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영원의 시계방 (양장) -초월 2

빛과 영원의 시계방 (양장) -초월 2

$15.00
Description
젊은작가상·이상문학상·SF어워드 수상 작가 김희선의 세 번째 소설집
극단으로 치달아 마법의 영역에 도달한 과학을 압도적인 SF로 완성하다!
우리는 어째서 호러에 매혹되는가? 영국의 문화비평가이자 작가인 마크 피셔는 “기이함의 매력은 통상적 인식이나, 경험 외부에 존재하는 것에 대한 매혹과 관계 있으며, 이러한 매혹은 불안이나 두려움까지 아우른다”고 말한다. 있어야 할 곳에 없는 것, 혹은 없어야 할 곳에 있는 것에 인간은 공포와 매혹을 동시에 느낀다는 것이다. 예컨대, 아버지가 자녀보다 젊은 모습으로 더 오래 산다면? 시간의 터널을 통과해 현재의 내 나이보다 젊은 모습의 부모를 조우했을 때, 우리는 무슨 말을 건넬 수 있을까?

순수 문학과 SF의 장르를 초월, 오직 천재성만으로 두 독자 군의 인정을 모두 얻은 작가 김희선. 젊은작가상과 이상문학상 등 영향력 있는 상을 수상하며 문학성을 증명했을 뿐 아니라 SF 마니아들에게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그가 시간을 초월하는 영원과 사랑에 대한 세 번째 단편집으로 돌아왔다. 스타일리시하고 정교한 SF의 옷을 입은 독특한 여덟 편의 이 이야기들은, 우리가 상실한 꿈과 사랑을 위로한다. 시간 여행자가 된 시계공 아버지와 평범한 자녀의 타임 패러독스를 다루는 「공간 서점」뿐 아니라 『빛과 영원의 시계방』에 수록된 여덟 편의 이야기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보수적인 시간관을 완전히 박살 내는 기이한 경험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이번 소설집 속 인물들은, 각자가 다른 진실을 이야기하면서 그러한 진실의 총합이 아닌, 제3의 이야기를 빚어내는 『라쇼몬』처럼 서로 다른 시간관을 지닌다. 한 소설 안에서 여러 개의 시간관이 태엽처럼 맞물려 정교하게 작동하는 서사 속에서 독자들은 소름끼치는 전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저자

김희선

1972년춘천에서태어났다.강원대약학과를졸업하고동국대대학원국문과를수료했다.2011년[작가세계]신인상에단편소설「교육의탄생」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단편소설「공의기원」으로2019년제10회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소설집『라면의황제』,『골든에이지』,장편소설『무한의책』등이있다.원주에서소설가일과약사업무를병행하고있다.

목차

공간서점-07-

오리진-45-

달을멈추다-83-

꿈의귀환-125-

악몽-159-

가깝게우리는-195-

어디서무엇이되어다시만나랴-235-

끝없는우편배달부-279-

작가노트-314

출판사 서평

“김희선작가를흉내낼까봐매우조심하며읽었다”
부커상『저주토끼』정보라추천!빛과영원의시계공이설계한사랑을닮은괴담

호러와환상문학,SF라는서로다른강한개성의세장르를모두대표하는작가로존재감을키워왔으며,부커상최종후보로지명된정보라작가.그가이번소설집을두고“김희선을흉내낼까봐매우조심하며읽었다”고이야기했을정도로『빛과영원의시계방』은놀랍도록독창적이며탁월한김희선작가의최신대표작으로구성되어있다.
정보라작가가특별히추천하는작품은「꿈의귀환」이다.소련의우주비행사유리가가린이우주에서꾼꿈에대한기록을바탕으로,꿈의지도를완성하기위한과학자들의사투를핍진하고박진감넘치게구성한다.과학자들의연구가진행되며우주적진실에가까워지는과정은,영화〈인터스텔라〉의불가능에저항하는장엄함,〈돈룩업〉의멈출수없는거대한풍자극을방불케한다.또한이야기는앨런디멘트라는이론물리학자의강연현장에서놀라운전환국면을맞는다.소설후반에개입한유튜브동영상속강연이라는소설적장치가독자와작품간의제4의벽을돌파하는섬뜩함을준다.김희선작가는이번소설집전체에서미국,러시아,독일,스위스,스웨덴등다양한국적의인물들을다국적장소(심지어광활한우주와삼국시대의신라까지)를넘나들며,다성성을총동원한교향곡으로버라이어티하게엮어낸다.정보라작가의추천사는그렇기에『빛과영원의시계방』에가장가까운찬사가될것이다.“김희선작가는상상과현실의씨실과날실을아주솜씨좋게엮어내는최고의장인이다.부드럽고아름다운문장들이무서울정도로매혹적으로독자를사로잡는다.”

현직의료인작가가정밀한고증을바탕으로집필한SF
호러스타일의음모론을무한확장하는도발적인사고실험

김희선작가는병원에서약사로일하고퇴근해매일1~2시간씩소설을쓰는루틴을지켜왔다.약사일과소설쓰는일이많이달라어려움을느끼지않느냐는질문을많이받는다는그는,두일이물질적인면과정신적인면모두,사람을위해사람에게하는일이라는점에서닮았다고대답한다.코로나19사태로인한죽음을의료현장에서수없이목도한김희선은『빛과영원의시계방』에서소설을통한정교한사고실험을통해,잃어버린시간의태엽을반대로감아낸다.
이번작품집『빛과영원의시계방』에수록된「달을멈추다」는전지구를죽음으로뒤덮은팬데믹사태에대한역발상을엔진삼아,세계와우리영혼의관계성에대한깨달음을향해폭발적으로질주하는이야기다.전세계에영생을위한마인드업로딩이확산되는군나르순드베리사태와,그가말하는‘영혼들의커뮤니티’는이례없이긴장례식이자거대한스케일의묘지지만,그장소성은우리가죽음을생각했을때처음떠올리는어둠의자리가아니다.종교적환생을연상시키는‘영혼들의커뮤니티’는시간밖에존재하는영원한앎을통한전율의빛이쏟아지는자리다.번져가는죽음과반대되는영생의확산구도는낯선경악과색다른공포요소로작용하고있다.하지만독자는앎의가속도가극단으로치달아,윤회를깨닫는초자연과마법의영역에도달하게되는매혹을거부할수없을것이다.이러한매혹을통해우리가가진보수적인시간관자체가전복되는(달이멈춰버리는)기이하고환상적인경험을이책을통해할수있게되기때문이다.
김희선의두번째장편소설『무언가위험한것이온다』는광산업이쇠한뒤화성처럼황폐해진W시에서영화를촬영하며벌어지는스릴러SF다.이번소설집『빛과영원의시계방』에서는W시의낡은시계방이김희선유니버스에서의미심장한거점으로등장한다.W시는김희선이2002년부터20년동안약사일을하며살아가고있는원주시가모티프면서,현실과는다른독특한진실이거주하는매력적이고기이한도시다.태엽과태엽을정교하게맞춰시간의마법을물성화화는장인시계공.그리고그의일터이자은밀한시간여행터널이자리한W시의시계방은,얼핏『불편한편의점』이나『달러구트꿈백화점』,『리빙스턴씨의달빛서점』같은특정장소에서지친현대인에게쉴자리와마법같은서비스를제공하는익숙한구도를연상시키기도한다.그러나김희선의시계방은즉각적인위로를리얼타임으로제공하는따뜻한위로에머무르지않는다.W시의서점과연구소같은다양한거점들은우리가생존을위해억압한근원적인상처까지마주하게하는위험부담을감수하고있기에,부드러운치유에서만족하지않고한발더나아간문제적인장소라고할수있다.태어나지금껏우리를가장사랑해야만했던부모나반려자에게충분한사랑과관심을받지못했던진실,그리고사랑하는이들에게돌이킬수없는상처를주었던경험을반복해서서사화하며이이야기들이우리에게전하는바는,인간존재에대한결함을인정하는데에서시작하는내적윤리의무한한확장가능성이다.
김희선의이번소설집세계관에서공통적으로등장하며활동하는탐정이,사라진사람들의행적에대한의뢰를받고,조사를시작하는곳도W시다.사라진사람들은시간여행을떠나돌아오지못하는시계공이었다가,월드컵기간도중에종적을감춘국가대표축구선수이기도,여느날처럼매일아침들르는편의점에서끼니를해결하고출근하지않은우편배달부가되기도한다.우리는한세계안에서타인들과관계성을가지는인격으로생존하기위해,그리고그와의관계성을견고히하기위해자기자신이되기를무한번포기한다.어느날거울앞에서시간의풍파를견뎌온자기자신의얼굴이낯선가죽가면처럼느껴지는경험을해본적있을것이다.불운의연속속에서장미정원을꿈꿔본있는독자라면,김희선의소설을읽는것이양자역학에서말하는관측자로거듭나는일이며,다세계안에서자신의세계를끝없이분기하는소중한작업임을알게될것이다.

수록작품소개

공간서점#시간여행자#탐정#타임패러독스#시계공
:과거천금당이라는이름의시계방이었던유서깊은고서점.실종된아버지의행방을찾아달라는아들의의뢰를받은사설탐정의눈으로시간여행자의정체를추적하는미스터리물이다.

오리진#성물聖物#교황청#신앙교리성#바티칸#세계의리셋#시뮬레이션우주론
:우리가살고있는우주전체가시뮬레이션이라는세계관.베드로의기도탁자라는성물聖物과세계를다시시작하는핸드폰의대비가기묘한쾌감을준다.

달을멈추다#전생#영생#윤회#마인드업로딩#적그리스도
:전생에신라의승려였음을깨달은스웨덴인군나르순드베리가영혼들의커뮤니티를만드는과정을그리는역재난서사.마인드업로딩과정을상세하게보여주며의료인인작가의역량을십분발휘한걸작.우리가마인드업로딩을실행했을때우리의영혼은어디로갈지에대해질문한다.팬데믹처럼전지구에번져가는영생으로코로나19사태로인한사망자를애도하는SF.

꿈의귀환#음모론#시뮬레이션우주론#유리가가린#다세계이론#냉전시대#멸망
:지구는냉전시대핵전쟁으로멸망했으며현재의세상은마인드업로딩된유리가가린의꿈속이라는음모론성격의괴담.

악몽#로맨스스릴러#마인드업로딩#기억재구성#사랑의시뮬레이션#속죄
:아내와귀촌하여리틀포레스트풍의전원생활을즐기던남자의일상에기이한틈이생기기시작한다.이미죽은아내,그리고세노파와자신의기억속에서기묘한동거중인남자의이야기.이모든것이원하는인생전체를살아볼수있는기계장치를통한기억과사랑의재구성작업이라는것이밝혀진다.

가깝게우리는#음모론#사회파SF#자살#평화시장#사제관계#광인#자동인형#시계공
:「어디서무엇이되어다시만나랴」와함께‘검은정장을입은남자들’이등장하는세계관을공유하며,모종의세력에의해타인의신분으로살게된인물을다룬다.글쓰기수업강사인화자는특출난노인수강생의과제물들에기이한끌림을느낀다.화자는노인의글이픽션이아닌자서전적진실이라는충격적인사실과마주한다.정부는노동권을위해투쟁하던사람들을모두자동인형으로교체하기위해그를스위스로파견한것이다.노인이가스폭발로자살하는사건을통해그조차도인간이아닌자동인형이었다는무서운반전이도사린이야기.

어디서무엇이되어다시만나랴#음모론#월드컵#국가대표#축구#호텔#파독광부
:“유일하게옳은것,축구가세계를지배할것이다.”선언적이면서도의미심장한첫문장부터강렬하다.한국국가대표축구선수K의실종에얽힌미스터리한일화들,독일호텔의이국적인분위기가스타일리시하다.우리가미쳤다고낙인찍은사람들은실제로는광인이아닐지도모른다.반전의반전을거듭하다마지막까지재미가몰아치는단편.

끝없는우편배달부#배달노동자#우편배달부#라돈사태#인공지능#제4차산업혁명
:매일편의점에서허기를해결하고오직배송업무로만채워진루틴을가졌던우편배달부가종적을감춘다.소설집의처음에등장한탐정이자취방에남은행적과편의점CCTV를바탕으로우편배달부실종정황을조사한다.구글의초인공지능에게잘못입력된명령어로배달노동자들이무한히복제된다.이들은자신의의지로죽을수도없는존재다.배달노동자들의과로사문제를비튼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