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한 예의

사람에 대한 예의

$15.05
Description
“나 정도면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저널리스트 권석천의 대담하고 날카로운 시각
극단의 시대, 우리가 놓친 것들을 낯선 눈으로 돌아보다
우리는 재벌과 공직자의 갑질에,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라 말하는 자들에게 신경이 곤두선다. 성폭력에 분노해 모여서 외치고, 막말을 참지 못해 언론사에 제보한다. 그리고 말한다. 제발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라고,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키라고. 민주주의, 산업화, 공정, 정의, 복지, 기본소득에 이르기까지, ‘사람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한 변화는 계속되는데 왜 사람의 가치는 점점 떨어지는 걸까. 우린 왜 사람을 종종 잊고 마는 걸까.

JTBC 보도총괄 권석천의 『사람에 대한 예의』가 출간되었다. 칼럼이 나오는 날이면 진보ㆍ보수를 막론하고 독자들이 돌려가며 읽는 거의 유일한 글쟁이, ‘중앙일보의 송곳’으로 불리는 그는 책에서 극단적인 대립, 각자도생의 한국 사회를 통과하며 우리가 놓쳐버린 가치들을 되돌아본다.

이 책은 1부에서 4부까지 인간, 조직, 태도, 한국 사회를 다루는데 인간 개인이자, 조직의 일원이자,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인 독자 모두가 한번쯤 경험하고, 통과하고 있으며, 고민해볼 법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총 37챕터의 글들은 하나하나 영화나 소설 속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생생한 톤으로 진행된다. 권석천의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세상이 만들어낸 악인들의 속사정까지, 사람은 어떻게 흑화하는지 조커를 소환해 심각하게 질문하는가 하면, 반응의 노예가 되어 SNS에 중독되었던 자신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저커버그에게 질문하기도 한다. 또한 우리 사회가 어떻게 개인들을 ‘좀비공정’으로 내모는지, 그리고 비극에 사회가 침묵할 때 사람은 어떻게 고통받는지 아프고 따뜻한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저자는 책에서 우리가 당연시했던 생각들, 놓친 것들, 혹은 소홀히 한 사람들, 이유를 갖다 대며 합리화했던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게 이끈다. 스스로 원해 흑화해놓고 “그때 많이 배웠다”고 후일담처럼 이야기하지 않았는지, ‘너를 위한다’는 속삭임으로 누군가에게 무례하고 잔인해지지 않았는지, 성공을 위한다며 조직의 노예가 되진 않았는지, 분명 화를 내고 분노해야 할 때조차 참게 되진 않았는지, 되묻는다.
저자

권석천

1967년서울에서태어났다.대학에서법학을전공했으나법전이아닌시집을뒤적이다도서관을나서곤했다.1990년경향신문에입사했다.문화부기자가꿈이었는데이른바‘스트레이트부서’(사회·정치·경제부)주위만맴돌았다.2007년중앙일보로전직해법조팀장,사회2부장,JTBC보도국장,중앙일보논설위원을거쳤다.2020년다시JTBC에서방송밥을먹고있다.

혼자있고혼자하는일을좋아하는편이다.조용히책읽고영화보며지내고싶은것이오랜꿈이다.그러기전까지우리사회가좀더살기좋은곳으로나아가게하는데힘을보태고싶다.다시스타트라인에서서다짐해본다.내앞에놓인책임을어정쩡하게,대충하고싶진않다.‘즐기는자가이긴다’는선배말씀을한번따라가보려고한다.그과정이자신에게,함께하는이들에게하나하나의미있는징검다리가됐으면한다.

목차

책을내며6
프롤로그낯선나와마주치는서늘한순간10

1부인간이라는한계,인간이라는구원
사람은어떻게흑화하는가21
아무도미끼를물지않았다29
악의낙수(落水)효과37
의심하라,‘너를위한다’는속삭임을45
시시한인생,인간마저시시해지면52
자신만의기억을위해싸울때당신은인간답다60
지더라도개기면달라지는것들68
인간이란,성냥개비로지은집75
사랑은우릴어디론가데려다줄것이다81
어디선가아버지가센서등을깜빡일때88

2부어둠속,갑자기불이켜지면
애늙은이와늙은애들의세상99
그들이가지고다닌것들108
좀비공정115
그동안당신은어디있었나122
나의디폴트값은?128
편견이라는미세먼지137
이상상은특정사실과관련이없습니다146
제발조용히좀해요155
현실의헌법에길들여지지않는다는것163

3부사람에대한예의
악이승리하기위한필요조건171
살던대로살기싫어지는순간179
좋은사람이되는과정에직업도있는것이다188
하찮아지느니불편해지려고한다196
배신해도괜찮아204
현실주의의세가지원칙211
싸가지좀없으면안되냐고,싸가지있게말하는220
작은진실들이깜빡거리는캄캄한밤에229

4부각자도생이라는거짓말을넘어서
우릴소름끼치게하는것들239
스스로착취하라말하는시대에산다는것247
가위와풀로오려붙인‘요제프K’254
동선을조사할때보이는것들264
국기에대한맹세가싫은이유272
환멸이가져오는효과280
모두가행복한‘화양연화의나라’를만들겠습니다!288
멀쩡한사람웃음거리만들어서되겠느냐고요?297
반응으로본나의인생이야기305
정의는늘불완전하고삐걱거리지만313

에필로그즐거운모험321

출판사 서평

“인간의비극은스스로를믿기시작할때부터출발한다”
‘나는남들과다르다’는믿음은얼마나위험할까?
뚜렷한현실감,깊은성찰로독자를환기하는책!

여기여태껏그럭저럭잘살아왔다고,“나정도면괜찮은사람”이라고믿어왔던한사람,권석천이있다.프롤로그에서그는히말라야고산지대를여행하며만난에피소드를소개하며지금껏가져온자기자신에대한믿음과깨지는경험을보여준다.현지가이드와소수민족셰르파앞에서,스스로도서늘해질만큼낯선모습을마주한다.
폭언하진않지만감정을거르지않고표현했고,고마운마음이있지만그렇게까지할필요가없다며애써표현하지않았다.그러면서도돌아오는비행기에서‘나처럼괜찮은사람은많지않을거야’하고생각했다.경험을돌아보며그는스스로질문한다.
착한갑질과나쁜갑질은어떻게구분될수있는지,‘나는남들과다르다’는믿음은얼마나위험한지.인간이란어떤관계에들어가면그관계에따라쉽게변할수있는존재라는것까지.다시말해‘사람에대한예의’를얼마나쉽고편의적으로잊어왔는지를깨닫는다.

“나는얼마나한심한인간인가.돈몇푼에치사해지고,팔은안으로굽고,힘있는자에게비굴한얼굴이되기일쑤다.아는얼굴이보이지않는곳에선욕망의관성에따라,감정이시키는대로행동하려한다.소심할뿐인성격을착한것으로착각하고,무책임함을너그러움으로포장하며,무관심을배려로,간섭을친절로기만한다.”

남의잘못은중요하고나의허물은대수롭지않다고여기는나를,다른이의막말엔민감하게반응하면서“웃자고하는소리”로남들을불쾌하게만드는나를,무시(無時)로반칙하며살면서도세상엔원칙의청진기를대는나를이제되돌아보자고권석천은책전반을통해제안한다.
“인간의비극은스스로를믿기시작할때부터출발한다”는저자의이야기처럼그는자신을미화하지도과장하지도않고지금여기,자기자신의부끄러움과위선을낯선시선으로바라보고성찰한다.이를통해독자에게도주위를환기하고지금의자리와태도를되돌아보게이끈다.

“지금이곳을의심해보려고한다”
잘못된상식들,수시로합리화하는‘우리들’을되돌아보다

권석천은우리가살고있는‘지금이곳’을수시로의심해보길권한다.“그놈은그냥미끼를던져분것이고자네딸내미는고것을확물어분것이여.”영화<곡성>의한대사를실마리삼아우리사회가당연시해온치부하나를어릿하게보여준다.이야기속의주인공혹은방관자는저자혹은우리자신이다.그는미끼를물었기때문에불행이시작됐다는건이사회의오래된우화라고이야기하며성폭행책임을피해자에게묻는현실을소환한다.
“밤늦게다니지마라”“짧은치마입고다니지마라”“인적이드문곳에가지마라.”우리가익히들어오고또직접했을지도모르는말들이다.이런말들은모두미끼를문자의책임이라는전제위에있다.‘미끼를물어버린자의책임’논리는이땅의모든사건,모든피해자에게적용된다.어떤사람이고통을받고,어떤사람에게책임이있는지우리는정확하게묻지않고쉬이넘기는것이다.권석천은이런잘못된상식을다잡아야한다고말한다.

““왜가습기살균제를사용했느냐?”“왜세월호에올랐느냐?”“그위험한장소에왜갔느냐?”이물음들은그럴듯해보이지만전혀사실이아니다.새빨간거짓말이다.가해자의책임을피해자의책임으로떠넘기려는음모다.무고한피해자에게죄를뒤집어씌우려는모함이다.인간을성욕의제물로삼은자의잘못이고,독성물질이들어간살균제를제조·판매한자의잘못이고,바다에떠서는안될배를띄운자,구조하지않은자의잘못이고,사람에게흉기를휘두른자의잘못이다.피해자는죄가없다.”

권석천은책에서이처럼우리가당연시했던생각들,놓친것들,혹은소홀히한사람들,이유를갖다대며합리화했던자기자신을되돌아보게이끈다.스스로원해흑화해놓고“그때많이배웠다”고후일담처럼이야기하지않았는지,‘너를위한다’는속삭임으로누군가에게무례하고잔인해지지않았는지,성공을위한다며조직의노예가되진않았는지,분명화를내고분노해야할때조차참게되진않았는지,되묻는다.

‘해야한다’는결론대신우리에게필요한것
스스로‘사람에대한예의’를묻고대답해보는경험

극단으로나뉜한국사회에서글을쓰는일은어렵고두려운일이다.여러갈래의견이함께어울릴수있는공간이사라졌기때문이다.권석천은그틈바구니에서의무감이아니라즐거움으로,‘해야한다’는결론에집중하기보다이야기를갖고노는느낌으로세상과사람에대한이야기를써보고싶었다고고백한다.침착하고성찰적인글로잘알려진기자권석천,스스로즐거움이라고표현할만큼다르게쓰려는욕망이행간에서읽힌다.그리고여러갈래의이야기는한주제로모였다.바로사람에대한예의다.
1부에서4부까지인간,조직,태도,한국사회를다루는데인간개인이자,조직의일원이자,한국사회를살아가는시민인독자모두가한번쯤경험하고,통과하고있으며,고민해볼법한이야기들을만날수있다.총37챕터의글들은하나하나영화나소설속한장면을보는것처럼생생한톤으로진행된다.권석천의가장개인적인이야기부터,세상이만들어낸악인들의속사정까지,사람은어떻게흑화하는지조커를소환해심각하게질문하는가하면,반응의노예가되어SNS에중독되었던자신의시간을되돌아보며저커버그에게질문하기도한다.또한우리사회가어떻게개인들을‘좀비공정’으로내모는지,그리고비극에사회가침묵할때사람은어떻게고통받는지아프고따뜻한시선으로이야기한다.
스스로도불완전한인간이라고이야기하는권석천은말한다.“정의는늘불완전하고삐걱거리지만사람들마음속에살아숨쉰다”고.“완전한인간이완전한정의를추구하는것이아니라불완전한인간이불완전한정의를추구하는것”이라고.사람에대한예의도마찬가지다.우리가향해야하는건결과가아니라과정이다.이책은어쩌면사람에대한예의를묻기위해,권석천이마련한토론의과정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