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디에서 왔니 - 한국인 이야기 - 탄생

너 어디에서 왔니 - 한국인 이야기 - 탄생

$19.49
Description
이어령의 지적 편력이 담긴 저작 시리즈 '한국인 이야기'
「한국인 이야기」는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이후, 60년 동안 쉼 없이 지성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한국 사회를 일깨워온 지적 편력의 대미를 장식하게 될 시리즈이다. 저자는 올해로 88세에 접어들었다. ‘한국인 이야기’가 77세이던 2009년에 시작되었으니, 그 첫 권인 ‘탄생’ 편 《너 어디에서 왔니》가 출간되기까지 10년의 세월이 지났다. 희수(喜壽, 77세)에 잉태되어 미수(米壽, 88세)에 늦둥이를 본 셈이다. 그 10년 동안 무리한 집필로 머리 수술을 받았고, 암을 선고받아 또 두 차례 큰 수술이 있었다. 그야말로 혹독한 산고 끝에 이루어진 ‘탄생’의 탄생이다.

한국인 이야기는 역사에 등장하지 않는 ‘나’의 이야기, ‘너’의 이야기이며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의 이야기, 저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로마인 이야기를 읽었어도, 한국인 이야기를 읽은 한국인은 없다. 아라비아에는 천하루 밤 동안 이어지는 아라비아의 이야기가 있고, 한국에는 밤마다 끝도 없이 이어지던 한국의 이야기가 있다.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꼬부랑 고개를 넘다가 꼬부랑 강아지를 만나…. 한국인의 몸에는 세계의 어느 곳에서도 듣기 힘든 꼬부랑 할머니 이야기의 유전자가 있다. 밑도 끝도 없이 꼬불꼬불 이어지던 그 이야기들 속에 한국인의 집단 기억과 문화적 원형이 담겨 있다. 저자가 현재를 살아갈 우리에게,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들려주려는 이야기도 그 꼬부랑 할머니 같은 이야기다. 이 책의 구조가 열두 고개로 되어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저자는 비평가이면서 학자, 언론인, 소설가, 시인, 행정가, 문화 기획자 등 다채롭고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며, 그의 이름 앞에는 의례 우리 시대의 석학, 대표 지성, 문화계의 거목 같은 수사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저자는 생의 말년에 이르러 그 모든 화려한 직함과 수사를 뒤로하고 스스로 ‘이야기꾼’으로 남고자 한다. 이야기는 천년만년을 이어온 생명줄처럼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을 지배하는 비밀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역사도 이론도 아니며, 우리의 생명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계승되어온 ‘문화 유전자(Meme)’이다. 저자가 스스로 21세기의 패관(稗官)을 자처하는 것은 이야기 속에는 서고(書庫)에 잠들어 있는 지식보다 깊은 인간의 진실과 생명의 본질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저잣거리와 술청과 사랑방과 드나들며 이야기들을 기록해 온 조선 시대의 패관처럼, 저자는 온갖 텍스트와 인터넷에 떠도는 집단 지성을 채록하고 재구성하여 이제까지 누구도 들려주지 못했던 ‘한국인 이야기’를 풀어낸다.
저자

이어령

1933년충남아산에서출생.서울대학교문리과대학및동대학원을졸업하고단국대학교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취득했다.서울대재학시절[문리대학보]의창간을주도‘이상론’으로문단의주목을끌었으며,[한국일보]에당시문단의거장들을비판하는「우상의파괴」를발표,새로운‘개성의탄생’을알렸다.20대부터[서울신문],[한국일보],[중앙일보],[조선일보],[경향신문]등의논설위원을두루맡...

목차

이야기속으로:꼬부랑할머니가꼬부랑고개를넘는이야기

1.태명고개:생명의문을여는암호
첫째꼬부랑길:쑥쑥이말문을열다
둘째꼬부랑길:태명,또하나의한류
셋째꼬부랑길:이름으로영혼을춤추게하라
넷째꼬부랑길:이야기로시작하는생명

2.배내고개:어머니의몸안에바다가있었네
첫째꼬부랑길:나는한살때에났다
둘째꼬부랑길:어머니의바다이야기
셋째꼬부랑길:화이트하트,초음파의발견
넷째꼬부랑길:태동,발의반란

3.출산고개:이황홀한고통
첫째꼬부랑길:어머니와미역국
둘째꼬부랑길:산고의의미,호모파티엔스
셋째꼬부랑길:왜귀빠진날인가?
넷째꼬부랑길:나를지켜준시간의네기둥

4.삼신고개:생명의손도장을찍은여신
첫째꼬부랑길:삼신할미의은가위
둘째꼬부랑길:지워진초원,몽고반점
셋째꼬부랑길:삼가르고배꼽떼기
넷째꼬부랑길:‘맘마’‘지지’와젖떼기
다섯째꼬부랑길:‘쉬쉬’‘응가’와기저귀떼기

5.기저귀고개:하나의천이만들어낸두문명
첫째꼬부랑길:기저귀를모르는한국인
둘째꼬부랑길:냉전의깃발서양기저귀
셋째꼬부랑길:기저귀없는세상

6.어부바고개:업고업히는세상이야기
첫째꼬부랑길:스와들과배내옷
둘째꼬부랑길:포대기는한류다
셋째꼬부랑길:어깨너머로본세상

7.옹알이고개:배냇말을하는우주인
첫째꼬부랑길:환한밥깜깜한밥
둘째꼬부랑길:공당과아리랑
셋째꼬부랑길:너희들이물불을아느냐

8.돌잡이고개:돌잡이는꿈잡이
첫째꼬부랑길:따로서는아이,보행기에갇힌아이
둘째꼬부랑길:네손으로운명을잡아라
셋째꼬부랑길:달라지는돌상삼국지

9.세살고개:공자님의삼년이야기
첫째꼬부랑길:숫자셋의마법
둘째꼬부랑길:우리아기몇살
셋째꼬부랑길:세살마을로가는길

10.나들이고개:집을나가야크는아이
첫째꼬부랑길:자장가의끝일어나거라
둘째꼬부랑길:외갓집으로가는길
셋째꼬부랑길:달래마늘의향기

11.호미고개:호미냐도끼냐,어디로가나
첫째꼬부랑길:빼앗긴들에도
둘째꼬부랑길:격물치지의호미
셋째꼬부랑길:호미보다도끼
넷째꼬부랑길:아버지없는사회

12.이야기고개:호랑이담배먹던시절
첫째꼬부랑길:옛날옛적갓날갓적에
둘째꼬부랑길:꼬부랑할머니와꼬부랑길찾기
셋째꼬부랑길:직선과곡선
꼬부랑길4:이야기의힘

이야기밖으로:꼬부랑할머니가꼬부랑고개를넘는이야기

Q&A저자와의대화:‘한국인이야기’는어떻게탄생되었는가

출판사 서평

채집시대로부터이어져온한국인의문화유전자.
우리가의식하지못했던생명기억과그무한한시원의에너지가
한류(韓流)의원동력이며21세기생명화시대의원동력이다.

저자는비평가이면서학자,언론인,소설가,시인,행정가,문화기획자등다채롭고화려한이력의소유자이며,그의이름앞에는의례우리시대의석학,대표지성,문화계의거목같은수사가따라붙었다.그러나저자는생의말년에이르러그모든화려한직함과수사를뒤로하고스스로‘이야기꾼’으로남고자한다.이야기는천년만년을이어온생명줄처럼우리의의식과무의식을지배하는비밀들을담고있기때문이다.그것은역사도이론도아니며,우리의생명과더불어자연스럽게형성되고계승되어온‘문화유전자(Meme)’이다.저자가스스로21세기의패관(稗官)을자처하는것은이야기속에는서고(書庫)에잠들어있는지식보다깊은인간의진실과생명의본질이담겨있기때문이다.저잣거리와술청과사랑방과드나들며이야기들을기록해온조선시대의패관처럼,저자는온갖텍스트와인터넷에떠도는집단지성을채록하고재구성하여이제까지누구도들려주지못했던‘한국인이야기’를풀어낸다.

로마인이야기는로마의황제와영웅,역사적인물들의이야기지만,한국인이야기는역사에등장하지않는‘나’의이야기,‘너’의이야기이며‘우리’들의이야기다.그의이야기,저들의이야기가아니라는것이다.그러나공교롭게도로마인이야기를읽었어도,한국인이야기를읽은한국인은없다.아라비아에는천하루밤동안이어지는아라비아의이야기가있고,한국에는밤마다끝도없이이어지던한국의이야기가있다.꼬부랑할머니가꼬부랑지팡이를짚고꼬부랑고개를넘다가꼬부랑강아지를만나….한국인의몸에는세계의어느곳에서도듣기힘든꼬부랑할머니이야기의유전자가있다.밑도끝도없이꼬불꼬불이어지던그이야기들속에한국인의집단기억과문화적원형이담겨있다.저자가현재를살아갈우리에게,미래를살아갈아이들에게들려주려는이야기도그꼬부랑할머니같은이야기다.이책의구조가열두고개로되어있는것도그런이유에서다.

비로소한국인문화유전자의모든암호가풀린다!
채집시대로부터농경,산업,정보화시대를넘어가는
거대한문명의파도타기!

저자는삶의끝자락에서오히려‘탄생’을이야기한다.생명을생각하고텅빈우주를관찰하면서,모든것을부정해도살아있는자신은부정할수가없으며,숨을쉬고구름을본다는건놀라운일이라고한다.그에게생명은소중한선물그자체다.

저자는죽음을알려고하지말고내가어디에서왔는지를알아야한다고말한다.우리가어디에서왔는지추적하면,어머니와아버지가만나지않았더라면,또그전의조부모가만나지않았더라면….그렇게계속거슬러가면36억년전진핵세포가생겼던순간까지간다.그렇게계산하면우리의나이는36억플러스가된다.

정보화시대다음에는생명화시대가온다.인공지능(AI)이산업시대와연결되면재앙이지만,생명화시대의기술로사용되면달라진다.인류가가장행복한시대를누릴수있게된다.인적자본,사회자본,문화자본,자연자본.그다음에오는것이‘생명자본’이다.한국인에게는오래전부터생명자본의풍부한의식과경험이있다.그것을지구상에서가장많이갖고살아온이들이우리한국인이다.아득한채집시대로부터장구하게이어져온문화유전자,인류문명이태동한태생기의기억을품고사는한국의생활문화속에그것이고스란히남아있다.

앨빈토플러의오류는인류문명의물결을농경시대부터계산했다는점이다.인간문화,문명의텃밭인수렵채집시대부터계산했어야한다.거기에대우주의생명질서가녹아있으며,인간의유전자나두뇌등모든생장의조건은수렵채집시대때형성된그대로이기때문이다.정보문명의최첨단을달리는이시대에채집문화의흔적을가장많이지닌집단이바로한국인이라는것이다.정보화시대를선두에서이끌어가는오늘날에도나물문화를유지하고있다는점이그한예다.우리는정보조차도‘캔다’라고말한다.호미로나물을캐던풍습이잠재해있는것이다.음식문화의본류도나물문화다.일부러뿌리를키워콩나물을만들고,심지어토끼도안먹는콩잎까지도먹는다.

채집민은낯선열매와풀을먹기전반드시냄새를맡고,혀로맛보며먹을수있는지없는지정보를파악했다.짐승들이다니는길,어디를가야먹을수있는열매가있는지생사가걸린정보수집활동을매일해야만했다.저자는채집형한국문화가한류(韓流)의원천이라는점을시사한다.한손에호미를들고,다른손에최첨단스마트폰을든한국인을떠올리면다가올생명화시대의연결고리가보인다.

한국인의탄생에서죽음에이르는끝없는생명과문화의순환,
그시간과공간의너울에서건져낸낯설고도친숙한이야기들.
이제야우리는우리의이야기를갖게되었다.

저자는생명자본의시대를열어가는한국인의이야기를켜켜이채집하고드러낸다.아이의나이를셀때서양에서는엄마배속에있는시간은치지않는다.인간이만든문화문명이아이를키운다고보기때문이다.하지만우리는엄마배속에있을때이미한살이다.태아는자신이알아서태반을만들고,호르몬을분비하고,필터로걸러내고,배속에서나갈때를결정한다.인간의문화는학습이전의상태로,누가가르친게아니다.태아에게는태생기의거대한생명질서,우리가모르는대우주의생명질서가있다.그러니태중의아이를한살로보느냐,보지않느냐가중요하다.그건자연과단절된문화문명으로사느냐,아니면대우주의생명질서를바탕으로오늘의문명과연결하며사느냐의문제다.

한국사람은그것을연결하며살아왔다고한다.아기가태어나면우리는아기를안고자며,포대기로업고다닌다.최대한엄마와밀착하게하기위해서인데,이는엄마배속의환경과이어주기위해서다.산모가미역국먹는나라도한국뿐이다.태중의양수는바닷물과성분이비슷하다.과학은생명이바다에서육지로왔다고말한다.반면서양에서는아기를낳자마자요람에서재운다.다시말해엄마배속,자연과의단절이다.한국문화에는여성이물질을하기위해구덕을사용했던제주도를제외하면그런요람이없다.한국은요람을사용하지않는거의유일한나라이고,포대기로업어기르니‘분리불안’같은말을모르고살던민족이다.게다가우리출산문화에는새생명의탄생을돕고AS(애프터서비스)까지맡는삼신할머니라는‘생명의여신’도있다.

저자는생명자본을깊이간직했던한국인의문화가한류는물론이거니와민주주의와경제성장을이뤄낸원동력임을제기한다.또한우리의‘막문화’속에담긴원초적생명력의의미를파헤침으로써어떻게지금의한국인으로이어왔는지여정을풀어낸다.

저자는과거를알려면검색하고,현재를알려면사색하고,미래를알려면탐색하라고말한바있다.검색은컴퓨터기술로,사색은명상으로,탐색은모험심으로한다.이책은검색,사색,탐색의삼색이통합되어있는거대한지적그물망이다.

지금까지이렇게재미있고독창적이고설득력있게한국인을이야기한책은없다.한국의대표지성이자,이야기꾼으로펼쳐내는한국인이야기는우리한국인을더욱깊게들여다보고,한국인으로태어나한국인으로되어가는우리를긍정하게해주며,더나아가우리가생명화시대의주역임을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