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된계급사회,복제인간의일과사랑을통해발견한차별과혐오에대한사유
“명령을따르지않으면기억이리셋된다”
자신이인간과다름없음을확인하는순간죽어야하는복제인간
임플란트로인지능력을극대화한엘리트계급바이오닉.
체외에서배양된중간계급시뮬런트.
어떠한시술도받지않은하층민인간유기체계급.
『계산된삶』의주인공제이나와친구들은시뮬런트들이다.제이나는수백명의유전적부모를가진복제인간이다.그녀는회사가눈치채지못하는사이에은밀하게출퇴근동선을조정한다.고양이를기르는동료를따라숙소에서몰래곤충을기르며,복제인간직원은갈수없는인간들만의레스토랑메뉴를궁금해한다.그렇게한인간의기호와정체성을형성하는큰부분이기억이라는사실을체득한다.체외에서,배양되어태어났을때부터성인의모습이었지만데이터로조작된유년기억을가진제이나.그녀는동료들의자녀를보며20~30여년의시간을경유해성인이되는자연스러운인간의생애주기를동경한다.
시뮬런트계급은인간처럼되고싶어하지만,바이오닉계급과유기체계급모두에게멸시당한다.뛰어난감정표현으로공연을펼친가장친한친구가회사에회수되어리콜당하고아카이브실의데이브라는인간직원과사랑에빠지면서제이나는회사에서의탈출을도모한다.
프랑켄슈타인은인간의추한부분만을조합해창조한인간의피조물로서고통스러워했다.그러나인간의아름다운면만을조합해창조한생명,제이나는행복할까?그녀는여전히고통스러워한다.그들의공통점은고통을통해영혼을증명한다는것이다.제이나는여러방식의자해를통해자신의영혼에말을걸고,고통은그녀에게응답한다.그녀가고유한내면성을지녔으며인간과다름없는삶을원한다는것을회사가눈치채게되면그녀의기억은모두삭제되어야할대상이된다.그녀가회사와의목숨을건게임에서어떤선택을하는지,그리고엔딩이끝난후어떤놀라운부활이기다리고있는지는전혀새로운방식의결말로확인할수있다.『계산된삶』은두가지버전의서로다른결말을준비해놓았다.독자의선택에따라다른엔딩이가능한인터랙티브서사구조다.독자는에필로그마지막장까지손에땀을쥐는흥미진진한서사를경험할수있을것이다.
감정자본주의,매력노동으로괴로움을겪는현대인의계산된삶에서
각성플래그를생성하는여성서사SF
“우리는서로를통해배우듯이,SF속여성을통해서도영감을받는다.”앤차녹(저자)
“통제할수없는삶을통해전하는가장강력한이야기”_《가디언TheGuardian》
『계산된삶』에서시뮬런트들은유전자조작단계에서부터기업의화이트칼라직군에임대하기위해설계된존재로,그들의감정은철저히통제되어관리되고있다.사회학자제니퍼M.실바는감정을관리하여건강한자아를유지하는개인이,자본주의사회에서적합한인재로받아들여지는경향즉감정자본주의실체에대해역설했다.감정자본주의에서우울하고내향적인성향의사람들은그것이자신의자아안에내재된본성이라고해도그를치료서사에입각해받아들이게된다.자신의일부인우울을소거함으로써고용에적합한사회구성원으로거듭나야한다는지향에지배당하게되는것이다.신자유주의는그들을시장의주요관리대상으로의식해우리가자아변형을통해‘성장’이라는환상을이뤄내길종용한다.제이나는다양한감정을발견하며우울과고통도경험하지만그러한어두운감정을경유해인간적인감정의정수라고할수있는사랑을발견한다.『계산된삶』에서인간의의심과불안,부정적인감정은데이터처럼삭제하거나외과적수술로변형해야하는혹같은무엇이아니라인간내면의가장경이로운성소로서위치하고있다.
『계산된삶』에서주인공제이나는,자신의상사에게이전버전시뮬런트보다‘매력적’이라는평가를받는다.페미니스트작가저메인그리어는“(여성이)매력적인대상으로남아야한다는관념”의모순성을지적하며,여성의삶의주기에서가능한빠른시점에‘매력노동’에서벗어나기를지지했다.감정관리와매력노동,현대의여성직장인과닮은의무를수행하는제이나의일상을따라가며독자들은고요해보였던자신의사무실이소름끼칠만큼불온하고폭력으로가득찬곳임을깨닫게될것이다.제이나는인간임을스스로인정하는순간리콜되어야하는존재므로,안전을보장받기위해서는자아를마비시켜야한다.‘나는내가존재하지않는곳에서생각한다.고로나는내가생각하지않는곳에서존재한다’.제이나는자신이인격적으로존중받지못하는,자율성을통제당하는곳에서세계관자체를의심하는문제적자아다.저자는아서C.클라크상대담에서‘의심’을가장인간적인본성이라고생각한다밝혔다.제이나를통해우리가현재의세계에대해의심하며새로운세계를상상함으로써,더나은그래서더재미있는세계를상상할수있게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