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일기(큰글자책) (전선기자 정문태 잃어버린 현대사를 찾아 떠난 여행 | 타이.버마.라오스.캄보디아 편)

국경일기(큰글자책) (전선기자 정문태 잃어버린 현대사를 찾아 떠난 여행 | 타이.버마.라오스.캄보디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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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30년 넘게 국제분쟁 최전선을 뛰어온 베테랑 독립 기자 정문태. 그가 숱한 국제뉴스의 현장을 다니면서 늘 ‘다음’으로 미뤄두었던 ‘여행’을 떠난다. 여행지는 타이, 버마, 라오스, 캄보디아 국경마을. 국제분쟁 전문기자로 살아오며 늘 마음 한구석에 있던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때 묻지 않은 자연에 권력이 임의로 그어놓은 경계, 그리고 그 경계 밖에서 오늘도 생존을 위해 분투하고 있는 사람들. 가진 자들이 써 내려가는 역사와는 다른,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저자는 다짐한다. ‘그 밖’들의 역사를 차곡차곡 기록해서 이 세상에 되돌려주겠노라고.
여전히 군부와 맞서고 있는 버마 소수민족 반군, 타이로 건너온 버마 이주노동자, 타이공산당 게릴라 출신 농부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숱한 이름 없는 이들의 목소리와 국경지역 천혜의 절경 여행기가 저자 특유의 문체로 한데 어우러져 있는 이 매력적인 책은 수시로 독자들의 마음을 따갑게 할퀴고 또 뜨겁게 만들 것이다.
저자

정문태

국제분쟁전문기자.
1990년부터방콕을베이스삼아아프가니스탄,이라크,팔레스타인,예멘,레바논,코소보,아쩨,카슈미르를비롯한40여개전선을뛰었고,국제뉴스현장을누비며아흐마드샤마수드(아프가니스탄)같은해방·혁명지도자와압둘라만와히드대통령(인도네시아),마하티르모하맛총리(말레이시아)를비롯한최고위급정치인50여명을인터뷰했다.그사이역사가굴러가는현장을직접눈으로바라보며얻은큰행운을《우리가몰랐던아시아》(2003년),《현장은역사다》(2010년),《위험한프레임》(2016년),《전선기자정문태전쟁취재기록》(2017년개정판)이란책에담았다.
한데,마음한구석이늘휑한느낌으로살았다.해묵은화두인‘국경’을오롯이못담았던탓이다.하여오래도록미뤄왔던국경으로이제,여행을떠난다.

목차

해묵은고백

1장미래의유산
방콕의아이들-방콕Bangkok|타이
되돌아오지않을먼길떠나며-치앙마이ChiangMai|타이

2장국경의밤
국민당잔당,반공팔이마약전선을가다-탐응옵ThamNgop|타이
국경선,인류최악발명품-도이앙캉DoiAngKhang|타이
현대사의공백,‘한국전쟁제2전선’-도이매살롱DoiMaeSalong|타이
쿤사,아편왕인가독립투사인가?-반힌땍BanHinTaek|타이
사라진아카문,길잃은사람들-반파노이-아카BanPhaNoi-Akha|타이
매사이,붉은용에사로잡힌닭-매사이MaeSai|타이ㆍ따칠렉Tachileik|버마
음모와배반의삼각지대-골든트라이앵글GoldenTriangle|타이ㆍ반콴BanKwan|라오스
메콩강은울고있다-치앙콩ChiangKhong|타이
파땅,비밀전쟁의심장-반파땅BanPhaTang|타이

3장내릴수없는깃발
현장은역사다-반촘푸BanChomphu|타이
“내심장은아직공산주의자”-반후아이쿠BanHuaiKhu|타이
밤길-반후아이쿠-치앙마이국도1155|타이
토끼가달을겨누다-반파숙BanPhaSuk|타이
산악우물에서소금을캐다-반보루앙BanBoLuang|타이
아버지인민해방군사령관,아들육군총장-반남리팟타나BanNamReePhatthana|타이
짝사랑의끝-반후아이꼰BanHuaiKon|타이
비정한형제,타이-라오스국경전쟁-반롬끌라오BanRomKlao|타이
나부아마을,첫총성을울리다-반나부아BanNaBua|타이

4장전선여로
불법노동자,카지노그리고혁명-매솟Maesot|타이ㆍ먀와디Myawaddy|버마
도시로내려온국경-매솟Maesot|타이ㆍ치앙마이ChiangMai|타이
샨의빛나는산-로이따이렝LoiTaiLeng|버마
식민통치,저주의유산-매홍손MaeHongSon|타이
“군부가변해야버마가변한다.”-매솟Maesot|타이ㆍ레이와LayWah|버마
30년전멈춰버린시계-꼬무라Kawmoora|버마ㆍ슈웨꼭꼬ShweKokko|버마

5장혁명의뒤안길
킬링필드,미국한테묻는다-부어쳇BuaChet|타이ㆍ초암사응암ChoamSa-Ngam|캄보디아
실패한혁명,실패한영혼-안롱웽AnlongVeng|캄보디아
얼룩진크메르의영광-쁘라삿쁘레아위히어PrasatPreahVihear|캄보디아
국경선,꺼지지않은분쟁의불씨-파모이댕PhaMorEDaeng|타이ㆍ에메랄드트라이앵글EmeraldTriangle|타이-캄보디아-라오스국경

지도로보는국경일기

출판사 서평

국제언론에서가장많은전선을뛴기자,
가장많은최고위급정치인을인터뷰한기자
전선기자정문태가미루고미뤄온,
아무도찾지않는곳으로떠난여행

30년넘게국제분쟁최전선을뛰어온베테랑독립기자정문태.아프가니스탄,이라크,팔레스타인,예멘,코소보,카슈미르등40여개전선을뛰었고,아흐마드샤마수드(아프가니스탄)같은해방·혁명지도자와압둘라만와히드대통령(인도네시아),마하티르모하맛총리(말레이시아)를비롯한최고위급정치인50여명을인터뷰해국제언론에서가장많은전선을뛴기자,가장많은최고위급정치인을인터뷰한기자로손꼽히는그다.
숱한국제뉴스의현장을다녔기에세계곳곳여행경험도많을법한데,그는정작여행다운여행을해본적이없다.네팔을예닐곱번드나들면서도눈앞히말라야를늘지나치고,요르단을수도없이들락거리면서도엎어지면코닿을사해에발한번못담갔다.현장취재의긴장감때문에늘여행은‘다음’으로미뤘고,그렇게‘다음’만계속쌓여갔다.
그정문태가큰맘먹고여행을시작한다.하지만이여행역시취재인지여행인지.오랫동안마음에품고있던‘국경’이라는화두를들고떠난이여행에서,그는또다시현대사의비극을헤집고,얼마남지않은증언자를찾아내고,기어코그들과인터뷰해기록으로남긴다.
타이와버마,타이와라오스,타이와캄보디아국경에서만나게되는인도차이나의모습과그곳사람들로부터듣는이야기는,신기하게도지금우리가되돌아봐야하는곳들을가리킨다.권력이제멋대로그어놓은경계,그리고그경계밖에서오늘도살아가고있는사람들.
저자는다짐한다.‘그밖’들의역사를차곡차곡기록해서이세상에되돌려주겠노라고.

거대한국제뉴스공장방콕을떠나
버마국경을낀치앙마이로

총5장으로구성된이책의1장‘미래의유산’은방콕과치앙마이를배경으로한다.‘국경’을화두삼아떠나는이번여행의프롤로그성격이다.
흔들리는20대를접으며“세상을돌아다니고글쓰며살고싶다.”는바람하나달랑들고도착한1990년의방콕.그곳은이미거대한국제뉴스공장이었다.케세라세라(‘될건된다’)정신으로무장한앞선베트남전쟁세대기자들을쫓아다니며조금씩기자로거듭나던30년전자신의모습을언뜻언뜻확인하며실롬가를지나살라뎅역을향하는저자와함께하다보면,어느덧제2차세계대전후부터지금에이르는외신판흐름까지귀동냥하게된다.
‘방콕의아이’였던그는어느날치앙마이로베이스를옮긴다.바로‘국경’때문이다.휴전선을국경삼아성장한대한민국젊은이였던만큼,국경너머에는자유가펼쳐지리라기대한새내기기자시절.그가마주한국경현실은참으로아리기만했다.“민족,영토,문화,종교,빈곤,자원,환경….인류의온갖패악거리를파묻은현장이었다.그땅엔모진차별과박해에시달려온이들,정치폭력에치이고역사에서버림받은이들,이쪽도,저쪽도아닌경계인이살고있었다.”(본문38쪽)그래서국경과국경사람들을늘가슴에품고지냈다.하지만현실은언제나마감을쫓아헤매기만.방콕을탈출해국경으로내달릴틈만보던그는결국버마국경을낀치앙마이로삶의터전을옮긴다.

CIA,베트남전쟁,냉전,마약,그리고메콩강
-아무도찾지않는국민당잔당이야기

본격적인여행이시작되는2장‘국경의밤’에서는타이북부타이-버마-라오스국경지대를달린다.
국민당잔당리원환장군의영향력이아직도건재한마을탐응옵에서출발해그리원환장군의휘하에있던소년병출신80여명이여전히삶을이어가고있는반파땅에이르는여정구석구석에는CIA,베트남전쟁,냉전,마약이야기가녹아있다.
1949년중국국민당의장제스가타이완으로갈때국민당군대일부는윈난을거쳐버마로넘어갔다.이들이바로국민당잔당이다.1950년대초동남아시아의공산주의확산에놀란미국대통령트루먼은CIA요원을버마에투입해국민당잔당을지원하고이들을반공전선용병으로쓴다.그과정에서미국은이들의마약생산을눈감는것으로경제적지원을대신했다.이는결국베트남전쟁참전군인들의마약중독문제로이어지고,더나아가이주변이국제마약시장의중심이되었다.그후과를많은이들이두고두고감당해야만했다.
하지만이런이야기의진짜희생자는따로있다.중국내전에서열대여섯살철부지로영문도모른채국민당쪽에줄섰다가한평생반공전선용병으로끌려다닌전사들이다.그가운데도가족없이쓸쓸히사라져가는전상자들이있다.1972년타이공산당박멸작전때지뢰를밟아한쪽다리를잃은자잉왕같은이들말이다.(본문61쪽참고)저자는이책에서이런‘자잉왕들’을끊임없이불러내이들의명예회복을시도한다.

타이정치의혼란뒤에드리워진
타이공산당의그림자

3장‘내릴수없는깃발’은타이동북부(이산)지역어서길어올린이야기로채워져있다.
라오스에서타이북동부로흘러내린400km에이르는피빤남산맥주변은타이에서도가장인구밀도가낮은곳이다.흔히들‘때묻지않은자연’이라고일컬을때떠올리는,딱그런지역이다.그래서인지이지역곳곳에는1970년대를뜨겁게달구었던타이공산당게릴라의흔적이남아있다.이들‘빨갱이마을’을더듬어가는것이3장의여로다.
학생운동에서무장투쟁까지거쳤지만,지금은시골한구석에서묵묵히생활해가는옛활동가들의이야기가더없이소중함을아는저자는이를놓치지않고기록으로남긴다.반나부아에서만난타이공산당게릴라출신농부누리찟마드는이야기한다.“그자들레드셔츠는모조품이야.본디우리가걸쳤던레드셔츠와바탕부터달라.자본가한테휘둘리는친탁신레드셔츠는결국자본에봉사할뿐이야.”(본문267쪽)한때학생운동지도자타이틀로진보적정치색을띠며권력과명예를획득해가는이들한테날리는이름없는옛동지의일갈은타이사회를넘어지금의우리까지되돌아보게한다.

끝나지않은해방투쟁
-버마소수민족반군이야기

4장‘전선여로’는타이서부버마와의접경지역을따라간다.미얀마라는국호가군부정권이내세운이름이기에버마시민사회의뜻을좇아‘버마’라는이름을고집해온저자는,양곤으로알려져있는미얀마최대도시역시고집스럽게‘랭군’이라부른다.이름을제대로부르는것부터가각자에게제몫을돌려주는일의시작이라고믿는그이기에.
4장에서는버마의샨,까레니,까렌등소수민족반군이야기가이어진다.2021년군부에맞선시민들의저항으로버마가내전으로흐르지않을까하는걱정이커가지만,사실버마는이미오랜내전상태다.그기원은20세기중반까지이어진영국식민지배로거슬러올라간다.그시절영국은까렌,까레니,까친,친같은소수민족을무장시켜다수버마족을지배했고,제2차세계대전이터지자독립을미끼로그소수민족들을이용했다.하지만제2차세계대전에서승리한후영국은약속도책임도저버린채사라져버렸다.버마족과소수민족들은이때의불신과적개심을걷어내지못한채오늘에이르고있다.독립을눈앞에둔1947년,버마의아웅산장군과샨,친,까친을비롯한소수민족들이자결권과자치권을상호인정하는버마연방창설에합의한다.하지만곧아웅산장군이살해당하고버마민족주의로무장한군사독재정권이이어지면서이빵롱협정은휴지쪼가리가되고만다.70년가까이지난2016년,아웅산장군의딸아웅산수찌의정부가들어서고정부와소수민족들이전국휴전협정까지맺었지만,그이후애초의목표였던버마연방으로가는길은지지부진하기만하다.여전히권력을쥐고있는것은군부이기때문이다.버마사회의두기본모순인‘소수민족문제’와‘민주화문제’를제대로풀지않고버마의내일은없다는사실을4장의여로를통해재확인하게된다.

킬링필드그리고쁘레아위히어영토분쟁
-캄보디아에대한오해와진실

마지막5장‘혁명의뒤안길’은타이남부국경을넘어캄보디아로향한다.그길엔‘킬링필드’의주역으로알려진뽈뽓의화장터부터눈에띈다.저자는뽈뽓이이끈크메르루즈정부하에서무수히많은민중이희생당한것을이야기하는동시에,바로그배경이된미국의학살역시빼놓지말고이야기해야한다고강조한다.1969~1973년미국에의해희생당한60만과1975~1979년크메르루즈에의해희생당한100만을구분해야마땅한데,미국은은근슬쩍‘크메르루즈에희생당한200만’으로뭉뚱그린다.크메르루즈의몫은크메르루즈의몫으로,미국의몫은미국의몫으로온전히남겨두기위해저자는뽈뽓화장터를지나며이기록을빠트리지않는다.
이제여정은서서히끝을향해간다.캄보디아국경지역에서빼놓을수없는게쁘라삿쁘레아위히어다.캄보디아하면떠오르는앙꼬왓에비하면대중적상징성은부족하지만,정치적ㆍ군사적ㆍ지리적ㆍ전략적상징성만큼은앙꼬왓못잖은곳이바로이쁘라삿쁘레아위히어다.국토최북단지표로캄보디아지배자라면반드시지켜내야할고지제1호다.이사원을지키지못한권력은어김없이역사에서밀려났다.크메르루즈역시1998년이곳을포기하며역사에서사라졌다.그러하기에쁘라삿쁘레아위히어는캄보디아근현대사를통해지난한전쟁터가되었고,지금도여전히타이와의영토분쟁으로그긴장감이느껴진다.

G형(Gypsy)피를가진기자가
‘그밖들’의세상을찾아길떠나는여행자에게

그동안미루었던뒤늦은여행을떠나겠다던저자는결국인도차이나국경골짜기골짜기를찾아이름없는시민들의역사를기록해내는데그시간을바친다.기자라는말을‘기록하는사람’으로풀어낸다면그야말로천생기자다.끊임없이자유를갈망하면서도,역사가부여한책무에충실하기위해오늘도펜을드는사람.정문태의이책이예사롭지않은이유다.
타이,버마,라오스,캄보디아국경지대를여행하는맛,인도차이나의현대사를복기하는의미,그리고이모든여정을떠받치는‘그밖들’에대한애달픔.천혜의절경속거친길을내달리며,사라져가는목소리를채집하고기록하는그의모습속에서정작위로받는것은날로희미해져가는우리의이상인지도모르겠다.
“그땅엔비틀고감춘역사가겹겹이쌓였고,모질게해코지당해온사람들이아우성쳤다.그러나지레절망따위를말하고싶진않다.끝끝내내릴수없는깃발들을본까닭이다.나와당신,우리를닮은‘그밖들’의세상을찾아길떠나는여행자한테이책을올린다.”(본문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