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별

새로운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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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새로운 별에 떨어져도, 우리는 혼자가 아니야
서로의 삶에 기대어
상실을 마주하는 자들의 이야기
대학 시절, 같은 합기도부에 소속되어 있던 네 사람은 10년이 지나 재회하게 된다. 그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채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별에 떨어진다. 아이를 잃은 아오코, 암에 걸린 가야노, 집에 틀어박힌 겐야, 가정에 문제가 생긴 다쿠마까지. 이렇게나 처한 상황과 사정이 다른 네 사람이 다시 만난다고 해서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을까? 해결하기 급급해 보이는 사정을 가진 서로가 과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네 사람에게 여전히 유효한 공통점은 대학 시절 때 함께했던 합기도, 그거 하나다. 각자의 사정을 함구한 채 매주 같은 합기도장에서 만나, 아무런 조건도, 상황도, 상태도 따지지 않고 몸과 몸만을 부딪쳐 가며 운동을 한다. 각자의 장점이 살아 있는 기술은 10년 전과 변함이 없다.
그들은 지금 ‘새로운 별’에 떨어졌다. 한 번도 와본 적 없는, 올 것이라 상상도 해본 적 없는 낯선 곳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금껏 그들이 살아온 것으로는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과연 그들은 새로운 별에서 서로를 구원할 수 있을까?

저자

아야세마루

1986년일본지바현출생.조치대학교문학부를졸업하고직장생활을하다가2010년「꽃에눈멀다」로제9회여성에의한여성을위한R-18문학상을수상하며등단했다.『뼈를물들이다』『벚꽃아래서기다릴게』등의작품으로스며드는듯잔잔하고섬세한필치를선보여주목받았고,2016년『이윽고바다에닿다』로제38회노마문예신인상후보에올랐다.이듬해인2017년에는리얼리티가강한기존의작풍을벗어나독특한상상력과은유가돋보이는소설집『치자나무』를발표했으며,‘작가의새로운경지를열었다’는호평을받은이작품으로제158회나오키상후보에올랐다.그밖의작품으로2019년오다사쿠노스케상후보작인『숲이흘러넘치다』와『주옥』『부재』등이있다.

목차

새로운별
바다의조각
나비가팔랑
따뜻해지는로봇
새터데이드라이브
달이두개
잠시휴식
나의은하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치자나무』로부터4년,
제166회나오키상후보작!

『새로운별』은제166회나오키상후보작으로,제158회나오키상후보작,제5회고교생나오키상수상작인『치자나무』의작가아야세마루의작품이다.아야세마루는스며드는듯잔잔하고도섬세한필치를선보이며,일본문단을이끌차세대작가로주목받고있다.

『새로운별』은대학시절,같은합기도부에소속되어있던네사람이10년이지나저마다의사연을가진채재회하는이야기다.대학시절에는상상조차하지못한일들을겪으며,그들은각자한번도경험한적없는‘새로운별’에떨어진다.아이를잃은아오코,암에걸린가야노,집에틀어박힌겐야,가정에불화가생긴다쿠마.이렇게나처한상황과사정이다른네사람에게여전히유효한공통점은대학시절때함께했던합기도하나다.그런그들이다시만난다고해서인생이달라질까?스스로해결하기도급급해보이는사정을가진네사람이,과연서로에게도움이될수있을까?

저마다끌어안은문제를,다른사람과나누며견뎌낸다

“답답한일인만큼,가야농이랑아오상둘이서만이아니라넷이서견뎌내는편이낫겠다고생각했거든.어려울때기지를발휘할수있고,누군가힘들어지면교대할수도있잖아.둘이선주위를살피기어려워도,넷이서라면기회를놓칠필요가없을지도모르고.불러줘서다행이라는건그런뜻에서한말이야.”
견뎌낸다,하고입을움직인뒤겐야는어금니를깨물었다.견뎌낸다.저마다끌어안은문제를,불합리함을,불안을다른사람과나누며견뎌낸다.

「바다의조각」중에서

네사람은매주같은합기도장에서만나,아무런조건도,상황도따지지않고몸과몸만을부딪쳐가며운동을한다.각자의장점이살아있는기술은10년전과변함이없다.함께운동할수록과거의기억이새록새록떠오른다.분명변한것이없는데모든것이변했다.네사람은각자의사연을조금씩,그리고천천히서로에게털어놓는다.그리고서로의아픔이그들의일상에스며들도록한다.병에걸린가야노의재활을위한합기도수련을세사람이돌아가며돕는다거나,아이를잃은아오코와아이와다투는가야노는서로에게힘이되며,살아있음에도죽어버린마음으로살던겐야와투병중임에도누구보다활력넘치는가야노는닮아있는듯다르며,구김살없이살아와자신을어떻게보호하는지도모르던다쿠마가친구들에게서자신을위하는방법을배우기도한다.

그들은아이를,건강을,삶을,가정을잃었다.동시에헤어졌던친구들을다시만났다.인생에뚫어졌던큰구멍을친구들이채웠다.그들은서로함께살아가고서로를생각하며,각자가이겨낸시간을존중하면서,빈자리를메우기시작한다.그들은그렇게‘빈자리’와‘없음’에대해새로이인식하게된다.

‘있음’과‘없음’에대한새로운인식

소리없는집에서홀로,유리제탁상시계시계판주위에새겨진백합꽃이며마룻바닥이긁히지않도록의자다리에씌운펠트커버를바라보다,어딘지모르게낯선행성에널브러져있는듯한,수상쩍고도초조한기분이들었다.불시착한모래땅에서고개를들어슬그머니주위를둘러보곤,남편과아이를바라지않는삶을생각했다.바닥에손을짚고머리를숙인남편의정갈한목덜미와,젖을빠는아기의입놀림이뇌리를스쳤다.눈꼬리에서눈물이방울방울떨어졌다―하지만이눈물은그저조건반사일뿐이다.잃어버렸다,커다란것을도려냈다,그렇게생각해왔는데결국나는무엇을잃은것일까.

양달에들이민두손이따뜻했다.졸음을이기지못해눈을감으니,손은저절로익숙한형태를쫓았다.손바닥안에쏙들어갈만큼작은머리통,납작한등허리와기저귀의빳빳함,피부로스며드는애틋한체온.그아이에게―나기사에게닿은시간은정신을잃을만큼괴로웠고,그럼에도근사했다.하나의생명이눈앞에서열을내뿜고있었다.잊지않았고,분명눈감는순간까지잊지못하리라.
그렇다면나는,잃은게아니라얻은것아닐까.

「새로운별」중에서

우리는인생을살아가며매번무언가를잃었다고느낀다.특히나‘새로운별’에떨어지는상황에선모든걸잃었다고생각할수밖에없다.그러나잃었다는건,가진적이있다는걸뜻하기도한다.그리고우리에겐그것을가졌을때의기억과추억이남는다.가진적없었다면단한번도느끼지못했을감정과경험하지못했을관계를,우리는가지게된것이다.

서로에게기대어삶을회복하는이야기

『새로운별』의저자아야세마루는한인터뷰에서어른이되어갈수록‘누군가에게도움을요청’하는일의어려움에관해이야기한다.도움을요청하는일은상대에게폐를끼친다고여겨지고,나의부족함을드러내는것만같아모두어려워하지만,저자는더이상그러지말자고얘기한다.혼자서견디고버틸수없는일도있다.인생에한번도경험한적없는일을겪는,마치‘새로운별’에떨어진것만같은일앞에서우리는서로의인생에기대어상실을마주하며나아가는수밖에없다.

『새로운별』은결국삶을회복하는이야기다.상실을생각해본적없는시절을지나,피할수없는운명처럼받아들여야하는시절을이야기한다.운명처럼받아들이기까지우리가겪어야하는고통과슬픔을,서로의삶에기대어견디고나아가는과정을그린다.분명그과정은쉽지않겠지만,낯선별에홀로떨어져모든걸감당하는것보다는분명히나을것이라고전한다.혼자였다면견디지못했을일들을,여럿이서로에게기댄다면언젠가는견디고일어설수있다는믿음을보여주는책이다.

책속에서

양달에들이민두손이따뜻했다.졸음을이기지못해눈을감으니,손은저절로익숙한형태를쫓았다.손바닥안에쏙들어갈만큼작은머리통,납작한등허리와기저귀의빳빳함,피부로스며드는애틋한체온.그아이에게─나기사에게닿은시간은정신을잃을만큼괴로웠고,그럼에도근사했다.하나의생명이눈앞에서열을내뿜고있었다.잊지않았고,분명눈감는순간까지잊지못하리라.
그렇다면나는,잃은게아니라얻은것아닐까.
「새로운별」중에서

눈앞이깜깜했다.차창밖으로거리풍경은색채로가득했다.빛이쏟아져내리고,벚꽃도흩날리고있는데.겐야에게있어그풍경들은TV나영화속세상보다도더현실감이없었다.눈을잘게깜빡였다.불신으로뒤덮였다.새카만,얼음처럼차가운거절의벽.그것이,겐야가실감하는세상이었다.
「바다의조각」중에서

있는것과없는것은닮았다.그곳에‘있는’것은항상몇퍼센트의‘없음’을존재안에포함하고있다.마찬가지로그어떤‘없음’에도항상몇퍼센트의‘있음’이혼재해있다.아오코는늘그런생각을하며부모를,업무상대를,가야노를,출산계획의불일치로헤어진남편을바라보고있었다.남편은지난해재혼을했다고겹치는지인으로부터들었다.‘있음’과‘없음’의균형이희미하게흔들렸다.그럼에도그는아오코의내부에서‘없음’이되진않았다.선악조차판가름할수없는어떤조각들이줄곧존재했다.그가자신이아닌사람을사랑하고,나기사가아닌아이를끌어안아도,여전히.
「나비가팔랑」중에서

그녀들은스스로를케어하는방법을수없이많이알고있으며,강인했다.불행이직격으로덮쳐와연약해져있는친구들,이라고제멋대로품고있던이미지를다쿠마는조심스레수정했다.누가연약한지는알수없다.어쩌면연약해지는법조차잘모르고있던자신이가장연약했는지도모른다.
「따뜻해지는로봇」중에서

누구나번듯한사람이되어안심하고싶은것이다.그러기위해번듯해보이지않는자신을열심히감춘다.번듯하게여겨지려한다.혹은번듯한사람이고자무리를한다.자신역시그렇다고겐야는생각했다.
「새터데이드라이브」중에서

괴로워,하고가슴안쪽에서앓는소리가났다.강물의수위가높아졌다.수압이강해져,떠내려갈것만같은무릎이오들오들떨렸다.붙잡을것을더듬는손이수면아래로가라앉았다.나는건강하지않다.건강하지않지만,바둥거리고있다.
「달이두개」중에서

모르겠다.그런어쭙잖은질문의대답,그사람만이발할수있는눈부신대답을이제영원히얻을수없다는것이잃는다는것이다.아무리친하더라도,함께한세월이아무리오래되어도그사람을완전히알수는없다.이렇겠지,생각한상과실제그사람의모습은언제고약간어긋나기마련이다.불투명하고,휘청이고,모순돼서─그래서자꾸만보고싶어진다.이제족하다는마음은영영들지않는다.
「잠시휴식」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