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삶 (마르타 바탈랴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삶 (마르타 바탈랴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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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데뷔작임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성숙한 문체와 정교한 구성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은 마르타 바탈랴의 첫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삶』. 소설을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가 2019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수상하였으며, 2020년 오스카상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출품되면서 작품의 예술성과 문학성을 입증했다. 존재했지만 존재하지 못했던 여성들의 삶을 완벽하게 복원하면서, 이들의 삶이 있었기에 현재의 우리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작품이다.
저자

마르타바탈랴

1973년브라질헤시피에서태어나리우데자네이루의치주카에서자랐다.브라질에서저널리즘과문학을공부하고기자로일하다2008년뉴욕으로이주해출판사에서일했다.데뷔작《보이지않는삶》은20여개국에서저작권계약이되었으며2019년영화로제작되어같은해칸국제영화제‘주목할만한시선상’을수상했다.현재캘리포니아주(州)샌타모니카에서남편과두아이와살면서두번째소설을집필중이다.

목차

보이지않는삶…013

작가의말…234
옮긴이의말…236

출판사 서평

“이책은무언가가됐을수도있는여성,
에우리지시구스망에대한이야기다.”

세계20여개국번역·칸국제영화제수상|〈허핑턴포스트〉‘반드시읽어야할책’
〈시카고북리뷰〉‘올해읽어야할책’|〈버슬〉‘지금바로여성이읽고싶어할만한책’

《보이지않는삶》은데뷔작임을믿을수없을정도의성숙한문체와정교한구성으로독자들을사로잡은마르타바탈랴의첫장편소설이다.소설을기반으로제작된영화가2019년칸국제영화제에서‘주목할만한시선상’을수상하였으며,2020년오스카상외국어영화상부문에출품되면서작품의예술성과문학성을입증했다.
소설은가부장제의억압과편견에맞서고군분투하는한자매의삶을동화같은필체로그린다.가부장제사회가어떻게여성의자아를억누르는지를낱낱이보여줌과동시에,이에굴하지않고자신의삶을이끌어가는강인한여성의모습을담아낸다.다양한인물의삶을생생하게펼쳐보이고,번뜩이는유머로무거운주제를재치있게다루는작가의탁월한능력은우리로하여금이야기속으로빨려들어가게한다.
소설은에우리지시와기다자매를중심으로전개된다.어릴적부터영특했던에우리지시는다방면에서뛰어난재능을보이지만,부모와남편의반대로번번이수많은자아를펼치지못한다.

사실에우리지시는똑부러지는여자다.잘계산된수치몇개만가져다준다면교량하나정도는혼자서도뚝딱설계해낼수있을것이다.실험실에자리하나만내준다면백신이라도발명해낼수있을것이다.하지만에우리지시의두손에주어진것은더러운팬티뿐이었다.17쪽

아름다운외모로남성들의시선을한몸에받았던기다는무책임한연인때문에인생이한순간에나락으로떨어진다.그러나두여성은자신들을배척하는사회에맞서끊임없이일어선다.우리의어제를떠올리게하는그들의일대기는여성억압서사가세계보편의이야기이며,현재에도여전히유효하다는사실을다시한번깨닫게해준다.

자신의삶을살고자고군분투하는여성의삶
가부장제를향한날카로운유머와생생한서사

주인공에우리지시는리우데자네이루의작은동네치주카에서남편안테노르와아들아폰수,딸세실리아와함께안정적인삶을꾸려가고있다.남편은중앙은행에다니고,식료품항아리는바닥을보인적이없으며,두아이들은건강하게무럭무럭자란다.하지만에우리지시에게는한가지고민이있다.모든것이잘돌아가는것처럼보이지만,자신에게는아무것도남지않은것같은공허함을느끼게된것이다.

안테노르는직장에갔고,아이들은학교에갔으며,에우리지시는집에머물렀다.집에홀로남은그녀는고기를다지며자신의삶을불행하게만드는갖가지생각들을곱씹었다.그녀는직장이없었으며학교는이미졸업한지오래였다.침상을정리하고,화분에물을주고,거실을쓸고,빨래를하고,페이장의간을맞추고,밥을안치고,후식으로먹을수플레를만들고,고기굽는일을다마치고나면무엇으로남은하루를채울수있단말인가?17쪽

에우리지시는곧‘자기자신이되지않기가얼마나어려운지’를깨닫게되고,그동안억눌러왔던다양한자아를발산한다.뛰어난요리솜씨를가진그녀는독창성을발휘해요리책한권을완성한다.그러나요리프로그램출연의꿈은“가정주부가쓴책을누가본다고그래?”라는남편의말한마디로끝나버린다.잠시침울해하던에우리지시는이내기운을차리고이번에는동네최고의재봉사로거듭난다.솜씨좋은재봉사로이름이알려지면서주문이밀려들지만,결국남편에게이사실을들켜봉제프로젝트도수포로돌아가게된다.하지만에우리지시는자신을옥죄는집에서벗어나기위해끊임없이새로운자아를시도한다.
한편에우리지시의언니기다는자신을버리고간남편때문에혼자서경제활동과육아를감당해야하는이중고에빠진다.남성이모든경제권과발언권을쥐고있었던시대에혼자의힘으로생계를꾸린다는것은매우어려운일이었다.그러나기다는강인한생활력으로일을구하고,비슷한처지의여성공동체의도움을받으며아들을키우면서자신을굴복시키려는사회에굳건히맞선다.

마르쿠스가짓이겨버린마음,외롭고길기만했던임신기간,남의자식들을돌보던몇년,필로메나의신음소리를들으며뜬눈으로지새웠던긴긴밤들,먼지가가득했던잡화점의나날들과거실을꽉채운아세톤냄새.(…)기다는마치오뚝이같았다.아무리때려도제자리로돌아왔다.한번넘어질때마다더힘차게,더미소를띠었다.운명의끝에선자신이승리하리라굳게믿었다.171-172쪽

작가는자매가겪는고난들을특유의발랄한유머로풀어낸다.그리고유머속에날카로운진실을숨겨놓음으로써효과적으로가부장제의양상을드러낸다.에우리지시와기다를중심으로뻗어나가는주변인물들의삶은작가가조부모세대로부터물려받은역사적·정신적유산에서재구성되어,마치이웃집이야기를듣는것만같은생생함을내포한다.이생생함덕분에등장인물들의이야기는현실성을획득하고,독자들은과거뿐만아니라현재로이어지는여성억압의서사를한눈에살펴볼수있게된다.

우리의과거와현재의기록
‘보이지않는삶’에대한헌사

에우리지시와기다자매가살았던20세기는지금보다더욱여성에게가혹한시대였다.남성이중심인사회와가정에서여성은언제나부차적일수밖에없었다.여성의욕망은사회구성원전체가나서서차단(혹은처단)하는대상이었다.에우리지시는무엇이든될수있었지만‘여자’라는이유로미래를꿈꿀수없었고,기다는여성을배제하는사회구조로인해혼자서큰짐을짊어져야만했다.이들은분명남성들과같은공간,같은시대를살았지만사회에서나가정에서나단한번도주목을받지못했다.
이는에우리지시가새로이찾은프로젝트인글쓰기에서도잘나타난다.요리책과봉제프로젝트다음으로글쓰기에몰두한에우리지시는두건으로대충머리를묶은채매일같이도서관으로출근한다.가족들은그런에우리지시에게관심조차주지않고,이웃들은에우리지시를정신나간존재로여긴다.

“책을쓰고있어.보이지않음에대한이야기야.”
침묵속에서저녁식사가계속되었다.아무도책에대해더알려하지않았다.그책을출판하고싶은건지,장르가로맨스인지모험인지,그리고그렇게글을쓸자격이그녀에게있는지아무도물어보지않았다.식탁에저녁식사가차려져있는지,혹은아이들이학교에가려면몇시에일어나야하는지에대해서이야기하는것정도만이그녀가할만한이야기라는믿음이팽배했다.208쪽

하루는에피제니아여사가다빈치서점의쇼핑백에무엇을넣고다니냐고에우리지시에게물었다.에우리지시는그질문에겁없게도셰익스피어전집과옥스퍼드사전이들었다며,셰익스피어는원어로읽어야한다고생각하기때문이라고덧붙였다.
불쌍한에우리지시,이웃여자들이말했다.그녀는이제2개국어로망상을하게된것이다.212쪽

하지만에우리지시는가족과사회의무관심에도불구하고계속해서타자기를두드린다.‘보이지않음의역사’는에우리지시자신의역사이며동시대를살았던수많은여성들에게바치는헌사인것이다.작가는“만일누군가,언젠가,‘보이지않음의역사’라는제목이적힌작은제본책의첫장을만나게된다면,그것이단한곳의도서관에만소장되기에는아까운책이라는사실을금세알아차리게될것이다”라고말하며,과거에는빛을보지못했지만미래에는가치를지니게될여성들의삶을높이평가한다.

《보이지않는삶》은존재했지만존재하지못했던여성들의삶을완벽하게복원하면서,이들의삶이있었기에현재의우리가있다는사실을일깨운다.그리고현재의우리역시더나은내일을꿈꿀수있다는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