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 (E. M. 리피 장편소설)

스킨 (E. M. 리피 장편소설)

$15.80
Description
“나탈리가 타인의 시선을 피해 빠져나가고자 했던
모든 장소마다 언젠가의 내가 있었다.”
타인의 시선에서 비롯된 자기혐오를 떨쳐내고 진짜 삶으로의 복귀를 위한 이야기
본 작품인 《스킨》은 나탈리라는 한 여성이 자신의 진정한 모습과 삶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남들보다 거대한 자신의 몸이 사람들 사이에서 우스운 꼴을 당할 수도 있다는 나탈리의 과도한 염려는 늘 폭식으로 이어진다. 폭식 후에 밀려오는 후회와 환멸은 나탈리를 괴롭히지만, 이 감정들이 우울하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비록 균형은 잃었지만 영민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나탈리의 관찰력과 행동력은 이 흥미진진한 여행을 따라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처음에는 마지못해 새로운 사람과 경험을 받아들이는 척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탈리는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낯선 경험을 두려움 없이 맞이하게 된다. 자기 자신에 대해 환멸과 실망만 가득했던 나탈리가 자신의 신체에 관한 새로운 기준을 직접 찾아가며 진정한 삶을 찾아가는 과정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줄거리
학교 선생님인 나탈리는 교편을 잡은 지 6년이 지난 어느 날, 삶에 대한 회의를 느낀다. 분명 자신의 인생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남의 인생처럼 아무런 감흥도, 열정도 느낄 수 없는 삶. 무턱대고 학교를 그만둔 나탈리는 여행을 통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우중충하고 싸늘한 아일랜드를 떠나 해가 쨍쨍한 호주 다윈으로 떠난다.
이야기는 호주로 가는 길에 경유하게 된 발리에서 시작된다. 사람들이 '천국'이라 일컫는 발리 시내는 나탈리에게 낯설고 두려운 곳에 불과하다. 거울에 비친 어색하고 매력적이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익숙한 불안감과 혼란을 느끼던 나탈리는 숙소 앞방에 묵고 있는 마리아라는 여성과 가까워진다. 의자에 앉아도 뱃살이 접히지 않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해 보이는 마리아의 외모에 나탈리는 더욱 움츠러든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나탈리만의 방법은 위가 찢어질 만큼 폭식을 하는 것이다.
소설은 나탈리가 발리를 거쳐 호주, 뉴질랜드, 아일랜드, 네덜란드, 그리고 페루까지 긴 여행을 하는 동안 그녀 안에서 요동치던 감정들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는 과정을 따라간다. 과연 여행의 끝에서 나탈리가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나탈리는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저자

E.M.리피

E.M.Reapy
데뷔소설《레드더트(REDDIRT)》로아이리시북어워드와루니아이리시문학상을수상했다.벨파스트퀸스대학교에서문예창작석사과정을마치고현재더블린에서‘유네스코문학의도시’프로그램으로운영되는작가워크숍에참여하고있다.

목차

1장황혼의아이9
2장시선이아래로61
3장제발97
4장분명하게126
5장자전거여행가이드152
6장나비수집가192
7장마사지215
8장빨래237
9장아버지와아들258
10장다리280
11장스킨307
12장마흔한명352

감사의말377

출판사 서평

“어쩌면이런게진짜사랑이아닐까.
인생을있는모습그대로받아들이는것.”

모든여성의오늘을깨우는선명한목소리

아이리시북어워드와루니아이리시문학상을수상한소설가E.M.리피의한사람의여행기이자성장기를그린소설《스킨》이출간되었다.본작품인《스킨》은나탈리라는한여성이자신의진정한모습과삶을찾아가는여정을그렸다.남들보다거대한자신의몸이사람들사이에서우스운꼴을당할수도있다는나탈리의과도한염려는늘폭식으로이어진다.폭식후에밀려오는후회와환멸은나탈리를괴롭히지만,이감정들이우울하게만느껴지지는않는다.비록균형은잃었지만영민하게상황을파악하고고통에서벗어나기위해노력하는나탈리의관찰력과행동력은이흥미진진한여행을따라가게만드는원동력이된다.
처음에는마지못해새로운사람과경험을받아들이는척하지만,시간이흐를수록나탈리는진심으로사람을대하고,낯선경험을두려움없이맞이하게된다.새로운시간이선사하는즐거움과깨달음을건너며나탈리는세상속에놓인자신의모습보다는그세상을채우고있는사람들과풍경으로시선을돌리는법을체득한다.

“진짜는현재뿐이니까요.과거와미래같은건,사실우리머릿속에만존재하잖아요.그러니그사람들은현실에충실하기로선택한거죠.지금이곳에만요.”
_본문에서

여자,남자,혹은단지사람들
발리를거쳐호주,뉴질랜드,아일랜드,네덜란드,그리고페루까지긴여행을하는동안나탈리는여러사람들을만난다.그들은여성일때도있고,남성일때도있다.나탈리가열등감을느끼게만드는날씬하고아름다운여성,나탈리를무시하는여성,나탈리와친구가된여성,나탈리를사랑하고또나탈리가사랑하는여성.남성들또한다양한모습으로나탈리와관계를맺는다.나탈리를우습게여기는남성이있는가하면나탈리와사랑에빠진남성도있고,또나탈리와진한우정을나누는남성도있다.소설에는다양한인물들이등장하지만저자는단한명도허투루넘기지않는다.인물들이간직한저마다의사정과성격,숨겨진이야기는나탈리와나탈리를지켜보는우리를강하게만든다.
폭식으로인한신체의망가짐은자연스레자기혐오와낮은자존감을만들어냈다.나탈리는무의식중에늘다른이와자신의몸을비교하고,검열하고,평가내린다.자기보다날씬한사람옆에서길두려워하고낯선남자들이자기의몸을두고낄낄거릴까봐늘신경을곤두세운다.실제로그런사람과마주하면간신히끌어올린자존감이곤두박질친다.

“근데맞는말이긴해.내몸을좀봐.”
“스스로를그렇게평가하면남들도널똑같이볼수밖에없어.”
“응?”
“자신에게하는말이결국자기겉모습으로나타난대.신경과학적으로그래.우리두뇌는오류를싫어하거든.온세상을뒤져서라도우리가떠먹이는말의증거를찾아낼거야.”
_본문중에서

그러나나탈리가그토록부러워했던사람도,그토록두려워했던시선의주인공도결국‘단지사람’일뿐이다.각자만의고민을안고있는유약하고연약한,그러나다른누구도아닌자기만의삶을찾기위해묵묵히전진하는사람들.소설은신체에대한강박으로힘든시간을보내고있을여성들,혹은이미그시간을지나온여성들에게공감과위로의인사를건네지만비단여성에게국한된이야기만은아니다.나이에압박을느끼는여성,정체성으로고민하는남성등저마다간직한고통이있다.그리고여성과남성으로나뉜주어를지우면‘사람’이라는명료한대상이보인다.결국이소설은사람이사람답게살아가는이야기,한사람이주체성을갖고자신의삶을개척해나가는이야기이다.

나의피부,나의시간
피부는나이테와같아서우리가살아온시간은고스란히피부에드러난다.평생화를내고산사람은미간에깊은주름이잡혀웃을때도화난것처럼보이고,늘긍정적인태도로즐겁게산사람의입꼬리는남들보다조금올라가늘유쾌해보인다.바다에서파도와싸우며억센그물을부여잡고산사람의손에는짠소금기가배어있고,흙과햇빛가까이살아온사람의피부는까무잡잡하니햇빛을다량함유하고있다.
그런의미에서이책의제목이‘한사람의평생의기록을담은일지’라는의미를담고있다고생각할수도있겠다.튼살,주름,검버섯,흉터……시간이흐를수록인간의피부에는나이와경험을짐작할수있는자국이새겨진다.누군가는저주라고말하고누군가는특권이라고말할시간의흔적들은한번새겨지면잘─어쩌면영원히─지워지지않는다.그러나보기싫다는이유로외면하고피해다니기만한다면결국진정한자유를찾기란쉽지않을것이다.나탈리또한긴시간내면의두려움을회피하기만했다.그러나이제는“고개를숙여내몸을볼”시간이다.끔찍할거라는염려와달리,막상마주한자신의몸을보며나탈리는어떤혐오감이나괴로움도느끼지않는다.“노곤하게흔들리는야자나무잎사귀,첨벙이는물,나,그리고내몸뿐이다.어쩌면이모든게그리다르지않은것인지도모르겠다.”소설속이문장처럼,자신의몸은그저흔들리는야자나무잎사귀나첨벙이는물처럼지극히자연스럽고평범할뿐이다.
자신의피부를마주할자신이없었던것은,지금껏낭비한시간을들키게될것같아서가아니었을까.그러나인정하지않는다면다음단계로넘어갈수없는것처럼,때론괴로울지라도직시해야만깨닫게되는것들이있다.

이제남은건코르셋처럼복부를감싼붕대뿐이다.내가일어난다.붕대를끌러빙빙풀어낸다.천천히,그의몸이자유로워진다.
_본문중에서

《스킨》은지나간시간과현재,앞으로닥칠미래또한모두자신의것이며자신만이만들어나갈수있음을전한다.피부에새겨진시간의흔적이고통이라면치료해주고,아쉬움이라면보듬어주면된다.우리모두자유로워질자격이있다.《스킨》을통해그자유를누릴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