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소설 (양장)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소설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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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무엇이 우리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혐오와 차별, 모순으로 가득 찬 세계를 분투하며 살아가게 하는가!
바이오센서를 만드는 과학도에서 이제는 소설을 쓰는 작가 김초엽. 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상상의 세계를 특유의 분위기로 손에 잡힐 듯 그려내며,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끊임없이 질문해온 그의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관내분실》로 2017년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 대상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가작을 동시에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저자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신인소설가로서는 드물게 등단 일 년여 만에 《현대문학》, 《문학3》, 《에피》 등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한 작품으로 펴낸 첫 소설집으로, 근사한 세계를 그려내는 상상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을 던지는 일곱 편의 작품이 수록되었다.
저자가 그려낸 아름답지만 순진하지 않고, 어디에도 없지만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은 세계를 살아가는 인물들은 저마다 불가능성을 껴안고 고군분투하고, 이러한 인물들을 통해 저자는 정답이 없는 불가능한 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를 통해 타자를 알고자 하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의 다른 말이 아니겠느냐고,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상대를 완전하게 이해하는 방법이란 없는 거냐고, 근사한 세계를 그려내는 상상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을 던진다.
수상내역
- 2019년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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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초엽

소설가.1993년생.포스텍에서화학을전공하고,생화학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2017년「관내분실」과「우리가빛의속도로갈수없다면」으로제2회한국과학문학상중단편대상과가작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쓴책으로소설집『우리가빛의속도로갈수없다면』,『원통안의소녀』등이있고,함께지은책『사이보그가되다』가있고,여러앤솔러지에참여했다.2019년오늘의작가상,202...

목차

순례자들은왜돌아오지않는가007
스펙트럼057
공생가설097
우리가빛의속도로갈수없다면145
감정의물성189
관내분실219
나의우주영웅에관하여273

해설|인아영(문학평론가)
아름다운존재들의제자리를찾아서321
작가의말337

출판사 서평

★시선에서질문까지,모두인상적이다

자신을둘러싼세계의희로애락을있는그대로바라볼뿐,섣불리판단내리지않을때소설가의눈은더없이맑고투명해진다.명징하고광대하게,이세계를바로볼줄아는이시선에서만‘인간이란무엇이며,인류는무엇이어야하는가?’라는질문이생겨난다.젊은소설가의첫작품집이라고는믿기지않을정도로매끄럽게이어지는이야기속에서내가생각하는소설가의눈과입을발견했다는사실이다.시선에서질문까지,모두인상적이다.-김연수(소설가)

김초엽의소설은상상의세계를그려내면서도소설가김연수가추천의글에서말한것처럼,현실의세계를섣불리판단내리지않고투명하게담아낸다.그세계는아름답지만순진하지않고어디에도없지만어딘가에있을것만같다.
「순례자들은왜돌아오지않는가」는뛰어난과학자릴리다우드나로인해‘완벽한’유전자의선택이가능해진근미래를배경으로한다.그러나그곳에서완벽함의범주에속하지못하는사람들은경계밖으로밀려난다.한편,소설에는장애도,차별도,혐오도없는그리고사랑도없는행성인‘마을’이함께그려진다.이아름답고도평화로운‘마을’은일종의‘유토피아’를상상케한다.성년이되면순례를떠나는이들중일부는돌아오지않는다는의문을빼면말이다.
“마을이유토피아라면,순례자들은왜돌아오지않는가?이물음은장애를비장애로,디스토피아를유토피아로,불완전함을완전함으로간편하게뒤집는대신오히려그이분법적인항들의관계를사유하게한다”(작품해설중)라고문학평론가인아영은말한다.무엇이우리를그럼에도불구하고,혐오와차별,모순으로가득찬세계를분투하며살아가게하는지.이소설은이야기를통해질문한다.

★소녀들의영웅이금메달리스트일필요는없다

김초엽의소설에는정상과비정상,성공과실패,주류와비주류등경계를향한응시가있고,질문이있다.「나의우주영웅에관하여」에는실패한여성우주인이등장한다.‘우주너머’를항해하기위한우주인선발에뽑히지만내로라하는‘스펙’이없는,무엇보다나이많은여성이라는이유로비난받는‘재경이모’는그럼에도불구하고비난때문에좌절하지도낙담하지도않는다.누군가의기대에부흥할생각도,누군가의기준에의한성공을향해질주할생각도않는다.소설은마치잃어버린역사를쓰는젊은역사가를떠올리게한다.‘여성사’를쓰는젊은역사가의질문과닮아있는것도같다.왜어떤기록은기록되지않는가,왜역사는언제나남성의서사이고성공의롤모델또한남성인경우가대부분인가.소수자에게그들역사는그자체만으로도의미있는것이지,(누군가의기준에따른)성공의역사가중요한것은아니라고말하는듯하다.미션에실패했다고비난받는우주인일지라도,어떤소녀에게는그의존재자체가응원일수있다.무엇이성공이고,무엇이실패인가.우주미션에는실패했지만,소녀를응원하는일에성공했다면그삶을실패한삶이라할수있을까.소녀들의영웅이금메달리스트일필요는없다.이소설에서는여성들로이루어진대안가족의모습도그려내는데,우리의가족제도가반드시당연한것은아니라고,우정과연대의공동체로서가족의가능성을말하기도한다.작가의고민과질문을“쨍하게빛나는”이야기로들려준다.

★다섯개의위성이뜨는곳에서도,지지않는마음

「우리가빛의속도로갈수없다면」의주인공은매력적인‘할머니과학자’이다.가족과생이별하고,아득한우주에서재회를위해고군분투하는삶을그리고있다.「스펙트럼」에도‘할머니과학자’가주인공으로등장한다.그동안왜서사의주인공은남성이거나여성이어도젊은여성인소설이주가되었을까?문학평론가서영인은‘할머니’가서사의주인공으로등장함을김초엽소설에서포착한다.그러면서이소설「스펙트럼」에서다룬‘언어’에관해주목한다.“가장기억에남는것은외계생명체들의언어다.문자대신색채로,문서나책대신그림으로기록을남기는그들의언어.그러니풍경이말이되고빛과어둠이말의의미를결정할터였다.”(<할머니우주인할매시인>,《한겨레신문》)

갑자기웃음이나왔다.마음이느슨해졌다.눈앞의루이가바로며칠전까지함께지내던바로그루이처럼느껴졌다.루이는희진을보고있었다.그리고희진의뒤로펼쳐진노을을보고있었다.
“그럼,루이.네게는…….”
희진은루이이눈에비친노을의붉은빛을보았다.
“저풍경이말을걸어오는것처럼보이겠네.”
희진은결코루이가보는방식으로그풍경을볼수없을것이다.하지만희진은루이가보는세계를약간이나마상상할수있었고,기쁨을느꼈다.
-「스펙트럼」중에서

문학평론가인아영은스펙트럼에서외계생명체인‘루이’와주인공‘희진’이첫소통을하는장면을인용한다.“이해불가능성에대한이렇게아름다운장면을본적이있던가.루이는희진에게언제까지나“마음을다해사랑하기에는너무빨리죽어버리는,인간의감각으로는온전히느낄수도이해할수도없는완전한타자”이다.그러나그앞에서희진은이들을이해하고싶다는마음을버리지못하고,불가능을알면서도믿으려고하며,그들의존재를받아들이려고한다.지구에돌아온희진이평생수집했던유리가“보통의감각으로볼수없는대상을보게하는도구”라면,이아름다운장면을가능케하는외계생명체와다른행성을그릴수있는SF소설은,우리로하여금지금여기의세계를새로운감각으로보게하는또하나의유리일것이다.“(《현대문학》2018년9월호)
김초엽의소설은근사한세계를그려내는상상력에서한발더나아가,우리를돌아보게하는질문을던진다.타자를알고자하는것은사랑한다는것의다른말이아니겠느냐고.완벽하게이해할수없는상대를완전하게이해하는방법이란없는거냐고애타게묻는누군가에게.김초엽의소설이들려주는이야기는문학평론가인아영의말로갈음할수있을것같다.“불가능성을껴안는것”,불가능성을껴안고고군분투하는인물을통해,김초엽의소설은정답이없는불가능한답을찾기위해고군분투한다.
다섯개의위성이뜨는행성에홀로남겨져외계인과조우하게되더라도(「스펙트럼」),고통없는유토피아에서짐짓모르는것처럼질문하지않고살아갈수있을때에도(「순례자들은왜돌아오지않는가」).그럼에도불구하고나의세계를,우리의세계를알아야겠다고용기내는마음,우리의사랑과우정을말하며지지않는마음,분투하는태도가김초엽의소설에는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