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이론과유목론의동맹
:차이의철학과새로운주체성
주지하다시피브라이도티철학의이론적토대는들뢰즈와이리가레이다.브라이도티는바슐라르,캉길렘,푸코,라캉,이리가레,들뢰즈로이어지는프랑스철학의계보를“섹슈얼리티,욕망,성애적상상계의문제에우선순위를두는신체적유물론학파”라고부르면서이를성차의육체적페미니즘과연결한다.들뢰즈의되기이론과이리가레의성차이론에대한비판적해석을통해브라이도티는포스트산업사회에서일어나는변화와변형을설명하는데유용한,주체에대한대안적관점을제시한다.팔루스중심주의에기반한근대적주체성을전복하고페미니즘에기반한새로운주체성을정의하는것이다.
페미니즘의주체는남성의보완적이고반사적인타자로서대문자여성이아니라,여성성의제도로부터거리를둔복잡하고다층적인체현된주체이다.‘그녀’는,보편적인자세를취하며자신의남성성을주창하는지배적주체로부터권력을빼앗긴반사상과더이상일치하지않는다.사실대문자그녀She는더이상하나의소문자그녀she가아니라,전혀다른이야기의주체일지모른다.과정중인주체,돌연변이,대타자의타자이자,본질적변신을이미겪어낸주체,여성형태로주조되어체현된주체인포스트대문자여성이다.
1장「여성되기또는재고된성차」중에서
주체는더이상의식(意識)으로인식되지않는다.(…)주체는권력과욕망의서로다른수준사이에서의끊임없는이동과협상,즉고의적인선택과무의식적인욕동들로이루어진과정이다.(…)성차에대한모방적인재언명은보편성을사유하는주체와동일시하고,보편성과사유주체를남성성과동일시해온수세기에도전한다.성차페미니즘은그런포괄적일반화들에도전하고,남성성과비대칭적인관계에서있는성차화된사유하는여성주체를급진적인타자로상정한다.반복은차이를확대하는데,이는성들간에어떠한대칭성도존재하지않는다면,여성들에의해경험되고표현되는여성성은남성상상계에의해식민화되어결코재현될수없기때문이다.그러므로여성들은여성성을말해야하고,그것을생각하고자신들의용어로표현해야한다.들뢰즈식으로읽으면이것은되기의능동적과정이다.
1장「여성되기또는재고된성차」중에서
여성주체성을재정의하는과정에서성차를긍정하는브라이도티는이리가레를따라모성적/물질적여성성과성차화된몸을중요하게여긴다.물질성및육체성의부정은근대적주체에내재된폭력이며,그러한주체성에머물러있는한동일자의제국을세우고타자를대상화하는팔루스중심주의에서벗어날수없기때문이다.브라이도티는팔루스중심적젠더다원주의에반대하는동시에페미니즘내의양극적구별을넘어서는움직임을요구한다.대타자의타자로서,본질적인비일자(not-One)로서여성성을재정의하려는이리가레의기획을수용하는것은그출발점이나다름없다.
역사는모든사람의운명이고,이런이유로여성의운명이기도하다.다시말해서,이역사때문에그리고언어가우리가가진전부이기때문에,우리는‘여성’이라는기표를포기하기전에이용어를재점유하고,이용어의다면적인복잡성을재고해야한다.이러한복잡성은우리가공유하는하나의정체성을여성으로정의한다.그리고이러한용어는그것이아무리애매하고제한적일지라도출발점이된다.(…)나는긍정적이고힘기르기하는열정을강조하는것이‘잠재적여성성’을감각적초월로보는이리가레의관점과주체를경험적초월로보는들뢰즈의관점사이에교차하는또다른지점이라고생각한다.(…)철학적유목주의페미니즘은권력,힘기르기및책임의문제를전초적으로다루면서,변형의과정으로서체현과성차를모두수용하려는중요하고의미있는시도다.
1장「여성되기또는재고된성차」중에서
이리가레의성차이론과더불어브라이도티철학의토대를이루는것은들뢰즈의되기이론이다.들뢰즈의유목주의는여성성에대해‘부재’라는정신분석적전제로부터출발하지않는다는점에서페미니즘의전복적인입장과만난다.들뢰즈는이분법적대립의바탕이되는구조,즉변증법의극복을주장한다.다시말해,차이를인정하고긍정하자는것이다.들뢰즈에게동일성과차이는두개의다른타자또는동일자이지,변증법적으로연결되어있는것이아니다.결과적으로들뢰즈의철학은“인간주체성과그것의정치적,미학적표현에대한대안적형상화를목표로하는기획”으로이어진다.이런맥락에서브라이도티는들뢰즈의‘여성되기’를그대안적형상화의출발점으로본다.
남성/여성이분법이서구개인주의의원형이된이상,이러한이원론의지배에서주체를탈식민화하는과정은이젠더화된대립에기초한모든성차화된정체성들의해소가출발점으로필요하다.이틀에서성적양극화와젠더이분법은차이에대한,존재의하위범주로의이원적환원의원형으로거부된다.그러므로남성적인섹슈얼리티에대한지나친강조,성적이원론의지속성,타자성의특권적형상으로여성을배치하는것이서구의주체위치들을구성하는한,여성되기는반드시출발점이다.(…)유목적이거나강도적인지평선은분산되어있으며이항적이지않고다수적이며이원적이지않고상호연결돼있으며변증법적이지않고고정돼있지않은지속적인흐름에있는존재라는의미에서‘젠더를넘어서는’주체성이다.이러한생각은들뢰즈의탈팔루스스타일이적극적으로기여하는‘다중섹슈얼리티’,‘분자적여성’,‘기관없는신체’와같은형상화로표현된다.
2장「들뢰즈와페미니즘을지그재그하기」중에서
브라이도티는유목적주체를‘부분적,복합적,다중적으로변화하고있으며,이동과반복의패턴에존재하는,궁극적인목적지가없는변형의흐름’이라고정의한다.이것은이분법을만들지않고다양성을구현하는새로운철학적틀을의미하며,여기가바로들뢰즈와이리가레가교차하는지점이다.
이둘모두에게지배적인개념은개방적인전체,즉흐름이다.나는들뢰즈의목적은여성의거세된남자로의몰적정착을막는것이라고생각한다.이리가레의목적은여성의전체성을재점유하고그녀가자기표현의집단적과정에들어갈수있도록힘을부여하는좀더소소한과제이다.둘다여성성을병리화하지않고,단순히젠더화된또는성차화된정체성만이아닌주체성의전체틀을변형시키는역동적인힘으로만드는것을목표로한다.
2장「들뢰즈와페미니즘을지그재그하기」중에서
이렇게브라이도티는이리가레와들뢰즈를여러다른철학자들의텍스트를참조하며다각적으로독해함으로써특유의방법론과개념을구축해간다.이과정에서브라이도티는성차이론에부정적인페미니스트들,특히주디스버틀러와모니크위티그의주장을검토하며문제점을지적하고,또한편으로는들뢰즈에갇혀탈오이디푸스화에오이디푸스화된들뢰즈주의자들의맹점을비판한다.따라서이책은성차이론,되기이론과관련된현대철학의다양한흐름을전반적으로파악할수있는참고문헌으로서도손색이없다.
타자들의귀환
:포스트휴먼시대의새로운주체를향해
『변신:되기의유물론을향해』는크게두부분으로구성되어있다.앞서요약했다시피전반부가새로운주체성에대한이론적접근이라면,후반부는새로운주체성의관점에서동시대문화를,특히SF문학과영화를분석함으로써논의를확장한다.그중심에는돌연변이,괴물,혼종,비체,즉근대적주체에의해억압되고배제됐던가치저하된타자들의귀환이있다.
포스트모더니티는근대성의‘타자들’의귀환으로특징지어진다.즉여성,남성의성적타자,유럽중심적주체의민족적또는토착적타자,그리고기술문화의자연적또는지구적타자가반주체성으로서나타난다.지배적인주체위치에서‘동일성’을확인하는소품으로서이들‘타자들’의구조적중요성을감안할때,이들의‘귀환’은바로그토대에도전하는,고전적주체성의구조와경계의위기와일치한다.
3장「변신-자궁변형:여성/동물/곤충되기」중에서
여기서되기는매우중요한역할을한다.되기는역동적인흐름으로서,소수자의방향으로,즉타자들의방향으로움직이며지배적인주체를해체한다.브라이도티의궁극적인논점인포스트휴먼또한되기와밀접하게관련되어있다.하지만한편으로브라이도티는,예컨대클라리시리스펙토르의『G.H.에따른수난』을분석하며,들뢰즈의되기가성적으로미분화되어있음을지적하면서팔루스로고스중심주의에기초한정체성으로부터벗어나는것이성들간의비대칭을의미하는성차에의해영향을받는다고주장한다.
차이의확산은지배적인주체성,정상성,변증법적대립양태를뒤흔들고,타자들은새로운주체의위치를표현한다.후기포스트모더니티의사회적상상계는기형적이거나괴물적인타자들에잡혀있으며,페미니즘문화도예외는아니다.브라이도티는사이버기형학이“여성성과괴물성사이의수세기동안이어져온관계에새로운변화를준다”고하면서,이러한변화와변형의문화적실례를SF같은주변적이고혼종적인장르,‘소수’장르,‘하위문화’장르에서찾는다.
나는SF가인간중심에서벗어나도록우리의세계관을전치시키고,동물,광물,식물,외계,기술세계들과함께연속체를정립해낸다는생각을옹호할것이다.그것은포스트휴머니즘,생명중심평등주의를가리키고있다.(…)[SF는]정치적으로는디스토피아적의미와유토피아적의미모두에서모든형태의권위를불안정하게만들었고,그리하여SF는문학과사회의남성적편견에도전하는페미니즘작가들에게치명적인매력을발휘했다.(…)이런점에서페미니즘SF의두드러진특징은본질주의적이고도덕주의적인태도로‘여성성’을긍정하는것이라기보다는젠더이분법그자체에의문을던지고그것을해체하는것이다.SF는‘여자’와‘남자’같은개념들의문화적토대를잠식하는장르다.(…)SF는성적변신과돌연변이에관한것이다.앤절라카터의‘뉴이브’는울프의올랜도처럼남성에서여성으로바뀐다.조애나러스의‘여자남자(femaleMan)’는성적양극성사이를항해하며새로운가능성을열어간다.어슐러르귄의등장인물들은그들이우연히누구를사랑하느냐에따라자신들의성적특성을결정한다.
4장「사이버기형학」중에서
브라이도티는그럼에도특히SF공포영화는여전히남성중심적이며,남성없는재생산,성적무능,아버지로서의권력붕괴에대한,결과적으로여성권력에대한남성의두려움과불안이펼쳐지는특권적현장이라는점을분명히밝힌다.그안에서모성적/물질적여성성은도덕적쇠퇴와문명의몰락을가져오는여성혐오적괴물이미지로표현된다.정체성의위기에대한책임을여성에게돌리는것이다.
마지막장에서브라이도티는‘변신-금속변형’을겪은포스트휴먼신체를탐구한다.이는인간주체성의체현된구조를다시생각할것을요구한다.철학적유목주의는외부의비인간적,비유기체적,기술적힘들로구성된주체를지지한다.이와관련해브라이도티는들뢰즈의욕망하는기계,도나해러웨이의사이보그에대해논하는한편,성들사이의비대칭성,즉여성성과남성성의근본적인불일치를계속해서강조한다.
욕망하는기계는소수자되기를위해선택된힘들의생산적인배치이다.욕망하는기계는유목적인주체이다.(…)들뢰즈의기계들은욕망하는기계이다.그것은(소비자의)욕망들의대상이기때문은아니다.오히려비인격적인힘과사회와정신사이의강렬한반향을표현하기때문이다.
5장「변신-금속변형:기계되기」중에서
해러웨이의육체에대한시각은포스트인간중심주의적이고기술친화적이다.게다가사이보그모델의신체는물리적인것도기계적인것도아니고텍스트적인것도아니다.내적현실과외적현실사이의상호작용에대한반패러다임으로서,그것은신체뿐만도아니고기계뿐만도아니며,신체와기계사이에서일어나는일들에대한해석을마음-몸논쟁의강력한새로운대체물로제공한다.즉,사이보그는포스트형이상학적구조이다.
5장「변신-금속변형:기계되기」중에서
주체를유목화하고,복잡하고다중적이고내적으로모순적으로만드는것을선호함에도불구하고,나는이리가레에동의하며섹슈얼리티의외부에있는주체위치를가늠할수없다.
5장「변신-금속변형:기계되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