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영혼의 편지 2

반 고흐, 영혼의 편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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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흐의 그림을 향한 치열한 열정과 예술가로서의 확고한 태도를 볼 수 있는 두 번째 편지 선집
“이 책은 고흐의 일기나 다름없다!”
고흐는 동생 테오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700여 통이 넘는 편지글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에는 동시대의 절친한 화가, 안톤 반 라파르트에게 보낸 편지가 연대순으로 들어 있다. 편지는 고흐가 스물여덟 살이던 1881년부터 1885년까지 지속되었으며, 편지의 내용 역시 5년간의 삶과 예술의 궤적을 따라가고 있다. 이 책에 실린 편지들은 빈센트의 성품 깊은 면모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가 간직했던 휴머니즘의 유산이다. 라파르트에게 보낸 편지는 빈센트가 직면했던 물질적, 정신적 곤란과 그가 이겨내야만 했던 투쟁, 그리고 한 화가가 지녔던 희망, 강인함, 천재성의 진행 과정을 보여준다. 흔히 접할 수 없었던 고흐의 초기 작품들은 화려한 색채나 꿈틀거리는 광기보다는 꾸밈없는 민중의 삶을 그려내고자 했던 한 화가로서의 고흐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저자

빈센트반고흐

네덜란드의화가.불꽃같은정열과격렬한필치로눈부신색채를표현했으며,서양미술사상가장위대한화가중한사람으로손꼽힌다.10년이라는짧은기간동안제작된그의작품들은강렬한색채,거친붓놀림,뚜렷한윤곽을지닌형태를통하여그를죽음으로몰고간생의고통을인상깊게전달하고있다.
서른일곱해의짧은생을살면서지독한가난에시달리며고독했던그는주로브뤼셀,헤이그,앙베르등지에서노동자와농민등하층민의모습과자연의풍경을화폭에담았다.
1881년,고흐가본격적으로그림을그리기시작하면서유일한네덜란드친구이자동료화가인라파르트와주고받은편지들은고흐의초기작품들을소개하는동시에그의치열한열정과예술가로서의확고한태도를전하는의미있는기록이다.
종교적인신념,인간에대한연민으로가득했던고흐의삶은현실과타협하지않은채,고독과가난속에서온전히예술을위해바쳐졌다.그러나살아있는동안에는인정받지못하고비참한죽음을맞이한후에야그의작품들은불후의명작이되었고,삶은신화로남았다.

목차

프롤로그
라파르트와의우정|내색조는더어두워질것이다|그리는일이불편하다

1881년사랑하는것을사랑하라
인물화그리는묘미|씨뿌리는사람|충고|삶의미천함에서오는고통
자연과현실의여신들|사랑하는것을사랑하라|나는광신자이네|낯선곳에서의시작

1882년예술가적양심
나의보물|그림의가치|입원|약해지면안되는이유
보리나주여행계획|그림제조자보다는호텔심부름꾼이낫다
어른고아|미술품수집|인간들속에있을때나는늘덜인간적이다
유행과상관없는나의길|석판화작업|예술가적양심

1883년사랑,연민그리고평온한광기
불우한여인,불우한시대|사랑,연민그리고평온한광기
뜻하지않은행운|집주인과의투쟁|쓰레기더미에서피는꿈
일과돈|가장아름다운유화|모델작업|블랙앤화이트기법
예술가로산다는것|사랑하면할수록|라파르트와의만남
화가와문학|네개의데생작업|졸라와미술

1884년즐거운작업
슬픈사고|서운한마음|그림을파는일|채색작업
내그림애호가를만나리라는희망|끊임없이작품을선보일필요
계약|즐거운작업|뜻밖의여행계획|수상소식

1885년시들한우정보다는결별을
어떤조짐|돌려보낸편지|받아들일수없는조언|화가로서의열망
시들한우정보다는결별을|마지막통고|화해|아카데미에서는배울수없는진실

반고흐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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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강렬한색채,독창적필치의화가빈센트반고흐
그의투쟁,희망,강인함,천재성을담은우정의대화
귀족출신의화가안톤반라파르트는1846년5월14일제이스트에서태어났다.부유한라파르트와가난한고흐는어울리기힘든상대였지만,두사람은둘도없는친구가되었다.그는암스테르담아카데미에등록하지만학업을마치기전에중도하차한다.1878년부터1881년까지파리와브뤼셀에체류하다가스물여덟살이되던해,그는이론적지식을넓히기위해암스테르담아카데미로다시돌아와위트레흐트의친가에아틀리에를꾸린다.
빈센트반고흐가라파르트를알게된것은동생테오를통해서였다.당시라파르트는브뤼셀아카데미에다녔고,고흐는보리나주에서돌아왔을때였다.사람들은부유한신사라파르트와누더기차림의부랑자고흐가전혀어울리지못하리라여겼다.그러나그들은곧서로에게서동일한취향과사고방식을발견했다.둘의만남이있은지얼마안돼빈센트는라파르트에게"우리는작품의모티브를대중의마음속에서찾는다는공통점을가지고있네.게다가현실의생생함을습작할필요도똑같이느끼고있지"라고말하기도한다.두사람사이에견고한우정이싹트는데는그리오랜시간이걸리지않았다.빈센트에게라파르트는유일한네덜란드친구였으며,그들의우정은5년간지속되었다.그러나1885년빈센트는돌연라파르트에게절교를선언한다.아카데미에서수업한라파르트가평소아카데미를경멸하던고흐에게그의작품에대해솔직하고매서운지적을했기때문이었다.그러나고흐는이러한라파르트의평가를인정하지못했다.그리고라파르트는오해로야기된이결별을항상애석해했다.
반고흐가친구라파르트에게보낸편지들과함께고흐의초기작품들을소개하는『반고흐,영혼의편지2』는그가당면했던정신적고통과예술에대한무한한열정을가감없이보여준다.독자들에게친숙한고흐의후기대표작들이아닌농부와시골아낙,전원풍경을그린목탄화와스케치,유화,습작들을비롯해화가의초기작들을풍부하게만날수있다는점에서도주목할만하다.태양의화가,광기의화가라불리며한시대를풍미했던위대한예술가의지난한여정을따라가는이책은치열하고고독한내면의기록을통해독자들을사색의시간으로데려간다.

“고독은용기를잃게하는것이아니라,
오히려자신을위해필요한활동을창조하게만드는힘을주지.”
어려서부터데생에재능을보였던빈센트는구필화랑에서현대미술에대한지식을쌓고런던에서크로키작업을했다.화상,교사,서점점원,전도사를거치며두루실패를경험한그는그림그리는일이자신의천직임을깨닫는다.전도사로서실패한뒤고향으로돌아왔을때,그의나이는스물여덟살이었다.그는민중화가로서의자신을꿈꾸며시골,싸구려식당에서모델들을찾아나섰다.그는거기서만난이들을자연의일부라고여기며,불운과역경을함께하는사람들이라고생각했다.라파르트와편지를주고받은5년은고흐가네덜란드에서본격적으로그림을그리기시작한바로그시기와맞물려있다.
빈센트는붓대신펜을드는일에익숙치않았지만,그는주위사람들과소통하려는강렬한의지를가지고있었다.이제예술이그의종교이며,그의작품들이설교의역할을담당할것이라고믿어의심치않았다.그러나사회성이란거의찾아볼수없고,행동이유별났던빈센트를사람들은미치광이취급했다.그러나예술가로서그는지독히도독립적이고새로운미술의개척자가되고자했다.자신의독립과그것을유지하려는그의열망은강하고확고부동했다.또한그는비견할수없는용기로투쟁하면서고통을감내할줄알았다.고흐와라파르트의관계는그리쉽지만은않았지만,두사람모두에게소중한우정이었고,주고받은편지는예술에대한뜨거운열정의기록으로남았다.


???책속으로

그는미치광이가되었네.분명그는그렇게될수밖에없었을걸세.원인은세상의몰이해와천박함에대한그의저항도,환멸로상처받은그의숭고한사상도아니었네.모든원인은그의외부가아닌내부에머물러있었네.빈센트가원한것은숭고한예술이었으며,그것을표현하려는어마어마한투쟁은그어떤예술가라도지치게했으리라생각하네._p.12

미치광이?아니다.그는매우복잡한사람이었을뿐이다.한남자로서그는생활면에서는무능했다.동생테오의이해와도움이없었더라면그는분명세상으로부터완전히고립됐으리라.그러나예술가로서그는지독히도독립적이고새로운미술의개척자가되고자했다.자신의독립과그것을유지하려는그의열망은강하고확고부동했다.또한그는비견할수없는용기로투쟁하면서고통을감내할줄알았다._p.23

아직까지답장이없는걸로봐서아마내마지막편지가자네마음에썩들지않았던모양이라짐작하고있네.편지의무언가가자네를좀불쾌하게만들지않았나싶군.그렇다면뭘어떻게해야하지?내논리가정확한지부정확한지,옳은지그른지는판단할수가없네.하지만한가지사실만은분명하네.때때로자네에대한말투가엄격하고거칠다하더라도나는자네에게적잖이호감을가지고있네.때문에선입견없이편지를읽다보면그것을쓴사람이적이라고생각되거나느껴지지는않을걸세._p.51

오늘다시한번체념이라는‘검은짐승’과싸움을벌였네.그짐승은자르면자를수록새로운머리가돋아나는일종의두사(頭蛇)인듯하네.하지만놈을제거하는데성공한사람들도있지.짧게라도시간만생기면나는이오래된‘검은짐승’과의싸움을즐긴다네.혹시알고있는지모르겠네만신학에는체념을통한금욕이라는이론이있지.그것이만약상상이나글쓰기혹은신학자들의설교에만존재한다면아무걱정할필요가없겠지.하지만불행히도그것은몇몇신학자들이인간의어깨위에얹어놓고자신들은손가락하나까딱않는무거운짐가운데하나라네.체념이라는검은짐승은엄연히현실속에살면서‘인간삶의크고작은많은비참함’을불러일으키지._p.62~63

나는몹시감격한동시에하나둘사라진이거장들을추억하며조금우울해졌네.코로도,루소도,밀레도,도비니도이미이승을떠나영면했네.브르통,뒤프레,자크,프레르는아직살아있지만더이상작업복차림으로붓과씨름하지는않네.모두들늙어죽음을목전에두고있지.그렇다면그들의후계자들은어떤가?과연그들만큼재능있고,그들만큼노력하나?그래서진정한현대의거장이라고불릴만한가?바로여기에있다네.우리가열정적으로작업하고,약해져서는안되는이유가……._p.90

아이와아이엄마를도운일이몇몇친구를잃게했지만,동시에그것은내집에빛을선사했네.솔직히근심으로마음이몹시버거워질때면마치거친날씨에배가장자리에매달린듯한느낌이들기도하지.하지만보다중요한것은이제내집은한층더따뜻한‘가정’을닮아가고있다는점이네.바다란많은위험을품고있다는사실을모르지않네.심하게는사람들을죽음으로몰고갈수도있지.그렇다해도나는여전히바다를사랑하고미래의모든위험앞에어떤차분함을지켜가고있네._p.132

아이는너무나사랑스럽다네.‘하늘에서내려온빛’이라고나할까.자네,가바르니가한말을기억하나?“감당할수없을만큼멍청하고성질고약한피조물은여성이며,고귀하고헌신적인피조물은어머니가된바로그여성이다.”가바르니의말은모든젊은여성들을비난하려는것이아니라,어머니가되기전여성안에있던허영심이그녀가자식을위해희생할때고귀한무언가로바뀌게됨을의미하는강한표현일걸세._p.140~141

그것이인물이든풍경이든모티브를느끼고머릿속에품게되면나는곧장적어도세번의스케치작업을되풀이한다네.자연에대한관심을접은적은결코없지만,웬만하면나는세부묘사는하지않으려애쓰고있네.지나친세부묘사는몽상을배제시키거든.테르스테크와동생테오가“도대체이것은풀인가요,양배추인가요?”라고물으면나는“너희들이그것들을구분할수없다니마음이놓인다”고대답하네._p.189~190

때때로사람들은작품을‘팔지않는다’고나를비난하면서‘왜팔지않는지’그이유를묻네.나는간단히대답하지.‘나중에팔고싶다’고.그렇네.말그대로나중에작품을팔기위해서라도나는지금계속해서규칙적으로작업해야하네.현재로선내그림이팔릴가능성이란거의희박하네.게다가내길을가기위해온힘을쏟아붓고있는나한테작품을파는문제는솔직히관심밖의일이기도하네.하지만무언가팔기회를완전히무시할수는없을것같군.사람들의비난도비난이려니와수입과지출을맞추는어려움이나를가끔진퇴유곡으로몰아넣곤하니말일세._p.207~209

모욕을참고견디는일에너무나익숙해져서웬만한것은이제더이상상처가되지않네.자네의편지앞에서도담담했듯이나는누구도상상할수없을만큼잘견딘다네.물론그렇게말뚝처럼둔감하지만원한을품지는않네.한사람의화가로서자네작업에도움이되리라싶어다시한번분명히말하겠네.우리사이에변한것이라곤아무것도없네.주제를찾아이곳에오고싶을때는언제든오게.그리고예전처럼우리집에머물게나.자네가편히있을만한다른곳을찾는다해도상관은없네.그렇다면작별을고해야겠지.작업에대해일언반구도없으니나역시내작업에대해말하지않겠네._p.241

자네와의다툼을오래끌고싶은생각은없네.시들한우정은원하지않아.진심어린우정이아니라면차라리끝내는편이낫네!마지막으로말함세.기탄없이그리고무조건적으로내가돌려보낸편지부터최근것까지자네의편지내용을모두취소하게.그러면우리의우정은비온뒤굳어진땅처럼더단단해지고더곧은길을걷게될걸세.아버지의죽음에즈음한가족들과의오해는오래이어질것같네.우리가서로화합하기에는어떤일을바라보는방식이나삶의태도가너무도다르다고식구들한테간단명료하게밝혔네.전적으로내자신의생각대로,내자신을위해서살고싶다고도말했지._p.247~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