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꾸러기 서장님 - 국내 미출간 소설 24

잠꾸러기 서장님 - 국내 미출간 소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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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간미로 가득한 새로운 형식의 추리소설
규칙이라는 건 지키기보다 잘 쓰는 게 더 중요한 일일세.
경찰서에서나 관사에서나 늘 잠만 자는 신임 서장님. 그러나 그 서장님에게 해결 불가능한 사건은 없다. 잠꾸러기 서장님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사건의 해결이 아닌 사건의 마무리. 잠꾸러기 서장님의 인간미 넘치는 활약을 그린 새로운 차원의 추리소설.
저자

야마모토슈고로

저자:야마모토슈고로(山本周五郞)

야마나시현출생으로본명은시미즈사토무.세이소쿠영어학교졸업.전당포의종업원으로일하다신문,잡지의기자를거쳐소설가가되었다.『문예춘추』(1926년4월호)의현상에투고한「스마데라부근」으로문단에나왔다.처음에는극작이나동화의집필을주로했으나이후대중오락잡지를작품활동의주무대로삼았다.이에초기,중견시대에는순문학자나비평가들로부터거의묵살당했다.그러나야마모토는“문학에는‘순’도없고‘불순’도없으며,‘대중’도‘소수’도없다.단지‘좋은소설’과‘나쁜소설’이있을뿐이다.”라는신념하에보편타당성을가진인간상의조형을평생의목적으로삼았다.야마모토는언제나볕이들지않는서민편에서서기성의권위에용감히저항하는태도를유지했다.1943년에나오키상을사퇴한것을시작으로수상을요청받은문학상전부를일축한이유는‘문학은상을위해있는것이아니다.’라는작가의윤리에서나온것이었다.일본의패전이후마침내폭넓은독자층을확보하여수많은걸작을세상에내놓았으며,사후“귀여운여인을묘사한체호프를능가한다.”,“100년후,일본의대표적단편작가로남을것이다.”라는등의높은평가를얻었다.



역자:박현석

일본의소설및역사에관심을갖고관련서적들을꾸준히번역·출판하고있다.한편으로는세상의숨겨진양서를발견하여출판하는작업도지속하고있다.이러한작업의결과물로우리나라에처음으로소개한작가와작품도다수있다.옮긴책으로는『나쓰메소세키단편소설전집』,『그럼,이만……다자이오사무였습니다.』,『운명의승리자박열』,『붉은수염진료담』,『추리소설속트릭의비밀』등이있으며,역사쪽으로는‘인물과사건으로읽는일본,칼의역사’시리즈를20권쯤기획,『도쿠가와이에야스』와『다이라노기요모리』등을출간했다.

목차

1.중앙은행30만엔분실사건
2.가이난씨공갈사건
3.진주한알
4.신생좌사건
5.눈속의모래
6.매일밤12시
7.게보네야두목
8.열개의눈,열개의손가락
9.나의노래끝나다
10.마지막인사

출판사 서평

야마모토슈고로의유일한탐정소설

『잠꾸러기서장님(?ぼけ署長)』은『신청년(新?年)』이라는잡지에1946년(12월호)부터1948년(1월호)까지연재되었던연작단편소설이다.연재당시에는작가가야마모토슈고로임을숨기고‘복면작가’명의로발표했으나,1970년에『야마모토슈고로소설전집별권3잠꾸러기서장님』으로단행본화되어작가의정체가밝혀지게되었다.『신청년』에처음연재를시작했을때만해도총3화를예정했었으나독자에게인기를끌었기에연재를연장하여총10편의작품이되었다.

발표당시『신청년』이라는잡지는얼마간쇠락의길을걷고있었다.일본의패전이전에는추리소설의아성이었을뿐만아니라격조높은읽을거리를제공하는잡지로커다란인기를누렸으나,전쟁과패전을겪으며내외의사정으로패전이후에는인기가시들어버리고말았다.그러한때에연재를시작한것이바로이『잠꾸러기서장님』이었다.『신청년』은이『잠꾸러기서장님』덕분에다시예전의인기를되찾을수있었다.

그렇다면인기가시들해진잡지에‘복면작가’명의로실은이소설이독자들의마음을사로잡은이유는어디에있었을까?

작가의이름이‘복면작가’였으니『잠꾸러기서장님』은독자들의마음보다시선을먼저사로잡았을것이다.이름이가져다주는호기심에서읽기시작한추리소설은,기존에익숙하게읽어왔던추리소설과는내용도사건의전개도사건을풀어가는방식도전혀다른새로운형식의작품이었다.날카로운관찰력과놀라운추리력으로범인을밝혀내고사건을해결하여독자에게통쾌함을주는방식이아니라,사건의내용은이미꿰뚫어보고있으며단지문제가되는것은그사건과관계되는사람을어떻게처리하느냐하는데있었다.즉,어떻게해야범인을범죄에서구할수있을까하는것이이소설의주요문제가되어있는것이다.그런데그문제를풀어가는과정에서우리의잠꾸러기서장님은인간미넘치는따스함을독자들에게선물한다.다른추리소설에서는찾아볼수없는이런요소들이‘복면작가’라는저자의이름과함께독자들의눈과마음을사로잡은것아닐까싶다.누구나바라지만현실속에서는볼수없는따스한사건처리.

그러나인간미넘치는따스함은이작품에서만두드러지는것이아니라야마모토슈고로의거의모든작품에서느낄수있다고해도과언은아닐것이다.그렇다면이러한형식의,혹은내용의추리소설은야마모토슈고로만이쓸수있는탐정소설이아닐까?

야마모토슈고로는인간미넘치는추리소설을어떤식으로전개해나갔는지,우리의잠꾸러기서장님은범죄에서사람들을어떻게구했는지,작품하나하나를따라가보기로하자.

책속에서

“가난은슬픈거야.”서장님이문득혼잣말처럼이야기를시작했습니다.“조금전에미키라는아주머니가말한것처럼이럴때가장먼저의심을받는건가난한사람들이니.하지만가난은그들혼자만의죄가아니야.가난하다는이유로그들이사회에대해서눈치를볼이유는어디에도없어.오히려사회가그들의눈치를보아야해.……정말로가난해서입에풀칠을하기에도바쁜생활을하고있는사람들은결코이런죄를저지르지않아.그들에게는그럴시간조차없으니까.……범죄는게으른환경에서태어나.안일에서,교활함에서,무위도식에서,사치,허영에서태어나는법이야.결코가난에서태어나는게아니야,결코.”―「진주한알」중에서

눈속의모래,귀속의흙이라는말이있어.누구도눈속에들어간모래나귀에들어간진흙은그대로두지않아.어떻게해서든바로제거하지않고는견디지못해.……안그런가?”이렇게말하고뒤를돌아저의얼굴을무시무시한눈으로노려보았습니다.“법률의가장커다란결점은악용을거부하는원칙이없다는점이야.법률에대한지식이있는사람은지식이없는사람을제마음대로조종해.법치국가가어쩌네하는말을곧잘듣지만,사람이그런말을입에담는건인정을짓밟으려할때뿐이야.악용이야.그런데도법률은그의편을들어줄수밖에없어.……자네는또중학생같은말을한다고생각하겠지?상관없어.자네마음대로생각하라고.하지만중학생은자신의이익을위해서공분(公憤)을감추거나하지는않아.나가야겠네,준비를해주게.―「눈속의모래」중에서

사람은죽을때까지밖에살지못합니다.실제로서로를사랑할수있는것은살아있는동안뿐입니다.사랑하는사람이있다면,그리고그기회가왔다면때를놓치지말고사랑을해야합니다.―「매일밤12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