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나쓰메 소세키의 유토피아이자 인공낙원인 ‘비인정’의 세계
나의 『풀베개』는 이 세상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소설과 전혀 반대가 되는 의미로 쓴 것이다. 그저 하나의 느낌, 아름다운 느낌이 독자의 머릿속에 남기만 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그 외에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플롯도 없고 사건의 발전도 없다. -「나의 『풀베개』」 중에서
『풀베개』는 나쓰메 소세키가 『나는 고양이 로소이다』, 『도련님』에 이어 1906년 9월에 잡지 『신소설』에 발표한 세 번째 장편소설로 초기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발표 직후인 같은 해 11월의 『문장세계』에 실은 「나의 『풀베개』」에서 소세키 자신이 말한 것처럼 이 작품은 다른 작품들과는 결을 조금 달리한다. 이 작품에는 소설의 기본 구성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줄거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저 한 젊은 화공이 산 속의 온천장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보고 겪은 일들이 회화적으로 담담하게 묘사되어 있을 뿐이다. 그리고 화공의 독백과도 같은 말들이 길게 이어지기에 기존의 소설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느낌을 주어, 읽는 이를 약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산길을 오르며 이렇게 생각했다.〉로 시작되는 첫 번째 장부터가 아름다운 산 속의 자연풍경에 대한 묘사와 화공의 독백으로 가득 들어차 있다.
그러나 그 독백은 한 젊은 화공의 단순한 중언부언이 아니다. 소세키는 그 화공의 입을 통해서 자신의 예술론을 유감없이 표명한다. 그리고 서양의 예술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비인정’의 세계를 이야기한다.
‘비인정’의 세계란 속세를 떠나 자연과 동화되는 마음, 그 자연 속에서 활동하는 사람마저도 자연의 일부로 보는 마음을 말한다. 하지만 그 ‘비인정’의 세계에서 인간이 평생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고는 소세키도 생각지 않는다. 이 소설의 첫 장에서부터 소세키는 사람이 만든 세상을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다고 단언한다. 또 설령 살 수 있다 할지라도 그곳에서 삶을 영위하는 순간 그곳 역시 ‘인정’의 세계가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리라. 하여 그의 ‘비인정’의 세계는 예술론으로 작동하는 것이고, 우리 삶의 일부로 존재하는 것이다. ‘비인정’의 세계를 그린 한시 속의 인물들조차 그 ‘비인정’의 세계 속에서 생활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소세키는 말한다. 단지, 그 일시적인 ‘비인정’의 세계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속세의 근심을 덜기 바라는 것이 소세키의 마음이었다.
그 ‘비인정’의 세계를 마치 한 편의 시처럼 펼쳐놓은 소설이 바로 이 『풀베개』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만이라도 소세키가 그려놓은 ‘비인정’의 세계로 들어가 ‘인정’의 세계인 속세의 근심을 잊기 바란다. 그리고 그 ‘비인정’의 세계에서 느낀 아름다움이 머릿속에 남는다면 그것은 ‘인정’의 세계를 다시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힘이 되어주리라.
요즘 말로 하자면 번잡한 세상에서 벗어나게 하여 우리에게 ‘힐링’을 주는 소설이 바로 이 『풀베개』다.
아울러 이 책에는 나쓰메 소세키의 제자로 소세키 연구의 권위라 할 수 있는 고미야 도요타카의 해설도 함께 수록했다. 그의 명쾌한 해설과 함께 소세키 소설에 대한 이해도를 더욱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풀베개』는 나쓰메 소세키가 『나는 고양이 로소이다』, 『도련님』에 이어 1906년 9월에 잡지 『신소설』에 발표한 세 번째 장편소설로 초기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발표 직후인 같은 해 11월의 『문장세계』에 실은 「나의 『풀베개』」에서 소세키 자신이 말한 것처럼 이 작품은 다른 작품들과는 결을 조금 달리한다. 이 작품에는 소설의 기본 구성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줄거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저 한 젊은 화공이 산 속의 온천장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보고 겪은 일들이 회화적으로 담담하게 묘사되어 있을 뿐이다. 그리고 화공의 독백과도 같은 말들이 길게 이어지기에 기존의 소설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느낌을 주어, 읽는 이를 약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산길을 오르며 이렇게 생각했다.〉로 시작되는 첫 번째 장부터가 아름다운 산 속의 자연풍경에 대한 묘사와 화공의 독백으로 가득 들어차 있다.
그러나 그 독백은 한 젊은 화공의 단순한 중언부언이 아니다. 소세키는 그 화공의 입을 통해서 자신의 예술론을 유감없이 표명한다. 그리고 서양의 예술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비인정’의 세계를 이야기한다.
‘비인정’의 세계란 속세를 떠나 자연과 동화되는 마음, 그 자연 속에서 활동하는 사람마저도 자연의 일부로 보는 마음을 말한다. 하지만 그 ‘비인정’의 세계에서 인간이 평생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고는 소세키도 생각지 않는다. 이 소설의 첫 장에서부터 소세키는 사람이 만든 세상을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다고 단언한다. 또 설령 살 수 있다 할지라도 그곳에서 삶을 영위하는 순간 그곳 역시 ‘인정’의 세계가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리라. 하여 그의 ‘비인정’의 세계는 예술론으로 작동하는 것이고, 우리 삶의 일부로 존재하는 것이다. ‘비인정’의 세계를 그린 한시 속의 인물들조차 그 ‘비인정’의 세계 속에서 생활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소세키는 말한다. 단지, 그 일시적인 ‘비인정’의 세계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속세의 근심을 덜기 바라는 것이 소세키의 마음이었다.
그 ‘비인정’의 세계를 마치 한 편의 시처럼 펼쳐놓은 소설이 바로 이 『풀베개』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만이라도 소세키가 그려놓은 ‘비인정’의 세계로 들어가 ‘인정’의 세계인 속세의 근심을 잊기 바란다. 그리고 그 ‘비인정’의 세계에서 느낀 아름다움이 머릿속에 남는다면 그것은 ‘인정’의 세계를 다시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힘이 되어주리라.
요즘 말로 하자면 번잡한 세상에서 벗어나게 하여 우리에게 ‘힐링’을 주는 소설이 바로 이 『풀베개』다.
아울러 이 책에는 나쓰메 소세키의 제자로 소세키 연구의 권위라 할 수 있는 고미야 도요타카의 해설도 함께 수록했다. 그의 명쾌한 해설과 함께 소세키 소설에 대한 이해도를 더욱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풀베개
$1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