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휴먼

라스트 휴먼

$20.05
Description
출간 전부터 미국 문단의 주목을 받은 코믹 SF 소설
다양한 경력을 가진 작가 잭 조던이 펼치는 다채로운 상상력
독자를 웃기기는 쉽지 않다. 어설프게 웃겼다가는 그 시시한 낌새를 눈치챈 독자가 책 읽기를 중단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독자를 웃게 하는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웃음 이론계에 권위자인 앙리 베르그송은 다음과 같은 실마리를 던져준다. ‘사실 웃음에는, 실제로든 상상으로든 함께 웃는 타인들과의 일치된 생각, 말하자면 일종의 공범의식 같은 것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범의식'의 실마리를 감각적으로 포착해 미국 평단의 주목을 받은 신인 작가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잭 조던'이다. 작가는 외계인들에 둘러싸인 채로 인간임을 들켜선 안 되는 주인공의 비밀을 독자와 함께 공유함으로써 ‘공범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유머러스한 상황을 재기발랄하게 구성한다.
이렇듯 독자와 은밀한 ‘공범의식’을 공유하는 잭 조던의 코믹 소설, 『라스트 휴먼』은 2020년 미국에서 출간되었다. 데뷔 이전부터 ‘지능과 초지능 간의 싸움, 외계인 엄마와 인간 딸의 은하 모험기’라는 아이디어만으로 세간의 호평을 받고 여러 판권 계약을 성사시킨 책이다. 데뷔 이후로도 독자와 문단의 호평을 받으며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바 있다.
그렇다면, 잭 조던의 『라스트 휴먼』이 이처럼 주목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이 책은 ‘유머러스한 생존기’라는 점에서 앤디 위어의 흥행작 『마션』을 떠올리게 한다. 우주에 동떨어져 고군분투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주인공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 주인공의 유머러스한 성격은 어쩐지 그의 삶을 닮아있다. 잭 조던은 ‘개발자로서 미국연방재난관리청에서 일했으며 비디오게임의 디자이너이기도 하지만 〈U.S킬보틱스〉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인디 게임과 음악 앨범이 더 자랑스럽다’며 농담처럼 자신을 소개한다. 이렇게 독특한 경력을 가진 잭 조던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반짝이고 광범위한 작가적 역량을 키워왔다. 온갖 외계인을 능청스럽게 등장시키는 노련한 태도는 작가 소개에서부터 드러나는 유쾌함과 다양한 경험에서 기인한다.
잭 조던은 자신이 다양한 삶을 살아온 것처럼, 소설에서도 마찬가지로 장대하고 유쾌한 세계관을 맘껏 펼쳐놓는다. 이 소설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은하계는 화장실까지 지성을 가진 인공지능이다. 이는 모든 물체가 ‘지능’을 지닌 캐릭터로 등장하는 잭 조던 유니버스이기에 가능한 설정이라고 볼 수 있다. 소설 속 외계인들은 틈만 나면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다투며 인공지능 우주선은 시시때때로 잘난 척을 해 댄다. 그리고 유쾌하게 선언하기도 한다. “파트너들, 비존재(非存在)를 겪어본 적이 있는가? 눈 크게 떠! 지금부터가 진짜야!” 그렇게 독자는 순식간에 작가의 파트너가 된다. 그리고 이 외계인-인간 무리의 유쾌한 여정을 따라 읽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신선하고 코믹하다.
『라스트 휴먼』이 가지고 있는 희극성을 잘 들여다보면 캐릭터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잭 조던은 사야 곁에 있는 수많은 비인간 인물에게 ‘지능’을 부여하고 생생한 캐릭터로 직조한다. 그들은 각기 다른 인격체로서 움직이며 사야에게 시비를 걸고 마음껏 자기 존재를 뽐낸다. 사야와 비인간은 적극적으로 부딪히며 대화하고 이를 통해 웃음을 유발한다.
이렇게 유발된 웃음은 독자를 느슨하게 만든다. 그리고 느슨해진 상태에서 쉽게 장대한 세계관으로 빨려가게끔 유도한다. 어느 정도 긴장감이 풀어진 분위기에서 낯선 이와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어쩐지 외계인들이 친밀하게 느껴지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앙리 베르그송의 말마따나 ‘웃음은 우리로 하여금 마땅히 되어야 할 존재, 아마도 언젠가는 진짜 될 수도 있는 존재처럼 보이도록 바로 노력하게 해주기’ 때문에 잭 조던이 선사하는 웃음은 독자가 서사를 납득할 수밖에 없는 힘을 가져다준다. 거대한 은하계 이야기가 어쩐지 친밀하게 느껴지고, 듣도 보도 못한 외계인에게 애정이 가는 것도 그러한 이유일 것이다. 기괴한 모습을 한 외계인들은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친구를 위해 헌신하며 결코 심각한 상황에서도 유머러스함을 잃지 않는다. 장담컨대, 그들은 인간보다도 사랑스럽다.
저자

잭조던

강박적인학습자이자창작자.예술학위를반정도,음악학위를3분의2정도,마지막으로철학학위를4분의1정도갖고있다.미국연방재난관리청FEMA,미육군및국방부보안프로젝트에참여했지만,어디서도기밀정보취급인가를해주지않았다.〈WorldofTanks〉와〈F.E.A.R.〉를포함한여러비디오게임의디자이너이기도하다.하지만〈U.S.킬보틱스U.S.Killbotics〉라는이름으로발표한인디게임과음악앨범이더자랑스럽다.현재아내타라와함께시카고에살고있으며저녁에는두딸인런던,브루클린과함께〈슈퍼마리오〉게임을하며시간을보낸다.

Twitter/Instagram:@USKillbotics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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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667

출판사 서평

은하계에서가장위험한모녀의폭발적케미스트리
‘롤러코스터처럼오르내리는인류의미래와위대한아이디어의향연’
-데니스E.타일러(《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작가)

주인공사야는은하네트워크사회에서초위험종족으로분류된마지막인류이다.사야는은하계에서가장위험한외계인인세냐더위도우에게입양되어신분을숨긴채살아가지만,그럼에도‘인간’으로서의정체성을잃지않고자노력한다.그러던어느날,사야가인간임을눈치챈외계인옵서버는그를인류가사는행성으로데려다주겠다고선언한다.사야는그말에속아정체모를현상금사냥꾼에게납치된다.결국,사야는엄마의도움으로자신을납치한현상금사냥꾼으로부터탈출하게되고,파멸직전자신의행성을떠나인간으로서의‘정체성’을찾기위한여정을시작하게된다.

소설속네트워크는“은하계역사상가장거대한집적지성”이며“수백만종족사이의소통을가능케하고많은잠재적분쟁을막아온”시스템이다.네트워크사회에서모든종족은지성지수에따라계급을부여받는다.주인공사야는인간이기에차별받으며하등한존재로취급받는다.반면흡사사마귀의모습을한어머니,세냐더위도우는외계사회에서가장강력한존재로추앙받는인물이다.그러한네트워크사회는운석충돌로인해파괴될위기에처하지만,각기다른개성을지닌외계인들은시시껄렁한농담을하며시종일관심각하지않다.그런상황에서도사야는굴하지않고생존의지를불태우며‘인간’으로서살아남기위해최선을다한다.

인간존재자체가위협인네트워크사회에서가장강력한외계인이라고불리는세냐는사야가인간임을알면서도그녀를입양한다.은하계를배경으로한이종결합이라는측면에서보자면우리가어디에서도읽어본적이없는모녀서사일것이다.세냐는절대로사야가인간임을드러내기원치않지만,사야는언제고자신이인간이라고선언할날만을기다린다.

사야가인간이라는진실은독자는알고있지만,네트워크사회의외계지성체들은모르는진실이다.독자는이진실이언제밝혀질까전전긍긍하면서도이“최강외계인”엄마와“최후의인간”딸의유쾌한‘케미’에집중하게된다.이책의독자는외계인엄마와인간딸사이의비밀스러운진실을공유받고‘읽기’의방식을통해적극적으로관계에침범한다.결국,인간임을들킨시점에이르렀을때어머니세냐와딸사야의신념과가치가충돌하며산산이부서진다.세냐에게가장소중한것은딸사야이며,딸사야에게가장소중한것은자신의존재이유이기때문이다.세냐는모든이에게한없이강한존재이지만,자신의딸에게라면한없이무른엄마이자외계인이다.짐짓심각해보이지만,이들이겪는고충은사실사랑스럽게도느껴진다.인간딸을외계인식교육법을통해교육하고또어느순간그것을자신의방식대로습득하는딸의모습이통상적인사랑의모양같아서이다.물론세냐는인간딸이뿜어내는끈적한침이나눈물,수북한머리털을보면징그럽다고느끼지만,그것쯤은문제되지않는다.물론사랑하기때문이다.

비인간사회속소수자‘인간’이펼치는유쾌하고전복적인서사
‘모든은하계를아우르는지능대초지능의장대한SF’
-피터클라인스(《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작가)

잭조던이그리는비인간사회는그자체로장대한스케일의은유이자유쾌한사고실험의장이다.외계사회속유일한인간의생존기를담은『라스트휴먼』은과감하게인간중심사회를초월한외계네트워크사회를직조하면서범주화되기를거부한다.이네트워크사회는모든이들이지능을통해분류되는첨단사회이자,여전히작금의사회와닮아있는사회라는점에서현실과미래의영역을모두아우르고있다.

672페이지나되는이책은만만치않지만,온갖지성체가등장해주인공의지적능력을시험한다는점에있어서지루할틈이없다.소설은그자체로지능과초지능간투쟁의장이된다.또흥미롭게따라읽다가도이모든것이최상위외계인들의‘시나리오’에불과하다는걸알게됐을때문득허무해지기도한다.하지만그런상황에서도살아남기를포기하지않는주인공의고군분투를지켜보다보면이런생각이들것이다.도대체이마지막인류는무엇을지키고자하는가?한낱인간의희망이라는것이어떻게이런힘을내게끔한단말인가?

결국,소설내내주인공은‘인간’으로서의정체성을지키기위해투쟁한다.이러한투쟁의장은현실과맞닿아있다.정체성정치(identitypolitics)의관점에서봤을때다양한비존재가출몰하는외계사회에서사야가투쟁하는행위는유쾌한미러링의서사로읽힌다.비인간사회에서인간은철저한소수자이다.이러한전복적인서사는독자를아주새로운위치에놓이게한다.

새로움은잭조던유니버스의핵심이라고할수있다.조앤K.롤링의『해리포터』시리즈를연상케하는각기다른외계인들은새로운동시에현실의인간과닮아있다.익숙한듯낯선인물을직조해낼수있는것은잭조던특유의예리한시선과더불어적확한묘사에기인한것이다.새로운세계를창조해내고,그세계를독자에게납득시키는과정은험난하다.하지만잭조던은그일을해낸다.

규정된성조차존재하지않는외계사회,마지막인류는여성이다
액션과미스터리로가득찬은하계의비인간적관점이돋보이는소설
-데이비드브린(《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작가)

잭조던의창의적인아이디어는작가본인의첨예한사회적문제의식에서부터비롯된다고할수있다.이는소설속세계관에서도잘드러나는바이다.소설속외계사회에서는자신이직접인칭대명사를지정한다.이는지정성별이따로없다는뜻이다.주인공‘사야’의도우미지성체는자신의이름을‘에이스’로정하면서자신의인칭대명사도고민한다.그리고대답한다.“그,예전부터생각해봤는데,난분명‘그’인것같아.”이네트워크사회는지정된성별조차없다.대신지성을통해계급을나누고외계인들을철저하게나누어관리한다.그리고마지막남은인간종족,사야는지성을나눌수도없는위험개체로분류되어신분을숨긴채산다.

이소설에서는최후의인간이여성이라는것빼고는어떠한사회적시선도내비치지않는다.재생산에대한함의도없으며남성과같은힘을가지고있지도않다.통상적인포스트아포칼립스서사와는다르다.그리고외계지성체들의싸움은물리적힘이아닌철저한지능대초지능간의싸움으로이루어진다.『라스트휴먼』이불편하지않은미러링서사라는특징도이러한이유에서기인한다.한존재로서인정받기위한혈투에마지않기때문이다.작가는사회가주지하는보편성을은하계라는소설적배경을바탕으로철저하게비틀어낸다.

잭조던의외계사회는현실사회의지배논리를닮아있다.물론외계사회의지배논리는‘돈’이아닌‘지능’에의해움직인다.그러한세계에서한없이완고할것같은외계질서를전복시키는인물은외계사회속타자,즉‘인간’이다.규정된성조차존재하지않는외계인들이만들어낸네트워크사회는종과젠더에대한폭넓은사고실험과도같다.잭조던은소설을통해다음과같은질문을던진다.과연인간이우주에홀로나동그라졌을때조차인간중심적사고는유효할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