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런틴 - 워프 시리즈 4

쿼런틴 - 워프 시리즈 4

$17.50
Description
“인류가 외계의 검은 구체에 의해 ‘격리(쿼런틴) 상태’가 된다”
양자역학을 토대로 인류를 ‘우주 파멸’의 존재로 구축한 충격적 상상력
작품 제목인 ‘쿼런틴(Quarantine)’은 ‘격리’, ‘검역’, ‘차단’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국내에서도 자주 언급된 단어인데, 『쿼런틴』에선 그 단어가 조금 다르게 쓰이는 것이다. 현실에선 전염병으로부터 인간을 격리한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쿼런틴』에선 ‘인간으로부터 우주를 격리한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인간이 우주 역병 병균의 숙주라도 된다는 것일까? 결말로 가면 그 말도 틀린 건 아니게 되지만, 초기 설정상으로 인류가 격리된 이유는 우주를 파멸로 이끌 특수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특수 능력’의 작동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선 양자역학적 지식이 다소 필요하지만, 『쿼런틴』을 문학작품으로 즐기는 데엔 그런 지식은 전혀 필요 없다. 인류가 ‘우주 파멸’의 존재가 되었을 때의 외계 종족의 반응, 그 외계 종족의 강제 격리를 영문도 모르고 당하는 인류의 반응, 혼란에 빠진 지구에서의 각 개인이 겪는 변화와 갈등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밌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사를 꾸준히 따라 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양자역학에 대해 체득하게 된다.

『쿼런틴』을 읽고 나면 이 작품을 쓰기 위해선 양자역학에 대한 고차원적 이해가 필요했으리라 짐작하게 된다. 양자역학을 너무도 쉽고 정확하게 소설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으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그렉 이건은 양자역학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토대로 『쿼런틴』을 썼다. 위와 같은 맥락으로, 김상욱은 강연장에서 “물리학자라면 (경외감 때문에) 울면서 볼 책”이라 밝힌 바 있다.

양자역학은 실생활에서 잘 사용하지 않은 단어일뿐더러 우리가 친숙하게 체감하는 고전역학을 거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소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곤 한다. 앞서 설명했듯이, 『쿼런틴』을 읽을 때 양자역학에 대해 천착하지 않고 서사적 재미만 추구하더라도 전혀 문제는 없다. 하지만 『쿼런틴』에서는 양자역학을 그렇게 어렵게 다루지도 않거니와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읽으면 SF 특유의 ‘경이감’까지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양자역학을 공부한다기보다 체험해 본다는 마음으로 읽어나가기를 권장한다.

『쿼런틴』에서 양자역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지점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특수 능력’의 작동 원리를 이해할 때다. 『쿼런틴』의 세계에서 온 우주는 ‘양자 중첩’ 상태로 존재한다. 그러나 인간은 태생적으로 자신이 ‘관측’한 존재의 양자 중첩을 깨뜨려 하나의 상태로 귀결시킨다. 인간의 시선이 닿은 존재는 중첩돼 있던 무한대의 가능성을 잃고 딱 한 가지의 가능성으로만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즉, 『쿼런틴』의 세계에선 인간의 눈길이 닿는 모든 것이 (인류를 포함해) 난도질당한다. 이 엄청난 세계관 앞에서 양자역학적 설명은 사소하다. 그러나 이 사소한 설명을 이해하면 이 비현실적인 세계를 무척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
저자

그렉이건

1961년오스트레일리아퍼스에서태어나,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학에서수학학위를취득한후대학병원부속의학연구소에서컴퓨터프로그래머로일하며SF작품을쓰기시작했다.1990년대초부터잡지에중·단편을발표하면서,SF계에돌풍을일으킨‘하드SF르네상스’의대표주자로각광을받았다.

장편데뷔작이자〈주관적우주론〉3부작의첫작품『쿼런틴(Quarantine)』(1992)으로디트머상을,그후속작인『순열도시(PermutationCity)』(1994)로존W.캠밸기념상·디트머상을,『비탄(Distress)』(1995)으로쿠르트라스비츠상·오릴리어스상·세이운상을수상했다.이후장편SF인『디아스포라(Diaspora)』(1997),『테라네시아(Teranesia)』(1999),『실트의사다리(Shild’sLadder)』(2001)를잇달아발표하며명실공히21세기최고의하드SF작가로서의명성을확립했다.

중·단편집으로는『행동공리(Axiomatic)』(1995),『루미너스(Luminous)』(1998),『오셔닉(Oceanic)』(2009)등이있으며,「오셔닉」,「플랑크다이브(ThePlanckDive)」,「보더가드(BorderGuards)」로휴고상·로커스상·아시모프상을위시한여러SF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ㆍ007
제2부ㆍ139

에필로그ㆍ443
옮긴이의말ㆍ448

출판사 서평

“인류가외계의검은구체에의해‘격리(쿼런틴)상태’가된다”
양자역학을토대로인류를‘우주파멸’의존재로구축한충격적상상력

작품제목인‘쿼런틴(Quarantine)’은‘격리’,‘검역’,‘차단’이란뜻을가지고있다.코로나19?팬데믹을거치면서국내에서도자주언급된단어인데,『쿼런틴』에선그단어가조금다르게쓰이는것이다.현실에선전염병으로부터인간을격리한다는뜻으로쓰이지만,『쿼런틴』에선‘인간으로부터우주를격리한다’라는뜻으로쓰인다.인간이우주역병병균의숙주라도된다는것일까?결말로가면그말도틀린건아니게되지만,초기설정상으로인류가격리된이유는우주를파멸로이끌특수능력을가지고있기때문이다.그‘특수능력’의작동원리를정확히이해하기위해선양자역학적지식이다소필요하지만,『쿼런틴』을문학작품으로즐기는데엔그런지식은전혀필요없다.인류가‘우주파멸’의존재가되었을때의외계종족의반응,그외계종족의강제격리를영문도모르고당하는인류의반응,혼란에빠진지구에서의각개인이겪는변화와갈등을읽는것만으로도충분히재밌기때문이다.그리고서사를꾸준히따라가다보면자연스럽게양자역학에대해체득하게된다.

『쿼런틴』을읽고나면이작품을쓰기위해선양자역학에대한고차원적이해가필요했으리라짐작하게된다.양자역학을너무도쉽고정확하게소설로풀어냈기때문이다.“간단하게설명할수없으면,제대로이해하지못하는것이다.”라는아인슈타인의말처럼,그렉이건은양자역학에대한완전한이해를토대로『쿼런틴』을썼다.위와같은맥락으로,김상욱은강연장에서“물리학자라면(경외감때문에)울면서볼책”이라밝힌바있다.

양자역학은실생활에서잘사용하지않은단어일뿐더러우리가친숙하게체감하는고전역학을거스르는경우가많기때문에,다소낯설고어렵게느껴지곤한다.앞서설명했듯이,『쿼런틴』을읽을때양자역학에대해천착하지않고서사적재미만추구하더라도전혀문제는없다.하지만『쿼런틴』에서는양자역학을그렇게어렵게다루지도않거니와조금이라도이해하고읽으면SF특유의‘경이감’까지느낄수있기때문에,양자역학을공부한다기보다체험해본다는마음으로읽어나가기를권장한다.

『쿼런틴』에서양자역학에대한이해가필요한지점은인간이가지고있는‘특수능력’의작동원리를이해할때다.『쿼런틴』의세계에서온우주는‘양자중첩’상태로존재한다.그러나인간은태생적으로자신이‘관측’한존재의양자중첩을깨뜨려하나의상태로귀결시킨다.인간의시선이닿은존재는중첩돼있던무한대의가능성을잃고딱한가지의가능성으로만존재하게되는것이다.즉,『쿼런틴』의세계에선인간의눈길이닿는모든것이(인류를포함해)난도질당한다.이엄청난세계관앞에서양자역학적설명은사소하다.그러나이사소한설명을이해하면이비현실적인세계를무척현실적으로느낄수있게된다.

〈재난·디스토피아〉,〈포스트휴먼·초인물〉,〈추리·미스터리·하드보일드〉
모든시대와문학장르를초월한,‘작가들의작가’의마스터피스

2003년『쿼런틴』이처음출간됐을당시,SF독자들이받았던충격이란실로엄청났던것으로보인다.20년이지난최근까지도재출간에대한독자들의요청이이어졌으니까.이처럼지속적인요청과찬사를받고결국재출간하게된『쿼런틴』의힘이란,앞서언급했던것처럼,그무엇보다도문학적재미에있다.『쿼런틴』은‘양자역학과하드SF’라는높은허들을가져온만큼,독자가그허들을넘는과정에서지루하지않도록온갖문학장르의서사와분위기를빌려와쓴다.『쿼런틴』에서대표적으로꼽을수있는장르는〈재난·디스토피아〉,〈포스트휴먼·초인물〉,〈추리·미스터리·하드보일드〉이렇게세가지다.이렇듯최소한세개의관점으로해석할수있다보니,『쿼런틴』을수입한14개국의표지는전부제각각이다.

『쿼런틴』의도입부는‘재난서사’와‘디스토피아세계관’을잘담아내고있다.2034년어느날,지구의밤하늘에서별들이완전히사라진다.지름이명왕성궤도의두배나되는정체불명의검은구체‘버블’이태양계를완전히감싸버렸기때문이다.이는당연히전세계적혼란을초래했지만,그혼란에대한대항마로서디스토피아소설에나올법한기괴하고강압적인정부가등장할뿐의외로큰문제없이30년이란세월이흐른다.사람들은별이사라진밤하늘을일상의일부로자연스럽게받아들인다.

『쿼런틴』의캐릭터및초반서사는‘추리·미스터리서사’와‘하드보일드캐릭터’를잘조합하고있다.‘버블’출현후30년후인2066년.전직경찰관이자사립탐정인‘닉’은실종된한여성을찾아달라는의뢰를받는다.여기서흥미로운점은이여성은혼자서거동조차힘들정도의지적장애를가지고있으며,그녀가생활하던병원은24시간감시체제아래에있었단것이다.닉은이여성이추적하는과정에서‘버블’의정체에대해서알아가게된다.

주인공인닉의캐릭터엔‘포스트휴먼특유의고찰’과’초인물세계관’이고스란히반영돼있다.『쿼런틴』에서는외계의검은구체‘버블’에버금갈만큼중요하게다뤄지는SF적요소가있으니,바로최첨단유전공학과나노공학의산물인‘모드’다.모드라는일종의신경회로를뇌에장착하면나노로봇을통한신경계의재배열이가능하며,이는곧인간의몸과의식을마음대로제어하는결과로이어진다.모드를장착한닉은내가방금까지쫓고있던적에게충성하게되고,사랑하는아내가죽었어도전혀슬퍼하지않는다.

김겨울이추천사에서말했듯이,“흥미진진한추리극을따라가다보면독자는자기도모르게뇌와정신의관계라든지삶의무한한가능성같은심오한주제에대해숙고하게”된다.『쿼런틴』은김겨울의표현처럼정말이지“롤러코스터”같다.한번읽기시작하면어려운과학이론에머리아플새가없을것이다.시대를초월한마스터피스에대한감탄하기바쁠테니까.

책속에서

별들은사라졌지만,애당초별들이우리것이었던적은한번도없었다.인류가실제로잃은것은,별들이손에닿을만큼가까운곳에있다는환상뿐인것이다.
---p.40

일상생활의수많은국면이개인선택의대상이되어버린지금,뇌가그사실을견디지를못하는것이다.글자그대로마음속으로원하는것만으로도수많은것을손에넣을수있기때문에,사람들은사고과정에새로운계층을덧붙이고있는것인지도모른다.이엄청난힘과자유로부터자기들자신을지키기위해서라도말이다.그런사고는무한대의역행에가깝다.자기가정말로원하는것이무엇인지를결정하고싶어하는지를결정하고싶어하는지를결정하고싶어하는꼴이다.
---p.49

“그렇다면사람의가치관은변화하지않는다는얘깁니까?”
“서서히변화하죠.좋은이유에의해.”
“혹은나쁜이유일지도모릅니다.아니면아예이유가없든가.혹시이런식으로생각하고있는건아닙니까?평균적인사람은어느날책상앞에앉아서,숙고에숙고를거듭한끝에합리적인윤리학을만들어낸다음,그것에서결점이발견되었을때적절한수정을가한다고?그건순수한환상에불과합니다.대다수의사람들은인생에서경험하는일들에이리저리치이면서그냥살아가고있을뿐이고,그들의인격은자기들이제어할수없는영향에의해형성됩니다.그렇다면자신을변화시키는것이뭐가나쁘단말입니까?본인이그것을원하고,또그것에의해행복해질수있다면?”
---p.172

“쉽게받아들일수있는일은아니겠지만,그게바로우리의존재방식이니어쩌겠어요.우리는‘자기자신을아는’우주일뿐만아니라…바로그런지식을얻는과정을통해서,자기들대다수를소멸시키는우주인거예요.”
---p.207

모든것은결국평범한일상으로귀속되는법이다.
---p.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