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 문학의 숲 29

그 후 - 문학의 숲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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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나쓰메소세키

저자:나쓰메소세키
도쿄명문가의막내로태어났다.본명은긴노스케.당시어머니는고령으로‘면목없다’며노산을부끄러워했다고한다.12세에도쿄제1중학교정규과에입학하지만한학·문학에뜻을두고2학년때중퇴,한학사숙에입학해이후소설에서볼수있는유교적인윤리관,동양적미의식,에도적감성을기른다.22세때,문학적·인간적으로커다란영향을준마사오카시키와만나게되지만,잇따른가족의죽음으로염세주의,신경쇠약에빠진다.대학졸업후도쿄에서영어교사로있다가1895년고등사범학교를사퇴하고아이치현의중학교로도망치듯부임해간다.이후런던으로유학을떠나지만영문학연구에거부감을느껴신경쇠약에걸리게된다.귀국후도쿄제국대학강사생활을하다또다시신경쇠약에걸리자강사를그만두고집필에만전념하던소세키는1907년아사히신문사에입사,직업작가의길을걷기시작한다.이후계속되는신경쇠약,위궤양에시달리다1916년12월9일에대량의내출혈이일어나『명암』집필중에사망했다.마지막말은‘죽으면안되는데’였다고한다.

역자:박현석
대학졸업후일본으로건너가유학및직장생활을하다지금은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며우리나라에아직소개되지않은유명작가들의작품을소개하기위해서출판을시작했다.나쓰메소세키의『갱부』,『태풍』,다자이오사무의『판도라의상자』,나카니시이노스케의『붉은흙에싹트는것』요시카와에이지의『우에스기겐신』등을국내에처음으로번역·출간했으며,야마모토슈고로,고가사부로,구사카요코,와시오우코등의작가도소개했다.그외에도『나쓰메소세키단편소설전집』,『나쓰메소세키수상집』,『도련님』,『풀베개』,『산시로』등을번역·출간했다.

목차


그후예고
그후
해설(고미야도요타카)

출판사 서평

나쓰메소세키의장편소설가운데『산시로』(1908),『문』(1910)과함께전기3부작으로불리는『그후』는1909년6월27일부터같은해10월14일까지(총110회)도쿄아사히신문과오사카아사히신문에연재되었고,이후1910년1월에단행본으로발간되었다.소세키가이작품을집필한기간은1909년5월31일부터같은해8월14일까지였다.
『그후』에서나쓰메소세키는미혼남성이유부녀를,그것도친구의아내를빼앗는,당시로서는다소파격적인소재로파격적인실험을시도하는데그파격이독자에게자연스럽게받아들여질수있도록,그러면서도진부함으로흐르지않도록여러가지장치를소설곳곳에뿌려놓았다.그문학적장치가성공했는지실패했는지판단하는것은결국독자의몫일테지만,나쓰메소세키의그러한시도에담긴의도와문학적의의는어느정도논의가가능하리라.이책에는나쓰메소세키평론의원점이자권위라할수있는고미야도요타카의해설도함께수록했으니소설과더불어읽으면나쓰메소세키의의도와『그후』의문학적의의를얼마간은파악할수있으리라여겨진다.그러한파악위에서서독자여러분의판단을구축해나가시기바란다.

책속에서

사실을말하자면아버지의이른바훈육은이부자사이에깔려있던따뜻한정을점차냉각시켰을뿐이었다.적어도다이스케는그렇게생각했다.그런데아버지의마음속에서는그것이완전히반대로해석되어버렸다.무엇을하든혈육을나눈부자다,아버지에대한자식의타고난정애가아들을다루는방법에따라서변할리가없다,교육을위해서약간의억지를부려도그결과는결코골육의은애에영향을주지않는다.유교의감화를입은아버지는이런굳은믿음을가지고있었다.당신이다이스케에게존재를부여했다는단순한사실이온갖불쾌함과고통에대해서도영원한애정을보장하는것이라고생각한아버지는그런신념을가지고힘껏밀어붙였다.그렇게해서자신에게냉담한아들하나를만들어냈다.그런데다이스케가졸업하기전후부터는그를대우하는법이크게바뀌기시작해서,어떤점에서말하자면놀라울정도로관대해진면도있기는했다.그러나이것은다이스케가태어나자마자이아버지가다이스케를위해서작성한프로그램의일부를수행한데지나지않은것이지,다이스케의심적변이를꿰뚫어보고적절하게처치한것은아니었다.당신의교육이다이스케에게미친좋지않은결과에대해서는지금도여전히전혀깨닫지못하고있었다.(중략)
그런데아버지는다이스케에대해서,당연히자신의태양계에속해야할사람으로생각하고있었기에자신에게는언제까지고다이스케의궤도를지배할권리가있다는믿음으로밀어붙였다.그랬기에다이스케도어쩔수없이아버지라는늙은태양주위를얌전히회전하고있는것처럼행동했다.

그는서양의소설을읽을때마다그가운데나오는남녀의정에대한이야기가너무나도노골적이고너무나도방자하고,또너무나도직선적으로농후하다는사실을평소부터이상히여겼다.원어로읽는다면모르겠으나일본에서는번역하기어려운취향이라생각하고있었다.따라서그는자신과미치요의관계를발전시키기위해서박래의대사를채용할뜻은추호도없었다.적어도두사람사이에서는심상한말이면충분했던것이다.하지만거기에갑의위치에서,모르는사이에을의위치로미끄러져들어갈위험이잠재되어있었다.다이스케는바로그앞까지온아슬아슬한곳에서자신을간신히멈춰세웠다.돌아갈때미치요는현관까지배웅을나와서,
“쓸쓸해서견딜수가없으니또와주세요.”라고말했다.하녀는아직뒤뜰에서옷에풀을먹이고있었다.
밖으로나온다이스케는휘청휘청1정쯤걸어갔다.적당한곳에서잘끊었다는의식이있어야할터였으나그의마음에그런만족은조금도없었다.그렇다고해서미치요와조금더마주앉아서자연이명하는대로끝까지이야기를하고돌아올걸그랬다는후회도없었다.그는거기서끊어도,5분이나10분뒤에끊었어도필경은같은일이었을것이라는사실을깨달았다.자신과미치요의현재관계는이전에만났을때이미발전한것이라는사실을깨달았다.아니,그전에만났을때이미,라고깨달았다.다이스케는두사람의과거를순차적으로거슬러올라가보았는데,그어떤단면에서도두사람사이에서불타오르는사랑의불꽃을발견해내지못한곳이없었다.심지어는미치요가히라오카에게시집가기전에이미자신에게시집을왔었던것이나다를바없다는생각까지들었을때,그는견딜수없이묵직한것이가슴속에던져졌다.그는그중량때문에다리가비틀거렸다.