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사랑만이남는다”
저자는들어가는글에서책제목『우리는봄을믿어야해요』는20세기의위대한재즈아티스트빌에반스의곡<당신은봄을믿어야해요(Youmustbelieveinspring)>를차용했음을밝히고있다.알코올중독,마약,형의자살등극심한고통이겪다그후유증으로죽어가면서녹음한곡이다.겨울의끝을살다보면봄이오지않을것같지만,봄을믿어야한다는메시지를바탕에깔고있다.출판계에신선한바람을몰고왔던첫책『당신이내게말하려했던것들』이돈맥클린의<빈센트(Vincent)>의노랫말중‘이제알겠어요.당신이내게말하려했던것을(NowIunderstandwhatyoutriedtosaytome)’에서착안했다는것,그가현재가톨릭평화방송(Cpbc)에서‘최대한신부의음악서재’를진행하고있다는것을감안하면,그가얼마나지독한음악중독자인지짐작할수있을것이다.아니,정확하게말한다면그는음악뿐만아니라문학,영화등다양한분야를넘나드는전문가급예술애호가이다.
저자의내면에는늘‘무지개를바라보는천진한아이’처럼아름다움을향한순수한동경이자리잡고있지만,그렇다고해서잡식성탐미주의자는절대아니다.저자가예술을통해발견하고자하는것은인간존재의본질에대한다양한시선과철학적이해,신성(神聖)에다가가려는의지의숭고함,세계와인간그리고신의이상적인관계,영성의깊고심오한전율등이아닐까한다.이러한그의관점은이번책에서도여실히드러난다.비단예술의영역만이아이해하기쉽게풀어낸다.
베토벤이말년에남긴현악사중주마지막악장악보위에남겼다는메모는유명하다.“그래야만하는가?그래야만한다!그래야만한다!”인내와의지로고통을?이겨내고인생과작품에있어높은경지에이르렀던베토벤의진지한삶의태도와고뇌에찬결단을예로들어저자는‘말씀은듣기만할것이아니라실행해야한다’라는야고보사도의말씀을전한다.자주말씀을접하면서실행하지못하는우리의나약한마음에대한지적이기도하다.
그리스도교의세속화와현실도피의경향에대한비판에대해저자는기본적으로그리스도교의본질에대한오해가있다하더라도성찰과쇄신의노력이따라야함을피력하면서정치사상가이자철학자인한나아렌트를인용한다.중세의그리스도교가놀라운정신사적업적에도불구하고부정적인영향력을행사했던것은‘세계경멸ContemptusMundi’의사상을지니고있었기때문이며,이는‘세계사랑AmorMundi’의사상으로극복되어야한다는것이다.여기에보태어그는자신의안위에만집착하지않고올바르고자유롭게세상을사랑하는것이야말로그리스도인의이상이자특권이며증언해야할가치임을강조한다.
아버지와아들이바닷가에죽은나무를심는장면으로시작하는안드레이타르코프스키의영화<희생>.소년은늙은아버지가들려준한수도승의전설에따라바닷가의죽은나무에물을준다.우리에게가해지는불의와고난을생각하면부질없어보이는일이지만,저자는고목에서꽃이피는것을기다리며물을주는아이의모습을통해새로운세상을꿈꾸며걸어가고헌신하는사람만이새로워진자기자신과만날것임을말한다.사순절이시작되는‘재의수요일’의묵상이다.
그의묵상에등장하는예술가와사상가,영성가와철학자의일일이거명할수없을정도로많다.언뜻버겁게느껴질듯도하지만,그들의관념적이고난해한개념들이저자특유의친절하고겸손하기까지한구어체에담기면쉽고편하게다가온다.철학은결국운명과의대화이므로종교와긴밀한관계에놓인다.어떤운명도고통을피해갈수없으니,철학이든종교든인간이짊어지고있는고통을외면할수없을것이다.저자는고통을인정하고거기에선을더해행복을추구할것,더불어인생을정면으로마주할것을권고한다.
저자는나가는글에서저명한고고인류학자이자,독창적이며영감에찬철학자이고신학자였던삐에르떼아르드샤르댕신부를거론하며,세상을근본적으로변모시키는유일한힘은사랑이며,‘오직사랑만이남을것’이라는그의신념에힘을싣는다.
겨울한복판에봄기운이느껴질때가있다.추운겨울지나고봄이맞이하면황홀경에빠지기도하고,새로운힘이솟아나기도한다.그럼에도우리가봄을말할때는비단계절의봄만을이야기하지는않는다.아무리힘겨운시간을보내도‘이또한지나가리라’라고한다.하지만그것은견뎌내는바탕은‘지금여기’다.결국봄은마냥기다리기보다봄을갈망하는‘지금여기’에서굳세게이겨내고다져가면서맞이해가는것이다.우리는팬데믹을힘겹게견디면서‘일상의회복’이라는봄을갈망하고있다.하여비단팬데믹뿐만아니라각자에게주어진힘겨운상황을견뎌내는내적힘을키우는것이소중하다.최대환신부의인문학적성서묵상은우리내면의힘을키워가는소중한이야기로가득하다.계절의봄,인생의봄,세상의봄을기다리는당신에게봄을향해달려가는힘을전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