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것 아닌 선의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가장 작은 방법)

별것 아닌 선의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가장 작은 방법)

$14.50
Description
우리를 지탱하는 별것 아닌 것들에 관한 이야기
분노도 냉소도 아닌, ‘모래알만 한 선의’가 품은 어떤 윤리적 삶의 가능성
“비관보다는 낙관을, 절망보다는 희망을 갖게 하는 글” _홍성수(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말이 칼이 될 때》 저자)

“별것 아닌 선의를 담은 손길과 눈빛이야말로 서로에게 잊을 수 없는 선물이 될 수 있다” _김소영(방송인, 책발전소 대표)

우리는 누구나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만 누구도 타인의 고통을 내 손에 못 박은 채로 살아갈 수는 없다. 연민은 쉽게 지치고 분노는 금세 목적지를 잃는다. 이 책은 취약하고 불완전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우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건넬 수 있는 위로와 공감의 순간들을 그러모은 것이다. 부조리하고 가혹한 세상을 단번에 바꿀 힘은 우리에게 없지만 좀 더 나은 사람, 좀 더 나은 시민이 되어 서로의 곁이 되어주는 일은 가능하다. 제주대학교에서 법학을 강의하며 연구자로 살아가는 이소영 교수는, 완벽하고 흠결 없는 실천이 아니라 서툴고 부족한 시도를 계속함으로써 우리 각자가 가진 선의의 동심원을 넓혀가자고 제안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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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소영

제주대학교사회교육과교수.고려대학교법과대학을졸업하고같은학교에서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다.하버드대학교옌칭연구소,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을거쳐한양대학교비교역사문화연구소에서연구교수를지냈고독일튀빙겐대학교에서강의했다.현재제주대학교사범대학에서‘예비선생님’들에게법학과목을강의하며연구를이어가고있다.지은책으로《인문학과법의정신》(공저),《법문학》(공저)등이있다.
2017년부터〈경향신문〉칼럼을통해‘별것아닌것같지만도움이되는’작은이야기를나누고있다.첨예한사회적현안에서툰논평을한줄보태는대신,온기를품은일상의순간들을들여다보고자했다.쉽게바뀌지않을차가운현실앞에서냉소하거나무력해지기보다미약한힘으로나마우리가서로를돌볼수있기를,상처를주고받는대신공감과연민을나눌수있기를소망한다.

목차

프롤로그

1별것아닌선의

별것아닌것같지만도움이되는|은혜갚은까치의시점에서|당신의홀레아주머니를만나길|듣는귀가되어주는것|밀알만한쓰임새라도|그의영지선생님|귤몇개와치즈빵한덩이

2우리를지탱해주는것

우리를지탱해주는것|나의서양배와슈파겔|내가나여서좋았던|언젠가필요로할때|그럼에도불구하고|처음으로말을놓을때|길게내다봤을때축복인지금|그지점에다다를때까지|시간의선물

3타인의고통을마주할때

분노는나의힘이아니기를|연민은쉽게지친다|만족한자의윤리|찰나의선의|다행이라는말먼저|타인의삶|단한번의글쓰기|담아냄의윤리|사이에선자|혁명과꽃다발|은밀하고견고한벽앞에서도

4다가감을멈추지않기를

세심증을앓는그대에게|조금질리게하는데가있어도|서랍장의비스킷하나|당신이나를물들인다면|관계의밀도|애착을끌어안는삶|사랑에빠진사람의눈빛|빈틈|이해의선물|오늘보다내일더|나의고래에게|가벼워지는,혹은무거워지는

5삶이라는투쟁담

삶이라는투쟁담|토끼풀의생존본능|매일의일들을|이대로재촉하여갈테니|두발닿을그곳이지상이기를|오백번넘어지더라도|하나더통과하는중

6생의반짝이는순간

우체국갈때의얼굴로|생의가장반짝이던순간|사랑하며살고있기를|웃음한조각|위로는도둑처럼왔다|영화를보고난다음장면|따뜻한무언가내면에서|기억의이불을덮고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상처를알아보는세심한눈
타인의고통에응답하는가장작은방법

자정을넘긴시각,어느젊은부부가불켜진빵집문을거칠게두드린다.빵집주인은그들이며칠전아이의생일케이크를주문했던손님임을알게된다.전화를걸어케이크를가져가라고채근해댄그며칠사이에부부의아이가사고를당해숨을거두었다는사실도.빵집주인은어쩔줄몰라하며사과를전하고,부부에게따듯한커피와갓구운롤빵을내어놓는다.이럴땐뭘좀먹는일이별것아닌것같지만도움이될거라는말과함께.부부는조용히그가내어준빵을먹으며날이밝아올무렵까지그가풀어놓는사소한이야기에귀를기울인다.레이먼드카버의단편소설〈별것아닌것같지만,도움이되는(ASmall,GoodThing)〉의이야기다.몇해전,칼럼연재를제안받은저자는가장먼저이이야기를떠올렸다.타인의아픔을온전히이해할수도,치유할수도없는우리가그럼에도불구하고서로에게건넬수있는위로의순간들을포착하고사람들과나누고자했다.빵집주인이그랬듯,자식잃은부모의슬픔을덜어줄수는없어도허기는달래줄수있을거라고,세상은이런식으로도조금더나아질수있다고믿으면서.그렇게모인50여편의이야기를이책《별것아닌선의》에담아냈다.

서투르지만진심을담아건네는
‘1인분’의선의

저자는주변의사소한마음씀에기대어생의어두운터널을통과해온자신의이야기를담담히들려준다.전공시험과학원아르바이트가겹쳐막막해하던저자를대신해보충수업을맡아주었던선생님,눈물을쏟으며성당으로가달라는승객을위해‘최양락의재미있는라디오’를희생하고성가가흐르는클래식FM을틀어주신택시기사님,대학원생시절지도학생도아닌저자에게‘네가어떤학자로커나갈지지켜보고있다’는격려의말을전해주신교수님을떠올리며기억의한조각을독자들과나눈다.별것아닌배려나호의가누군가에게는휘청거리는삶을지탱해주는버팀목이될수있다는사실을조용히증언한다.그자신이그런순간을내어주기위해애쓰던순간들도소개한다.상담형식을빌려누구에게도말못한고민거리를꺼내보이는학생에게조용히‘듣는귀’가되어주거나,자책과절망을반복하는‘세심증을앓는사람들’을위해본인의‘폭망’경험을나누기도한다.서투르고어설픈사람이지만타인에게다가가기위한노력을멈추지않는저자의태도는잔잔한감동과울림을선사한다.

“그해겨울입시학원교무실이생각난다.〈반짝반짝작은별변주곡〉이귓가에맴돈다.가난했던나는그미소한배려들이얼마나세심히마련되었을지미처헤아리지못한채주는대로받아가졌다.받아가진자로서무얼하면될지,은혜갚은까치의시점에서골똘히생각해본다.생의여정중맞닥뜨릴고단한이들에게몸을누일열차칸을그때그때내어놓는것,그리고주는대로받아갖는누군가를만나거든나또한‘그럼에도재차뭘내미는’것.이는일생을두고행해야할작업이므로,일단오늘밤엔하늘의별처럼많은고마움들가운데하나를글로옮겨사람들과나누기로한다.”(26쪽)

날선분노만이세상을변혁하는힘일까
조심스럽게내딛는한걸음의가치

2021년1월,소낙눈내리던서울역광장에서한남자가입고있던방한점퍼를벗어노숙인에게입혀주며장갑과5만원권지폐를건네는장면이기자의카메라에포착됐다.사진이실린짧은기사는많은이들에게뭉클한감동을주며단시간에널리공유됐다.얼마후일각에서는선한누군가가건넨도움의손길이미담으로만소비되는것을우려하는목소리들이일었다.개인의온정에기대어유지되는공동체의온기는체제와자본의모순을도리어은폐할수있다는논지였다.그럼에도저자는이‘미담’에냉소할수없었다고고백한다.선의가하나더해진세상이그하나마저제해진세상보다는나을거라생각하기때문이다.구조적모순에대한날선고발만이사회변화를추동하는유일한힘인것은아니다.저자는결벽적인태도로어떤실천이가진빈틈을냉소하기보다,우연하고지속불가능한방식일지라도일상에서누군가에게힘을보탤수있는작은기회들을늘려가자고제안한다.때로는어떤시선을의식한위선조차도세상을나아가게한다.위선마저하지않는세상이야말로야만일것이다.공동체의온기를회복하기위한길은하나가아니다.《별것아닌선의》는이당연한사실을다시금일깨우며오늘내딛는한걸음의가치를역설한다.독자들은책을읽어나가며삶이부서지거나마음이깨어진이들에게귀기울이는방법을‘하나더’발견하게될것이다.

“착한척한다고비난하면달게받겠다.나는냉소보다는차라리위선을택하려한다.”(1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