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 - 초월 4 (양장)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 - 초월 4 (양장)

$15.00
Description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도망쳐야 한다!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잔혹한 세계의 생존 미션
역대급 카타르시스 킬링 서바이벌 여성서사 SF
40년 동안의 3차 세계대전으로 모든 것이 초토화된 된 세계. 사막의 전쟁터에 남겨진 용병들은 ‘워커’라고 불리며 커뮤니티를 이뤄 살아간다. 할머니 용병 ‘창’, ‘아샤’, ‘말리’는 워커 커뮤니티에 반란을 일으켜 부상을 입은 몸으로 도망자 신세가 되고, 이들을 AI 고양이 로봇, 생체조직으로 이뤄진 AI 두더지 로봇이 돕는다. 로봇들이 이끈 안식처 신비한 습지 동굴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자신들이 속한 위험한 세계는 안전한 세계(트라움)를 위해 존재한다는 소름끼치는 세계의 진실에 대해 각성하게 되는 할머니 용병들. 고양이 로봇이 할머니 용병 '창'을 치료하기 위해 동료의 부품을 제공하는 등 인간과 비인간, 믿음과 불신의 경계가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놀라운 생존 서사가 펼쳐진다. 이들은 남겨진 세계의 자원을 독점해 초현실적으로 안전하고 풍요로운 도시 트라움의 바리케이드를 해제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건 최후의 전쟁을 감행한다.

저자

예소연

2021년『현대문학』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제1장.워커들…007

제2장.습지공원…041

제3장.치즈태비…077

제4장.사막과흑점어드벤처…109

제5장.트라움…149

제6장.흰쥐의세계…187

해설|인아영(문학평론가)연약함에대하여…208

작가노트…222

출판사 서평

망가진세계의비가시권을질주하는할머니용병과AI고양이
사랑과의심사이를오가는인간본성을그린예소연첫장편소설
각자의자리에서일상의전쟁을치러내는우리의흉터를지워줄의연한SF

2021년《현대문학》신인추천에서경이로운노인여행서사를탄생시킨작가로찬사받으며한국문단에등장한예소연.그가2022년겨울《현대문학》에발표한「사랑과결함」은피와살로이루어진사랑의계보학으로《문학동네》계간평(2023년봄호),《문학과사회》이계절의소설(2023봄),《문학사상》이달의문제작에오르며평단의주목을받았다.「사랑과결함」이수록된『소설보다:봄2023』은올봄전서점종합베스트셀러에오르며많은독자들의사랑을받기도했다.
“2023제13회문지문학상”에노미네이트된사실만으로도차기작이가장기대되는작가중한명인예소연.인간관계의다면성에서비롯한균열을치열하게탐구해온그가이번에허블에서출간하는『고양이와사막의자매들』은인간바깥까지소설의경계를확장한다.비인간주체로봇고양이치즈는인간보다먼저이세계의종말을예견하고그것을막기위해가장고군분투하는존재다.농업용로봇고양이었지만살아있는고양이의기억을이식받게된치즈는모든동물이멸종된디스토피아세계에서인간에대한사랑을포기하지않는다.『고양이와사막의자매들』에는전쟁으로초토화가된척박한사막과,한정된자원을점유하여풍요롭고안락한환경을유지하는요새트라움이공존하고있다.사막과요새의이러한공존은위험한세계는안전한세계를위해필연적으로존재한다는오늘날의진실을비추어낸다.
사회인류학박사이자작가로서기후위기와픽션의관계성을연구한아미타브고시는소설가들이기후위기에대한발언은에세이로충분하다여기며정작자신들의전공인소설에서기후위기를다루기어려워하는현실을안타까워한다.기후위기를픽션의단순한배경으로서뿐만아니라주연의비중으로다뤄줄것을호소하는환경권의절박한주문에,이소설은적극적으로응답하고있다.할머니용병들과로봇고양이의연대로이뤄진작은군대의박력넘치는질주는,모래폭풍등의위기와함께어우러지며기후SF로서의압도적인스케일을보여준다.기후위기에대한철저한고증을바탕으로,각장이디스토피아게임스테이지처럼치밀하게설계된『고양이와사막의자매들』은올여름독자들을사로잡을극한의다크투어다.우리는이소설을통해우리가선택한미래의재앙을살에와닿게체험하게된다.우리가문명밖으로밀어내며외면한추하고더럽고작은것들의이야기를통해이소설이이야기하는것은낭만적인해피엔딩이아니라,폐허가된세상속에서도내일을향해전진해나가는의연하고곧은마음이다.

“잿빛미래에서위트와존중을잃지않는소설”_최진영(소설가)
“의심과믿음의경계를부수고재접합하면서만들어내는드라마”_인아영(문학평론가)
작은존재들의반격,멸망으로치닫는세계의모래시계를뒤집는여성서사

인간의일생에서영원히아물지않는환부인죽음과사랑의영역을극단까지탐구해온최진영작가.그는대표작『해가지는곳으로』의에필로그에서우리가싸움을하기위해서알아야할가장중요한것이결국은사랑이라고말한다.최진영작가는『고양이와사막의자매들』을읽는동안모든예측이빗나갔다고말하며,“그빗나감이신선하고반가웠다”는추천사를썼다.최진영작가는또한“인류멸망이상상에불과하던시절도있었”지만“이제그것은상상보다예언”에가까우며『고양이와사막의자매들』이우리의예견된멸망에대한“냉철하고도따뜻한이야기”라고천명한다.

『고양이와사막의자매들』의주요캐릭터들이가진의연함과냉정함사이에서빛나는것은여성의‘강인함’이아닌‘연약한’면모다.이들은서로를지키기위해싸우며상처입어도,사랑을포기하지않는다.『고양이와사막의자매들』은휴전협정후사막에남겨진할머니용병들과로봇고양이의음울한여정을서사화하고있다.이들이맞닥뜨리는절망적인상황과혐오를타개해나가는방식이공격적인증오가아닌타자에대한사랑이라는사실은의미심장하다.타자에게언어와비언어를동원해수단과방법을가리지않고공격하는폭력적인상태가인간의고유한본성에가까운지,사랑과평화를추구하는상태가인간의본성인지에대해서는여러연구에서입장이뒤집히며갑론을박이이어져왔다.인류학자리처드랭엄은인간의사회화가고도로발달하면서우리는더이상야생동물들처럼일상에서분노하는즉시서로를죽일수없게되었지만,억압된폭력성이전쟁과같은대규모살상으로분출되며반복되고있다고주장한다.『고양이와사막의자매들』의주인공인용병창,아샤,말리는전쟁터에서40년이라는긴세월을겪어내며몸에지울수없는폭력의상흔을새겼기에,인간과비인간의공생자체가인간중심주의라는폭력을행사할수밖에없음을견지한다.폭력으로구성된세계에서사랑은타인에대한무장해제를의미하는가장위험한수위의감정이면서,서로를엄호할수있는강력한무기이기도하다.

“우린지옥을물려받았어.”
_예소연,『고양이와사막의자매들』

인아영평론가는『고양이와사막의자매들』해설에서지옥과유사한디스토피아세계의생존키워드를유년시절징집되어이제는할머니가된용병들의‘연약함’과,로봇고양이나애니멀노이드(로봇의물성과동물의신체조직이유기적으로혼합된존재)두더지등의‘비인간’적인면모에서찾았다.케빈랠런드에따르면많은진화생물학자들이교활한폭력성등인간이가진원초적인결함때문에인류가머지않아절멸하게될것이라예상했는데,『고양이와사막의자매들』속캐릭터들도지금과같은상태의인류에게는생존의희망이없다고강력하게호소하고있다.

“너는아직도인간적이라는말을쓰는거야?”
“그럼인간적이지않은곳을찾아가자.”
_예소연,『고양이와사막의자매들』

예소연의저력은인아영평론가의말처럼이소설이“인간과비인간이라는경계뿐만이아니라서로에대한의심과믿음이라는경계를끊임없이부수고재접합하면서만들어내는드라마”라는것에있다.오래된부상의흔적과노화로인해온몸이전쟁터그자체인할머니용병들과폐기물더미에서스스로부품을찾아데이터마이닝을거듭하며살아남은고양이로봇치즈는서로를선택했으나무조건적으로다정하지않으며,전적으로신뢰하는순진한관계가아니다.인아영평론가는이들의사이를“아무리가까워져도서로에대한의심을내려놓지못하는”관계성을가진것으로읽어냈다.또한이들이“스스로가세계라는체스판에서가장약한말이라는사실을알고”있기에살아남을수있었다고,“자신의연약함을인정하는자만이세계의연약함도이해할수있으며앞으로나아갈믿음을가질수있다”고이야기한다.

“내가약한말이라는걸부정하지않게되었어.”
전쟁이라는기울어진게임의판을거슬러끝까지가는여성서바이벌

전쟁으로연결된다양한여성들의인터뷰를엮은『우리는침묵할수없다』에서우크라이나여성군인타냐코브자르가전쟁터에서알게된사실은뜻밖이다.“무기사용법은보르시(비트로만드는붉은수프로우크라이나의전통음식)를만드는것보다”쉽다는것이다.세월에풍화되어서가아니라대문자역사가의도적으로지워왔기에잊혀진여성군인들의존재는기원전4세기아테네와스파르타의군대까지거슬러올라간다.양차세계대전에서200만명이상의여성들이병종을가리지않고활약했으며,이러한양상은제2차세계대전이후최대의지상전인우크라이나전쟁에서도보여지고있다.인아영평론가는SF대담에서제1세계의이성애자비장애인남성은세계와자신의일체감을겪어내지만,페미니즘독법은그세계의틈을읽어내는작업이며,틈을어떻게변형하거나인식하느냐에따라삶이달라진다고이야기한다.문학에서는익숙한남성인물이아니라젠더하나만바꿔도독자가그틈을인지하게하는데큰효과를가진다는것이다.참혹한전쟁사를신화화하는전쟁SF에서배제된여성군인들을이소설을통해더욱적극적으로상상해야하는이유다.

프란치스코교황은인간의원죄에생태적죄를추가했다.인간은살아있는것만으로이푸른행성과생명을포식하는폭력을행사할수밖에없는존재다.이는인간이가진절대권력이나강함이아니라다른생명과의공생없이는생존할수없는취약함을상기시킨다.『고양이와사막의자매들』에서인간은마침내모든짐승과식물을먹어치우고만다.이이야기의세계관에서가장중요한설정중하나인인간을제외한모든생명체의멸종은최진영작가의추천사에언급되었듯먼미래이야기가아닌호소력높은예언이며,그것은곧인간의절멸이머지않았음을알리는가장무서운증상이기도하다.
『고양이와사막의자매들』의망가진세계에더가라앉을바닥이있다는것을기민하게인지하는것은기술자원을선점한트라움의기득권층이아닌,할머니용병과고양이로봇이다.인간이자신의생존조건인생태계를초토화하는데서벌어지는에코사이드(생태학살)와인간을말살하는제노사이드(집단학살)는순환적인관계다.인권이악화되면환경악화는심화되며,환경이파괴된국가일수록인권이심각한수준으로저해되게된다는것이유엔환경총회보고서등의많은연구사례를통해검증되었다.조효제교수는『침묵의범죄에코사이드』에서“환경이악화되면여성에대한인권침해가많이발생한다.특히기상이변과장기적기후변화로젠더에기반한폭력이늘어나고있다”고지적하며전쟁으로인한환경과인프라파괴는여성에게더큰피해가돌아가게하는생존차원의위기를불러일으킨다고주장한다.이는『고양이와사막의자매들』의어둡고강렬한포문“제1장워커들”에서도잘나타나있다.사막에서생존에필요한자원을확보하는과정에서이제는할머니가된주인공일행뿐만아니라여성용병들은같은용병들에게조차성범죄의표적이된다.이들은살아남기위해워커커뮤니티를떠나고달픈도망자를자처하게된다.

“제4장사막과흑점어드벤처”에서밝혀지듯이들이여간해선사람을완전히믿지못하는이유는그들이살아남기위해수십년간아무도쉽게믿지않는훈련을해왔기때문이다.이는서로의뺨을때리며사랑한다고말하는『존재의세가지거짓말』속쌍둥이의훈련을떠올리게도한다.미래라곤없는비참한현실속에서우리의존재를달콤하게현혹시키는사랑과멀어지기위한훈련.사랑하고사랑받기에할머니집에유기된쌍둥이들은너무나연약한존재이기때문이다.『고양이와사막의자매들』의자매들은처음부터자매가아니었다.각기다른국가에서각자의이유로팔려왔고,서로에게고단한삶에대한위로를건넬마음한자락의여유도없이신의체스판을가로질렀다.지친이들에게사랑을다시가르치는이는인간이아닌고양이로봇치즈다.그들은척박한사막아래동굴을신비한수경재배공간으로꾸며생강농사를짓고,산딸기를재배하여용병자매들에게베푼다.영화〈듄〉을떠올리게하는거대한모래폭풍과겉으로보기에는평온해보이지만방사능수치가치솟는대지에서약한주인공일행은서로의기억을영양분처럼교환하며결말부까지생존한다.모래폭풍이지나가고난후,할머니용병들과고양이로봇치즈는서로와함께했기에살아남을수있었다는사실을깨닫는다.사랑에대한면역을최대화한상태에서,다시사랑하기.이들의만남과여정은이세상무수한만남과여행이그렇듯또하나의기적이자기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