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파랑

천 개의 파랑

$14.07
Description
우리 SF를 물들일 가장 따뜻한 색, 파랑
SF가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예견하는 장르라면, 『천 개의 파랑』은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희미해지는 존재들을 올곧게 응시하는 소설이다. 발달한 기술이 배제하고 지나쳐버리는 이들, 엉망진창인 자본 시스템에서 소외된 이들, 부서지고 상처 입은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이들을 천선란은 다정함과 우아함으로 엮은 문장의 그물로 가볍게 건져 올린다. 그의 소설은 희미해진 이들에게 선명한 색을 덧입히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안락사당할 위기에 처한 경주마 ‘투데이’, 하반신이 부서진 채로 폐기를 앞둔 휴머노이드 기수 ‘콜리’, 장애를 가진 채 살아가는 소녀 ‘은혜’, 아득한 미래 앞에서 방황하는 ‘연재’, 동반자를 잃고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끝없는 애도를 반복하는 ‘보경’, 『천 개의 파랑』은 이렇듯 상처 입고 약한 이들의 서사를, 그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따뜻한 파랑波浪처럼 아우른다.
이 소설은 천선란 작가가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놓은 한 줄에서부터 시작한다. ‘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풍경 속에서도 ‘있는 힘껏 고개를 돌려 흐릿한 풀잎을 바라보는’ 천선란의 시선은 올곧으며, 개미 한 마리조차 밟지 않기 위해 느린 걸음을 연습하는 작가의 태도는 믿음직스럽다. 그렇기에 우리는 천선란의 시선과 발걸음에 맞추어 『천 개의 파랑』을 읽는 동안 ‘부서지고 다친 작은 존재들의 끈질긴 연대 너머로만 엿볼 수 있는 촘촘한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선정 및 수상내역
-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수상작

저자

천선란

1993년인천에서태어나안양예고문예창작과를졸업했고,단국대학교문예창작과에서석사과정을수료했다.동식물이주류가되고인간이비주류가되는지구를꿈꾼다.작가적상상력이무엇인지에대해늘고민했지만,언제나지구의마지막을생각했고우주어딘가에서일어나는일들을꿈꿨다.어느날문득그런일들을소설로옮겨놔야겠다고생각했다.대부분의시간늘상상하고,늘무언가를쓰고있다.2019년9월...

출판사 서평

소설가최진영,영화감독민규동,배우손수현추천!
우리SF를물들일가장따뜻한색,파랑
한국과학문학상장편대상수상작
천선란『천개의파랑』

빠르게변화하는세상의속도속에서,
있는힘껏,여린풀잎하나놓치지않는올곧고믿음직한시선

SF가진보하는기술속에서변화하고발전하는모습을예견하는장르라면,『천개의파랑』은진보하는기술속에서희미해지는존재들을올곧게응시하는소설이다.발달한기술이배제하고지나쳐버리는이들,엉망진창인자본시스템에서소외된이들,부서지고상처입은채수면아래로가라앉아있던이들을천선란은다정함과우아함으로엮은문장의그물로가볍게건져올린다.그의소설은희미해진이들에게선명한색을덧입히는과정으로이루어져있다.

“동식물과자연,다수에속하지않는인간을배제하는발전을추구한다면인류는빠르게멸망할것이다.그러므로우리는『천개의파랑』을읽으며다시배워야만한다.행복과위로,애도와회복,정상성과결함,실수와기회,자유로움의진정한의미를.우리는‘천천히,천천히’나아가도된다.아니,그래야만한다.무엇도배제하지않고함께나아가는방법을보여주는따뜻하고찬란한소설을만났다.고맙고벅차다.”-최진영(소설가)

최진영소설가가추천의글에서말한것처럼,우리는『천개의파랑』을읽으며행복과위로,애도와회복,자유로움과같은,시간이흘러도변하지않는가치를다시금확인하게된다.안락사당할위기에처한경주마‘투데이’,하반신이부서진채로폐기를앞둔휴머노이드기수‘콜리’,장애를가진채살아가는소녀‘은혜’,아득한미래앞에서방황하는‘연재’,동반자를잃고멈춰버린시간속에서끝없는애도를반복하는‘보경’,『천개의파랑』은이렇듯상처입고약한이들의서사를,그누구도배제하지않는따뜻한파랑波浪처럼아우른다.세계의구석에서누구도홀로물방울처럼울지않게말이다.눈을감았다가뜰때마다천변만화하는세상속에서도『천개의파랑』은변하지않는것,이세계의가장느리고약한것들과기꺼이발걸음을맞추며걷는다.
『천개의파랑』은천선란작가가휴대폰메모장에적어놓은한줄에서부터시작한다.‘우리는모두천천히달리는연습을해야한다.’빠른속도로지나가는풍경속에서도‘있는힘껏고개를돌려흐릿한풀잎을바라보는’천선란의시선은올곧으며,개미한마리조차밟지않기위해느린걸음을연습하는작가의태도는믿음직스럽다.그렇기에우리는천선란의시선과발걸음에맞추어『천개의파랑』을읽는동안‘부서지고다친작은존재들의끈질긴연대너머로만엿볼수있는촘촘한기쁨’을누릴수있게된다.

동물과로봇그리고인간,
종을넘어선이들의아름답고찬란한회복의연대

★“달리는순간만큼은저도호흡하고있어요”
-폐기를앞둔휴머노이드기수,콜리의이야기
2035년,경마경기의기수는인간에서휴머노이드로대체된다.인간보다가볍고죽음으로부터자유로운휴머노이드를태우고뛰는경주마들은그전보다훨씬빠르게질주해야한다.계속빠르게달리기만을강요당하다연골이다닳아버려더는뛸수없게된경주마‘투데이’,그리고투데이의파트너로호흡을맞춰온휴머노이드기수‘콜리’콜리는어느날,늦여름의경기에서스스로낙마를선택한다.투데이가다리를완전히잃기전에,투데이를지키기위해.

★“살아간다는건늘그런기회를맞닥뜨리는거잖아”
-기적을만들어낸소녀,연재의이야기.
로봇분야에서천재적인재능을가지고있는소녀연재는집안형편때문에‘소프트로봇연구원’이라는꿈을잠시접어둔채방황하고있다.어느날,연재는우연히들린경마공원의마사한구석에서,부서진채폐기를두고있는휴머노이드‘콜리’를발견한다.다른휴머노이드기수와는다르게경기중‘하늘을바라보다가’낙마했다는콜리에게연재는강렬한끌림을느낀다.그렇게기적을이뤄낼연재와콜리의만남은시작된다.

★“삼차원의우리가일차원의말에상처받지말자”
-진정한자유로움을원하는소녀,은혜의이야기.
연재의언니,휠체어를타는은혜에게바깥세상은‘위험천만한모험’이다.은혜는다리를잃은경주마‘투데이’에게동병상련의감정을느끼며매일투데이를보러가지만,휠체어를타고밖으로나서야하는은혜의여정은절대호락호락하지않다.은혜에게필요한‘자유’란생체적합성의족이나전동휠체어가아닌,‘인도에오를수있는완만한경사로와가게로들어갈수있는리프트,횡단보도의여유로운보행자신호,버스와지하철을누구의도움없이도탈수있는안전함’이다.“삼차원의우리가일차원의말에상처받지말자.”친구주원이건넨용기에힘입어,비로소삼차원의은혜는,일차원의세상이규정한‘정상성’에도전한다.

★“행복한순간만이유일하게그리움을이겨.”
-멈춰버린시간속에서끊임없이누군가를애도하는,보경의이야기
불의의사고로소방관인남편을잃고,은혜와연재두딸만을바라보며살아가는보경에게은혜는‘아픈손가락’연재는‘신경이손상된손가락’이다.가난한살림때문에은혜에게의족을달아주지못했다는부채감,은혜에게만신경쓰느라연재의재능을살피지못했다는죄책감때문에보경이두딸을향해뻗은손은언제나닿지못하고머뭇거리기만한다.그러나서로를안아주는팔보다더욱진실된것은서로안기직전뻗은두팔의머뭇거리는떨림일것이다.보경은우연히집으로들어오게된휴머노이드콜리와의교감을통해다친마음을회복하고조금씩두딸에게다가가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