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탄급행열차의종착지엔무엇이기다리고있을까?”
지금한국에서‘공부란무엇인가’질문하는이유
저자는프롤로그에서묻는다.우리가타고있는,입시혹은공부라는이름의급행열차의종착역에는무엇이기다리고있는지아느냐고.그에따르면한국은청소년기부터입시에정열을바치는것으로유명한교육열의나라이지만,누구도진정무엇을어떻게공부해야하는지를묻지는않는다는점에서교육에지극히냉담한나라다.
“낙화암에서떨어진다고모두가꽃은아니며,학교에다닌다고다공부가되는것도아니다.입시생으로혹은취업준비생으로이제학생들은,삶을살아갈만한가치가있는것으로만드는노력보다는삶을그저살아내기위한노력에익숙해져야한다.”(11쪽,프롤로그)
한국사회에서학생들은그과정에들어가는노력과시간자체가삶이라는점을망각하게된다.김영민교수는‘공부란무엇인가’에대한우리의관점을전환하자고제안한다.“우리는모두시궁창에서살아가고있지만,그와중에도몇몇은별빛을바라볼줄안다”고말한오스카와일드를인용하며우리의시선을시궁창아래가아니라위로향할것을권한다.그리하여우린다른인간이될수있다고,탁월함이라는목표를가진인간으로변화할수있다고말한다.
“나는왜공부를하는가?그저살기만할수가없어서”
공부란,무용해보이는것에대한열정인동시에
모호함에서벗어나기위한노력이다
책전반부(1,2부)에서김영민교수는공부라는여정에올라서기위해무엇을갖춰야하는지,평생공부와함께살아가는삶은어떤것인지철학적이고성찰적인에세이를펼친다.공부하는삶은우리에게어떤의미가있을까?그는공부란지적변화를위한것인동시에무용한것에대한열정을펼치는과정이라고말한다.
“호기심에서출발한지식탐구를통해어제의나보다나아진나를체험할것을기대한다.공부를통해무지했던과거의나로부터도망치는재미를기대한다.남보다나아지는것은그다지재미있지않다.어차피남이아닌가.”(82쪽,정신의척추기립근을세우기위해서)
한편,공부란모호함을벗어나명료함으로향하는과정이다.그는이제막공부의길에오르는이들에게공부의정확한단어사용법,개념정의의필요성,모순없는글쓰기의방법등지적성숙의과정으로서기초에대해논한다.
공부란,세상에대한논설문을쓰기위한가장기본적인훈련이기에,우리에게당연해보이는문제부터‘의식적으로’경계하자고이끈다.장애우라는신조어가장애를가진이들에게어떻게들릴지,‘착하다’라는말은어떻게의미가변화해왔는지질문해보자는것이다
거창한주장을할때사용하는국가,정부,사회,공동체등의단어들,또는민족,겨레,종족등의단어들역시유사하지만다른단어라며정교한의사소통을위해서는단어들의뜻을제대로판별하여맥락에맞게활용할필요가크다고말한다.
“정신의날선도끼를찾기위해서”
공부의기초와심화를익히다
책후반부에서는지식을어떻게내것으로만들것인지(읽기,듣기,질문하기등배움으로서의공부/3부‘공부의기초’),나의공부를어떻게남에게전달할것인지(쓰기,말하기,논쟁하기등표현으로서의공부/4부‘공부의심화’)를알려준다.김영민교수는묻는다.당신이공부를통해얻고자하는것이무엇이냐고.
“시중에서나도는이야기를그럭저럭그러모아늘어놓은뒤,이사회에서기꺼이허용하는수준의비판의식을첨가하고,많은이들이좋아하는타자에대한공감의식을고명처럼살짝얹고,다가올미래에대한신중한제언을첨부하는,크게흠잡을데는없으나어떤강렬한인상도남기지않는말과글에대해서우리는요구할수있다,좀더창의적이되라고”(131쪽,모범생의자세로만은부족하다)
그는공부란,정교화한자기질문을만드는것이며,또한이를가지고논쟁의영역으로뛰어들용기를갖는것이라고말한다.때문에그는공부에관한책이라면으레담길법한공부에관한자기계발적방법론보다는어떤관점과태도로자신만의질문과맥락을만들지,생각을심화하기위해무엇을점검해봐야하는지를점검할실용적인질문지를내민다.지식을직접가르치기보다스스로진리를깨우치기를유도하는소크라테스식문답은여기서도반복된다.
예컨대이런식이다.독서란무엇인가?“사회로부터도망하기위해책을읽다가거꾸로소통을위한언어가풍부해지는역설을가져다주는행위.언어가풍부해지면,사회에나가사람들과소통하지않더라도작은축제와같은나날을보내게된다.”멍청한비판을하지않으려면?“상대주장의약점보다는강점과마주하여비판적인논의를해야한다.상대의핵심주장에강점이있음에도상대가보인약점에탐닉한나머지그것을상대의‘본질’이라고간주해서는안된다.”
그외에도주제설정의기술,문체를갖는다는것의읨,자료를정리하는법등에관한물음을스스로던져봄으로써우리의생각근육을단련할구체적방법을얻을수있을것이다.
“배우는사람은자포자기하지않는다”
코로나0년,공부의본질에다가가는방법
코로나0년,초유의온라인강의로공부란무엇인가,학교란무엇인가묻지않을수없는지금.좋은수업이란단순한정보전달이아니라정보를꿰뚫는안목·시야·관점을부여해야한다는게다시금명확해지고있다.《공부란무엇인가》김영민교수가펼쳐놓은강의실에서보다많은이들이배움의경험을나누기를바란다.그의말처럼“배우는사람은자포자기하지않기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