가까워진그물리적거리로인해서로가더욱낯선존재로변모하기도하고때론그대상이나자신이되어스스로고수해왔던가면속민낯을직면하기도한다.권지예의소설에서여행은독자와이야기를더욱밀착시키는매개체가된다.작가는우리가외면해왔던수많은삶의이면이여행이란특수한상황속에서더강력하게발현될수있도록신열하고솔직한이야기를아낌없이풀어놓는다.충분한이해를공유하고있다고믿어왔던상대가은연중에내비치는낯선모습들이소설속삽화처럼유려하게흐른다.

“겨울을재촉하는을씨년스러운늦가을비가추적이고미세먼지가하늘을연일뒤덮는날이이어지자나는쿠바로날아가기로했어요.겨울이시작되고있었고,무엇보다혼란과슬픔의긴터널에서빠져나올계기가필요했어요.나도살아야겠다는생각이들었어요.”_본문에서

아바나,파리,플로리다,발칸반도……
이국에서벌어지는멜랑콜리한삶의이면


〈베로니카의눈물〉을포함한여섯편의소설은쿠바아바나,프랑스파리,미국플로리다등다양한도시를배경으로하고있다.작품속인물들은대부분이방인으로서해외를여행중이거나단기체류중인데,여기서주목해야할점은이야기의전개와함께서서히드러나는관계의진면이다.그들은모두서로를잘이해하고있다고,서로에대해잘알고있다고믿고있지만실상은그렇지않다.같은공간에서같은시간을향유하고있으면서도서로다른사유를하는순간들이불쑥불쑥고개를내미는것이다.

표제작인〈베로니카의눈물〉은글을쓰기위해이역만리한국에서쿠바까지날아온모니카와집의관리인베로니카가유대감을쌓아가는이야기이다.처음엔잘맞지않는듯했지만낙후된환경에서현지인베로니카에게의지할수밖에없는모니카와그런모니카를딸처럼,때로는친구처럼대하는베로니카의모습은연신웃음과따뜻함을주고급기야둘의관계는‘쿠바엄마와딸’로발전하게된다.하지만예상치못한사건이하나터지며이야기는전혀다른방향으로전개된다.

“표면적으로는아무일없이시간이흘러갔다.아무리생각해도내가이곳에있는한나는그녀와공생을해야하지않을까.생각할수록그런결론이났다.그녀가일을하러오면나는전과같이서비스에대한내기준의팁을주었다.갑자기안주면그녀가내치졸한마음을눈치챌거같았다.”_본문에서

다른소설들도마찬가지이다.자신에겐상처뿐이었던낭만의도시파리를사진작업차다시찾은재이는아름다운추억과비참한기억이어려있는미라보다리위에서전남편을다시만나기로하고(〈낭만적삶은박물관에나〉),남편이유품으로남긴작은상자의비밀을알기위해쿠바로향한수현은뜻밖의―사실은믿고싶지않아외면하고있었던―진실을마주하며도리어다시금생의의지를다잡게된다(〈파라다이스의빔을만나는시간〉).또한부유하게사는친구부부의세미나에대리출석하기위해딸과함께플로리다에온현주는시종일관예민하게구는딸이사실성폭행피해자였고미투고백을고민하고있다는사실을뒤늦게깨달으며(〈플로리다프로젝트〉),은혼식을맞아남편과함께패키지여행을떠난복순은남편과각자의영역을인정하고참견하지않는안정된부부관계를유지하고있다고믿었지만내내붙어있을수밖에없는여행의특성상애써덮어두고있었던그간의묵은감정과기억이끝내호출되고야만다(〈카이로스의머리카락〉).마지막으로실린〈내가누구인지묻지마〉는유일하게한국을배경으로하는소설이다.작품에등장하는남자와여자는여행을하거나해외에서체류하고있지않지만,각자의이유로집을떠나고시원에서생활하고있는,사회의이방인으로서존재하는인물들이다.

“재이는아파트를나와강변도로를걸어미라보다리로향했다.가을이깊어가는지바닥에떨어져뒹구는플라타너스낙엽이꼭썩은손처럼보였다.우울하게안개비가내리는전형적인파리날씨다.재이는진봉에게이렇게물어볼작정이다.아직도로맨티시스트야?”_본문에서

나와당신사이의장막이걷히는순간,
우리는어떤눈빛으로서로를바라보게될까


문학평론가소영현은작품해설을통해“일상의윤곽은일상을벗어나면서좀더뚜렷해진다.여행을통해오히려일상의숨겨진이면을좀더날카롭게들여다보게하는것이다”라고말했다.《베로니카의눈물》에실린여섯편의소설을관통하고있는것은바로그‘일상의이면’이다.내가잘알고있다고믿었던것들은사실전혀모르고있었기때문에잘알고있다고착각했던것이고,잘이해하고있다고생각했던것들또한그저내방식대로받아들이고해석하여스스로그합의에도달한것뿐이다.이렇듯《베로니카의눈물》은지나치게일상적이라오히려보지못하고있는것들을유심히들여다보게하며,그것은주로낯선공간에여행이란명목으로던져진사람들사이의관계,그리고소설이라는수면위로떠오른그들의진심을통해아스라이드러난다.권지예의소설은,소영현의표현을빌려“이국의경험을활용하면서우리의삶이구성되는방식을묻고”“일상의시간을잡아늘이는여행의시간을통해그내부로깊이파고들어문득우리의삶이구성되는방식을낯설게”하는,“여성으로서의그녀들의삶이해체되고재조직되는시간,즉부재의시간과의조우”라고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