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정자기행 2 : 흐르는 강물 따라 걷다 듣다 느끼다

남도정자기행 2 : 흐르는 강물 따라 걷다 듣다 느끼다

$18.00
Description
태백산 중턱, 마르지 않는 샘에서 시작한 낙동강 물길을 따라
때로는 급하게, 때로는 느릿느릿 실려 내려온 삶의 이야기가 가득한
강가 언덕의 정자 이야기
『남도정자기행 1』에 이어 낙동강과 그 속으로 흘러드는 남강, 황강을 따라 걷고, 듣고, 느낀 이야기를 엮었다. 각각 다른 봉우리와 계곡을 지나 흘러온 물길은 저마다 드러내는 색깔과 향기가 다채롭다. 맑음의 깊이가 다르고 푸름의 두께가 다른 물길이 하나의 강물이 되듯, 열 곳의 정자가 간직한 이야기를 하나로 모아 엮었다.

광대한 낙동강 물길이 만드는 풍광을 즐기기에 제격인 ‘오우정’, 담장이 없어 맑은 강물이 조화를 부린 아름다운 풍경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오의정’, 일생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우정과 학문을 나누는 지음의 행복을 생각하게 하는 ‘황강정’…. 저마다 다른 장소에 자리한 정자는 저마다의 방법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어떻게 어울리고, 어떻게 서로 보살피며 살아가는지를 전한다.

물길 흐르는 언저리에 자리한 정자에는 언제 찾아가도 받을 수 있는 위로가 있다. 이 땅에 오래전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을 짚어보면 내가 살아온 길이 보이는 듯도 싶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렴풋이 알 듯도 싶다. 물길은 바위와 자갈 사이로 숨어들었다가도 다시 위로 솟아 나와 부딪히고 부서지고 흩어지기를 무수히 반복하다가 깊은 품을 가진 바다로 흘러든다. 우리 일상도 이와 닮았기에 저자는 오늘도 길을 나선다. 저자와 함께 걷다 보면 가끔 마음 불편한 일상에도 언젠가는 끝이 있으리라는 너른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저자

주재술

낙동강상류로흘러드는대표적지류인반변천발원지일월산중턱에서1966년봄에태어났다.청소년기를낙동강중류대구에서보낸후서울대학교에서정치학을공부하였다.80년대라는격랑의물길과함께흐르며강의실에서정치학을배우기보다는광장에서현실정치와맞서며20대를보냈다.배움과가르침의고민으로30대에는영어영문학을공부하고40대에는대학원에서교육철학을공부하였다.지난20년간교육과입학정책에관심을두며글도쓰고책도엮었다.국립대학의입학업무를책임지며전국수백군데고등학교를방문하고수만명의학생학부모를만나는동안시나브로육체는쌓여가는피로에굴복하고있었다.지친마음과몸을다스리고자낙동강을따라걷기시작한것이4년째를이어오고있다.낙동강과그강으로는흘러드는125개에이르는지천들을따라3,500km발걸음을이어가며전통과교육과공동체를사색하는즐거움으로살아가고있다.
울산과학기술원입학팀장,리더십센터팀장,학사팀장을거쳐다시입학팀장으로일하고있다.저서로는『입학사정관제이렇게선발한다』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는글
오백년세월동안전하는형제간우애,오우정五友亭
호수같은낙동강물따라넉넉해지는마음,광심정廣心亭
낙동강이베푸는여덟가지즐거움,팔락정八樂亭
경호강물결속가득한형제간우애,오의정五宜亭
삼백년전군자정신담은공간,군자정君子亭
비단결물결위에세워진정자,거연정居然亭
두학자의우정이서린정자,황강정黃江亭
요산요수의공간,호연정浩然亭
강마을에서있는목재조각품,화수정花樹亭
조선성리학의뿌리를기억하는공간,일원정一源亭
감사의글
미주

출판사 서평

사람이야기가가득한자연으로걸음을옮겨
수백년,수천년의시간을견딘공간언저리에서위안을찾다.

하루하루조금더편리하게살려는욕망이가득한오늘날,오히려그욕망이만들어낸부산물때문에일상이불편하다.부귀와명예를차지하려는경쟁이우리를옭아매는듯하다.사람끼리서로부대껴야영위할수있는것이일상인데도살아있으려거든사람을멀리하라고재촉하는듯하다.하지만사람이기에사람에게서오롯이멀어지기마냥쉽지않다.조금은불안하기도하다.저자는궁여지책으로사람이야기가가득한자연으로걸음을옮긴다.
저자는지친마음과몸을다스리고자낙동강을따라걷기시작하였다.낙동강과낙동강으로흘러드는130개에이르는지천을따라수천킬로미터를몇번이고걸었다.걷다가지칠때쯤이면어김없이정자가나타난다.《흐르는강물따라걷다듣다느끼다》에는그렇게만난낙동강,황강,남강따라자리한정자열곳의이야기를담았다.
저자가직접눈으로보고,귀로듣고,온몸으로느끼고온정자의오늘날모습과정자를지은사람,그정자를이제까지지켜온후손들,지금그곳을지키며살고있는사람들의이야기에귀기울여보자.오랜세월동안사람살아가는모습이변하고,길이끊기고,물길도달라졌다.시대가다르고사람들이천착했던구체적인문제는다를지언정삶의지난한모습은다르지않다.흐르는강물을보며,불어오는강바람을맞으며정자를거쳐간사람들의삶에비추어나는어떻게살아왔는지,어떻게살고있는지나의삶을돌아보며나를찾는시간을가질수있다.

자연과어우러져살아가는인간을탐색하는깊이있는인문기행서

낙동강기슭에건물한채짓고다섯형제가함께의좋게지낸욱재민구령,학문닦기는한결같아야함을강조한광심송지일,벼슬길출세보다제자가르침을즐기며흥학교민의기치를걸고학문과교육을권장한한강정구등선인들이정자에깃들어살며남긴시한구절을읊다보면그들의삶이눈앞에펼쳐지는듯하다.저자는이들의글을이해하기좋도록아름다운우리말로풀어적었다.원문을함께실어궁금하다면확인할수있다.
담장이없어맑은강물이조화를부린아름다운풍경을시원하게즐길수있는오의정,조선선비들의학문하는자세와군자의길을떠올려보는공간군자정,일생서로의지하고격려하며우정과학문을나누는지음의행복을생각하게하는황강정등정자와일대아름다운풍광을사진으로담아읽는즐거움을더했다.책장을넘기는것만으로도직접그곳에발걸음한것같은경험을누릴수있을것이다.이땅곳곳에깃든선조들자취를더듬어가는저자의발길을따라가다보면어느새그들삶이우리삶에한올한올엮이며아롱질것이다.

책속에서

산마루누각터에올라벼랑위로불어오르는강바람을맞으며내려다본물결위로우리네삶이설핏설핏일렁거린다.태백산높고깊은계곡사이를격정가득품고달리던강물은,예천삼강나루를지나며여러물살을동무삼아하나되고부터는짐짓여유를부리며흐른다.(16쪽)

거연정은평평한너럭바위위에세워진건물이아니다.계곡속바위를깎지도다듬지도않고울퉁불퉁한상태그대로둔채그위에올라앉아있다.건물은하나의조각품처럼뾰족한바위위에절묘하게균형을잡고있다.흐르는푸른물과천가지모양의바위들,주변을두른푸른소나무들도함께어울려완성한예술작품같다.(114쪽)

정자는아름다운산림을자신의정원으로즐기려는소망의표현이다.호연정은이러한생각에서한걸음더나아가있는그대로의자연을건물곳곳으로깊숙이불러들였다.(152쪽)

강둑너머,흐르는시간따라변화하는계절에맞춘색으로갈아입고발맞추어내려가는물길이있어감사했다.어떤날에는물길흐르는대로따라걷고,어떤날에는물길거슬러오르며걷는길언저리에정자하나마중나와반겨주니감사했다.(19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