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붕어빵 - 상추쌈 어린이 3 (양장)

골목길 붕어빵 - 상추쌈 어린이 3 (양장)

$12.21
저자

서정홍

1958년5월5일,경남마산가난한산골마을에서태어났습니다.가난해도땀흘려일하는사람이글을써야세상이참되게바뀐다는것을가르쳐준스승을만나,시를쓰기시작했습니다.[마창노련문학상],[전태일문학상],[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서덕출문학상]을받았습니다.

그동안쓴책으로시집『58년개띠』『아내에게미안하다』『내가가장착해질때』『밥한숟가락에기대어』『못난꿈이한데모여』청소년시집『감자가맛있는까닭』동시집『윗몸일으키기』『우리집밥상』『닳지않는손』『나는못난이』『주인공이무어,따로있나』『맛있는잔소리』자녀교육이야기『아무리바빠도아버지노릇은해야지요』산문집『농부시인의행복론』『부끄럽지않은밥상』시감상집『시의숲에서길을찾다』『윤동주시집』그림책『마지막뉴스』도감『농부가심은희망씨앗』이있습니다.

지금은황매산기슭에서별을노래하는농부가되어‘열매지기공동체’와‘담쟁이인문학교’를열어이웃들과함께배우고깨달으며살아가고있습니다.

목차


1부누가내말을가만히들어주면좋겠어요
2부여우비가신나게내린다
3부괜찮아걱정하지마
4부서로통하나봐요
5부나도언젠가는
동시읽고와글와글

출판사 서평

친구사이,식구사이,사람들사이에서먹먹할때,
가만히소리내어읽으면관계를풀어가는길이보입니다.

누가내말을
가만히들어주면좋겠어요.
누가내마음을
천천히물어봐주면좋겠어요.
-관계를풀어가는법7,가운데

"살아가면서가장힘들고어려운게무어냐고물으면'관계'라고말하는사람이참으로많아요."시집의1부는「관계를풀어가는법」연작시입니다.몇년전,산골농부시인은할아버지가되었습니다.그리고는아이의마음으로가는또다른문을열었습니다.서로이기지않으려고애쓰는아이들과남의말을들어주는건잘하는아이,아들노릇처음이라고아빠한테조근조근말하는아이,그리고눈치가꼭나쁜것만은아니라고하는아이.관계를잘풀어갈수있는길이보이는어떤모퉁이마다시인의눈길이머무릅니다.가만히듣고,천천히묻는동시한편한편이엮여져서는"아픈몸을거뜬하게"할만큼마음을보듬어줍니다.

보슬비,여우비,억수비
시로만나는자연의노래

비가내린다
억수비가억수로내린다
우리집식구들한가하다
개와고양이도한가하다
참새와까치도한가하다
논과밭도한가하다
산길과들길도한가하다
온마을이한가하다
할일이없어심심하다
그냥심심해서좋다
-억수비

비가내립니다.시골에도도시에도온갖비가내립니다.하지만어느틈엔가"보슬비,여우비,억수비,도둑비,소나기…"이런비의이름들은잊혀져갑니다.비를그저강수량으로만잴때,자연은우리곁에서훌쩍뒤로물러섭니다.농사는물시중이라고도합니다만,"사람이백날물주는것보다/비한번내리는게더낫다."는말처럼농부시인에게는무엇보다소중한비입니다.시골뿐만아니라도시에서도,비가쏟아지면하루하루생활이바뀝니다.기분도바뀌고,할수있는일도바뀝니다.

그러니까비는날마다맞닥뜨리는가장큰자연의움직임인셈입니다.'비'시연작을쓴시인은추운겨울새들과눈을마주치고,닭장의닭들과식구가됩니다."긴겨울,엄청난추위에도/산밭에양배추는죽지않았습니다."라며봄을맞이하고,먹을것을남겨두는때까치의마음을헤아립니다.

"시인이농사를짓고,시골에서살아온만큼,시에도그삶이담겨있습니다."

할아버지가된산골농부,
온전히아이의마음으로
관계와자연을이야기하다.

아랫동네물난리가나가꼬
집이물에잠기고논둑이다무너졌다카대.
이런말들으모말이다
지은죄도없는데와이리미안하노.
밤새우리동네내린비가
아랫동네로흘러가서생긴일이다아이가.
-할머니걱정거리

길거리포장마차에서장사하는사람들은
똥오줌마려울때어떻게할까요?

“길옆에세워둔짐차뒤에서요.”
“하천에내려가서요.”
“참지않을까요?”

어머니가길거리에서
붕어빵을팔고있는고은이가
“가까운상가에뛰어가서……”
아주작은목소리로정답을맞혔어요.
……
말줄임표끝에
.
마침표도찍지못하고.
-고은이

우리동네에내린비때문에,아랫동네물난리가더커지는것을걱정하는마음이생깁니다.붕어빵장사하는어머니이야기를조심스럽게꺼내는고은이마음에작은물결이입니다.이런마음들이있어서실타래가풀리기시작합니다.관계를풀어가는것도,자연을깊게받아들이는것도어느한순간힘을내는마음의움직임으로부터비롯됩니다.할아버지가된산골농부는지난6년동안,자신의삶속에서이런순간순간들을어린아이의마음으로받아적습니다.놓치지않고,다시들여다볼수있게,어린손주와친구처럼이야기할수있게,꾹꾹눌러썼습니다.

자세히들여다보고,
깊고도단순하게그려낸그림.

『골목길붕어빵』의그림은단순하고따뜻한선으로그려져있습니다.시골에서나고자란화가는늘자연의모습을담아내는일에온마음을다했습니다.시인의마음이어린아이의마음으로돌아가듯이책의그림도자연스러운단순함에닿아있습니다.마당한켠맨드라미부터산밭양배추까지,괭이와호미를든일하는사람의모습에서,억수비가쏟아지는한가한풍경에이르기까지,평상에앉은할머니의바지와낡은연장들까지화가의시선은자세히보고,가까이들여다봅니다.그러고나서낱낱의모양새가고스란히담긴단순하고도사랑스런그림을그려냅니다.시가이야기를풀어가는동안,그림은마음을움직여갑니다.

집에서식구들과,교실에서친구들과함께읽을때,
이야기가끊이지않는동시집.

“좀사납긴하지.그리고때까치는그냥지들먹고싶은만큼먹고남기는거아닌가?”
“이건서정홍할아버지가너무좋게만생각하는것같아.”

혼자읽기에도좋지만,여럿이함께읽고생각을나눌때더빛나는책들이있습니다.이동시집뒤에는함께시를읽고아이들이나눈이야기가「동시읽고와글와글」이라는제목으로실려있습니다.아이들이생각나는대로나눈이야기는'시'라는것이정답을찾아가며읽는글이아니라는것을드러냅니다.시인은아이들이야기를가만히듣고는원고를고치기도합니다.여럿이모인다는것은그저한사람한사람을더하는것이아니라는것을알수있게됩니다.

이시집을혼자읽을때에가만히자기마음을들여다보게된다면,함께읽을때에는공감하고위로하는마음을주고받습니다.동시를읽고생각을이어나가는방향은저마다다를수밖에없습니다.그런이야기가오갈때서로를더깊게이해하고,관계가돈독해지고,함께지내는즐거움을느끼게됩니다.『골목길붕어빵』은집에서함께읽고이야기를나누거나,교실에서아이들과같이읽어나갈때이야기가끊이지않는동시집입니다.

추천사

서정홍시인은시골에서흙과더불어사는농부시인입니다.그래서그의동시에는자연스럽게농촌이담겨있습니다.여느동시들보다더깊이시골살이를그려냅니다.시인이농사를짓고,시골에서살아온만큼,시에도그삶이담겨있습니다.이런동시는흉내를내서쓸수있는것이아닙니다.농사짓는마음과시짓는마음이서로어깨동무하며그려낸시골아이들과어른들모습이시를읽을수록잔잔한감동으로다가옵니다.보기드물고손에꼽을만한동시한편한편입니다.어린이나어른이나시를읽으면서,모두가시인의마음이되기에더없이좋은시들입니다.
-권오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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